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98)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98화(98/210)
098화. 원더스의 원더 원 (1)
수많은 투수 코치들은 말한다.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선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것에 관한 타개책을 마련할 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약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부터 선수는 성장할 수 있는 법이니까.’
몇 달 전 태준의 약점은 명확했다. 정교한 제구와 디셉션, 스터프 모든 것을 갖췄지만.
느려도 느린 구속.
평균 130Km/h 초 중반대로 형성되는 느린 속구를 가지고도 다른 초인적인 능력으로 극복하며 최고의 성적을 거둬왔기에.
그 시절 태준을 가리키는 별명 중 ‘구속 빼고 다 가진 투수’라는 별명이 있었을 정도였다.
‘물론 어느 정도의 극복은 가능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만.’
다만 그런 상황 속에 태준은 늘 경계해왔다. 자신의 약점이 한계에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을. 투수가 타자와의 승부로부터 지닐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낯섦’이 지워지는 순간, 분명 그 느린 구속으로는 과거와 같은 끝내주는 성적을 기대하기란 어려웠을 테니까.
그렇기에 태준은 먼저 어느 정도의 구질을 갖춰놓은 다음 약점을 지워내기 위해 특전을 얻을 때마다 구속 증진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지금, 그 과정도 어느덧 끝자락 즈음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한때의 족쇄와도 같았던 ‘구속’은 더 이상 태준에게 약점이 아니었다.
물론, 여전히 이태준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수도 없이 많다.
메이저리그는 수많은 인체 역학 전문가들과 야구 전문가들이 어떻게 하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지를 오랜 기간 꾸준히 연구해 왔고, 그 결과 메이저리그는 쿠바산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을 시작으로 106마일(약 170Km/h)의 시대가 열리며 강속구의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늘 그렇듯, 투수에게 구속은 전부가 아니다.
100마일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어도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투수들의 존재가 그것의 방증.
즉,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선 구속 이외에도 다양한 무기를 갖추고 자신의 강점을 더욱이 살릴 필요가 있었고.
지금의 태준은 그것이 가능한 투수였다.
‘더 이상 내게 구속은 약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나만이 갖출 수 있는 무기를 더욱이 날카롭게 벼려낼 때.’
현 야구계에서 태준만이 갖출 수 있을 강점. 그것은 너무도 명징했다.
그렉 매덕스와 톰 글래빈보다 더 정교한 제구력을 갖췄고,
현존하는 거의 모든 구종을 구사할 줄 알았으며,
심지어 구사하는 구종 하나하나가 역사에 길이 기억될 수준으로 강력했던,
그렇기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피네스 피처라 불려도 그 누구도 반박의 말을 남길 수 없었던 투수,
‘로건 라이트’.
그 투수처럼 던질 수 있다는 것.
태준이 투수로서 지니는 최고의 강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45】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태준은 이제 그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고자 했다.
그는 평생에 던질 수 없었던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손에 쥔 채로.
【<웨폰 마스터> : 매 등판 시 습득한 구질 중 무작위 하나의 레벨이 3 상승합니다.】
【※ <웨폰 마스터>의 발동 후 당일 등판 누적 투구 수가 60구를 돌파할 시 특정 구질의 레벨을 추가로 3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 <웨폰 마스터>의 발동 효과는 마운드를 내려갈 시 해제되며 다음 등판에 갱신됩니다.】
그런 상황 속, 얻어낸 새로운 스킬, <웨폰 마스터>.
그것은 태준이 지닌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그러한 스킬.
그 스킬의 등장 앞에 태준은 넋이라도 나간 듯, 한동안 두 눈을 껌뻑이는 것 이외에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허, 매 경기 습득한 구질 중 하나의 레벨을 올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60구를 던진 후 하나의 구질을 더 올릴 수 있는 스킬?]그리고 경악을 금하지 못하던 것은 태준만이 아니었다. 로건 라이트 또한 그 스킬 앞에 헛웃음을 흘렸다.
[오, 이거, 지금 태준이가 정말 잘 쓸 수 있는 스킬이겠는데? 그렇지 않아?]이에 테드 윌리엄스도 한마디 거들었고, 로건 라이트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 대답을 대신했다.
“허, 그러게요. 이거 지금의 저에게 딱 필요했던 스킬인데요···?”
그 두 전설마저 좋은 성능으로 평가한 그 스킬을 태준이라고 달리 평가할 것은 없었다.
외려 그 스킬을 바라보고 있던 두 눈을 빛낼 뿐.
“이러면 계획을 조금 더 빠르게 그려볼 수 있겠네요.”
이윽고 요동치던 심장을 심호흡과 함께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다음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점지했다.
【너클 커브가 강화되었습니다!】
구속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았고, 로건 라이트가 전성기 시절 주로 구사했던 거의 모든 구종을 습득한 상태였기에, 남은 것은 구종들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일.
【너클 커브 LV.5】
구사할 수 있는 모든 구종의 레벨을 조금씩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될 테니.
“강속구를 던지는 로건 라이트. 그 경지까지 도달할 계획을요.”
남다른 경지의 ‘구속 빼고 다 가진 투수’, 로건 라이트. 그 투수가 과연 구속까지 빨랐더라면 어느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
태준은 그 불가사의의 영역에 도달하고자 했다.
[흐, 그래. 너라면 머지 않아 오를 수 있을 거야. 그 경지에.]로건 라이트가 뒤에서 지켜보는 상황 속에서.
***
이태준의 KBO 최초의 공인 퍼펙트게임.
그것도 한국시리즈 데뷔 경기에서 수립된 퍼펙트게임.
당연하게도 그 여파는 상당했다.
[이태준, KBO 최초의 퍼펙트게임!] [이태준, 한국시리즈에서 퍼펙트게임!] [이태준, ‘절대 강자’ 광주 위너스 상대로 퍼펙트게임!]당장 그날의 포털 사이트 스포츠면은 이태준의 퍼펙트게임 기록 달성에 관한 기사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다.
ㄴ캬! 이태준 미쳤다!
ㄴ그냥 넘사벽! 레벨이 다르다! 레벨이!
ㄴ저렇게까지 완벽하게 공 던지는 투수 내 평생에 본 적이 없다!
다른 경기도 아니고 한국시리즈에서 광주 위너스를 상대로 거둔 퍼펙트게임이었기에 그 기록의 위상은 더욱이 위대한 기록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기세 완벽하게 잡은 원더스, 정말로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릴까?] [정준, 원해솔도 이루지 못했던 원더스 우승, 이태준은 과연?] [이태준의 2040 전설, 우승으로 화룡점정?]이어서 이태준의 2040시즌 마지막 과업, ‘원더스의 우승’에 관한 기사 역시 온라인 세상 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렇게 쏟아지기 시작한 원더스의 우승을 다루는 기사의 향연엔 수많은 네티즌이 저마다의 의견을 거들었다.
ㄴ원더스가 우승이요? ㅋㅋㅋㅋㅋㅋㅋ
ㄴ다른 팀이면 몰라도 원더스는 안 된다···.
ㄴ원더스가 우승? 단어의 합이 너무 어색하지 않냐? 뭔가 ‘두더지가 하늘을 난다’라고 말하는 느낌?
물론 여전히 원더스의 우승에 대한 야구 팬들의 전반적인 시각은 회의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부산 원더스는 리그에서 우승으로부터 가장 멀어져 있던 팀.
될 것 같으면서도 늘 끝에서 무너져내리는 그런 팀이었으니까.
ㄴ근데 그 두더지에게 날개가 달렸죠? 이제 하늘을 날 겁니다!
ㄴ우리는 하늘을 나는 두더지가 될 것이다! 원더스 우승 가즈아ㅏㅏㅏㅏ!!!
ㄴ이명준 나와! 유진성 나와! 우리 이태준 있다!!!
하지만 적어도 원더스 팬들만큼은 자신들의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태준이 원더스에게 우승을 안겨주리라는 그 희망찬 미래에 조금의 의심을 보일 생각을 않았다.
ㄴ올해야말로 이태준으로 광명 찾는다!
ㄴ정준, 원해솔 아직 버텨주고 있을 때 어떻게든 우승 따내야 한다!
그것이 이태준이라는 선수가 원더스의 팬들에게 지니는 의미.
이태준은 그들의 믿음을 ‘퍼펙트게임’이라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승리로서 화답할 수 있었다. 그 기록이 수립되는 순간, 원더스의 팬들은 원더스의 우승이 정말로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딱 그 순간까지만.
따아악-!!!
와아아아악-!!!
「걷어 올렸습니다! 높게 갑니다! 멀리 갑니다! 이명준 선수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갑니다! 호옴런! 이명준 선수의 연타석 홈런! 원더스의 선발 투수, 브랜든 미첼을 고꾸라뜨립니다!」
「아, 브랜든 미첼 선수. 여기서 내려가네요. 이번 시즌 위너스 상대 전적이 나쁘지 않았던 터라 두 번째 경기의 선발 투수로 낙점을 받았었는데요. 오늘 경기의 성적은 3.1이닝 6실점. 피홈런 2방. 이명준 선수를 막아내지 못한 대가는 너무도 처참했습니다.」
이태준에게 1회부터 9회까지 꽁꽁 묶여있었던 위너스의 타자들은 그다음 경기였던 브랜든 미첼과의 경기에서 활화산과도 같은 타격감을 연신 뿜어댔으니.
30경기에 나와 183이닝, 3.05의 평균자책점, 177개의 탈삼진, 14승 7패라는 걸출한 성적을 기록한 그 외국인 투수는 위너스의 타자들에게 배팅볼이라도 된 듯 두들겨 맞기 바빴다.
「위너스의 타격감은 여전히 식지 않았습니다! 이제 스코어 13 대 3! 점수 차는 끝도 없이 벌어집니다!」
「벌써 네 번째 불펜 투수 등판인데요! 이렇게 되면 다음 경기에서도 분명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브랜든 미첼뿐만 아니라 뒤이어 출격하는 불펜 투수들도 마찬가지. 그들 모두 불붙은 위너스의 타격을 막아서지 못했다.
ㄴ캬! 우리가 알던 위너스가 돌아왔다!
ㄴ이명준 4안타 2홈런 폼 미쳤다! 이게 이명준이지!
ㄴ이게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이다!
중심 타선 이명준의 그 경기에서의 성적은 5타수 4안타 2홈런.
앞선 타자 유진성도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얻어내며 4출루 경기. 그 둘의 살아난 타격감은 그날 출격했던 원더스의 모든 투수를 휘어잡았고, 그대로 경기는 13 대 3. 10점 차의 완패.
ㄴ와; 새삼 느껴진다; 그래···. 우리가 알던 위너스는 이런 팀이었지;
ㄴ어떤 투수가 나와도 다 두들겨 패버리는 미친 강타선···. 볼 때마다 소름이 다 돋네;
ㄴ어제 경기 보고 잠시 뭐지 싶었는데 위너스는 그냥 위너스였고;
그 경기를 통해 광주 위너스라는 팀이 KBO에서 어떠한 위상을 지닌 팀인지를 다시금 느껴볼 수 있었으며.
ㄴ그러면···. 이태준은 저런 팀을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했다는 거 아냐?
ㄴ그렇···. 지?
ㄴ와 새삼 이태준이 어떤 레벨인지 제대로 느껴진다 ㅋㅋㅋ;;
그것은 동시에 이태준이라는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어떠한 공을 던지고 있는지를 느껴볼 수 있던 부분.
광주 위너스는 여전히 강팀. 챔피언으로서의 위엄을 놓지 않은 팀이었지만,
그저 이태준이 그들보다 더 강했던 것뿐.
ㄴ이태준 안 나올 때 경기들 잡아 놔야겠네;
ㄴㄹㅇ; 이태준 쉴 때 다 이겨야 승산 있음; 이태준 나오기 전에 이겨야 함;
현재 이태준은 막을 수가 없는 선수. 그것은 위너스조차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경기에서 이겨낼 수 있어야만 했고,
그들에겐 저력이 있었다.
[정준마저 뚫어내다! 위너스 3차전에서 4 대 2 신승!] [정준, 6이닝 2실점 호투 펼쳤지만 막지 못한 팀의 패배]이어지는 3차전. 그들은 원더스의 세 번째 선발 투수, 정준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머쥐며 시리즈 2승 1패.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또다시 가로막힌 위너스, 이태준 두 번째 등판에서도 완봉승!] [2 대 0, 2점 차 신승. 이태준, 꺾이지 않는 우승 의지 보여 주다!]이어지는 4차전. 이태준은 이태준. 두 게임 연속 9이닝 무실점의 완봉승으로 위기에 빠진 원더스를 건져 올리며 시리즈 2 대 2.
그것으로 같은 선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리고 광주 위너스 필드에서 치러지는 5차전. 그 경기를 앞두고 쏟아지는 폭우.
[위너스 필드 5차전 전격 우천 취소!]ㄴ와! 비다! 비야!
ㄴ이 타이밍에 폭우라고! 캬! 이건 신이 도왔다!
ㄴ취소될 경기는 취소된다! 오늘부터 내 최애곡은 레이니즘이다!
그 소식의 원더스 팬들은 환호했고,
ㄴ하, 여기서 비가 내린다고···?
ㄴ하늘도 무심하시지···. 말년에 폭우라니! 여기서 우천 취소라니! 이런 젠장!
위너스의 팬들은 통한의 눈물을 훔쳤다.
ㄴ이러면 이태준 하루 휴식이잖아!
사실상 이번 한국 시리즈는 ‘이태준’. 그 투수의 등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시리즈였으니. 그런 투수가 단비와도 같은 우천 취소 덕에 하루 휴식을 보장받은 셈이니 위너스의 팬들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을 자신들의 눈물처럼 받아들였고.
[원더스의 기적! 5차전 승리!] [정준 4이닝 무실점, 미첼 3.1이닝 1실점! 두 투수의 활약 덕에 승리!]한바탕 폭우가 지나간 뒤 이어지는 5차전.
그 경기에서의 승리는 사실상 선고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한국 시리즈 6차전, 이태준 출격한다!]원더스의 우승.
그것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을.
이태준은 그 경기를 자신의 2040시즌 마지막 출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끝마쳤으며.
그 시점, 모두의 예상을 깨부수는 또 하나의 뉴스가 포털 사이트 헤드 라인을 장식했으니.
[이태준, 9번 타자로 타석에 선다!]ㄴ?????? 이건 또 뭔 소리야?
ㄴ이렇게 대뜸 투타 겸업을 하겠다고???
ㄴ내가 잘못 본 건가???
한국시리즈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 경기.
이태준은 그 경기에서 과감하게 투타 겸업을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