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10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00화(100/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00화
◎yh_chaaa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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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ight22 님 외 여러 명이 좋아합니다.
yh_chaaa 안녕하세요, 연호입니다.
제 친한 후배이자 동생인 이든이를 향한 오해가 있는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현재 녹음본이라고 올라온 영상은 조작된 녹음본으로 저희는 이런 뉘앙스의 대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앞뒤 다른 사람이라는 말은 <연애백서> 패널로 함께했을 때 있었던 일의 대화이고, 음악 문외한이라는 말은 제가 먼저 꺼낸……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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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호가 제 SNS에 해명 글을 올림으로써 인성 논란은 무사히 해명되었다.
-어쩐지 대화 뚝뚝 끊기고 문맥도 이상하다 했어
-우리 이든이 남 함부로 무시하고 선배 싸가지 없게 대할 그럴 애 절대 아닌 거 믿고 있었어 조작 녹음본 하나 믿고 이런 애 천하의 죽일 놈으로 몰아간 놈들 싹 고소당했으면~
-와 정병 max다 몰래 녹음한 것도 음침한데 녹음본 조작하고 스탭증 도용해서 굳이굳이 글 올린것도 음침 끝판왕
-솔직히 너무 킹리적 갓심 아닌가ㅋㅋ 차연호 우울하다는 글 올라오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올라온 누가 들어도 오해할 만한 녹음 조작본ㅋㅋ
└역시 누구들이 부르는 별명대로 흑막읍읍답다! 라이징 견제 오지고요
-윤이든이 정정글 올리라고 협박한 거 아니냐고
└아 너희 연호가 이든이 아니라잖아 의심병 쳐걸려도 적당히 쳐걸려야지 이제 느그옵 말도 못 믿냐
└느그 연호 흑막이라며 흑막연호가 그냥 인상만 좀 더러운 애한테 협박을 어떻게 당하냐 역으로 협박하지는 못할망정
-역시 쎄믈리에랑 방구석 관상가 나타나면 중립기어 박아야 하는 게 국룰
알테어의 팬덤인 아퀼라는 계속 ‘차연호를 무시한 그 후배’를 찾아다녔지만, 그 후배는 차연호가 만들어 낸 가상의 후배였기에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인성 논란을 소멸시켜 보자! ✓▶‘인성 논란 소멸’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초심도 5가 주어집니다.]
‘한동안은 건드릴 생각은 못 하겠지.’
굳이 굳이 계속 노래를 언급하는 건 역시 열등감인가 싶었다.
그 자식이 들어도 제 친구가 만들었답시고 어디서 세탁하거나 짜깁기 조각보 메이킹한 노래보다는 우리 노래가 훨씬 좋았나 보지.
‘그러면 그 새끼는 알고도 실드친 건가?’
그렇지 않아도 마이너스였던 호감도가 아주 내핵을 찍을 정도로 추락했다. 시발, 음악이 우스워?
-이제 만족해요?
“본색 다 드러내셔 놓고 왜 또 이제 와서 예의 차리시고 그러십니까? 편히 말씀하시지, 편-히.”
-충분히 편하게 말하고 있는 거라서요.
“아, 통화 녹음 기능 때문에 그래요? 세컨폰은 선배님을 위해서 아이폰으로 만들어야겠네, 하하.”
통화가 뚝 끊겼다. 휴대폰 화면에 보이는 날짜에 소파를 툭툭 치며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까 곧 도빈이 생일이네?”
5월 26일. 김도빈의 생일이었다.
이번에도 12시까지 잠자기는 글렀구나. 남의 생일이 축하해 주고 싶은 날이 아니라 늦게 자서 짜증 나는 날이 되어 버리다니.
이게 다 빌어먹을 시스템이 서예현 생일을 당일 오후 10시가 넘어서 알려 준 탓이다. 좀 일찍일찍 알려 줬으면 오전에 올렸지.
내 말에 김도빈이 감격한 얼굴로 입을 틀어막았다.
“세상에, 하준이 형 생일도 까먹은 이든이 형이 제 생일을 기억해 주시다니.”
바로 몇 시간 전에 일정 확인하느라 캘린더 앱을 들어갔다가 본 거라 어제까지만 해도 까먹고 있었던 건 맞았지만, 도비 녀석에게 나를 향한 존경심을 심어 주기 위해 굳이 사실을 말해 주진 않았다.
“그래, 뭐 가지고 싶냐?”
“저 서프라이즈 해 주세요. 서프라이즈 파티.”
“그거를 네가 요구하는 순간부터 서프라이즈는 아니지 않냐?”
“이든이 형, 아무리 도빈이 형이 맹한 구석이 있다지만 왜 도빈이 형을 그렇게 멍청이로 보세요. 도빈이 형은 팬분들이랑 함께하는 라방에서 서프라이즈 파티 컨셉으로 축하해 달라는 소리잖아요.”
“엉? 아니? 진짜 서프라이즈 파티 해 달라는 소리였는데?”
눈을 깜빡이며 대꾸하는 김도빈의 말에 류재희가 할 말을 잃은 얼굴로 김도빈을 쳐다보았다.
“야, 꿈보다 해몽이다, 꿈보다 해몽.”
킬킬거리며 류재희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어뜨리고는 쓱 일어났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그놈의 서프라이즈 정도야 원하는 대로 해 줘야지.
* * *
“그러니까…… 도빈이 생일 축하를 위해서 깜짝카메라 컨셉을 잡자고?”
“어쩌겠냐. 막내 녀석이 서프라이즈를 받고 싶다는데. 정말로 서프라이즈하게 만들어 줘야지.”
“서프라이즈 파티가 아니라 본인을 서프라이즈하게 만들어 준다는 뜻이었어요? 하긴, 역시 일상에 서프라이즈를 더하고 싶다면 깜짝카메라가 맞긴 하죠.”
“재희야, 제발…… 이제 그 광고는 잊을 때가 되지 않았어?”
생일 당사자인 김도빈을 제외한 넷이 모여 레브 제92회 회의를 열었다.
“일단 예현이 형이랑 이든이 형이 싸워서 분위기가 생일 말도 못 꺼내게 심각해지는 전개는 너무 진부해요. 그리고 이제 도빈이 형도 두 분이 싸우는 건 익숙해서 겁먹지도 않을걸요.”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를 고스란히 읊는 류재희의 말에 에이, 텄다고 투덜거리며 뒷머리를 거칠게 헤집었다.
“우리 이제는 안 싸우는데.”
“그거야 저도 알죠. 그런데 예전에는 많이 싸웠잖아요.”
우리가 그렇게 많이 싸웠나? 딱히 그렇게 싸우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고개를 기웃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그럼 나랑 준이랑 싸운 척하는 건?”
“팀 멤버 둘이 싸워서 분위기 심각해지는 전개 자체가 진부하다니까요. 그리고 하준이 형이랑 형이 싸우면 도빈이 형 진짜 울지도 몰라요. 이건 보통 위기가 아니잖아요. 팀 해체 수준의 위기라고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는 표정으로 류재희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만약 진짜 이 싸움이 현실에서 일어나면 걍 형이 무릎 꿇고 하준이 형한테 석고대죄해야 해요.”
“왜 나만 무릎 꿇어?”
“하준이 형이 형한테 잘못을 할 리가-.”
“재희야.”
약간 불편한 기색이 담긴 목소리로 견하준이 류재희의 말을 끊어 냈다.
“너는 인마,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그러냐.”
견하준이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있는 나 역시 류재희를 가볍게 타박했다.
견하준과 나를 번갈아 본 류재희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막내 네 말은 싸웠다고 분위기 무겁게 만드는 시나리오 자체가 별로다. 이거지?”
“넵.”
“그럼 어떤 시나리오로 가야 하는데?”
“이런 건 말 먼저 꺼낸 사람이 정하는 거예요.”
“하, 귀찮으니까 그냥 챙기지 말까.”
“그럼 또 도빈이 형 삐친다고요. 이미 형이 도빈이 형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 놨잖아요. 챙기지 말 거면 처음부터 말을 꺼내지 말았어야죠.”
“뭔 애가 이렇게 예민하냐.”
아주 예민하기가 서예현 뺨쳤다. 아니, 적어도 서예현은 자기 생일 안 챙긴다고 삐치지는 않으니 김도빈이 서예현보다 더 예민한 건가.
“야, 그럼 이건 어때?”
내 말이 이어질수록 멤버들의 표정이 흥미진진하게 변했다.
“그런데 도빈이 형 진짜 우는 거 아니에요? 그 형 진짜 찐텐으로 울 거 같은데.”
“이런 게 깜짝카메라의 묘미 아니겠어?”
“하준이 너도 은근 윤이든이랑 닮은 구석이 있구나. 하긴, 그러니까 친구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서예현의 말에 눈썹을 치키며 물었다.
“욕 아니지?”
“너한텐 너랑 닮은 구석이 있다는 말이 욕이야?”
……그런가?
* * *
하지만 우리에게는 김도빈 생일 전에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었다.
정규 1집 타이틀곡을 정하기 위해 모인 회의실은 사옥을 옮긴 덕에 때에 비하면 매애애우 쾌적하고 넓었다.
직원 수도 예전보다 훨씬 늘어 레브가 자급자족해야 하는 일도 많이 사라졌다.
회귀 전에야 소속사가 안 망하고 성장한 건 서예현 덕이었다지만, 솔직히 이번에는 내 몫이 91%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든이 형, 자요?”
“아니.”
“그런데 왜 눈 감고 있어요?”
“대표님이 내 혈압 올리는 소리를 하시기 전에 미리 심신의 안정을 다져 놓으려고 명상 중이다.”
류재희의 말에 적당히 대꾸해 주며 너튜브로 본 복식 호흡법을 다시 행했다.
대표님과 직원들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며 회의가 시작되었다.
역시 대표님이 받아 오신 두 곡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난해하기 그지없는 곡이었다.
그중 한 곡이 또 감 없는 대표님의 마음에 쏙 들었는지 무려 2분을 틀어 주고 곡을 멈춘 대표님이 자신만만하게 우리에게 물었다.
“어떠냐? 이건 타이틀곡으로 밀어도 괜찮을 것 같지?”
“대표님, 진심이세요?”
진지하게 되묻자 그렇게 별로냐고 대표님이 머리를 긁적였다. 역시 감 스탯 안 키우고 운 스탯에 몰빵한 사람다웠다.
“일단 제가 생각한 타이틀곡 후보는 이 둘입니다.”
괴도&탐정 콘셉트의 일렉트로팝 .
그리고 브라스 섹션 후렴구가 들어간 뮤지컬 콘셉트의 댄스 장르곡 <오프 더 레코드>.
견하준의 목소리로 가이드녹음을 입힌 두 노래의 데모 버전이 차례로 재생되었다.
“멜로디랑 구성은 <오프 더 레코드>가 좋네요. 확실히 지르는 부분도 있고.”
“그런데 확실히 후렴구랑 비트가 더 끌리는 쪽은 개인적으로는 인 것 같고요.”
“<오프 더 레코드>는 약간 실험적인 느낌? 타이틀곡으로 밀기에는 약간 불안하달까…….”
확연히 갈리는 직원들의 의견을 들으며 회의실 책상을 손끝으로 툭툭 쳤다.
사실 먼저 들려줬을 때 레브 안에서도 의견이 갈리긴 했다.
견하준과 김도빈은 <오프 더 레코드>를, 류재희와 서예현은 를 밀었다.
나? 나는 대세를 따르기로 다짐했던 터라 고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두 곡 다 마음에 드는 바람에 고르지 못했다. 내가 못 골라서 멤버들에게 물어본 거지 평소였으면 의견이고 뭐고 내 픽으로 밀고 나갔다.
김도빈이 옆에서 속닥거렸다.
“형은 진짜 의견 안 내요? 원곡자 의견이 제일 비중 클 텐데.”
“둘 다 장단점이 확실한 곡이라. 그래서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거든.”
한참의 공방 끝에 결국 타이틀곡은 로 정해졌다. 그 선택에 내 의견은 딱히 들어가지 않았지만 불만은 없었다. 어차피 두 곡 다 내 곡이었으니까.
“그러면 근 시일에 컨셉 회의랑 코디 회의 잡고, 다음 주 내로 녹음 들어가자.”
맞다, 컨셉 회의가 있었구나. 분명히 또 그놈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탐정 콘셉트를 밀 대표님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뒷목이 다 당겼다.
“참, 보컬 레슨 잡아 줄 테니까 보컬 라인들은 필요하면 레슨받아라.”
대표님의 말에 눈을 깜빡였다.
회귀 전에는 데뷔 직전에나 레슨 찔끔 붙여 주고는 그 후로 쭉 레슨 없이 엉망인 서예현의 실력을 방치해 놓았던 소속사라 더 놀란 감이 있었다.
이번에는 익명 프린트도 안 보냈는데 웬일이시래?
“안무는요?”
“이번에는 디렉터 붙여 줄 테니까 도빈이도 부담 놓고.”
우리 다섯은 떨리는 눈빛으로 시선을 빠르게 교환했다.
책상 밑으로 내린 휴대폰 메모장에 무언가를 열심히 쓴 김도빈이 나를 툭툭 쳐 내 쪽으로 폰을 쓱 기울였다.
[형, 혹시 대표님 몸에 정상인이 빙의한 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