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15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52화(152/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52화
“그런데 뮤비가 왜?”
혹시 또 뮤직비디오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싶어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류재희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7분 30초짜리잖아요. 만 삽입된 거도 아니고 수록곡도 같이 삽입되어 있고.”
그랬다. 보통의 뮤직비디오는 노래에 딱 맞추어 4분 내외로 끝나는 편이지만, 레브의 이번 뮤직비디오는 무려 7분 30초라는 길이를 기록했다.
다섯 멤버의 개인컷과 방대한 스토리를 담기에 3분 10초는 너무 짧다는 뮤직비디오 감독님의 판단이었다.
김노담 대표님이 그토록 부르짖던 평행우주 이론도 들어가 있어서 대표님도 몹시 마음에 들어 하셨다.
“볼 사람들은 보겠지.”
심드렁하게 대꾸하고는 턱을 괬다.
“뮤비 아니면 또 무슨 문제가 있어요? 알테어?”
“걔들은 또 왜 나와?”
“아, 아니. 형이 유독 그쪽 리더를 마음에 안 들어 하시는 거 같아서.”
“티 나냐?”
내가 그렇게 케이제이를 싫어하는 티를 그렇게 냈던가. 속으로만 표현했지 겉으로 표출은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물음에 류재희가 비죽 웃었다.
“저 눈치 빠른 거 아시잖아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 눈은 못 속이죠.”
“마음에 안 들긴 해. 그런데 그 자식들 때문은 아니야.”
빼앗긴 때문에 심란한 적도 있긴 했으나 이제 알테어의 곡이 되어 버렸는데 뭐 어쩌겠나.
그냥 선택의 폭을 좁혀 줘서 그거 하나만은 고맙다고 생각해야지.
“그럼 무슨 일인데요? 개인사?”
“별일은 아니고, 이번에 음원 유출한 내부 스파이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 중이었다.”
“역시 형이 생각해도 내부 맞죠?”
어어, 내 생각 100%는 아니고 시스템이 내부란다. 물론 나도 내부라는 의견에 기울고 있긴 했지만.
“내부에 스파이 있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좋은 말로 할 때 자수하라고 LnL 사내 곳곳에 플래카드나 걸어 놓을까?”
말을 뱉어 놓고 생각해 보니 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다.
“플래카드 제작 업체 좀 알아봐야겠다.”
“형, 농담으로 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어요……?”
“왜, 굿 아이디어이지 않냐?”
심리적 압박감을 주면서 자백하게 만드는 기법. 이 얼마나 비폭력적이고 인도주의적인 방법인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하자 류재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전혀요. 그 정도로 쫄 인간이면 애초에 음원 유출도 안 했겠죠.”
“그럼 어떻게 잡지? 진짜 직원들 하나하나 붙잡고 거짓말탐지기 동원해서 물어봐야 해?”
“와, 형 시간 많으세요? 지금은 직원이 다섯 명이던 예전의 LnL이 아닌데요.”
“내가 왜 해. 대표님이 직원들 개인 면담 명목으로 불러서 하셔야지.”
내부 스파이의 스파이짓과 계속되는 음원 유출로 우리도 손해를 보긴 본다지만,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대표님이다.
그럼 손해를 안 보려면 대표님이 제일 고생을 하셔야 하지 않겠는가.
내 훌륭한 계획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린 류재희가 무슨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 목소리를 훅 낮추어 속삭였다.
“덫을 놔야죠.”
눈을 깜빡이며 류재희를 바라보자 류재희가 한쪽 입꼬리만 죽 끌어당겨 웃으며 덧붙였다.
“유출범이 덥석 먹잇감을 물 덫을.”
그래, 그런데 왜 자꾸 내 미소 따라 하냐, 이 자식아. 나한테 배울 게 없어서 그런 거나 배우냐고.
* * *
하릴없이 너튜브 알고리즘을 떠돌고 있던 강모 양에게 친구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윤정아- https://yxxtu.be/LPHNBVs63] 오후 10:30링크를 터치해 보니 웬 남돌의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썸네일은 제복모를 밑으로 당기는 은발 남성의 컷이었다.
함께 알테어를 파다가 윤정아가 탈덕해 버린 후, 강모 양 역시 혼덕질에 질려 슬슬 탈덕의 길로 접어드는 중이었다.
넷상에서의 팬덤 간, 그리고 팬덤 내에서의 기싸움에 질린 터라 유일한 덕친이었던 실친이 탈덕하니 어쩔 수 없었다.
[윤정아- 이거 보고 나랑 같이 서예현 파자 타멤 잡아도 ㄱㅊ] 오후 10:31 [윤정아- 그런데 제발 최애로 윤씨만 잡지 말아줘] [윤정아- 나는 사촌오빠 찬양 못들어줌…….] 오후 10:32 [윤씨가 누군데?] 오후 10:32 [윤정아- 제일 인상 드러운 인간] 오후 10:33윤정아의 사촌오빠가 아이돌로 데뷔했다는 건 이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게 알테어와 지난 활동이 겹치며 엎치락뒤치락하던 성적에 이를 갈게 만든 장본인인 레브인 줄은 몰랐지만.
[Reve(레브) – ‘Reverse’ Official M/V]뮤직비디오의 길이는 무려 7분 30초였다. 한 3분 30초 정도겠지~ 하며 가볍게 생각하고 동영상 링크를 연 강모 양은 당황했다.
이제까지 별 관심도 없던 아이돌의 뮤비를 7분이나 보고 있어야 하는가 고민에 잠시 잠겼던 강모 양은 어차피 시간도 남겠다, 잠깐의 고민 끝에 재생 버튼을 터치했다.
수록곡인 <달의 이면>이 흘러나오며 뮤직비디오가 시작되었다.
카메라가 제복을 입은 채 경례를 하는 유제를 비추었다. 차례로 제복을 입은 다른 멤버들의 얼굴도 스쳐 지나갔다.
감옥 복도를 걷는 유제의 어깨에 팔을 턱 걸친 이든이 복도 끝의 문을 가리키며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듯 손가락을 까딱였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달의 뒷면그 비밀스러운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지]
빤히 문을 바라보던 유제는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더니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해방단 단체복을 입은 채로 소파에 앉아있던 레브 멤버들의 모습이 비추어졌다.
문 너머 세계에서 레브 멤버들은 해방단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제복을 입은 유제를 경계하던 레브 멤버들은 제복모가 벗겨지고 드러난 유제의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해방단 단체복을 입은 유제의 사진과 그 앞에 놓인 국화꽃이 짧게 지나갔다.
[don’t forget me저 달을 바라보며
언제나 속삭이던 그 소리]
정부군 본부에서처럼 유제의 어깨에 팔을 턱 걸친 이든이 시원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잡아끌었다.
이든과 유제가 은신처 바깥으로 발을 디딤과 동시에 곡이 로 바뀌었다.
[okay 자 뒤집어두 번의 기회는 없어 오직 one chance
기회는 덤비는 이에게 찾아오는 법]
직전까지 정부군이었던 유제는 해방단인 레브 멤버들에게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며 제가 잡아들이던 해방단의 진실과 제가 몸을 담고 있던 정부군의 뒷면을 고스란히 보게 된다.
도빈이 티저의 장면처럼 정부군에게서 자연스럽게 마스터키를 빼돌리고 그걸 예현에게 전달했다. 그 카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유제는 눈을 질끈 감고 외면한다.
아직 그는 완전히 정부군에 소속감을 떨어뜨리지도, 해방단을 받아들이지도 못한 상태.
[show just beginreverse in reverse]
상체에 딱 달라붙는 검은색 반팔티를 입은 이든이 선글라스를 쓱 올리며 사이드미러를 확인했다.
뒤쫓아 오는 군용차 한 대를 발견한 이든이 여유롭게 입꼬리를 끌어 올려 웃었다.
그리고 이든의 티저에서 나온 그 자동차 추격씬과 충돌 씬이 펼쳐졌다.
쾅!
굉음과 함께 두 차가 정면 충돌하고, 폭발하는 두 자동차를 배경으로 해방단의 단체복 재킷을 어깨에 턱 걸친 이든이 여유롭게 이쑤시개를 씹으며 걸어 나왔다.
바이크를 탄 채로 밤의 도로를 질주하는 예현의 모습이 나왔다. 텅 빈 도로를 마음껏 질주하던 예현은 곧 건물 앞에 멈추어 서 헬멧을 벗었다.
건물 앞 깃발이 펄럭이며 깃발에 그려진 정부군의 문양을 드러냈다.
가방을 한 번 열어 그 안의 폭탄을 화면에 보여 준 예현이 가방을 가볍게 둘러메고, 도빈이 건넨 마스터키를 꺼냈다.
쓱, 마스터키를 센서에 대자 문이 열렸다.
다시 건물 밖으로 나온 예현이 바이크에 시동을 걸고 달리며 들고 있던 리모컨 버튼을 꾹 눌렀다.
화염과 함께 터져 나가는 건물을 배경으로 바이크가 밤의 거리를 시원하게 질주했다.
정보를 수집하다가 정부군에게 쫓기던 하준이 호텔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부상을 입은 채로 은신처로 돌아오고, 그런 하준의 다리에 붕대를 감아주며 유제는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해방단 단체복을 입고 정부군 본부 앞에서 촬영한 단체 안무 컷이 나왔다.
이든을 붙들고 무어라 말하자 이든이 피식 웃으며 그의 이마에 가벼운 딱밤을 먹였다.
그러고는 해방단 재킷을 어깨에 걸치고 몸을 일으켜 유제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형들이 해방단으로 활동할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유제가 좌절하고 있던 때.
그의 눈에 이 세계로 넘어올 때 쓰고 있던 제복모가 들어왔다. 제복모의 문양이 점차 확대되었다.
[세상을 뒤집어우리는 그럴 자격이 되니까]
옷장을 열어 해방단 단체복을 꺼내 입은 유제가 머뭇거리며 처음 넘어왔던 문의 문고리를 잡았다.
가 끝나고 잔잔한 멜로디가 흐르더니 다시 의 후렴이 울렸다.
미련이 남은 얼굴로 뒤를 한 번 돌아본 유제가 문을 열고 어둠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역동적인 단체 안무 컷이 나오고.
제게 손을 뻗는 해방단들이 갇힌 감옥 복도를 빠르게 지나쳐 본부 건물 제어실에 도착한 유제가 입술을 깨물며 차단기를 내렸다. 그 모습이 슬로우모드로 천천히 재생되었다.
수록곡인 <사이렌>의 MR이 느릿하게 울렸다.
감옥 문과 본부의 문이 일제히 열리고, 사이렌이 번쩍였다. 여전히 차단기 손잡이를 쥔 유제의 사방으로 수많은 총구가 겨누어졌다.
탕-!
총소리와 함께 하늘에 떠 있던 정부군의 문양이 지워지고 해방단의 문양이 떴다.
제복을 입은 레브 멤버들의 사진에 치지직, 노이즈가 끼더니 해방단 단체복을 입은 사진으로 바뀌며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Reverse]“와, 미쳤다…….”
강모 양은 감탄하며 뮤직비디오 해석을 찾아 커뮤니티를 돌았다.
[유제는 결국 자기 세상으로 돌아가서 형들이 마치지 못한 혁명을 끝맺었다는 게…….] [해방단 유제=정부군 유제 가능성?해방단 유제가 사실 죽지 않고 문 너머로 넘어가서 정부군에 세뇌당했을 가능성도…… 정부군 상징인 제복을 입고 있던 유제를 얼굴 보자마자 경계를 풀고 반기는 게 떡밥 1…….]
다음 날, 이쑤시개를 문 채로 스포츠카 창틀에 팔을 걸친 이든의 사진이 배경화면으로 되어 있는 모습을 본 윤정아가 절망의 외침을 내질렀으나, 이건 중요하지 않으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 * *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마주한 알테어에게 꾸벅 인사했다.
“이번 1위 후보 축하드립니다.”
레브 대표로 내가 건넨 입발린 축사에 케이제이 역시 가면 같은 미소를 쓴 채로 꾸벅 인사했다.
이번 노래도 잘 들었네, 음원 유출된 것 때문에 상심이 크겠네, 우리도 그거 때문에 꽤 마음고생 했네, 혹시 우리 멤버가 OA라이브에서 언급한 것 때문에 마음 상한 건 아니네, 하는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차연호와 내 시선이 딱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