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15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59화(159/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59화
류재희가 캡처해서 보내 준, [윤이든 학폭]이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글 하나 때문이었다.
지닉스 때처럼 피해자가 각 잡고 쓴 폭로 글은 아니었다. 그냥 남초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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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05-28 08:32 조회: 17,392
내 돈 뜯어가 놓고 인기 누리니까 좋냐 윤이든 씨발놈아?
작성자:ㅇㅇ
이 씹새끼는 업보 좀 받았으면 좋겠다 뜯긴 돈이랑 빵 생각나서 열불이 차오름 ㅅㅂ
이새끼 면상 보일 때마다 그놈의 ‘우와 친구야, 시키지도 않았는데 심부름 다녀온 거야? 존나 착하네’, ‘친구야, 매점 가게 돈 좀 주라’ 이 소리 자동 재생돼서 ㅈ같네
리사에서 예의 바른 척하는 거 보고 역겨워서 레알 토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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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 언급된 걸 보니 저 ‘윤이든 씨발놈’이 나랑 동명이인은 아닌 것 같았다.
글 하나로 가해자 및 방관자로 몰린 김도빈의 경우와 비슷했다.
하지만 김도빈의 경우와 다른 건 내가 직접적인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놈이 동창이라는 증거 사진이라고 댓글로 첨부했다던, 나만 빼고 모두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는 반 단체 사진을 보니…….
“일단 합성은 아니네. 나도 이 단체 사진은 기억하니까.”
담임 선생님 결혼식 예식장에서 찍은 단체 사진인데 어떻게 잊겠는가.
회귀까지 겹친 터라 시간이 하도 오래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어떻게든 기억해 냈다.
“이때가…… 고2 때인가?”
그때의 나는 아이돌로 진로를 튼 상태였기에 나름 사고 치지 않고 친구들하고만 시시덕거리며 지냈던 거로 기억한다.
무구한 친구의 돈을 뜯고 빵셔틀을 시킨 기억은 없단 말이다. 내가 미쳤다고 내 발등 찍는 짓을 했겠냐고.
“루머네. 이든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제일 먼저 18살 때의 나를 기억하는 견하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직 서예현만 빼고.
진지한 눈으로 나를 보던 서예현이 물었다.
“혹시 고등학교 2학년 때 크게 싸운 친구 있었냐? 같은 반이든 옆 반이든.”
“없었는데, 왜?”
“아니, 네가 일진이 아니라는 건 믿는데 혹시나 너랑 크게 싸운 놈이 앙심 품고 루머 퍼트린 건가 해서. 연습생 시절, 네 말본새 생각나면 싸움이 안 날 수가 없을 거 같거든?”
“오직 형 한정이었으니까 안심해. 내가 공부에는 영 재능이 없어서 반 친구들에게 공부로는 닦달을 못 했어.”
심드렁하게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자 류재희가 물었다.
“형 졸업 앨범 있죠?”
뜬금없는 물음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착실히 대꾸했다.
“어어, 그런데 졸업 앨범은 왜?”
“졸업 앨범 사진으로라도 여론 반전을 꾀해 보게요. 일진이랑 거리가 멀어 보이면 일단 자중은 되겠죠.”
“있어 봐. 아마 본가에 있을 건데 어머니한테 찍어서 보내 달라고 하면 되겠다.”
엄마한테 문자를 보내자 한 30분 뒤에 사진과 함께 답장이 도착했다.
[엄마- 초등학교 졸업앨범은 버렸는지 안 보인다] [엄마- (사진)] [엄마- (사진)] [엄마- (사진)] 오후 7:32 [엄마- 세상에, 너 이러고 사진 찍었니?] [엄마- 내가 못 산다 진짜] 오후 7:34내가 어떻게 찍었더라. 체감상 10년은 넘게 지났으므로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위로 스크롤을 올려 사진을 보자 기억났다.
내가 공개한 졸업 사진을 보자 다들 말이 없어졌다.
“……세상에, 형. 이러고 사진 찍었어요?”
“와, 막내가 우리 어머니랑 똑같은 말을 한다.”
미간을 문지른 류재희가 내게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대체 골프채는 왜 들고 찍은 건데요.”
내 고등학교 졸업 사진은 화려한 꽃무늬 셔츠에 골프채를 어깨에 얹고, 한껏 불량스러운 포즈와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어린 날의 흑역사였다. 다들 이런 경험 한 번쯤은 있잖아?
“장래 희망이 골프선수였다고 어떻게든 비벼 보자.”
김도빈이 최대한 머리를 굴려 대안을 내놓았지만,
“누가 봐도 후려치기 직전처럼 들고 있잖아! 그리고 이 건달 티 팍팍 나는 꽃무늬 셔츠는 어쩔 건데! 누가 봐도 골프복이 아니잖아!”
머리를 부여잡고 내 사진을 향해 삿대질해 대는 류재희의 모습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단체 사진은 왜 또 단체로 건달 컨셉인데!”
골프채를 어깨에 턱 걸친 채 맨 앞에서 삐딱하게 앉은 나 및 세 명과, 나와 마찬가지로 건달 복장을 한 채 우리 뒤에 서서 한껏 불량한 포즈를 잡은 친구들.
누가 봐도 ‘우리 건달이오’를 온몸으로 드러내는 컨셉 사진이었다.
당시에 촬영할 때는 우리가 멋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나이 먹고 보니까 유치하긴 했다. 그래도 이게 다 추억이지, 추억.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도움 안 되는 추억이긴 하지만.
“오, 윤이든은 선글라스도 추가됐네. 그런데 쓰려면 제대로 쓰지 왜 눈 다 보이게 한껏 내리고 있냐?”
“하여간 저 형은 패션을 몰라.”
패션을 모르는 서예현을 향해 혀를 쯧쯧 차 주고 류재희에게 변명하듯 셀프 변호했다.
“야, 이때는 이게 유행이었어. 나는 유행 따라간 것뿐이라고. 3살 차이인데 세대 차이가 이렇게 나냐.”
“야구 빠따 든 이분 문신은…….”
“당연히 타투 스티커지.”
안도할 줄 알았더니 여전히 류재희의 표정은 어두웠다.
“교복 입고 찍은 사진도 있어, 막내야.”
다급히 교복 사진을 보여 줬지만 류재희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여론 반전을 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듯요. 오히려 역풍이 불면 모를까. 제발 졸업 사진 안 퍼져 나가길 기도부터 하세요.”
시발, 큰일 났다. 레브의 해결사 및 커뮤잘알 류재희가 이렇게 나온다는 건 정말로 답이 없다는 건데.
* * *
-‘우와 친구야, 시키지도 않았는데 심부름 다녀온 거야? 존나 착하네’, ‘친구야, 매점 가게 돈 좀 주라’ 이거 너무 현실감 넘쳐서 ptsd 오는데
└내가 기억하는 일진 놈들 면상 촤르르 스쳐 가넼ㅋㅋㅋ
└이 새끼는 더 악질인 게 ‘빌려 주라’도 아니고 ‘주라’임 나중에 돌려 달라는 소리도 못하게 대놓고 뜯은 거임
-익까말 ㅇㅇㄷ이랑 동창이었는데 맨날 싸우고 욕 달고 다니고 애들 돈 뜯고 학교 뒤편에서 담배 피우고 같이 다니는 무리들도 걔랑 똑같이 질 안 좋아서 같은 학교 여자애들도 얘 별로 안 좋아했어
└남고인데 여자애들은 대체 뭐임? 무슨 군필여고생도 아니고 설마 여자쌤들을 여자애들이라고 했다는 무리수는 안 두겠지?
└나는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안 했어
└윤이든 남중임 씨뱅아
└익까말=믿고 걸러도 됨
-윤이든 저 형 나보다 한 학년 위였는데 점심시간에 축구하러 좀만 운동장 일찍 나가면 2학년 타임이라고 ㅈㄴ 지랄해 댔음
└이건 일진이라기보다는 그냥 꼰대 아니냐……?
└생각해 보니까 우리랑 축구 내기하고 형들이 이겼는데 아이스크림도 자기가 쐈네 걍 꼰대기질 있는 좋은 형이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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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잡담] 레브 윤이든 졸업사진.jpgㅇㅇ ❘ 20xx.05.29 21:32
조회 642,971 ❘ 추천 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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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11
-우…… 우와…… 이런말 하긴 좀 그런데 폭로글에 신빙성 얹힐 것 같이 찍혔다
-저렇게 사진 찍은 남자애들치고 얌전한 애들 없던데……ㅋㅋ
-졸업앨범 컨셉사진 가지고 이상하게 몰아가네? 다들 컨셉 사진 얌전히 찍었나 봐? 저런 컨셉 잡고 찍을 수도 있는 거지, 건달 컨셉이 무슨 일진 전유물이야?
-건달 컨셉으로 사진 찍은 나 갑자기 일진됐네ㅋㅋㅋ
-울오빠 친구들이랑 정장 입고 조폭컨셉으로 졸사 찍었는데 일진 전혀 아니었고요~
(……)
-아니 플로우 나만 이상해???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내 경험상 저렇게 졸업앨범 컨셉사진 찍는 남자애들 다 나대는 애들이었고 반 꼴통 무리였는데? 그냥 보통 남자애들은 저렇게 깡패 컨셉 잡고 골프채까지 들면서 사진 안 찍어
└그리고 제발 남고는 남녀공학이랑 다르다고 하지 마 남고 다니는 동생한테도 다 물어봤으니까
└ㄴㅁㅇ 남고가 무슨 성지야? 남녀공학이랑 남고랑 다르면 얼마나 다르다고 댓글마다 남고는 다르다~ 염불 외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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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securiti
사촌오빠가 2E이랑 중학교 동창이랬는데 반 합창대회에서 피아노 맡았던 거랑 비트박스 개잘했다는 것밖에 기억 못하던데?
공유 154 인용 8 마음에 들어요 336
dpeps @edeeeen11
울오빠 윤2E이랑 고 1때 같은 반이었음
노는 무리가 달라서 막 친하지는 않았다는데 반에서 뭐 하면 반장보다는 2E 입김이 더 강했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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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eps @edeeeen11
일진이었냐고 물어보니까 일진은 아니었다네?
담배 피우고 친구들 겁주면서 가오잡고 이런 거 극혐했댔음
공부 안 하고 장래희망 래퍼라고 하고 다니긴 했는데 일진은 절대 아니었대
kpop사건사고 @K_pop49
학폭돌 옹호하려고 폰오빠 폰사촌형제 폰남동생 폰옆집오빠 다 끌고 나오네
인증이나 박고 끌고 오든가
공유 4125 인용 1002 마음에 들어요 6891
꿈♥백일몽 @revedream
아 그놈의 쎄믈리에들이랑 방구석 관상가들 그만 좀 나와
이거 루머라고 밝혀지면 또 싹 입 씻고 사라질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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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리아uj @xlhamzziiUJ
22 그렇게 용하면 넷상에서 이러지 말고 차라리 오프에서 점집을 차려라 돈 긁어모으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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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글도 아니고 그저 나를 욕한 글 하나로 며칠을 불타오르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단체 사진 말고는 정확한 증거도 없는 데다가, 저 글 하나 말고 또 증거를 첨부해서 내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도 올라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야기가 나온 이상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게 루머라는 확실한 증거를 이쪽에서 제출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덕분에 현재 나는 공카와 공계에 글 올리는 것도, OA라이브에 접속하거나 멤버의 OA라이브에 얼굴을 비추는 것도 금지되었다.
그럼 문제가 무엇이냐.
내가 위클리 퀘스트를 수행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였다. 그리고 위클리 퀘스트를 4개 이상 수행하기 위해서는 저 중 두 개 이상은 필수였다.
이대로 하루만 더 지나면 나는 꼼짝없이 위클리 퀘스트 4개 미만 이수로 페널티를 받게 된다.
소속사 측에서는 무슨 조치를 취하기보단 그냥 시간이 지나 저절로 묻히기를 바라는 듯했다. 한마디로 적극적으로 루머에 대처하지 않았다는 소리다.
“내가 얼마나 얌전하게 살았는데 진짜 억울해 죽겠다. 내가 일진 아니라는 걸 어떻게 증명하냐고. 우리 학교 일진 애들 찾아서 OA 라이브에 세우기라도 해? 내 일진설 해명해 달라고?”
-아니, 그건 아닌 듯.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너 얌전하게는 안 살았어.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고등학교 친구에게 전화해 한탄을 늘어놓았다.
“야, 내가 고2 때 삥뜯은 적이 있냐?”
투덜거리자 잠시 침묵한 친구가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진짜 기억 안 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