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18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87화(18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87화
[★포토] 레브 이든, 고양이로 깜짝 변신 [현장포토] 레브 이든, 뒤돌자 ‘살랑거리는 꼬리’“뉴스 기사 신속하게 내리는 법 없냐?”
참으로 빠른 속도로 포탈에 연예 뉴스로 박제된 나의 끔찍한 사진들을 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돈 벌기 정말 빡세 보인다] 오전 9:30 [이게 그 네코미미인가…… 그거냐……?] 오전 9:30 [님,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오전 9:31 [아이돌 안 해서 다행이다 저런 옷을 입을 일이 없는 나는 정말로 행복한 놈이었구나!] 오전 9:31 [ㅅㅂ 존나 안어울렼ㅋㅋㅋㅋㅋㅋ] 오전 9:32 [이든아 이게 수요가 있긴 있냐? 너무 수요 없는 공급 같은데?] 오전 9:33누군가가 포토 뉴스를 발견했는지 내가 있는 단체 채팅방들에 링크와 캡쳐 본이 올라오더니 다들 감상평을 한두 마디씩 남겼다.
물론 잘 봤다는 감상평은 아니었다.
이 망할 옷을 사서 내게 입힌 김도빈과 작대기를 굳이 하나 더 그은 내 손을 향한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갔다.
오늘을 위해서 샀던 나의 새 항공점퍼는 덕분에 캐리어에 처박힌 신세가 되었다. 수화물로 잘 오고 있겠지.
“푸하하학, 누가 형 이 사진, 하악질이 아니라 개빡친 거 같대요.”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류재희가 내게 제가 공계에 올린 게시글 사진과 거기에 달린 답댓 하나를 보여 주며 웃었다.
불난 집에 기름 부어 대는 꼴이었다.
무슨 사진인지 보니까 내 앞에서 뭔 놈의 고양이 장난감처럼 물병을 흔들어 대던 서예현에게 분노를 표출했던 사진이었다.
“빡친 거 맞다, 인마. 사람한테 하악질이 뭐냐, 하악질이.”
내 타박에 류재희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반박했다.
“하악질은 제가 한 소리가 아니라 팬분들이 한 소리인데요.”
“어어, 그래.”
심드렁하게 대꾸하며 수면안대를 쓱 내려 눈을 덮었다.
시바, 올해의 F/W 패션을 주도할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이 빌어먹을 고양이 후드 때문에 다 망했어.
찰칵, 찰칵!
휴대폰 카메라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옆에서 사진 찍을 놈이 류재희밖에 더 있나 싶어 그냥 무시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 * *
REVE_official☑ @LnL_reve
[유제 Dream]고양이는 잠꾸러기라던데,zZ
(수면안대_이든.jpg)(이든&유제_투샷.jpg)
공유 37.9k 인용 3607 마음에 들어요 155k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꿈♥백일몽 @revedream
@LnL_reve 님에게 보내는 답글
울 유제가 제일 효자다ㅠㅠ
저 옷을 입고도 귀여운 셀카 한 장 안 주는 이든이는……
│
키티이든 @kitttyyyeden
@revedream 님에게 보내는 답글
효륜좌
* * *
이번 일본행은 아직 일본 데뷔는 아니고, 컬렉션 축하 무대 및 행사로 적당히 일본 활동 간 보기였다.
k-pop 아이돌의 일본 데뷔는 거의 정석처럼 자리 잡은 지 좀 됐다. 회귀 전에는 번안곡으로 데뷔했었지.
소속사에서도 일본 매니지먼트와 컨택하는 등 일본 데뷔를 준비 중이었다.
아마 올해 하반기 나 내년 상반기 정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기왕 해외로 온 거, 리얼리티 콘텐츠도 빵빵하게 뽑고 갈 예정이었다.
[On Air] 집 떠난 지 사흘째“준, 하준이가 독방이고요, 저랑 막내, 그리고 예현 형과 도빈이가 한 방입니다. 하준이는 잠귀가 좀 예민해서…….”
씻고 나와 호텔 침대에 엎드려서 OA앱 라이브를 켰다.
“원래 제가 독방 당첨이었는데 하준이랑 바꿔 줬어요. 안 그래도 잠자리 환경도 바뀌었는데 괜히 룸메 때문에 잠 못 자지 말고 편하게 혼자 자라고.”
우리 리드보컬의 컨디션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희생쯤이야 감수할 수 있었다.
호텔 가운을 걸치고 내 옆에 털썩 누운 류재희가 뒹굴, 한 바퀴 굴러 라방이 한창 진행 중인 휴대폰 화면에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이렇게 비견하준 차별이 굳건합니다, 데이드림. 만약 하준이 형이 아닌 다른 멤버들이 이랬으면 이든이 형이 방을 바꿔 줬을까요.”
“글쎄다, 그건 좀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만약 컨디션에 지장 가면 바꿔 줘야지.”
“오오, 참리더.”
짝짝, 박수를 치는 류재희의 정수리를 꾹꾹 두어 번 눌러 주고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채팅을 훑었다. 간간이 눈에 들어오는 채팅만 겨우 읽기 가능했다.
“오늘 하루 어땠냐고요? 초대받아서 선 무대인데 반응이 생각 외로, 아니, 제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라서 좀 놀랐다고 해야 하나. 우리 응원봉이랑 멤버들 이름 적힌 피켓도 간간이 보이고.”
“맞아요, 아시다시피 저희가 해외 활동은 거의 전무한 편이었고 아직 일본 데뷔도 안 한 상태인데 되게 열성적인 반응을 해 주시니까 좀 신기했어요. 한편으론 감사하기도 했고요.”
오늘 섰던 무대를 회상하며 류재희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뭘 할 예정이나면…… 귀를 혹사시킬 예정입니다.”
너무 두리뭉실한 말이었나, 채팅창이 물음표로 도배되자 류재희가 살그머니 덧붙였다.
“힌트, 도빈이 형.”
“도빈이만 있으면 오디오가 빌 걱정은 없죠, 뭐.”
똑똑, 호텔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시간 류재희와 시선을 교환하고 다시 휴대폰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100% 도빈이가 카메라 들고 온 것 같은데 촬영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Dream of me! 일몽이들, 또 봐요! 아, 형. 형도 같이 구호로 인사해야죠.”
“아니, 내 꿈을 꾸고 싶지 않으신 데이드림 분들도 계실 거 아니야.”
“이 형 또 부끄럽다고 아무 말이나 한다.”
OA 라이브를 종료하고 호텔 방 문을 열어 주자 카메라를 든 김도빈이 들어왔다.
“오, 류재. 가운을 왜 옷 위에다가 걸치고 있어?”
“나 혼자 있는 독방이면 모르는데 이든이 형이랑 있으니까 맨몸에 가운만 걸치고 있기는 좀 민망하잖아.”
“아-무 신경 안 쓴다.”
침대에 드러누워서 심드렁하게 말하자 류재희를 잡고 있던 카메라가 내게로 타겟을 돌렸다.
“두 분 뭐 하고 계셨나여?”
“네 뒷담.”
“엥, 진짜요?”
“아니, 그냥 형의 오디오가 안 비게 만드는 그 능력을 찬양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래, 내일 너의 활약을 미리 칭찬하고 있었어.”
“제가 내일 무슨 활약을 해요? 설마 귀신의 집에서 저 따돌리는 깜짝 카메라 이런 거 기획하는 거 아니죠?”
의심에 가득 찬 얼굴로 우리를 취조하려 드는 김도빈에게 친절하게 팩트를 말해 주었다.
“그런 깜짝 카메라 기획해 봤자 어차피 너 기절해서 방송 분량 못 뽑아.”
* * *
다음 날. 지옥미궁이 있는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몇 개를 연속해서 탄 멤버들은 거의 진이 다 빠져 있는 상태였다.
이 놀이공원이 선택된 이유는 롤러코스터가 아닌 이 지옥미궁 때문이었기에 리얼리티 제작진이 우리를 지옥미궁 앞까지 안내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제작진이 우리 앞에 검은색 상자를 대령했다. 사방이 꽉 막힌 상자는 위쪽만 동그랗게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게 뭐예요? 각자가 수행해야 하는 미션이에요?”
“아니요, 팀을 정하는 겁니다.”
“다섯 명 다 같이 들어가는 거 아니었어요……?”
눈을 크게 뜬 서예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만장일치로 같은 팀을 하고 싶은 멤버로 뽑혔다. 그렇다고 내게 팀원 선택권이 주어지는 건 아니었다.
“누구든 상관없는데 김도빈만 아니면 돼.”
김도빈이 겁 많은 쫄보인 건 유명했지만 혹시나 이 대사 하나만 뚝 떼어서 레브 불화설, 혹은 김도빈 왕따설이 돌까 봐 한 마디 덧붙였다.
“난 기절한 도빈이를 업고 지옥미궁을 횡단하고 싶지 않아. 차라리 혼자가 낫지.”
다들 수긍하는 가운데 김도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형이 그 말을 함으로써 플래그가 발생했어요. 형이 정말로 저랑 하고 싶지 않으셨으면 그 말을 내뱉지 말았어야 해요.”
“저주하냐?”
코웃음을 내뱉자 김도빈이 저 형은 플래그의 무서움을 모른다며 혀를 찼다.
“이 중 한 명은 홀로 지옥미궁을 들어가서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레브 Time> 제작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김도빈을 향했다.
“도빈이가 솔플로 걸리면 진행 가능해?”
“도빈이 형이 혼자 들어가면 아마 입구에서 쓰러져서 실려 나오지 않을까요.”
“솔직히 윤이든이나 하준이가 혼자 들어가는 게 제일 베스트야. 이 둘 아니면 나머지는 내가 봤을 때 지옥미궁에서 오늘 안으로 못 나와.”
“그럼 제일 최악은 이든이 형이랑 하준이 형이 한 팀이 되는 거네요. 어떻게든 동갑즈 둘을 떼어 놔야 해요.”
“그런데 이건 우리가 머리를 못 쓰잖아. 이건 우리 손을 떠났어. 그냥 정말로 운에 맡겨야 해.”
진지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서예현과 류재희의 등을 공이 담긴 상자 앞까지 떠밀었다.
“초록색이 나왔습니다.”
“어, 저도 초록색인데. 그럼 저랑 예현이 형이 한 팀이네요.”
차례로 공을 뽑은 서예현과 류재희는 같은 색의 공을 뽑음으로써 한 팀이 되었다.
이쪽도 겁쟁이들 둘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한 얼굴이었다.
아니, 둘 다 나랑 견하준이 있는 쪽을 힐끔거리는 걸 보니 여전히 미련은 남은 것 같다.
“일단 하준이 형 먼저 뽑으세요.”
상자에 손을 집어넣은 견하준이 망설임 없이 공 하나를 잡고 곧바로 손을 뺐다.
“파란색.”
남은 공은 단 두 개. 이 두 개의 공 중에 파란색 공이 있기를, 그 파란색 공을 내가 뽑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류재희가 나랑 김도빈을 향해 손짓했다.
“그리고 이든이 형이랑 도빈이 형이 동시에 공을 뽑는 거죠. 하준이 형까지, 이 셋 중 한 명은 무조건 혼자 들어가게 됩니다. 과연 홀로 미션을 수행할 멤버는……!”
김도빈과 동시에 상자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손끝에 걸리는 공 하나를 덥석 쥐었다.
“셋 하면 동시에 빼는 거다. 하나, 둘, 셋!”
상자에서 손을 빼며 생각했다. 리얼리티 휴먼극장 2부는 아마 여기에서 끊기고 휴먼극장 엔딩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을까.
하도 리얼리티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는 모든 일상생활을 휴먼극장과 연관 짓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엔딩 음악이 진짜로 내 귀에 들리는 것 같아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시선을 옮기니, 정말로 아직도 상자 안에 손을 집어넣고 있던 김도빈이 입으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내가 뽑은 공은 빨간색. 일단 견하준과 같은 팀이 못 된다는 건 확실해졌다.
이제 남은 건 김도빈과 누가 같은 팀이 되느냐다.
슬쩍 견하준을 돌아보니 나랑 마찬가지로 초조한 눈빛으로 아직 상자에서 나오지 않은 김도빈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도빈을 달고 지옥미궁을 돌파하느니 차라리 혼자 들어가는 것을 더 선호할 우리 둘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드디어 공을 움켜쥔 김도빈의 손이 상자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