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19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92화(192/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92화
[-도빈이 형, 철들지 마. 형 같은 캐릭터도 그룹에 한 명쯤은 있어야 해] [-도빈아, 넌 최고의 스승님이야. 항상 고맙다] [-도빈아, 다 좋은데 밤에 일찍 일찍 자자. 클 키도 안 클라] [-3cm만 더 크자. 유일한 170대인 너 때문에 지금 레브 키가 평균 180.6cm밖에 안 된다] [도빈: 다들 너무 짧게 써 준 거 아니에요?] [이든: 제철도 아닌 명절 인사 제일 짧게 적어 놓고 네 번이나 우려먹은 놈이 양심 있냐?]정곡을 찌르는 윤이든의 말에 김도빈이 슬그머니 화제를 전환했다.
[도빈: 그리고 네 개 중에 두 개가 키 이야기야! 3cm만 더 크자? 나도 지금 레브에서 키 제일 작아서 속상한데, 누구야! 이게 덕담이냐고!] [이든: 나다.] [도빈: 리더님의 덕담이시니 최선을 다해서 커 보도록 하겠습니다.] [빠른 태세 전환]다음으로는 견하준의 차례였다.
[-앞으로도 쭉 평생 내 가이드보컬 해 줘. 너만 한 음색 없어] [-네게 너무 많은 수고를 떠넘기는 것 같아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내가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어서 네게 부담을 주는 게 아닌가 항상 미안했어. 앞으로는 조금이나마 의지할 수 있는 형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볼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 더 열심히 형 도와드릴게요! 힘들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요리 빼고 다 할 수 있어요ㅎ] [하준: 다들 고마워. 감동이네.]딱히 감동받지 않아 보이는 얼굴로 견하준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왜 윤이든 혼자 프러포즈함?
└평생 성대 착취 선언 아니고……?
[-우리 막내, 내가 항상 의지하고 고마워하는 거 알지? 형이 돼서 동생한테 의지하는 게 참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쩌겠냐. 네가 그만큼 나보다 더 철이 들었는데. 그래도 대신 형 어깨는 언제든지 빌려줄 테니까 의지할 곳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와서 기대도 된다. 수능 대박 나라] [-숙소에서 항상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줘서 고맙다. 수능 잘 보고 와. 도시락 맛있게 싸 줄 테니까] [-새해 복 많이 받아!] [-수능 잘 보고, 찍은 거 다 맞기를 같이 빌어 줄게. 형이 무릎 나갈까 봐 차마 108배까지는 못하겠다…….] [유제: 이든이 형이 은근 다 길게 썼네. 하준이 형이랑 도빈이 형한테는 빼고. 에이, 하준이 형. 뭐가 고마워요. 당연한 건데.] [이든: 하준이야 뭐, 딱히 앞에서 못 해서 가슴에 담아 둔 말은 없으니까.] [도빈: 비견하준…… 아니, 김도빈 차별을 멈춰 달라!] [이든: 너는 인마, 길게 쓰면 잔소리가 한 페이지 나올 거 같아서 못 썼다! 됐냐!]그렇게 막내까지 롤링페이퍼 공개를 마치고, 레브 멤버들이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섰다.
[레브: 시청자 여러분 모두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가위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끝났으니까 다시 뉴스로 채널 돌려라.”
“아, 할아버지! 잠깐만요! 쿠키 영상 있다고 했단 말이에요!”
“윤정아.”
“정아야, 여기 안방으로 들어와서 봐!”
“흐어엉, 진작 양보해 주지!”
[※쿠키 영상※]쿠키 영상을 알리는 자막이 뜨더니, 시트콤 촬영 전에 서로의 설정을 짜 주던 레브 멤버들의 영상이 재생되었다.
-와 예현이 설정 다들 대동단결ㅋㅋ 하긴 저 얼굴이 연예인 말고 다른 직업을 가지는 걸 상상하기가 나도 쉽지 않다
-하준이 설정 배우도 재미있었을 거 같은데 아쉽,,,
[이든: 아니, 왜 예현 형은 잘나가는 연예인인데 나는 음악 한다고 뛰쳐나갔다가 10년 만에 성공한 앨범 한 장 없이 날백수 꼴로 돌아온 탕아 설정이냐고!]-설정 쓸데없이 디테일해ㅋㅋ
-대체 멤버들한테 리더 이미지 무슨 일인데ㅋㅎㅋㅎㅋ
-날백수라고 써 놓고 유제 필사적으로 해명한 거 봐라ㅋㅋㅋ
쿠키 영상까지 끝나자 다음 주 <레브 Time> 예고편이 떴다. 그 예고편에는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장면’이 짧게 담겨 있었다.
[다음 주!] [이든: 밥 먹자.] [예현: 그러게…… 생각해 보니까 내가 첫째였네?] [도빈: 우리 대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거죠…….] [‘레브 휴먼극장: 한 지붕 5형제’가 방영됩니다.]-드디어 무근본 가부장 밥상머리 규칙 비화 풀리는 거냐?
* * *
-우리애들…… 개그맨 아닙니다…… 이래봐도 아이돌이에요……
-할머니 집에서 보고 있었는데 리사랑 DTB 환장하던 사촌오빠가 이든이 알아보더라ㅋㅋㅋ
1화가 워낙 반응이 좋아서 부담이 좀 되었지만, 다행히 <레브 Time> 추석 특집 반응은 1화를 뛰어넘었다.
가족들과 다 함께 웃으면서 봤다는 반응들도 심심찮게 있었다.
[윤정아- 오빠가 이번 추석에 안 와서 안방 티비 사수를 못 했잖아ㅠ] 오후 3:31 [? 그래서 뭐?] 오후 3:32 [윤정아-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오빠 얼굴 보여 준다는 핑계로 거실에서 할아버지랑 레브 타임 추석 특집편 같이 봄] 오후 3:33 [윤정아- 그런데 오빠 꼴 보고 할아버지 빡치심] 오후 3:34그런데, 시발 그걸 우리 가족들도 보고 있었을 줄은 몰랐지.
“으아아아! 윤정아, 돌았냐! 그걸 왜 할아버지랑 같이 봐!”
어쩐지 할아버지한테 전화가 존나게 와 있다 했다! 왜 명절에 안 오느냐는 잔소리일 게 뻔해서 차단해 놨는데 잔소리가 아니라 욕을 한 바가지 들을 뻔했구나.
차단해 놓길 잘했다. 역시 내 선택은 옳았어.
당장 윤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 너 할아버지 무서워하잖아. 그거를 할아버지 옆에서 보고 싶든?”
-예현 오빠 얼굴 보려면 그 정도쯤이야 감수할 수 있어. 그 뒤로 뒈지게 혼나긴 했지만…… 할아버지 많이 빡치셨나 봐. 눈물 찔끔 흘려도 안 봐주시더라…….
대체 팬심이란 무엇이길래 윤정아가 평소였으면 생각지도 못할 짓을 감행하게 만드는 것인가.
“너는 고3이 돼서 어른한테 빡치셨나 봐가 뭐냐?”
-누구세요? 이든 오빠 폰 맞아요? 데이드림이 오빠가 할아버지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면 오빠 별명에 내로남불 꼰대도 추가됐을 텐데.
“어어, 네가 부탁한 서예현 한정 포카에게 안녕해, 안녕. 참고로 Hi가 아니라 Goodbye다.”
-아니오빠잠깐만!
윤정아의 다급한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너도 할아버지랑 같이 잠시 차단행이다. 수능 잘 보라고 비싼 초콜릿 세트도 사서 보내 주니까 은혜를 원수로 갚아?
아무튼, 짧은 일본 스케줄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우리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이루어질 프로젝트들을 전달받았다.
일단 올해 하반기에는 11월 말에 예정된 일본 데뷔 쇼케이스.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오, 저희 드디어 콘서트 해요?”
드디어 레브의 첫 단독 콘서트가 잡혔다. 날짜는 2월 말 정도. 그리고 콘서트에서 신곡을 발표하며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에잉, 체조 경기장이 아니네.”
“이번에 대관한 잠실 실내 체육관도 다 채울 수 있냐부터 걱정하시지?”
김도빈의 투덜거림에 류재희가 눈썹을 치키며 일갈했다.
2월 말까지 4개월 하고도 반이 남았으니 준비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신곡 발표까지 합친다면 세트 리스트를 채울 곡들 역시 충분했다.
다만 일본 데뷔와 앨범 준비, 콘서트 준비, 이 셋이 합쳐지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서 문제지.
일본 데뷔는 따로 뮤직비디오는 찍지 않고 정규 앨범 를 번안곡으로만 바꾸기만 할 예정이라 그리 시간을 잡아먹지 않을 터지만, 앨범 준비와 콘서트 준비를 한꺼번에 하려면, 음…….
“힘들 것 같으면 콘서트 날짜를 3월로 미뤄도 되지 않을까? 컴백은 예정대로 2월에 하고.”
대표님의 말에 새로운 기획실장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3월보다는 2월이 확실히 낫습니다.”
저 단호한 모습과 왜 2월이어야 하는지 타당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모습을 보니, 이번 기획실장은 전 기획실장처럼 박수봇과 네네봇은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일정을 모두 전달받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서치 퀘스트를 하기 위해서 SNS를 켜자 실트에 오랜만에 내 이름이 떠 있었다.
[레브 이든 디스]* * *
전황은 이렇다.
DTB가 갑자기 확 뜬 덕에 DTB 시즌 3에 출연한 래퍼들이 주목받는 것이 배가 아팠는지, 웬 언더그라운드 부심을 가진 놈이 DTB 시즌 3에 나온 래퍼들을 저격하는 광역 디스곡을 올린 것이다.
프로듀서건 출연자건 상관없이 다 같이 동등하게. 어찌 보면 난 놈이었다.
그냥 변방 쩌리의 발악으로 묻힐 수도 있었지만, 디스곡을 올린 놈에게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무려 준우승자인 BQ9이 언급과 함께 맞디스곡을 내며 이 디스곡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유태근 @ytgreal
슬랜더비트 다운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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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디스곡에 언급된 래퍼들이 줄줄이 맞디스곡을 내며 참교육 시작.
그럼 여기에서 유태근이 말한 슬랜더비트란?
미국의 한 래퍼가 ‘slander’라는 곡을 출시, 그 곡에서 이름 있는 미국 래퍼들을 광역저격하며 디스했다.
그 뒤로 ‘slander’의 비트는 디스곡에 심심찮게 쓰이곤 했는데, 이번 DTB 광역저격 디스곡의 맞디스곡으로 대부분 슬랜더비트를 채택하는 중이었다.
그러면 왜 [레브 이든 디스]가 실트에 올랐느냐.
이 씹새가 용철이 형 디스하면서 나도 디스했더라고.
용철이 형한테는 아이돌 인기 투표 빨로 치사하게 우승 차지한 놈.
나한테는 아이돌이면 아이돌답게 무대 위에서 하트춤이나 추면서 애교나 부리지 굳이 힙합씬으로 기어들어 와서 물 흐린 놈.
누가 보면 내가 DTB 출연한 줄? 나는 피처링만 했는데 왜 용철이 형보다 나를 더 길게 디스하고 지랄이야? 그리고 씨발, 나는 무대 위에서 하트춤 춘 적 없다고.
내 자세한 설명에 류재희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이 되어서 내게 물었다.
“형, 혹시 형도 맞디스곡 내서 저 전쟁판에 낄 생각은 아니시죠?”
“엉? 이미 슬랜더비트 다운받고 있는데?”
내 멀뚱한 대꾸에 류재희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뺏어, 도빈이 형! 이든이 형한테서 빨리 폰 뺏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