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19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95화(195/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95화
한국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휴먼극장 오프닝 멜로디가 울리며 레브 멤버들의 영상과 사진이 검은색 화면의 흰색 선 프레임 안에 짧게 짧게 스쳐 지나갔다.
화면이 서울 상공을 비추며 휴먼극장 특유의 차분한 나레이션이 울렸다.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오직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뭉친 다섯 청년.]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고 부대끼며 살다가 어느새 가족 같은 관계가 되어 버린 다섯 청춘의 이야기로 초대한다.]화면이 까맣게 바뀌더니 흰색 붓글씨가 화면 정중앙에 나타났다.
[5부작 한 지붕 다섯 형제]다시 화면이 전환되며 레브 숙소를 비추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 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제일 먼저 일어나는 건 맏형인 예현 씨다.] [씻자마자 선크림도 꼼꼼히 챙겨 바르고, 모자와 마스크로 중무장한 채 곧바로 숙소를 나서는 예현 씨.]숙소 문을 열고 나서는 서예현의 뒤로 카메라가 따라붙었다. 계속 걸음을 옮기던 서예현이 도착한 곳은 바로 숙소 아파트 단지 근처의 공원 산책로.
-와 첫 화에서는 운동하는 모습 안 보여 줘서 아쉬웠는데
[예현: 마침 숙소 근처에 공원 산책로가 있어서 아침에 가볍게 30분씩 조깅 하고 있어요.] [말은 가볍게라지만 운동 강도를 보면 절대 가벼운 수준은 아니다.]달리기 수준의 속도로 조깅하는 서예현의 뒷모습과 벌컥 열리는 숙소 두 방의 모습이 교차되었다.
[그다음으로 기상하는 건 둘째인 하준 씨.] [오늘은 웬일로 막내 재희 씨까지 일찍 기상했다.]이리저리 뻗친 머리를 쓱쓱 빗어 누르며 부엌으로 걸어간 류재희가, 김치찌개 냄비 아래의 가스레인지 불을 켜는 견하준의 옆에 섰다.
[재희: 형, 제가 뭐 도와드릴 거 없어요?] [하준: 국은 어제 저녁에 해 놓은 거 있고, 계란프라이 한번 해 볼래?] [재희: 에이, 형. 제가 아무리 요리를 못한다지만 계란프라이 정도야 우습죠.] [자신만만하게 선언한 게 무색하게 노른자가 다 터져 버렸다.]견하준이 뒤집개를 쥐고 볼을 긁적이는 류재희에게 계란 하나를 더 건넸다. 견하준의 충고를 들으며 따라 한 다음 시도는 다행히도 성공!
[남들이 다 기상할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방 안에서도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울린다.]오만상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키는 윤이든과 그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도 곤히 자고 있는 김도빈의 모습이 차례로 비쳤다. 곧바로 김도빈의 침대로 향한 윤이든이 김도빈을 흔들어 깨웠다.
-와 이든이 인상은 아침에 더 무서운 타입이구나
-도빈이 모습 너무나도 아침의 내 모습 그 자체
[이든: 도빈아, 일어나라. 해가 중천이다.] [도빈: 지금 7시 반밖에 안 됐는데요…… 중천 아닌데요…… 저 이제 고등학생 아니고 스무 살인데요.] [이든: 네가 스무 살인데 뭐? 나는 스물둘이야.]베개에 얼굴을 묻고 도리질 치는 김도빈의 뒷덜미를 턱, 잡은 윤이든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결국 강제로 리더의 손에 끌려 거실까지 연행되는 도빈 씨.] [이든 씨의 시선이 사라진 틈을 타 소파에 누워서 또 잠을 청한다.] [그런 도빈 씨를 발견한 이든 씨가 다시 화장실로 향한다.]목에 걸친 수건을 걷어 찬물을 적신 윤이든이 김도빈의 얼굴에 수건을 꾹 눌렀다.
[도빈: 으어, 차가워!] [이든: 일어나, 인마. 잠은 죽어서도 실컷 잘 수 있어.] [도빈: 사후세계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거기에 7대 지옥이 있어서 잠도 못 자고 계속 구르기만 하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살아 있을 때 푹 잘래요.] [이든: 그래, 나태 지옥 예약 축하한다.] [그래도 덕분에 잠이 확 깬 도빈 씨. 둘째 형을 돕기 위해 부엌으로 향한다.] [게으름은 좀 부리지만 마음씨는 참 착한 도빈 씨다.] [한편, 예현 씨와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부터 숙소를 나서는 이든 씨.] [어째 경로가 익숙하다.]서예현이 아침 조깅을 뛰기 위해 왔던 산책로에 도착한 윤이든이 가볍게 걷기 시작했다.
[이든: 그냥 가볍게 산책하면서 가사나 악상도 떠올리고, 시원한 아침 공기도 마시고…….] [걷는 틈틈이 휴대폰 메모장에 무언가를 적어 나가는 이든 씨.] [이든: 곡 가사입니다. 생각나면 바로바로 적어 두는 편입니다.]휴대폰 메모장을 보여 주며 윤이든이 특유의 시원시원한 웃음을 지었다.
[산책로를 달리던 예현 씨가 이든 씨를 발견했다.] [예현: 걷지 말고 뛰어! 뛰어야지 운동이 되지!] [이든: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이건 운동이 아니라 창작 활동의 일환이거든.]윤이든이 입을 가린 채로 늘어지게 하품을 한 번 하고선 서예현의 말에 대꾸했다.
네가 하는 건 운동이 아닌 산책이네, 나는 산책하려고 여기 나온 거 맞네, 하며 투닥거리는 둘의 모습과 아닌 척 점점 걸음이 빨라지는 윤이든의 발이 차례로 나왔다.
-역시 레브의 톰과 제리
-윤이든 저러면서 은근슬쩍 속도 맞춰주네ㅎ
[조깅 겸 산책을 마치고 두 사람이 향한 곳은 바로 숙소 근처의 헬스장.] [본격적인 아침 운동은 지금부터 시작이다.]헬스장에서 열심히 쇠질하는 윤이든과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서예현의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예혀니 미모가 올타임 레전드인 이유가 다 있구나
-아 미친 이든이 팔뚝 근육 미쳤다
-얘들아 우리가 맡겨놓은 헬스장 브이로그는 언제 올릴 예정이니
[한편, 아침 식사 준비가 한창인 레브의 숙소.]장소가 헬스장에서 숙소로 전환되며 카메라가 음식이 한창 차려지는 중인 식탁을 비췄다.
[하준: 둘 다 오늘따라 좀 늦네. 재희야, 어디냐고 전화해 봐.] [재희: 넵! 이든이 형, 어디에요? 아, 엘리베이터? 네넹. 하준이 형, 1분도 안 걸린대요!] [통화를 끊자마자 도착한 이든 씨와 예현 씨. 씻고 나와 곧바로 식탁에 앉는다.] [드디어 다 모인 다섯 형제.] [이든: 밥 먹자.]윤이든이 수저를 들며 말하자 따라서 수저를 들던 김도빈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흘렸다.
[도빈: 크흡.] [이든: 왜 웃어?] [도빈: 형이 그 대사 치니까 진짜 가부장적인 한 가정의 아부지 같잖아요.] [재희: 그런데 제가 네셔널레브그래픽 나레이션 하면서 깨달은 건데, 여기서 최연장자는 예현이 형 아니에요? 왜 다들 이든이 형이 수저를 들어야지 식사 시작해요?] [예현: 그러게……? 생각해 보니까 내가 첫째였네?]충격받은 듯한 서예현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도빈: 우리 대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거죠……?] [재희: 거의 데뷔 초부터 이러지 않았나? 아니, 데뷔 전에도 그랬나?] [도빈: 아니야, 데뷔 전에는 안 그랬어. 내가 그건 똑똑히 기억해.]도리질 친 김도빈이 수저를 허공에 휘두르다가 허벅지를 찰싹 치는 류재희의 손길에 조용히 수저를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도빈: 일단 확실한 건, 재희가 이든이 형이 숟가락 들기 전에 제가 숟가락 들었다고 경고를 준 적이 몇 번 있어요. 그래서 그 뒤부터 이든이 형이 숟가락 들 때까지 기다렸어요.] [예현: 뭐야, 막내가 이 혼돈의 밥상머리 가부장제 수호자였어?] [재희: 아니, 도빈이 형은 이든이 형보다 나이가 어리잖아요. 그래서 이든이 형보다 먼저 수저 들려고 하니까 말린 거죠. 하준이 형이랑 예현이 형은 먼저 먹었어도 제가 거기에다가 대고 뭐라고 못 했죠. 두 분 다 이든이 형보다 살아온 세월이 많으시니까.] [이든: 야, 많아 봤자 7, 8개월 차이거든?]류재희의 말에 반박한 윤이든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든: 나도 그게 진짜 궁금했다니까? 막내 라인 둘은 나보다 어려서 그렇다고 쳐. 왜 준이 너랑 예현 형까지 이걸 따르고 있었던 거야?] [하준: 우리 데뷔 초에 이든이가 좀 고생했어? 그래서 난 너희가 이든이를 가장으로 대우해 주느라 그러는 줄 알고 맞춰줬지. 이든이가 리더기도 하잖아.] [재희: 아, 리더가 곧 가장이라 그런 거다?] [하준: 비슷하지, 뭐.] [도빈: 그럼 예현이 형은요?]모두의 시선이 원래 유교대로라면 이 예절의 수혜를 받고 있어야 할 진정한 레브 내의 최연장자, 서예현을 향했다.
[예현: 다들 밥 먹기 전에 윤이든 수저만 보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규칙이라도 생긴 줄 알았지! 이런 어영부영한 이유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왜인지 울컥한 얼굴로 서예현이 식탁을 탕탕 두드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다들 하나같이 이유가 하찮아서 더 웃곀ㅋㅋㅋㅋㅋㅋ
-어영부영한ㅋㅋㅋ이유ㅋㅋㅋ 너무나도 정확하게 현 사태를 설명하는 단어다ㅋㅋㅋ
-무언가가 잘못된 가부장
-그런데 또 레브가 여기까지 오는 데에 기여도가 제일 높았던 게 윤리다긴 하니까…… 레브 가장 인정……
[재희: 결국 예현이 형은 군중심리에 휩쓸린 거였군요.] [예현: 난 진짜 언제 내가 개인 스케 간 사이에 나 빼고 회의해서 새로운 규칙이라도 정립한 줄 알았다니까?] [이든: 뭐야, 리더를 향한 존경 어린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 아니었단 말이야?] [예현: 너는 왜 또 충격받은 표정인데.]-아니 윤이든 지금까지 서예현이 자기 존경해서 그거 따르고 있는지 알았냐고ㅋㅋㅋㅋ
-이 무슨 제리가 톰 존경하는 소리ㅋㅋㅋ
[유독 조용한 식사 자리.] [데뷔한 지 3년 만에 밝혀진 밥상 규칙의 진실이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 준 모양이다.]식사가 끝나고 멤버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제작진: 이게 설정이 아니었어요?] [도빈: 네, 이든이 형의 대사만 제외하면 100% 리얼 상황. 이든이 형이 평소에는 밥 먹자는 말을 안 해서 밥 먹기 전에는 이든이 형 손만 보고 있어야 해요.] [이든: 누가 들으면 내가 서열 잡는 줄 알겠다. 저는 강요 한 번도 안 했어요. 자기들이 알아서 하더라니까요?] [남들이 들으면 오해할세라 바로 해명하는 이든 씨.] [표정만 봐도 상당히 억울해하는 듯하다.]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서예현이 그다음 인터뷰 타자였다.
[제작진: 팀의 최연장자로서 앞으로도 계속 이 식사 예절을 따르실 거예요?] [예현: 어쩌겠어요…… 이미 이게 레브 안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버렸는데.]서예현이 해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 인터뷰 상대는 바로…….
[제작진: 혹시 이런 식사 예절에 부담을 느낀 적은 없었나요?] [이든: 부담감은 모르겠고 책임감은 느꼈습니다. 아, 이 그룹은 정말 내가 어떻게든 먹여 살려야겠다- 하는.]설거지 당번인 서예현을 제외한 네 멤버가 소파를 중점으로 모여 앉았다.
[재희: 그런데 우리 이제 뭐 해요? 네셔널레브그래픽이랑 똑같이 가기는 좀 그런데.] [도빈: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 이런 건 막내가 알아서 딱딱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재희: 뭐라고? 형 지금 말 다 했어?] [이든: 싸워라, 싸워라. 이제 여기에서 끊기고 엔딩 음악 나올 듯.]벌떡 일어나서 서로 마주 보며 노려보는 막내 라인, 그리고 그 뒤에서 재미있어 죽겠다는 얼굴로 박수 치며 웃고 있는 윤이든의 모습이 박제되며 휴먼극장 엔딩 음악이 나왔다.
-비슷한 내용인데도 분명 첫 화 볼 때는 무슨 야생동물 생태관찰기였는데 오늘은 ㄹㅇ 애들 휴먼극장 나온 줄
-아니 그런데 애들 일부러 갈등 상황 만들어서 끊는 거 진짜 휴먼극장 그 자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