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238)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238화(238/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238화
잠시 멈칫했다가 인이어를 잡아 뺐다.
<사계절의 너>의 후렴구가 내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
무대 위에 서서 듣는 이 떼창이, 무대 위에 서서 보는 응원봉의 물결이 참으로 오랜만이라는 걸 자각해서.
내가 작사 작곡한 노래가 만 명이 넘는 이들의 목소리로 퍼져 나가고 있다는 것 역시 즉각적으로 잘 와닿아서.
그래서 눈물 대신 웃으면서 팬들과 함께 노래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앞으로의 사계절에도 너와의 추억을 쌓아 갈 수 있길.”
곡이 끝나고도 계속 훌쩍거리고 있는 김도빈의 머리에 팬이 무대 위로 던져 준 슬로건을 툭, 덮어 주었다.
울지마! 사랑해!
팬들의 외침이 사방에서 닿아 왔다.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로 마이크를 잡은 류재희가 여전히 꽉 메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상상도 못했어요. 정말, 너무 감사하고-”
말하다가 또 눈물이 나는지 황급히 눈가를 훔친 류재희가 마찬가지로 눈가가 여전히 붉은 서예현에게 토크를 넘겼다.
“사랑이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는 게 어떤 말인지 너무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도빈아, 너 그러다가 탈수 오겠다.”
말을 마친 서예현이 김도빈에게 물병 뚜껑을 까서 건네주는 동안, 저 넷 중 제일 진정된 모습을 보인 견하준이 나직하게 웃으며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그런데 진짜 이든이까지 울컥하게 만든 정도면 정말로 성공하셨어요, 여러분.”
젠장, 울음 참느라 바빠서 못 봤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언제 본 거야?
“고음이 힘들어서 잠깐 멈춘 거예요. 누누이 말하지만 저는 메인래퍼라 보컬은 외주를 맡기는 편이기 때문에.”
내 구차한 변명에 멤버들이 일제히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야유를 보냈다. 김도빈마저 울다가 멈추고 야유에 합류하는 꼴을 보자 기가 막혔다.
“내 보컬 실력은 예현 형과의 코인노래방 콘텐츠에서 이미 민낯을 드러내지 않았어?”
결국 나는 가오를 위해 내 보컬 실력을 팔았다. 하, 오늘 보컬 좀 됐는데, 서럽게.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리프트 무대를 통해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무대 아래로 내려온 우리는 겨우 숨을 돌렸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은 김도빈의 꼴에 경악하며 코디 누나가 아이스팩을 수건에 감싸 건넸다.
-항상 너만을 바라볼게 너는 그저 찬란하게 빛나기만 해
앵콜을 외치는 목소리 대신 우리의 수록곡 중 하나이자, 세트 리스트에 없었던 곡인 의 후렴구가 반복되어 들려왔다.
“저는 팬 이벤트가 이건 줄 알았어요. 와, 진짜 그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번진 메이크업을 수정받으며 류재희가 여전히 여운에 잠긴 얼굴로 중얼거렸다.
“앵콜 요청 대신 이것도 나쁘진 않네.”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바깥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견하준이 조용히 소감 한마디를 던졌다.
슬슬 앵콜을 위해 다시 무대로 나가야 할 시간. 리프트 탑승을 위해 스탠바이 장소로 달려가며 멤버들에게 말했다.
“마지막 무대까지 잘하자.”
내가 따로 말하지도 않았는데 리프트 위에 오르자마자 다섯 손이 모두 모였다. 류재희가 힘차게 숫자를 셌다.
“둘, 셋, 화이팅!”
중구난방이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제법 하나로 모이는 파이팅 소리에 픽 웃으며 인이어를 고쳐 끼었다.
앵콜곡으로 제일 잘 어울리는 의 전주가 팬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던 콘서트장을 다시 울렸다.
* * *
레브의 첫콘이 끝나고, 프리뷰와 함께 콘서트 후기가 SNS를 통해 속속들이 올라왔다.
-이게 바로 실력파 아이돌 빠는 맛인가 콘서트 라이브 쩔더라
-멤버들 이벤트 보고 우는데 나까지 감동받아서 같이 눈물 줄줄 흘렸자나ㅠㅠㅠ
-레브 메보 폼 미쳤음 ㄹㅇ 락계가 뺏긴 인재임 솔로무대 거의 콜 부룩스의 재림
-<달의 이면> 하준이 솔로곡 버전 정식으로 나올 때까지 숨참는다
-앵콜 때 2층 플로어로 와 줘서 애들 ㅈㄴ 가깝게 봤는데 이제 이든이 보고 애기고영이라고 못하겠어 애기고영이 아니라 고양잇과의 무언가야
-A구역 팬섭 대박이었다는데 토콘 B구역 말고 A구역 잡을걸……
-스탠딩 A구역에 웬 할아버지 있었다는데 찐임?
└ㅇㅇ 나 그 할아버지 나갈 때 비켜드림
└나 그 할아버지 바로 뒤에 있었는데 칠순 넘은 울 할아버지보다 나이 더 많아 보이셔서 뒤에서 밀 때마다 조마조마했어 진짜로;;
└대체 어쩌다가 그 연세에 스탠딩을……??
백일몽의 에덴 @daydreamEDEN
20xx0224 첫콘 윤이든 preview
사랑이 눈에 선명히 보이는 순간
#윤이든 #이든 #EDEN #레브 #REVE
(노래하다가_천장_보는_윤이든.jpg) (인이어_빼는_윤이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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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제리 @YE_Reve
xx0224 첫콘 <빌런(villain)> 유닛 무대 프리뷰
어떻게 사람이 섹시랑 큐티를 한 번에 다 소화할 수가 있지
#이든 #예현 #EnY #레브 #REVE
(이든_넥타이_당기는_예현.jpg) (넥타이로_예현_눈_가리는_이든.jpg)
(손하트_만든_예현_이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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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ddnight0
레브가 잡아준 콘서트 티켓 추첨 당첨자의 콘서트 후기
:도빈이 최애됐어요 2층 14번 구역 좌석 잡아준 것부터 호감 MAX였는데 도빈이 솔로무대 보고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흐름..같은 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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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소녀 @dreamgirl
팬이벵때 다른멤들 다 우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2E만 안 울었음
다들 울지마 외치는데 내 옆좌석 2E최애분 혼자 무슨 저주하는 흑마술사처럼 무대 노려보면서 울어 울어 이러고 계심
우나? 싶었는데 천장 한 번 보고 바로 멀쩡하게 노래부르더라 독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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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화지 @paper783
@dreamgirl 님에게 보내는 답글
ㅅㅂ 2E 울리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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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소녀 @dreamgirl
@paper783 님에게 보내는 답글
눈에 해가 되지 않는 가루 뿌리기? 눈 밑에 치약 바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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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화지 @paper783
@dreamgirl 님에게 보내는 답글
눈을 공격해서 생리적인 눈물을 나오게 하는 방법밖에 없는 거냐고
(잠김)몽일 @illiili
콘에서 레브 신곡 듣고 왔는데 좋긴 좋거든? 그런데 들으면서 살짝 엥? 했어
이제까지의 레브 스타일이랑은 좀 떨어져 있다고 해야 하나
방향을 갑자기 너무 확 튼 거 아닌가 싶음;;
마음에 들어요 13
(잠김)ㄹㅂ♡@111111mong
오늘 콘 중반까지 A구역 앞에서 유독 팬섭 자주 하던데 설마 A구역에 멤버 여친 온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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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김)뉴트리아밈뇌절그만 @hamzziuj
여친은 모르겠고 어떤 할아버지 계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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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김)ㄹㅂ♡@111111mong
아 할아버지 발견하고 레브가 재롱잔치 해 드린 거였구나
뭔가 갬동이네
꿈♥백일몽 @revedream
레브 첫콘 후기
스탠딩 A구역에서 오늘만큼 뒤에서 안 밀었던 적은 처음이었던(이유는 후술..)
팬섭 역대급으로 쏟아져서 행복했고 애들이랑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계속 얼굴 보면서도 실감이 안 났다
평생 사랑할게
(윤이든이_찍어 준_셀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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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백일몽 @revedream
그리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개념 좀 탑재하고 삽시다 자기는 좌석 잡았으면서 젊은 사람들도 힘든 스탠딩을 건강도 안 좋으신 할아버지께 잡아드리면 어떡해요
본인 조부님은 손녀 덕질 이해해 보시겠다고 콘서트도 같이 오셨는데 본인 아이돌 콘이 할아버지께 힘들고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뿌듯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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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야일몽해 @REVEluv
@revedream 님에게 보내는 답글
실화야??? 이건 역대급 패륜 아니냐
본인 할아버지 정신만 타격한 이든이는 ㅈㄴ 효자였다 이제 이든이에게 효륜좌라고 하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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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백일몽 @revedream
@REVEluv 님에게 보내는 답글
이거 말고도 더 있는데 할많하않……
할아버지 중간에 결국 시큐 부축받아서 나가셨는데 자기는 좌석에서 콘 끝까지 다 보고 갔으면 그건 그거대로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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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quare8236
@revedream 님에게 보내는 답글
이 정도면 레브 지능형 안티 아닌가
본인 할아버지까지 안티팬을 늘리고 싶었던 게 아니고서야
쓰다 보니까 또 한국인이라면 탑재하고 있는 유교 정신 때문에 열 받아서 씩씩거리며 저격글을 작성한 김모 양과 달리 그 저격글의 저격 상대 하나는,
“헐, 우리 집 말고도 또 할아버지 스탠딩에 보낸 사람 있었나 봐. 이 사람도 A구역이네. 와, 역대급 무개념 덕분에 우리 집 묻힌 듯? 다행이다.”
“엥, 정아 너 저격 아니야?”
“노노, 우리 할아버지는 내 덕질 이해해 보려고 가신 게 아니라 이든오빠 보러 가신 거라서 이유가 전혀 달라. 이 할아버지는 펜스 못 잡으셨나 보다.”
자신이 저격글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이유를 쥐어 짜내며 안도하고 있었으며.
또 나머지 하나는,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너희 내일도 콘서트 하려면 체력 비축해야지! 뒷풀이 적당히 하고 숙소 들어가!”
“나는 김도빈이 콘서트 사흘 내내 운다에 한 표.”
“저도요.”
“헐, 그럼 저는 이든이 형이 하루 정도는 울 것이다에 한 표.”
“엥, 오늘도 안 울었는데 절대 안 울걸.”
“그래, 인마. 내가 너냐?”
그 저격글을 아예 읽지도 않았다.
읽었더라도 사촌 동생과 마찬가지로 자기 이야기인 줄 모르고 세상 말세라고 혀나 차고 있었을 것이다.
* * *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다른 곳에 먼저 전화를 드리고 그다음으로 곧바로 윤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얌마, 윤정아! 너는 할아버지 안 말리고 뭐 했냐? 내가 스탠딩에서 할아버지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나는 진짜 스탠딩 영상까지 보여드리면서 말렸어! 할아버지 못 버티실 거라고 분명 말렸다니까? 내가 그 말을 하고 할아버지가 이때까지 오른 산봉우리 이름만 30분간을 들었어, 오빠. 본인은 등산으로 단련되어서 괜찮다면서 고집을 안 꺾으셨다고.
방금의 전화에서 할아버지가 불평불만과 함께 내뱉었던 한탄을 기억해 내고 윤정아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 진짜로 콘서트 할 때 예현 형 사진 찍어 오라고 할아버지에게 문자 보냈냐?”
-아니, 토크할 때 할아버지께 괜찮으시냐고, 힘들면 시큐 바로 부르시라고 문자 보냈는데 할아버지가 완전 멀쩡하다고, 버틸 만하다고 하셨단 말이야. 그래서 그 말 믿고 그냥 부탁드렸지……
“이야, 이제부터 네가 나 제치고 불효손 no.1 해라. 그 영감님 자존심을 그렇게 모르냐.”
킬킬거리며 전화를 끊다가 그러고 보니 내가 할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먼저 전화를 드렸다는 걸 깨닫고 잠시 멈칫했다.
초대석 티켓이 있는데도 굳이 굳이 스탠딩에 오신 거, 혹시 할아버지의 빅피쳐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