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2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249화(249/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249화
앞선 인터뷰에서 참가 이유를 잠깐의 일탈이라고 대답한 이상, 아이돌 래퍼라는 내 정체성을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었다.
“제가 방금 보여드린 모습 그대로 임하겠습니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도 있는 거니까요.”
다만, 언더 출신이라는 이름값 역시 포기할 수 없었기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는 적당히 둘 다 아우르는 대답을 택했다.
내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BQ9은 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었다.
주머니에서 꺼낸 합격 목걸이를 그가 직접 내 목에 걸어주었다. DROP THE BEAT 4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박힌 묵직한 목걸이가 가슴팍에서 달랑거렸다.
“이제 좀 스타일이 어울리네.”
픽 미소지으며 내 어깨를 두드린 BQ9이 다음 참가자한테로 걸어갔다.
뭐지? 선시비를 걸어 놓고 왜 저렇게 반응이 평온하지? 묘한 기분을 끌어안고 스태프의 손짓에 따라 출구로 향했다.
내가 출구에 도달하기도 전에 또 한 명이 탈락했다. 과연 3초 심사의 법칙이었다.
나가기 직전, 카메라 앞에 붙잡혀서 목걸이를 카메라에 잘 보이도록 살짝 들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쭉 멋있는 무대 보여드리면서 위로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반에는 겸손 콘셉트가 최고다. 오만한 놈이 일찍 떨어지면 모두가 즐거워하지만 겸손한 놈이 떨어지면 모두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니까.
굳이 탈락시키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비호감 이미지를 뒤집어쓸 필요는 없지.
마이크를 반납하자 그것을 받아들며 스태프가 전달 사항을 말해 주었다.
“2차 예선일은 따로 문자로 공지 가실 거고요, 2차 예선 때 꼭 목걸이 들고 와 주세요. 2차 예선에서 탈락하면 목걸이를 반납해야 하거든요.”
시즌 3 1차 예선에서 붙었다가 2차 예선에서 떨어져, 방송국 씹새들이 합격 목걸이를 줬다 뺏었다고 난리를 치던 김준범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3차까지는 올라가야 합격 목걸이 소장이 가능하구나.
밴을 타고 숙소로 향하던 도중, 용철이 형에게서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용철이형- 야 이든아 비큐나인이 마지막 질문은 대본이었으니까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전해 주라더라] 오후 7:32용철 형의 문자에 BQ9을 향한 악감정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그래, BQ9도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어.
와, 그런데 이런 것까지도 대본이야? 장난 아닌데?
그렇지 않아도 악마의 편집으로 악명 높은 방송사라 어느 정도 자극적으로 방송을 이끌어 갈 대본 정도는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첫판부터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회귀 전에도 DTB는 꾸준히 챙겨봤던 터라 어떤 포맷으로 돌아가고 어떤 유형의 래퍼가 주목을 받는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게다가 시즌 4는 내 기억상으로는 자극적인 매치들을 도입하여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욕도 엄청 얻어먹고 시즌 5부터는 살짝 순화시켜 자중했지만.
“나 왔다.”
새벽에 집을 나섰건만 숙소로 돌아온 건 저녁 8시가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1차 예선으로 하루를 통으로 날리다니.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작업실로 갈 생각도 안 들었다.
오늘이라면 불면증을 겪지 않고도 푹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형, 합격했어요?”
물론 있는 곳이 숙소라 당연하긴 하지만 맨발로 달려 나온 김도빈이 우렁차게 외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텅 빈 내 목을 발견한 김도빈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엥, 합격 목걸이 어디 있어요? 설마…….”
내가 탈락했다고 제멋대로 판단을 내렸는지 김도빈이 말을 잇지 못하고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입을 틀어막았다.
“야, 당연히 합격이지!”
타박하며 주머니에 넣어 놨던 합격 목걸이를 꺼내어 눈앞에 흔들어 주자 역시 형은 합격할 줄 알았다며 김도빈이 열렬히 박수를 쳤다.
김도빈이 역시 리액션 하나는 기가 막힌단 말이지.
리액션이 마음에 들어 덥석 합격 목걸이를 쥐는 손길에도 굳이 뺏지 않고 내버려 뒀다. 김도빈과 류재희가 서로 목걸이를 한 번 목에 걸어보겠다고 투닥거렸다.
차례로 한 번씩 목에 걸고 인증 샷을 찍은 둘은 기어이 소파에 앉아 있던 서예현한테도 목걸이를 씌웠다.
“와, 드디어 예현이 형한테 안 어울리는 거 하나 찾았다.”
“그러게, 그래도 명색이 레브의 래퍼라인인데.”
김도빈과 류재희의 목에 걸려서도 어느 정도 어색함은 있었지만, 서예현의 목에 걸린 합격 목걸이는 정말로 위화감이 들 정도로 안 어울렸다.
백조 대가리에 닭벼슬 꽂아놓은 꼴이랄까. 그 정도로 안 어울렸다.
“아니, 이런 목걸이 패션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투덜거리며 합격 목걸이를 벗어 내게 내민 서예현은 내가 합격 목걸이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떨떠름한 얼굴이 되었다.
“얌마, 네가 내 패션을 일러바친 바람에 내가 이 꼴로 가서 얼마나 쪽팔렸는지 알아?”
류재희에게 가볍게 목 마시지라 쓰고 헤드록이라 부르는 것을 시전해 주며 투덜거리자 형을 조금이라도 덜 욕먹게 만들고 싶은 제 깊은 뜻을 모른다며 류재희가 맞받아쳤다.
“형은 이게 슬럼프 극복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활동의 연장선이라고도 생각을 하셔야 해요. 자기가 파는 아이돌의 지나치게 네츄럴하고 힙찔이스러운, 츄리닝에 슬리퍼 상태를 방송에서 보고 싶어 하시는 팬분들은 거의 없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꼬집는 류재희의 말에 할 말이 없어져 입을 다물었다.
“형의 컨디션 난조로 활동이 단축되었다고 공지가 올라온 상태라 아무래도 눈치는 봐야 하거든요. 물론 방송까지는 좀 남았다지만 촬영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피셜이 다 뜰 테니까요. 1차 예선 대기 사진이 찍혀서 올라올 수도 있고요.”
그럼 내가 혹시 입고 가려 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방송을 탔으면 초심도가 깎였으려나?
[네, 깎였을 겁니다.]시스템의 대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역시 레브의 해결사 류재희. 막내 말 들으면 역시 손해 볼 거 하나 없다니까.
“잠깐만, 그럼 2차 예선은 뭐 입고 가지? 제일 까리한 우리 활동 무대의상이 뭐였더라? 때 무대의상 아직도 있나?”
“오늘은 청량으로 승부 봤으니까 2차 예선은 섹시로 가죠?”
김도빈의 헛소리를 무시하며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최고의 광대가 되어 주마.
이제는 fxxking 힙찔이 스타일이 아니라 real 아이돌 스타일을 보여 주겠다고.
물론 서바이벌 내내 계속 입겠다는 소리는 아니고, 적당히 기강 잡힐 때까지?
* * *
HOT! [DROP THE BEAT 시즌 4 1차 예선 대기 현장에 있었던 남돌 모음.jpg] [+899]
(레볼루션_BT(비티).jpg)
(네디온_신희운.jpg)
(9Days_민.jpg)
(레브_윤이든.jpg)
(X10_이로.jpg)
(뉴프레임_KIBA(키바).jpg)
인증 샷 찍힌 남돌들 위주로 모아봄
더 있을 수도 있음
댓글
익명 1 많이도 나간다
익명 2 와 윤이든 이번 시즌에 나올 거다 아니다 말 많았는데 결국 나가네
익명 3 아 이로야 제발…… 네 팬이지만 솔직히 네 실력이 거기 나갈 급은 아니잖아…… 왜 흑역사를 제일 이슈되는 곳에서 박제하려 그래……
익명 4 한 명만 서바 장르가 다른 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 4번째도 DTB에서 찍힌 사진 맞지?ㅋㅋㅋ
익명 5 태범아 차라리 그냥 4짤처럼 아이돌스럽게 입고 가지 그렇게 힙찔이처럼 입고 가 봤자 어차피 거기 래퍼들에게 너는 걍 아이돌일 텐데
익명 6 저기서 1차 예선 붙은 애들은 몇 명이나 되려나
익명 7 윤이든 컨디션 난조로 활동도 단축했으면서 래퍼 자아실현 하려고 개인 서바 나온 거야? 대단하네ㅋㅋㅋ
익명 8 ☞익명 7 자아실현이요……? 자아를 저 중 누구보다도 죽이고 계신 거 같은데
익명 9 ☞익명 7 옷을 봐라 그럴 사람이 아니다
익명 10 레브 팬들 그냥 여러모로 부럽다ㅠㅠ
익명 11 희운아 제발 바지 좀 올려
익명 12 윤이든보다 랩 못하는 애들도 힙찔이룩 입고 있는데 막상 윤이든은 아이돌룩 입고 있는게 웃기다 아니 사실 안웃김 찐 언더 출신 윤이든도 안 입은 힙찔이룩을 강찬민 네가 왜 입는데 ㅆㅃ
익명 13 벙거지 ㅅㅂ 태우고 싶다 누구는 베레모 쓰고 왔는데 내새끼는 거지 왕초 벙거지 쓰고 왔네
익명 14 1차 예선에서 떨어진 거 방송에 박제돼서 쪽당할 바에는 그냥 통편집해줬으면
익명 15 와 4짤 대단하다 어떻게 저런 옷을 입으면서도 인상이 하나도 안 죽을 수가
익명 16 DTB 4 첫방 언제야?
익명 17 ☞익명 16 아마 6월 말? 아직 한 달 넘게 남음
(댓글 더 보기)
꿈♥백일몽 @revedream
누구누구들이 선동 물타기 안 휘말렸으면 활동단축도 안 됐죠?
양심 있으면 그룹 내팽개치고 자아실현이네 개인 활동 욕심이네 뭐말 얹지 말고 응원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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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호 @dkffnalsbaghdlf45
울 2E이가 활동기 때도 안 보여 준 키라키라 아이돌 모습을 보여 줬는데 누가 례술병 타령을 하였는가
(윤이든_DTB_1차예선_대기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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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든 @blackcateden
작년에 그렇게 난리 났을 때도 꿋꿋이 안 봤는데 올해 이렇게 DTB를 보게 되는구나
청량으로 한 번 나왔으니까 다음은 섹시로 부탁해
공유 13 마음에 들어요 45
* * *
2차 예선까지는 일주일이 남았다.
2차 예선은 프로듀서들 앞에서 랜덤 비트에 60초간 랩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시즌 3까지는 4FAIL이면 탈락, PASS가 하나라도 있으면 통과였지만, 시즌 4는 달랐다.
프로듀서 팀은 각 팀별로 두 명씩, 총 네 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즌 3까지는 한 팀이 한 의견으로 평가를 했다면 시즌 4에서는 프로듀서들이 팀이 아니라 각자 평가를 했다.
총 여덟 명의 프로듀서 앞에서 60초간 랩을 선보이며 네 명 이상의 PASS를 얻어야지만, 통과가 가능하다.
기준이 더 빡세졌지. 이전에는 한 프로듀서 팀의 스타일을 공략하는 방법으로만 가도 탈락은 면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런 요령이 불가능하다는 소리였다.
‘뭔 상관이야. 그냥 ALL PASS 받으면 되지.’
귀찮게 요령 같은 걸 왜 부려?
다만 용철이 형과 지원이 형이 내 지인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터라 지인 찬스로 올라갔다는 말이 나오지 않으려면 그야말로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끔 압살을 해야 했다.
비트는 랜덤이라 무슨 비트가 나올지 몰랐지만, 나같이 주목받는 놈들에게는 방송 각을 뽑기 위하여 소화하기 힘들게 구린 비트를 줄 확률이 높았으므로 프리스타일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다.
뭐, 적당히 가사 라임이랑 펀치라인 틀만 잡으면 되겠지.
지금의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2차 예선에 입고 갈 의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