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258)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258화(258/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258화
DTB 시즌 4 예고편이 뜬 건 사흘 전이었다.
Wnet의 공식 너튜브 계정에 올라온 동영상은 올라오자마자 단번에 제일 이슈로 떠올랐다.
DROP THE BEAT Season 4 [DTB4 예고편 최초공개]
* * *
[힙합 서바이벌 DROP THE BEAT의 귀환!] [역대급 경쟁률! 역대급 도전자들이 모였다!]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룬 1차 예선의 대기 장면이 드론샷으로 자막과 함께 화면에 떴다.
포즈를 잡고 소파에 앉아 있는 프로듀서 네 팀을 각각 한 번씩 비춘 후, 본격적인 촬영분으로 컷이 넘어갔다.
[더욱 치열해진 경쟁!] [BQ9: 불만 있으면 저희한테 따지시지 말고 랩으로 말하시면 돼요. 그런데 기회 줘도 못했잖아.]정색한 BQ9의 표정과 고개를 푹 숙이고선 기도하듯 두 손의 손깍지를 맞잡아 낀 채로 서 있으면서 서로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피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번갈아 비치고.
[??: 와, 이건 아니지.] [??: 너, 나와.] [??: 아, 지금 나하고 한 판 해 보자는 건가? 나를 무시해서 그런가?] [??: 뭔가 착각하시는 거 같은데 이거 서바이벌이에요. 이거 개인전이라니까?]얼굴이 흐릿하게 가려진 래퍼들의 신경전이 뚝뚝 끊어진 컷으로 짧게 나왔다.
[탈락시키지 않으면 탈락한다] [뺏지 않으면 뺏긴다] [파이트머니와 자존심을 건 살벌한 랩 배틀!]어떤 상황인지, 누가 나오는지 예측도 하기 힘들 만큼 장면이 빠른 속도로 촤르륵 지나갔다.
[몰틱: 대체 왜 나오신 거예요?]소파에 앉아 있다가 몸을 기울이며 묻는 몰틱의 모습이 점차 흐려지더니 화면이 검은색으로 바뀌며 웃음기 서린 목소리가 울렸다.
[??; 낙서나 하나 남기고 가려고요.]자막이 지워진 화면에 DTB 4라는 글자가 박힘과 동시에 DTB의 상징이 되어 버린 합격 목걸이가 화면에서 달랑거렸다.
[6월 28일 금요일 밤 11시 첫 방송]댓글 3.1천
루두미 • 16시간 전
오 BQ9 개쎈데? 나였음 저 말 듣고 질질 짜면서 집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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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5
역시 이전 시즌에서 디스만으로 티거 가사 절게 만든 짬바 어디 안 가죠? ㄷㄷ
└파이π
디아이만 프로듀서로 나올 줄 알았더니 비큐나인도 나오네?
태훈김 • 14시간 전
과연 시즌 4가 시즌 3의 영광을 뛰어넘을 수 있으려나
개인적으론 시즌 3이 너무 레전드여서 이거 넘기는 힘들 것 같은데
좋아요 3.4천
└qkrehdgk0705
덥넷이 칼 갈고 미션 ㅈㄴ 극단적으로 만들어서 미친 전개를 선보이거나 아님 시즌 3은 기억도 안 나게 만들 미친놈 하나 나오거나
JOY • 10시간 전
이번에는 덥넷이 또 악편으로 누구를 골로 보내버릴까 궁금하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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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레몬
플로디크 the ‘악편의 순교자’
└duddjghldhkrhdqn
나름 우승 후보로도 손꼽히던 양반이 악편 때문에 이미지 훅 나락 간 게 탈락에 큰몫했지 솔직히 본선 2차 무대가 R-NZ에게 질 수준은 아니었음
└op652alk21
플로디크랑 디아이랑 짬 차이가 얼만데 플로디크가 일방적으로 디아이한테 열폭하는 것 같이 보이게 악편한 덥넷이 미친놈이제
└멀봐
댓글 모니터링 하려나? 덥넷아 열폭서사 질린다 다음에는 라이벌 서사로 가져와라
RideorDie • 14시간 전
시ㅅㅣ시히시발 이든아 딱 한 마디로 사람 설레게 하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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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 9시간 전
마지막 뭐임? 효륜좌 가사 표절이냐 본인 등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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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ㅂ좌
댓글에 빠순이들 ㅈㄴ 붙은 거 보니까 본인 등판 맞는 듯
└dasalkfa77
1차예선 목격담 떴음 ㅇㅇㄷ 맞음
└홀리sxit
하 ㅅㅂ 보인다 인기투표화 돼서 개판 꼴 날 미래가 보인다 DTB 3때도 그거 때문에 개빡쳤는데
냥냥 • 3시간 전
국힙원탑 윤이든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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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fk
솔로곡 하나 있으면서 국힙원탑은 개뿔
솔로앨범이나 내고 비벼라 ㅉㅉ
└A에이A
응 그래봤자 아이돌ㅋㅋㅋㅋㅋ
(……)
다섯꿈영원해 @fiveonezero
에효 모르겠다 이든이 하고 싶은 거 하는 건 좋은데 하필 개인서바+힙합서바라 썩 반갑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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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브 @REeeve
DTB에서 아이돌 래퍼라고 우리애 무시당하는 거랑 악편당하는 거 보면서 대리 스트레스받기
Vs 힙합빠들이 힙합판에 빠순이들 붙어서 물 흐린다고 욕하는 거 보면서 스트레스 받기
Vs 효륜좌를 이어 우리애한테 붙은 또 다른 좆 같은 밈 보면서 스트레스받기
│
레이브 @REeeve
이건 이든이가 거기에서 복근공개라도 하지 않는 이상 볼 이유가;;
1001몽 @thousandonemong
옛날에 한 번 커뮤 돌았던 1차 예선 룩 생각하면 좀 솔깃하긴 한데 윤리다가 계속 그런 스타일을 고수할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기에…… 그냥 베레모이든 나오는 첫방만 보고 다음은 탐넘 짤로만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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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통편집을 부르짖으신 것치고는 예고편에 쓰기 너무 좋은 명대사를 날려 주셨는데요, 형.”
류재희의 키득거림에 한숨을 푹 내쉬며 대꾸했다.
“저거 피처링 가사 재탕이라고. 각오 한마디 해 달라는데 저기에서 ‘아이돌 래퍼라고 무시하는 놈들 다 잘근잘근 짓밟아 버리겠습니다.’ 이럴 수는 없잖아.”
내가 아이돌이라는 게 공격 거리가 될 수 있긴 했지만, 이제 디스전도 끝났겠다, 이제 본선을 앞두고 있는데 나를 아이돌 래퍼라고 무시하는 놈들은 없을 거다, 아마.
내일 촬영이 끝나면 첫 방을 볼 수 있을 터였다. 아마 때처럼 멤버들과 함께 단체로 보겠지.
어차피 1차 예선에는 내가 나와도 1분도 안 되는 분량으로 짧게 나올 테니 멤버들과 함께 시청해도 상관이 없었다.
문제는 2차 예선이었다. 탈락이 하도 충격이어서 내가 그때 표정 관리를 했는지 안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그 모습을 멤버들에게 보이기는 좀…….
김도빈은 DTB를 보며 DTB 푸드를 먹어야 한다며, 그러니까 오늘 미리 메뉴를 정해 놓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다가 서예현의 ‘칼로리 읊어 봐’ 공격으로 인해 전의를 상실하여 우리의 DTB 푸드는 물이 되었다.
그러게 입 다물고 있었으면 내가 내일 오면서 치킨이라도 한 마리 사 왔지, 쯧쯧.
일단 서예현에게 말 안 하고 사 와서 펼쳐 놓고 만류하기 전에 입에 넣으면 서예현도 차마 싱크대의 음쓰봉지에 처박지 못하고 순순히 우리가 먹게 둘 텐데.
아직도 이걸 모르냐, 바보 같은 김도빈아.
“윤이든 너 진짜로 내일 치킨 같은 거 사 오면 안 돼! 알겠지?”
서예현이 이렇게 나오면 내가 멤버와의 원만한 교우 관계를 위해서라도 치킨을 못 사 오잖아.
서예현이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내가 저 말 조까고 치킨을 사 오면 분명 갈등 조장 어쩌고로 초심도가 깎인다니까.
“준아, 예현 형이 치킨만 사 오지 말라고 했으니까 피자는 괜찮으려나?”
갑자기 든 좋은 아이디어에 견하준에게 속닥이자 견하준이 여상히 대꾸했다.
“글쎄, 아마 예현이 형이 뒷목 잡고 쓰러지지 않을까?”
그걸 또 서예현은 용케 들었는지 피자, 족발, 햄버거, 중국집, 이런 거 다 안 된다고 금지 음식의 종류를 더 늘려 나가고 있었다.
쩝, 말하지 말고 사 올걸. 내가 김도빈이랑 별반 다를 거 없는 짓을 했구나.
이튿날.
대망의 첫방 당일이자 조별 음원 미션 라운드 첫 촬영일.
“오늘은 최대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복장을 하고 가야 하는데. 보자마자 따르고 싶어지는 그런 복장이 없을까.”
“갑자기 리더십이 왜 나와요? 형이 레브 리더라는 걸 강조할 만한 일이 있어요?”
내 진지한 중얼거림에 류재희가 궁금증 서린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음원 미션 조장이거든. 이 형이 디스전 파이트머니 보유 금액 1등이란다. 참고로 네가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 유출되면 4억 물어내야 하니까 꼭 비밀 엄수하고.”
한껏 뿌듯한 얼굴로 척, 나를 가리키며 경고문을 덧붙여 대답해 주었다.
“헐, 벌써 음원 미션이구나. 팀원은 다 정했어요?”
류재희의 말에 고개를 까딱였다. 내가 정해 봤자 의미 없었다.
내가 팀원을 정하는 게 아니라 나머지 참가자들이 조장과 비트를 보고 어느 팀으로 갈까 정하는 것이니까.
시즌 4에서 바뀐 규칙이라 류재희가 모르는 건 당연했다.
참고로 시즌 3까지는 류재희가 알고 있는 대로 조장이 팀원들을 고르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시즌 3에서는 보유한 파이트머니의 액수순으로 비트 선택권을 줬지만, 시즌 4에서는 뽑기 우선권을 줬다.
비트도 완전히 운빨 랜덤이라는 소리다.
이러면 대체 조장의 메리트가 뭐냐고,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피 터지게 파이트머니 쟁탈전을 치른 거냐고 시청자들에게 존나게 욕을 처먹고 다음 시즌부터는 원래대로 돌려놨지.
그냥 전 시즌이랑 똑같이 할 것이지, 괜히 자극적으로 전개 뽑아낸답시고 안 그래도 뽑기 운 더럽게 없는 사람을 서럽게 만들어.
“야, 도빈아.”
일단 레브 멤버들 중에서 제일 운이 좋은 김도빈을 잡고 요구했다.
“1부터 5까지 중에서 하나만 찍어 봐.”
“4요.”
망설임 없이 숫자를 부르며 손가락 네 개를 펼쳐 보이는 김도빈에게 물었다.
“왜?”
“제가 레브 넷째니까요.”
김도빈이 특유의 눕힌 3자 입 모양으로 웃었다.
“대표님, 1부터 5까지 중에 숫자 하나만 찍어 주세요.”
-4?
“오, 감사합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 운발 하나는 가장 타고난 대표님과의 통화까지 마치자 오늘의 행운의 숫자는 4로 굳어졌다.
“오케이, 숫자는 선택했고 이제 뭐 입고 가지?”
“형이 전에 받았던 유격 조교 모자 쓰고 가요.”
“따르긴커녕 ptsd만 자극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아직 그걸 쓰기에는 좀…….”
미필이 썼을 때 받게 될 악플들과 빈정거림이 벌써 눈앞과 귀를 아른거리는 듯했다.
“제복은요?”
“그건 다른 사람들이 너무 기죽지 않겠냐. 좀 친근한 이미지까지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걸로 아이디어 좀 내봐라.”
‘멋있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벗어나지 못하는 류재희와 너 자체가 리더니까 본연의 모습으로 가라는 견하준과 또 정장을 재탕하라는 노잼 아이디어를 낸 서예현과 아무 생각 없는 김도빈의 의견을 뒤로한 채 결국 내가 의상을 골랐다.
스타일리스트 누님의 만류에 의해 차마 준비한 모자는 쓰지 못하고 촬영장으로 향했다.
“파이트머니 보유 액수 1등부터 5등까지는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MC의 말에 성큼 앞으로 나갔다. 나를 향한 눈빛들에 스포츠 고글을 쓱 올리며 비죽 웃었다.
누가 봐도 뒤따라오고 싶을 만한 풀장착 등산복 주머니에 꽂힌 선두 깃발. 완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