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25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259화(259/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259화
이번 미션의 룰은 간단했다.
각 팀에 배부된 비트에 맞추어 곡 작업을 하고, 방송 전에 선공개된 음원 성적으로 순위를 가른다.
그리고 1등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생방송 무대에서 가장 평가가 낮은 팀원 한 명이 탈락한다.
무조건 1등 조가 되어야지만 탈락의 위협 없이 무사히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비트는 총 다섯 개. 각 번호마다 다른 비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원하시는 숫자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조장이 된 다섯 명이 1번부터 5번까지의 번호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번호에 맞는 비트가 흘러나온다.
나머지는 그 비트를 듣고 원하는 곳에 줄을 서면 된다. 단 한 팀당 네 명씩. 딱 한 팀만 예외로 다섯 명.
1등인 내게는 제일 먼저 번호를 선택하는 특권이 주어졌다.
“이번 DTB가 시즌 4니까 4번 선택하겠습니다.”
내가 ‘4’라고 적힌 종이를 들자 곧바로 4번 비트가 흘러나왔다. 비트를 듣는 참가자들의 얼굴이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나는 정반대로 기쁨에 입을 틀어막았다. 역시 운발 하나는 기가 막히는 김도빈과 대표님 픽!
4번은 회귀 전의 DTB 4 음원 미션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비트였다.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살리기 더럽게 어렵지만 살리면 성공은 무조건 보장되는 비트’.
회귀 전 준우승자인 스코언이 뽑은 후 만장일치로 꼴등이라는 예측을 받고 절망했다가 기가 막히게 살려내서 단번에 반전 서사를 뽑아낸 그 비트가 당첨된 것이다.
게다가 현재까지 생존한 참가자는 모두 21명.
다섯 조로 나누면 필연적으로 한 조는 다섯 명의 팀원을 가지게 되는데, 파트 분배를 고려하면 팀원 수가 적은 편이 유리하다. 노래가 길어질수록 마이너스니까.
노래 한 곡에 5분씩 잡아먹는다고 생각해 봐라.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명곡을 뽑아낼 자신이 없으면 그건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다른 조장들도 파이트머니 금액순으로 번호를 뽑았다. 다섯 개의 비트를 모두 들은 참가자들의 팀 선택 시간이 다가왔다.
가장 살리기 어려운, 도박이나 다름없는 비트를 뽑아서 그런가 참가자들은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쭈뼛거리며 다가온 딱 네 명이 끝이었다. 싸이퍼나 디스전 때 별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던, 무난한 래퍼들이었다.
기깔 나고 살리기도 쉬운 유피의 팀에 참가자들이 몰린 탓에 유피에게 팀원 선택권을 주는 모습에 우리 조 팀원 하나가 중얼거렸다.
“여긴 1등인데도 메리트가 존나 없네.”
“그러게요.”
내 대꾸에 그가 눈에 띄게 흠칫했다.
“왜요?”
“아니, 선글라스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녹화 끝나고 산악회 가시는 거 아니죠?”
“당연히 아니죠.”
“그런데 왜 그렇게 입고 오셨어요……?”
조심스러운 물음에 볼을 긁적이며 대꾸했다.
“다가오기 힘든 리더보다는 친숙한 리더의 모습을 연출해야지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물론 비트가 까다로워서 조졌지만. 우리 팀원 중 하나인, 교복을 입고 온 고등학생이 물었다.
“혹시 학생부장 선생님이 모티브세요? 저희 학교 학생부장 쌤, 맨날 등산복 입고 다니시는데.”
“아니요, 산악회장이요.”
고등학생의 말을 정정해 주며 팀을 대체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번 미션은 음원 작업 과정까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 방송으로 내보내진다.
이 과정이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덥넷의 악편에 달려 있었다.
오늘 촬영은 팀 선택으로 마무리되었다.
녹화가 끝난 후, 팀원들과 번호를 교환하고 DTB 본방사수를 위해 빈손으로 숙소로 향했다.
뭐라도 사 가고 싶긴 한데 본방이 밤 11시라 서예현이 또 잔소리한다니까.
* * *
대중의 뜨거운 관심 속에 드디어 막을 올린 DROP THE BEAT SEASON 4.
DTB 1화의 내용은 1차 예선전이었다.
바로 작년 시즌인 시즌 3 때보다 몇 배가 뛴 지원자 수 덕분에 그만큼 어그로도 실력자도 유명인도 대거 등장했다.
-ㅅㅂ 이게 힙합서바이벌인지 천하제일븅딱선발대회인지
-랩을 좆같이 한 건 저 새낀데 왜 수치는 내가 느끼는 거냐
-스코언 나왔네 게임 끝났다
-스코언이 우승 안 하면 누가 하냐
웬만한 어그로와 유명인들의 심사가 끝났겠다, 이제 여기에서 더 나올 게 있나 싶던 차, 야외 대기 줄의 누군가를 카메라로 찍거나 사인을 받는 장면이 나왔다.
[대기하는 참가자들의 주목을 끄는 이들!] [‘DTB 4측 “윤이든, BT, 이로, KIBA 등 아이돌 가수들 대거 예선 참가.”’] [‘윤이든, BT, KIBA, 신희운…이 중 DTB 합격 목걸이를 받을 주인공은 누구?’] [‘별들의 전쟁…아이돌 래퍼들의 DTB 4 출격’]1차 예선 목격담과 인증샷이 커뮤에 한차례 돈 이후 올라온 뉴스 기사 헤드라인 캡쳐들이 화면에 줄줄이 박히고, 호기롭게 DTB 4에 도전했던 아이돌들의 모습이 단독샷 한 컷도 아닌 분할 화면에 한꺼번에 나왔다.
-그러니까 쟤네는 다 탈락했다 이거지?
-2차 예선까지 간 아이돌 래퍼 있긴 함???
몇몇은 특별히 짧게 지나가는 그룹 뮤직비디오와 함께 분량을 받긴 했다.
-아이고 이로야 내가 흑역사 될 거라고 했잖아악!!!!!
-랩 실력 실화냐 저게 랩인지 가사 빨리 읽긴지
-‘아이돌 래퍼 수준’
-우리 희운이 가사만 안 절었어도…….
[아이돌 래퍼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가운데-]랩 평가가 이루어지는 체육관 바닥을 밟는 신발과 머리에 얹힌 베레모가 차례로 화면에 잡혔다.
주변인들이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웅성거렸다.
[주변 지원자: 어, 그분 아닌가?] [주변 지원자: 와, 대박. 연예인 처음 봐.] [등장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익숙한 얼굴]드디어 청자켓과 민소매 조합에 베레모를 쓴 윤이든의 얼굴이 화면에 온전히 잡혔다. 자료 화면으로 시즌 3 <낙서> 무대의 장면이 잠깐 나왔다.
[DROP THE BEAT 시즌 3 semi-final 무대에 피처링으로 깜짝 등장했던 아이돌 래퍼] [보이그룹 REVE의 윤이든!]-형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 꼴이 이게 뭐야
-효륜좌 왜 여기에서 자기 팬들에게 효도하고 자빠졌냐……
-주변 사람들 기죽여서 혼자 합격하려는 고도의 전략인가 ㄷㄷ
-레브 또 리얼리티 찍나? 저걸 이든이가 자발적으로 입었을 리가 없고 이전 공항패션 고영이든룩처럼 또 벌칙 걸린 거 같은데
-아미친 울 애기고영 청량큐티 다하네 처음보는 큐티청량 너무 귀하고요
[윤이든: 일탈이죠, 잠깐의 일탈.]야외 대기줄 컷이 교차편집되더니 윤이든이 베레모를 고쳐 쓰며 씩 웃었다.
[윤이든: 낙서나 하나 남기고 가려고요.]-예고편 마지막 대사가 왜 여기에서 나옴?
-덥넷 예고편부터 장난질쳤네 ㅅㅂㅋㅋㅋㅋ
-와 윤이든이 여기에서 우승하면 진짜 ㄹㅈㄷ 수미상관 될 텐데
└미리 성지순례 박습니다
다시, 체육관. 옆 사람의 심사를 끝내고 윤이든에게 다가온 BQ9이 그에게 툭 물었다.
[BQ9: 본인이 아이돌이라는 게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입고 온 건가요?]BQ9의 무표정과 윤이든의 웃는 얼굴이 번갈아 클로즈업되었다. 카메라가 훑듯 윤이든의 복장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한 번 담았다.
[기선 제압이 아주 제대로 되더라고요.] [도발인가 싶었죠. 아이돌 래퍼가 너희 같은 힙찔이들을 처발라 주겠다, 하는 도발.] [그 의상을 입고도 위압감이…… 어후…….] [대체 뭐 하시는 분이지……? 제가 생각하던 아이돌과도 조금 괴리감이 있는 모습?]타 지원자들이 윤이든의 주변에 몰려들어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 장면에 인터뷰 목소리들이 내레이션처럼 얹혔다.
검은색 배경의 프로듀서 단독 인터뷰 장면으로 바뀌더니 소파에 앉은 BQ9이 어깨를 으쓱했다.
[BQ9: 비꼰 건 아니고, 그냥 정말로 순수하게 궁금했어요. 본인이 아이돌이라는 걸 부각시키고 싶어서 그렇게 입고 온 건지. 아니면 본인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본인 취향이어서 그렇게 입은 건지.]화면이 1차 예선 현장으로 전환되고, 여전히 여유롭게 웃는 얼굴로 윤이든이 대답했다.
[윤이든: 메리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디메리트도 아니죠.]다시 검은색 배경, 소파에 앉은 BQ9이 당황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BQ9: ……진짜 자기 취향이야?]-나도 놀랍다 젊은 친구가 어쩌다가……
-인별에 올리는 패션스타그램 보면 저런 취향 아니던데
-아이돌 팬들은 진짜로 저런 의상 좋아함???
다시 1차 예선 현장으로 돌아와 BQ9이 랩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BQ9: 랩 한 번 볼게요.] [많은 이들의 기대와 주목 속에서 시작되는 심사]-와, 확실히 언더출신이라 그런지 앞선 애들보다는 훨씬 잘하네
-패션으로만 힙합하던 새끼들 다 대가리 박아라 저 꼬라지로 랩을 해도 ㅈㄴ 힙합이잖아
-얘는 확실히 본선까지 올라가겠다
윤이든의 랩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인 BQ9이 물었다.
[BQ9: 앞으로 언더 출신 래퍼 ED로 임하실 건지, 아니면 아이돌 래퍼 윤이든으로 임하실 건지 궁금하네요.] [윤이든: 제가 방금 보여드린 모습 그대로 임하겠습니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도 있는 거니까요.]-그렇게 입고 그런 멋있는 대사 치지 마 ㅅㅂ
-아니 지금 봤는데 피어싱도 하트네;; 의상만 보면 진짜 투머치인데 인상에 묻혀서 안 느껴짐
-나 이제 슬슬 베레모가 멋있어 보이기 시작한다
주머니에서 꺼낸 합격 목걸이를 윤이든의 목에 걸어 준 BQ9이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BQ9: 이제 좀 스타일이 어울리네.]-아니 전혀;;; 저 복장에 힙한 목걸이 걸어 놓으니까 더 안 어울리는데
-비큐 눈에 벌써 콩깍지 씐 듯? ㅋㅋㅋㅋ
누가 봐도 매우 신난 듯한 걸음으로 출구로 나가는 윤이든의 뒷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애기고영 신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ㄱㅇㅇ
-본업뽕 제대로 채워 주네 울 효자 이든이
└래퍼? 아이돌?
└아이돌 래퍼
[윤이든: 앞으로도 쭉 멋있는 무대 보여드리면서 위로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합격 목걸이를 살짝 들고 인터뷰를 하는 윤이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DTB 4 1화가 끝이 났다.
데이드림 @daydreaaam
어깨뽕 지금 너무 치솟아서 옷을 못 입겠네
이게 바로 우리 레브 메인래퍼의 위엄이다
(DTB4_1차예선_윤이든.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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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몽 @thousandonemong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DTB 감상평
:울 윤리다가 아이돌 래퍼라는 걸 부정하지 않고 임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이었음……
키라키라 아이돌 패션도 너무 감동이었음…… 덥넷이 복장 지정해 줬을 리도 없고 활동기때도 안 입을 의상을 오직 팬들을 위해서 입고 가 준 거 아니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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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윤이든의 DTB 1차 예선 패션이 팬들의 마음뿐 아니라 다른 층까지도 뒤흔들었다는 걸.
DTB 1화 방영으로부터 사흘 후.
[패션계에도 불어오는 DTB 열풍?…윤이든이 착용했던 베레모 ‘품절’]-온라인쇼핑 인기 검색어에도 ‘베레모’ 올라
디자 @dizza
dtb 안봐서 몰랐는데 왜 남자들 갑자기 머리에 베레모 하나씩 얹고다니나 했더니 dtb 출연자 때문이었음??? 대체 얼마나 잘 어울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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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 @dizza
아니시발 이건 베레모가 저 사람 머리 위에서 본연의 분위기를 못 내서 생긴 비극이다
일반남들 머리 위에서는 귀신같이 큐티 분위기 살아나서 이 끔찍한 패션 유행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