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26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264화(264/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264화
방송이 끝났다.
니지어스가 왜 내 팀을 선택했는지도 알 수 있었던 회차였다.
내 무대를 그렇게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고 있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
하지만 내가 이번 회차에서 주목한 것은 니지어스의 인터뷰가 아니라 따로 있었다.
“이런 미친! 덥넷놈들 미친 거 아니야?”
[비속어가 감지되었습니다.] [초심도 –2]미친놈들한테 미쳤다고 하는 게 잘못이야? 어?
“내가 왜 형진이랑 라이벌인데! 내가 대체 언제부터 형진이랑 라이벌이었는데! 이게 무슨 예현 형이 DTB에서 우승하는 소리냐고!”
이 망할 덥넷 놈들은 최형진의 열폭 서사를 기대했던 내게, 뭔 놈의 라이벌 서사를 곱게 포장해서 선보였다.
심지어 내가 했던 인터뷰도 짜깁기해서 최형진과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데에 쓰였다.
분명히 나는 나를 무시하는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을 향한 선포를 던진 건데, 왜 최형진의 맞받아치는 것 같이 편집되어 있냐고.
그래, 물론 최형진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내 선포는 최형진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단 말이다.
전 시즌에서 인터뷰 짜깁기 악편을 당한 용철이 형이 왜 그렇게 미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서 내가 왜 나와? 나는 DTB 나갈 생각도 없거든!”
서예현도 울컥해서 형진이와 라이벌이 되어 버린 나와 같이 열불을 토해 냈다.
“형이 나간다고 해도 뜯어말릴 거니까 넣어 둬. 이건 나 정도나 되니까 이러고 버티고 있는 거야.”
그런 서예현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DTB 제작진들이 100% 방송 각을 보고 1차 예선에서 붙여 줬다가 2차 예선에서 불구덩이로 떨어뜨릴 게 분명했다.
서예현은 정말 래퍼들 편견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정석 아이돌 래퍼가 아니던가. 잘생긴 얼굴과 국어책 빨리 읽기나 다름없는 랩 실력.
그래도 요즘은 좀 발전해서 처참하다고는 못한다.
“헐, G-TE랑 형 진짜 라이벌 아니었어요? 완전 소년만화 라이벌 구도였는데.”
방송이 짜 준 서사에 홀라당 넘어가 버린 김도빈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그게 뭔데?”
“형은 약간 이제 재능은 타고나서 쭉쭉 앞서 나가면서 주인공의 동경과 약간의 질투를 받았는데, 자기 실력에 안주하다가 결국 노력파 주인공이 넘어서 버리는 그런 롤?”
나를 가리키며 김도빈이 눈을 찡긋했다.
“난 안주한 적 없다.”
나도 랩 관련해서는 나름 노력파라고, 인마.
“그리고 왜 주인공이 형진이냐? 내가 아니고?”
“소신 발언. 형은 솔직히 주인공에 어울리는 성격이나 외모는 아니에요. 주인공 라이벌이나 악당, 켁.”
김도빈에게 헤드록이라고 쓰고 목 마사지라고 읽는 기술을 선사해 주고 있는데 갑자기 어깨에 손이 턱, 얹혀서 누군가 하고 돌아봤더니 서예현이 매우 짠하다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맞다, 그러고 보니까 우리 활동에서 큐티 컨셉을 하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아니, 굳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네가 정말로 큐티 컨셉을 향한 미련이 단 한 톨도 없었으면 네 성격으로 저기에서 토끼 모자로 귀 쫑긋 장면을 연출했을 리가 없잖아.”
뭐라는 거야? 저건 그냥 용철이 형의 질색하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 했던 짓이라고. 내가 예전에 크루 형들한테 보냈던 애교 10종 세트 영상이랑 같은 결이란 말이다.
“이해해. 네 외모 때문에 큐티 컨셉을 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겠지.”
“왜 갑자기 쓸데없이 공감 능력을 발휘하고 난리야! 녹음실에서나 속 터지는 내 마음에 공감을 쫌 해 주라고!”
속 터지는 가슴을 콱콱 두드렸다.
“준아, 저 인간한테 뭐라고 말 좀 해 봐!”
견하준을 휙 돌아보며 지원을 청하자 견하준이 내 속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다정하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다음 활동은 큐티로 가도 돼.”
“돌겠네, 진짜.”
그럼 다음 화에 나올 내 오픈셔츠와 다음 화에 나올지 다다음 화에 나올지 알 수 없는 민소매 크롭티는 섹시 콘셉트를 염원하는 내 속마음이 드러난 의상이냐? 어?
* * *
-윤이든 다음에는 뭐 입고 나올까ㅋㅋㅋㅋ 프로듀서들이랑 방청객들도 그거 궁금해서라도 탈락 못 시킬듯ㅋㅋㅋ
-개쎈캐 실력파 아이돌 래퍼에 패션+또라이력까지 더해지니까 압도적이다 진짜
-저번 시즌에도 옷 튀게 입고 나오던 관종 있지 않았나? 왜 그땐 이렇게 이슈가 안 됐지?
└2차 예선에서 떨어졌는데 이슈될 게 있음?
└지금도 2차 예선인데 핫하잖음
└저러려면 실력이 받춰 줘야 함 실력 딸리는 순간 랩도 못하는 놈이 꼴깝떨고 나대는 게 되는 거임
-지테랑 윤이든이랑 둘이 그렇게 언더 때부터 라이벌이었던가? 들은 적이 없는데
└라이벌은 모르겠고 ㅈㄴ 사이 안 좋았다던데
└언제부터 사이 안 좋은 게 라이벌이었냐
└씁 조금 억지 라이벌 구도 생성하는 감은 있었음 지테 실력이 솔직히 7PASS까지는 아니었는데 윤이든이 올패스 받는 바람에 좀 비빌 만하려면 7PASS 정도는 받아야 해서 그랬나?
└지테도 잘하는데 왜 윤이든이랑 비교하려고 깎아내리고 그러냐
└일단 지테는 정규앨범이라도 있음
└솔까 라이벌이라 하면 윤이든 내려치기지
DTB 시즌 4 2화의 이슈는 윤이든의 패션, 그리고 덥넷이 말아주는 윤이든과 G-TE의 라이벌 서사였다.
-힙합서바가 아니라 이든이 패션쇼라고 생각하고 보는 중
-개인서바여도 이든이가 이렇게 최대한 팬서비스 해 주는데 아직도 활동단축하고 자아찾기 한다고 주둥이 튀어나온 애들은 뭐지?
└22 울 이든이가 이렇게 자아를 죽이고 있는데
-아이돌 래퍼라고 무시하는 것도 없고 우리애 보면서 감탄하는 모습도 막 봐서 그런지 각오했던 것치곤 그닥 나쁘진 않은 듯?
-괜히 힙찔패션 안 보고 싶다고 DTB 거리두기 하다가 본방에서 핑머안경범생이룩토끼모자꾹꾹이귀쫑긋이든이 볼 기회 놓쳤어ㅠㅠㅠㅠ 담주부터는 무조건 본방사수 간다
-울 이든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DTB 우승도 해~
– 덕분에 이든이 언더시절 친구?라이벌?도 보고ㅋㅋㅋ
데이드림의 반응 역시 1화에 이어서 2화까지 나쁘지 않았다. 처음 여론과는 반대로 이제는 호의적인 반응들이 대세였다.
그리고 여전히 윤이든병으로 명명되는 DTB 패션 열풍 역시 현재 진행형이었다.
[패션 업계가 주목하는 DTB 열풍, 안경 완판으로 또 한 번 증명]-어쩐지 뿔테남들 요즘 잘 안보이더니 이거 때문이었냐
-베레모 유행보단 낫다
-헐 다음 DTB 잇템으로 니트조끼나 토끼모자 예상하고 있었는데 안경이었다니
└니트조끼 토끼모자 둘 다 이 여름에 쪄죽어요ㅠ
베레모에 이은 이번 유행템은 윤이든이 쓰고 나온 안경이었다. 덕분에 윤이든병이 역병으로 명명되는 꼴을 피할 수 있었다.
지그리 @gizzrii
@: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옷이 여름에 입고 나오면 더워서 뒈질 것 같은 옷이라 저 패션이 윤이든병으로 발전 안 하고 다들 안경만 손민수한 듯
가을이었으면 길거리에서 저 니트조끼 패션만 521354696명 봤을 듯
이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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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백일몽 @revedream
우리 깜장애기고영 대체 어디까지 내다본거지
베레모 때문에 윤이든병=역병 소리 돌자마자 바로 계절감 다뒤진 옷 입고 와서 유행 못타게 만들어 버리기
│
윤이든모에화그만 @AK5ASDF1Z
@revedream 님에게 보내는 답글
윤이든은 아기고양이가 아닙니다. 윤이든은 사지 멀쩡하고 키 180 이상의 인상 사나운 20대 남성입니다. 윤이든 아기고양이 모에화를 멈춰 주세요.
│
꿈♥백일몽 @revedream
@AK5ASDF1Z 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이고 내가 실수를 했네
깜고가 아니라 부농아기고영인데 ㅈㅅ
새매 @sammaaae
계절도 계절이지만 프로듀서들 토끼모자 착샷 덕분에 대충 내가 저걸 쓰고 다니면 어떤 꼴일지 보인 것 같음
그냥 핑크머리 아이돌이 써서 귀엽고 유니크해 보였던 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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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센 @dlkjf5984
토끼모자 유행 안 타서 압도적 다행……
앞으로 DTB 제작진들은 책임지고 프로듀서들한테도 윤이든이 걸치고 나온 템들 씌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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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별 음원 미션이 초반에 삐꺽거리던 것과는 다르게, 1차 녹음까지는 의외로 순탄하게 진행됐다.
니지어스가 새로 써 온 가사는 그래도 정신머리를 챙긴 버전이 되었으며.
훅은 만장일치로 내 버전과 의외로 훅 작곡에 소질이 있는 니지어스의 버전을 합친 걸로 갔으며.
파트 순서는 임펙트를 위해 내가 제일 뒤 순서로 고정된 후, 사다리타기로 순서를 정했기에 딱히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 망했는데……?’
1차 녹음본을 듣자마자 든 생각은 그거였다. 대체 어디에서부터 뜯어고쳐야 할지 막막했다. 그에 필연적으로 따라붙을 갈등도.
1차 녹음본이 완성되고 며칠 후, 조장들은 제작진들에게 문자를 받고 촬영장으로 불려 갔다.
“조장분들에게만 주어진 깜짝 게릴라 미션, 단독 공연입니다!”
게릴라 미션이라는 말에 왜 조장들만 불렀는지 회귀 전 시즌 4 애청자였던 나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이건 시즌 4에 처음 도입되는 것이라 다른 조장들은 모르는 눈치였다.
“최다 득표를 얻은 조장한테는 프로듀서 중간 점검권이 주어집니다.”
MC의 말에 나와 스코언을 제외한 셋의 표정이 굳었다.
장소와 시간, 룰을 안내받고 MC가 들어가자마자 스냅백을 거칠게 벗은 세븐킥이 짜증 어린 목소리로 내뱉었다.
“완전 인기 투표잖아, 이거.”
회귀 전에도 이걸로 욕먹고 시즌 5부터는 사라지긴 했다.
“누가 가져갈지는 너무 뻔하지 않나?”
스코언과 나를 번갈아 보며 세븐킥이 비소를 내뱉었다.
1화에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며 주목을 받던, 이미 힙합판에 탄탄한 팬층이 있는 스코언과 대중성은 이미 스코언을 훌쩍 뛰어넘은 아이돌 래퍼인 나.
세븐킥처럼 입 밖으로 굳이 꺼내지는 않지만 나머지 둘도 같은 생각인 듯했다.
“심지어 자기 노래만 불러야 하는데, 한 분은 있는 노래 딱 한 곡이 음원차트 1위까지 하지 않았던가? 이건 진짜로 너무 불공평한데?”
나를 콕 집어서 내뱉는 시비에 한숨을 푹 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아예 신곡으로 하죠. 그럼 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