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27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277화(27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277화
“내가 그 곡을 삭제한 것 같은데 혹시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을 만한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 막내야?”
제발 있다고 대답해 주지 않을래?
긴장을 하니 국어 교과서의 철수 같은 말투가 절로 흘러나왔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형.”
침중한 얼굴로 고개를 저은 류재희가 사형 선고를 내렸다.
시스템! 얌마, 시스템! 일해, 일! 지금 내가 불명예스럽게 DTB에서 하차해도 레브 활동은 아니니까 상관없다는 거냐?
아직 유효 기간이 지나지 않은 랜덤 티켓을 다급히 깠다.
그래, 생각해 보니까 전에 회귀 전 작업했던 곡들이 들어 있던 USB도 줬지 않나. 이번에도 시스템은 내게 랜덤 티켓의 형식으로 도움을…….
[아이템 ‘사과문의 정석’이 나왔습니다.]지금 나한테 다 포기하고 사과문이나 쓰라고 이런 거 주는 거야? 어?
남은 랜덤 티켓을 모두 까 봤지만, 이 상황에 도움이 될 것들은 안 나왔다.
페널티 면제권은 좋지만,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좀 내놔야 할 거 아니야.
귀찮아서 안 까고 있다가 유효 기간이 지나서 날아간 랜덤 티켓이 이렇게 아까울 줄이야.
[깜짝 QUEST★] [▶본인이 삭제한 음원을 복구해 보자!-내용: 본인 선택으로 삭제해 놓고 시스템에게 돌려 달라고 하면 시스템은 해 줄 수 있는 게 없겠죠? 재량껏 복구해 봅시다.
-보상: 초심도 5, 랜덤 티켓
-기한: 3일]
내가 적어도 최소 3년 전에는 삭제했을 음원 파일을 복구할 수 있으면 아이돌 안 하고 해커를 했겠지?
역시 그냥 가사 노트 찍어서 올리고 용철이 형한테 증언이나 부탁하자. 완벽하게 해명되지는 못하겠지만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다 포기하고 입장문을 쓰기 위해 휴대폰 메모장을 켜던 내 앞에 상태창이 또 한 번 떴다.
[HINT!: 최형진에게 사과하기]최형진한테 사과를 하라고?
아니 시발 지금 음원 복구랑 최형진한테 사과하는 거랑 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건데? 혹시 최형진이 삭제 파일 복구에 재능이 있는 기술자인가?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겨우 이런 이유로 내 잘못도 없는데 사과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과 확실한 증거물을 되찾고 싶다는 마음이 충돌했다.
심란한 마음을 누르고 오늘치 나머지 서치 퀘스트를 진행하자 데이드림의 토로가 눈에 들어왔다.
-아 힙합충들 ㅈㄴ 짜증 나 이든이 입장표명도 아직 안 나왔는데 벌써 지가 표절충 빨았던 거 쪽팔리다 ㅇㅈㄹ하고 다녀
-이든이 입장표명까지 확실하게 나온 게 아니면 표절이라고 하지 말라고만 해도 빠순이타령 ㅅㅂ 이거 ㅇ3에게 pdf따서 보내야 하나
이 사건이 확실하게 해명이 되지 않으면 나를 믿는 사람들은 쭉 이런 취급을 당하게 되겠지.
마침내 결심이 섰다. 건너 건너 건너 마침내 최형진의 번호를 손에 넣은 나는 최형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 형진아. 나 윤이든인데.”
-뭐야? 네가 왜 전화해?
수화기 너머로 들어도 눈에 띄게 당황해 보이는 것 같은 최형진의 물음에 잠시간 이 새끼가 혹시 글을 올린 장본인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시스템을 믿고 일단 사과를 했다.
“어…… 미안하다……?”
전화가 곧바로 뚝 끊겼다.
몇 번을 다시 전화 통화를 시도해 봐도 거는 족족 끊겼다.
우다다 쏟아진 문자에 떨떠름하게 답장했다.
[내가 뭘 알아?] 오후 8:32 [최형진- 씨발 그러면 왜 갑자기 사과하고 지랄인데] 오후 8:33그야 시스템이 시켜서……라고 할 수는 없기에 다른 핑계를 댔다.
[중딩 시절에 녹음했던 믹스테이프 듣다 보니까 그냥 과거가 생각나더라고] 오후 8:33과거에 내가 얘한테 했던, 사과할 정도의 잘못이 뭐가 있지?
멱살잡이? 그건 이 자식이 먼저 잡아서 맞잡은 건데. 맨날 언시크라고 랩네임 바꿔 불렀던 거? 사내새끼가 찌질하게 설마 그런 걸 지금까지 속에 담아 둘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제일 신빙성 있는 일을 꺼내 들었다.
[너한테 랩 ㅈ도 못하는데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하냐고 물어봐서 미안하다] 오후 8:36흠, 역시 오답이었나. 4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답장에 포기하고 입장문이나 쓰기 위해 휴대폰 메모장을 키려던 그 순간.
[최형진- 씹새끼] 오후 8:41 [최형진- 평생 억울하게 표절충으로 살라고 그거 니 가사 표절인 거 나만 알고 있으려 했는데] 오후 8:42정답이었던 모양이다.
[너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용철이형도 알아] 오후 8:42 [최형진- 느그 용철이형은 이게 없겠지] 오후 8:43참으로 띠꺼운 말을 던진 최형진은 또 5분간 잠수를 타더니 음원 파일 하나를 들고 돌아왔다.
[최형진- real힙합.mp3] 오후 8:48재생하고 1분 11초쯤에 나온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그’ 가사에 이 파일이 내가 그렇게도 찾던 파일임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최형진이 복구 기술자가 아니라 그냥 얘가 음원 파일을 가지고 있었다는 소리였어?
[이걸 네가 어떻게 가지고 있냐?] 오후 8:49 [최형진- 뭐 ㅅㅂ 니 랩은 얼마나 안 좆같길래 나한테 그딴 소리 지껄였는지 분석 좀 해 보려고 음원 추출 좀 했다 7년 전에] 오후 8:51 [최형진- 왜 꼽냐?] 오후 8:52이것도 나름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도운 건가?
내가 고심하는 동안 최형진은 연달아 파일들을 마구 보냈다.
[최형진- 니 표절당한 거 한두 개 아님 븅신아] 오후 8:57 [최형진- 내가 올리면 불법배포니까 니가 올려] 오후 8:58파일을 찾아보니 몇 개는 내가 가지고 있는 파일이었고, 몇 개는 삭제한 파일이었다.
[고맙다] 오후 9:00내 진심 어린 감사 인사에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
[최형진- ㅗ] 오후 9:00그러면 이제 증거물도 있겠다, 확실히 해명이나 해 볼까?
* * *
표절 의혹이 제기된 후 쭉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는 윤이든의 모습에 표절 의혹은 거의 정설이 되어 가고 있었다.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윤이든 하차 요구가 우르르 올라왔으며, 윤이든의 SNS 가장 최근 게시물에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댓글과 응원 댓글, 자진하차 하라는 댓글들이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DTB 5화가 방영되기 하루 전, 목요일.
드디어 이제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윤이든의 SNS에 게시글이 올라왔다.
◎yoon_eden☑
[안녕하세요, 윤이든입니다.현재 이슈가 되는 DROP THE BEAT 4 싸이퍼 미션에서의 가사 표절 논란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패자부활전과 싸이퍼를 비슷한 시기에 준비하느라 가사를 그대로 가져다 쓴 건 사실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제게 쏟아진 따끔한 비판과 충고를 받들어 앞으로는 가사를 쓸 때 작업물을 참고하지 않고 순수 창작으로 임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가사를 표절당한 피해자인 ED(본명 윤이든)님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전합니다.
당사자인 ED 님과는 내면의 대화 후 조속한 합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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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B 가사 표절에 관한 사과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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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admear 역시 우리 이든이가 표절했을 리가 없지
tuoim 그러니까 지금.. 본인이 본인 걸 표절했다고 주장하시는 건가요..?
psjkd777 피해자 오베이 아니었음? 갑자기 ED가 왜 나옴?
표절을 인정하면서 오베이가 아닌, 뜬금없이 ED에게 보내는 사과에 대중들은 의문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었다.
SNS에 올라온 의외성 가득한 사과문은 처음 표절을 제기한 글만큼이나 빠르게 퍼져 나갔고, 윤이든이 제가 사과문에 적은 이 말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가 화두에 올랐다.
1시간 후, SNS에 또 하나의 동영상이 업로드되었다. 바로 모니터 녹화본이었다.
이라는 제목의 음원 파일 위에 커서를 두고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해 파일 속성을 열자 만든 날짜와 수정한 날짜가 보였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7년 전 날짜였다.
파일 속성 창을 닫고 곡을 재생하자 변성기가 지났긴 해도 약간 앳됨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배속을 하여 앞부분을 훅훅 넘긴 후에 다시 정상으로 속도를 조절하자, 1분 11초에 표절 논란이 일어났던 그 가사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무려 비속어까지 고스란히.
표절 논란이 난 가 오베이 1집 발매일은 4년 전, 이 작업물은 7년 전.
제 사과문 내용을 뒷받침해 줄 완벽한 증거였다.
컴퓨터 메모장을 켠 윤이든이 타자를 쳐 문장 하나를 완성했다.
[이건 제가 뮤직클라우드에 올렸다가 6년 전에 삭제했던 곡입니다.]오베이가 똑같이 작업물을 만든 날짜를 인증하지 않는 이상, 순식간에 역전된 이 상황을 다시 뒤집기는 불가능했다.
-정리하자면 윤이든이 옛 작업물 가사를 싸이퍼에 가져다 썼는데 그러다가 자기 옛 작업물 가사를 표절한 놈을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으로 잡았다 이 말이지?
-어쨌든 사과문에 구라는 안 쳤네ㅋㅋㅋㅋㅋ
-윤이든도 이럴 때가 있었다니ㅋㅋㅋㅋ 랩 실력 많-이 늘었다 이든아ㅋㅋㅋ
└ㄹㅇㅋㅋ 곡에 하트 하나도 안 찍혔을 거 같음ㅋㅋ 가사 토막 가져다 쓰기 참 먹음직스러웠을듯
└그래도 떡잎 보이는 수준임 기본은 딱 잡혀 있자너
-가사는 저 때도 잘 썼네 약간 딱 그 나잇대 허세가 있긴 하지만
-그럼 오베이는 뮤클에 올라온 아마추어 중딩 믹테 가사를 표절해서 정식 음원을 낸 거임? ㄷㄷ
그냥 해명 영상만 올렸어도 충분히 이슈를 타면서 해명이 되었을 테지만, 표절 사실을 인정한 사과문을 먼저 올리고 그 이후에 해명 영상을 올린 덕에 이슈 집중도가 극대화되었다.
사과문 역시 [사과문의 정석.jpg], [7년 전 본인 작업물 표절로 본인한테 사과한 DTB 참가자] 등의 타이틀을 걸고 퍼져 나가, 윤이든이 윤이든의 가사를 표절했다는 사실 정정 역할을 톡톡히 했다.
◎yoon_eden☑
(뮤직클라우드_채널_개설_사진.jpg)
♡⌕⇗
bbbqqq999 님 외 여러 명이 좋아합니다.
뮤직클라우드에 ED라는 이름으로 올렸다가 6년 전 삭제했던 믹스테이프들을 재업로드하였습니다.
댓글 10,793개 모두 보기
화룡점정으로 윤이든이 그나마 고르고 골라서 선정된 제일 괜찮은 작업물들과 함께 표절당한 작업물들이 뮤직클라우드에 업로드되었다.
그와 동시에 오베이의 1집 다른 수록곡들과 2집 곡들은 탈탈 털렸다.
-지테 왜 저렇게 혼자 신났냐 지 혼자 표절 가사 다 찾네
-이거 윤이든 주작이라는 놈들아 너희는 주작 하나 하려고 본인 흑역사 저렇게 털 수 있냐?
-표절충으로 몰리기 vs 본인 미자 시절 작업물 공개하기
-이번 디티비 진짜 방송 내외적으로 골고루 개꿀잼이네ㅋㅋㅋㅋㅋ
-어쩐지 오베인지 뭔지 하는 놈 끝까지 본인등판을 안 하더라
└음원 싹 내려갔던데ㅋ
└그새끼 지금 처음 표절제기 글 올린 놈한테 쌍욕하고 있다에 한 표ㅋㅋㅋㅋ
-역시 중립기어 박길 잘 한 듯
-이제 걸리는 거 없이 내일 DTB 5화 잘 보면 되겠다!
그렇게 무사히 진화된 논란과 함께 DTB 시즌4 5화의 막이 올랐다.
* * *
[DROP THE BEAT SEASON 4 Ep.5- 파이트머니 쟁탈 디스전]1001몽 @thousandonemong
오예 오랜만에 본방사수~
오늘은 과연 무슨 의상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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