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30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305화(305/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05화
한바탕의 소동 후, 혹여나 막내 라인 녀석들이 세탁기에 집어넣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유격모는 내 무릎 위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그런데 그럼 안무 연습은 어떡하죠? 뮤비 촬영 전까지 안무는 어느 정도 익히고 우리끼리도 대형 맞춰야 할 텐데.”
류재희가 말끝을 흐렸지만 그 ‘어떡하죠’의 주어가 나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잠죽자 해야지. 도빈아, 협조 좀 해라. 나는 낮에 세미 파이널 경연곡 작업이랑 무대 연습하고 해야 하니까, 네가 밤에 나 좀 가르쳐.”
“저요?”
김도빈이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그런 김도빈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뜨고선 타박했다.
“뭐, 인마. 너 어차피 휴대폰 하느라 맨날 새벽까지 깨어 있잖아.”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요. 형은 저한테 배워도 괜찮아요?”
“네가 메댄이잖아, 이 자식아. 빌보드 차트인 작곡가 뽕에 취해서 네 포지션도 잊었냐?”
그건 아닌 듯 눈동자를 굴리던 김도빈이 멋쩍게 말했다.
“아니, 뭔가 예전의 형이라면 하준이 형 붙들고 배우면 배웠지, 저한테 배운다는 선택지는 안 넣으셨을 거 같아서여.”
“그야 그때는 내가 한마디만 해도 네가 하도 벌벌대니까 그랬지.”
“그러게요, 형이나 저나 나름 많이 개선됐네요.”
김도빈이 특유의 입 모양으로 뿌듯하게 웃었다.
“기왕 준결승까지 올라간 거, 너무 일정 신경 쓰지 말고 우승까지 해. 어떻게든 네 스케줄에 무리 안 가게끔 내가 회사 측이랑 조정해 볼게. 너는 남은 경연에만 신경 써.”
견하준이 내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담담한 응원을 건넸다. 생수가 들어있는 물컵을 들어 올린 류재희가 힘차게 선창했다.
“자, 이든이 형의 DTB 4 우승을 위하여!”
위하여! 컵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다섯 목소리가 하나로 모였다. 술도 아닌 맹물로 건배를 하고 있다니.
서예현만 아니었어도 내 손에 들린 건 물컵이 아니라 맥주캔이었을 텐데. 이제 막내도 성인이 되어서 음주가 가능한데!
우울한 얼굴로 내 손에 들린 물컵과 내 앞에 놓인 닭가슴살 샐러드를 번갈아 보고 있자 김도빈이 갑자기 탁자를 팍 내리쳤다.
“헉, 잠깐만요. 그럼 축하 파티 두 번 더 남았지 않나? 파이널 진출 기념이랑 우승 기념, 이렇게 두 번. 그럼 그때는 활동 준비 때문에 파티 못 하니까 오늘 몰아서 하는 건요?”
“그래, 도빈아! 너 말 한번 잘했다! 짜식, 이럴 때는 머리 한번 잘 돌아가!”
어쩐지 벙찐 것 같아 보이는 서예현의 얼굴을 힐긋 보고 신속하게 김도빈에게 치킨 쿠폰을 토스했다.
“치킨 시켜요, 치킨! 최후의 치킨!”
“그래, 시켜! 예현이 형 정신 차리기 전에 얼른 시켜! 뒷일은 이 형이 다 책임진다!”
“야, 기껏 요리 다 해 주니까 무슨 치킨은 치킨이야!”
“치킨 칼로리 1,800kcal. 한 마리 시켜서 다섯 명이 나눠 먹으면 360kcal.”
서예현이 칼로리 읊어 보라고 지랄하기 전에 선수 쳐 빠르게 치킨 칼로리를 읊었다. 그러는 동안 김도빈이 치킨집에 전화를 걸기에 성공했다.
“하준이 형, 이거 괜찮은 거겠죠…?”
“저렇게 신나 하는데 그냥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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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P THE BEAT SEASON 4 Ep.10-본선 2차Ⅱ&세미 파이널Ⅰ] [다음 주에 계속]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xx-09-01 00:49 조회: 34,005
DTB 4 본선 2차 결과 및 세미 파이널 대진표
작성자:ㅇㅇ
[본선 2차 결과]G-TE(패) Vs 윤이든(승)
유피(승) Vs 투혁(패)
Geek승(패) Vs 스코언(승)
A01(패) Vs 세븐킥(승)
Team 원백&D.I: G-TE, A01 (전원 탈락)
Team 몰틱&영빌리: 스코언, 투혁
Team 공출&BQ9: 윤이든, 세븐킥 (전원 생존)
Team G1&AJA: 유피, Geek승
[SEMI-FINAL 대진표]윤이든(Team 공출&BQ9) Vs 유피(Team G1&AJA)
세븐킥(Team 공출&BQ9) Vs 스코언(Team 몰틱&영빌리)
세미파이널 현장평가단 신청 폼 지금 열렸으니까 직관하고 싶은 사람들은 신청 ㄱㄱ
댓글(289)
-와 전에 누가 스코언 무조건 결승 올리고 윤이든이랑 유피랑 준결에서 붙일 거라더니 ㄹㅇ이네
-PD픽 대 대중픽 과연 누가 결승까지 올라갈 것인가
└ㄴㄴ PD픽 대 자수성가
└G1 피처링 섭외가수한테 밀리면 안 되는데 공출이랑 비큐는 인맥이…
└윤이든 본인 인맥 짱짱할텐디 뭔 걱정
-세븐킥은 명죽으로 영예롭게 퇴장 가능하겠네ㅋㅋㅋㅋ A01이랑 5만원 차이로 이긴 거 진짜 끝내줬는데 하필 상대가 상대라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라기는 불가능해져버림…ㅋ
-와 이전 우승자 배출 팀이 겨우 본선 2차에서 전원탈락행이라니 DTB 4 폼 미쳤네
-공출 드디어 우승자 배출 팀 되고 싶다는 소원 이루냐ㅋㅋㅋ 윤이든 파이팅!ㅋㅋ
-세미파이널 방청 붙으면 파이널 때는 못 가려나? 유피랑 윤이든전 조오온나 궁금하긴 한데 파이널도 직관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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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09-01 09:55 조회: 3,559
아 그래서 유피랑 윤이든 피처링 누군데
작성자:ㅇㅇ
10화에서 얼굴만 가린 게 아니라 몸 전체를 가려놔서 예측도 안 가네
유피는 반응 보니까 G1 인맥으로 또 개쩌는 가수 부른 거 같은데 윤이든은 진심 누구지 자기 아이돌 친구라도 불렀나
댓글(36)
-유피는 깜놀하면서 에제에랑 유피랑 ㅈㄴ 황송해하고 윤이든은 프로듀서들 다 뒤집어지던데 뭔가 유피네는 중견급 가수, 윤이든네는 래퍼같음
-지테 아님? ㅋㅋㅋㅋ
└이렇게 되면 진짜 전설이다ㅋㅋㅋ
└뭔가 가능성 있는데? 나도 이거에 한 표
-방송 보니까 G1이 윤이든은 꼭 이겨주겠다고 칼 갈았던데 대체 누구를 무대에 강림시키려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윤이든의 개쩌는 플랜 A가 대체 뭐냐고 이거 맥거핀으로 남겨 놓으면 덥넷 건물 앞에 똥을 쌀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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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09-01 11:20 조회: 1,001
스코언 피처링 플로디크라는 카더라 있던데
작성자:ㅇㅇ
둘이 레이블 이적 건으로 싸우고 사이 틀어졌지 않냐?
이거 신빙성 얼마라고 보냐?
댓글(20)
-윤이든이랑 지테 서사 잘 먹히니까 그거 이용하려고 부른 걸수도
└결이 너무 다르지 않냐 지테랑 윤이든은 친한 적도 없었고 얘네는 친했다가 틀어진 사인데
-엥 서로 디스곡 내던 게 불과 5년 전인데 DTB에서 피처링으로 부른다고? 너무 카더라 아님?
-플로디크를 굳이? DTB에서 이미지 개잡쳤는데 피처링으로 부를 메리트가 있음?
└플로디크도 DTB 꼴도 보기 싫어할 거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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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브 @REeeve
아무리 생각해도 모두가 입을 모아 미쳤다고 하는 플랜 A가
바니보이/상탈/움직일때마다배가살짝씩보이는5부반바지마린룩
일 거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
뉸뉸 @nuunnuun
@REeeve 님에게 보내는 답글
이걸 미쳤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아?
│
레이브 @REeeve
@nuunnuun 님에게 보내는 답글
이걸 하나씩 보여주는 건 그냥 평범한 아이돌이지만 한꺼번에 보여주는 건 미친놈이잖아
이드니라면 가능해
R=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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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 파이널 공연 당일.
길고 긴 대기 끝에 입장을 시작한 공연장은 DTB 슬로건과 투표용 리모컨을 든 이들로 빠르게 채워졌다.
사방에서 윤이든을 연호하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평소였으면 힙합 수호와 힙합 팬 수질 단속질을 해 댔을 테지만, 지금은 함께 윤이든을 연호하고 있는 처지라 할 말은 없었다.
DTB 프로듀서들이 선보이는 스페셜 스테이지가 한 차례 끝나고, 드디어 세미 파이널 경연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순서는 유피 Vs 윤이든, 유피의 선공이었다.
유피가 가지고 나온 곡은 흔히 감성팔이라고도 불리는 자신의 일대기. 제일 무난한 곡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피의 실력이 더해지자 무난하다는 꼬리표는 순탄히 떼어졌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미친, 서라온이다.”
유피의 무대 피처링을 맡은 건 무려 서라온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여성 솔로 가수가 DTB에 피처링으로까지 나오다니.
G1의 인맥이 대단한 건지, 아니면 DTB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건지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등장한 서라온의 모습에 공연장이 마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환호로 뒤덮였다.
서라온이 맡은 후렴구와 유피가 맡은 벌스는 음색과 음정도 굉장히 잘 어우러져 곡의 작품성도, 임팩트도 어느 하나 놓치지 않았다.
무조건 윤이든에게 파이트머니를 올인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흔들릴 정도였다.
서라온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윤이든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곡 제목은 .
제목이고 가사고 누가 봐도 그가 피처링을 맡았던 시즌 3의 세미 파이널 경연곡, <낙서>의 후속작이었다.
윤이든의 플랜 A는 방송을 타며 모두의 이목과 궁금증을 이끌었다.
플랜 A가 무대 의상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막상 무대 위에 서 있는 윤이든의 옷차림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 조합이었다.
대체 그 미친 계획은 언제 나오는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본선 2차보다 한결 더 높아진 수준의 윤이든의 랩만 계속될 뿐이었다.
‘설마 실력으로 압살한다 이건가.’
그렇다면 좀 실망이었다. 덥넷이나 BQ9이나 경악스럽다며 입을 털어댄 것치고 너무 약하지 않은가.
[내가 남긴 낙서 그 자그마한 족적은평생 이름을 남길 명작으로 완성이 됐네]
“아, 그때 <낙서> 조합으로 D.I가 여기에 따악 피처링 했으면 완벽…”
우와아아!
갑작스레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환호성이 중얼거림을 끊었다. 함성과 함께 공연장을 메운 익숙한 목소리와 익숙한 랩 스타일.
스테이지 백스크린의 문이 양옆으로 열리고, 피처링 파트를 소화하며 걸어 나오는 이의 얼굴을 드디어 눈에 담은 그가 눈을 깜빡이며 얼결에 말을 끝맺었다.
“…하네?”
서라온 등장의 임팩트를 싹 머릿속에서 날려주는 끝판왕, D.I의 등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