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311)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311화(311/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11화
1라운드는 455만 원 차이로 스코언의 승이었다.
물론 최종 결과는 2라운드의 파이트머니와 문자 투표까지 합산하여 나오지만 455만 원 차이면 사실상 윤이든이 2라운드에서 압도하지 않는 이상은 역전이 요원한 상황이었다.
팬들이 열심히 한 문자 투표로 뒤집어 봤자 인기 투표라는 오명과 조롱만 얻게 될 터이고 말이다.
윤이든의 잡음 없는 우승을 위해서라면 2라운드의 무대가 관객과 시청자 모두에게 우승할 만한 무대로 받아들여져야 했다.
꿈♥백일몽 @revedream
다들 문자투표 꼭 하세요
나 우리 애기고영 지는 꼴 못 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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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든모에화그만 @AK5ASDF1Z
@revedream 님에게 보내는 답글
ㅇㅈ
그렇지만 윤이든은 아기고양이가 아닙니다. 윤이든은 사지 멀쩡하고 키 180 이상의 인상 사나운 20대 남성입니다. 윤이든 아기고양이 모에화를 멈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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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백일몽 @revedream
@AK5ASDF1Z 님에게 보내는 답글
헐 매크로 아니었어???
님 DTB 문자투표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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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든모에화그만 @AK5ASDF1Z
@revedream 님에게 보내는 답글
ㅇㅇ
-윤이든 무대가 구성 좋고 임팩트 있고 곡 좋고 하긴 했지만 너무 ‘아이돌 래퍼’ 강조하는 거 같아서 그게 좀 아쉬웠음 아무리 그래도 여긴 힙합서반데
-항상 10을 보여주던 놈이 갑자기 이게 나라면서 8을 보여주니까 반응이 그닥 안 좋을 수밖에
-비록 이 무대가 졌기는 해도 이 무대 보니까 이든이가 갑자기 real hiphop 한다고 레브 때려치울 일은 없을 거 같아서 안심된다ㅠ
-헐 하준이랑 이든이 조합인데도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가
-아무리 그래도 DTB에서 아이돌 래퍼가 우승하는 건 좀…
-윤이든이 아이돌 래퍼들 디스했으면 이겼을 텐데 굳이 자기 아이돌 래퍼라고 강조해서 먼 길 돌아가네 ㅉㅉ
-신념 있는 모습 보기 좋네요^^
난간에서 상체를 쭉 빼서 윤이든을 살피던 김도빈이 충격으로 입을 떡 벌렸다.
오히려 그와 달리 윤이든의 얼굴은 455만 원 차이라는 충격적인 결과에도 담담할 뿐이었다.
“헐, 이든이 형이랑 하준이 형이 지다니. 그것도 아슬아슬하게도 아니고 455만 원 차이로. 그렇게 실력 차이가 났나?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예현이 형은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준이를 내세워도 이런 표 차이라니. 아니, 하준이까지 나와서 그런가? 너무 아이돌 유닛 같아서? 만약 피처링이 하준이가 아니었으면 좀 표 차이가 덜 났으려나?”
서예현이 진지하게 원인을 분석했다. 물론 힙합을 잘 알지는 못하는 터라 그도 근본적인 원인은 몰랐다.
권윤성의 따가운 눈빛에 최현민이 항변했다.
“나 이든이 형한테 파이트머니 던졌어.”
“뭐, 너 던지고 싶은 대로 던져. 누가 강요했어?”
말본새가 우리 그룹 누구랑 참 닮았다고 서예현이 생각했다. 왜 친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피처링이 레브 보컬이 아니라 1세대 래퍼 데려왔어도 결과는 똑같았겠지. 당연히 본선 2차랑 세미파이널에서 쩌는 거 보여줬다가 파이널에서 본연 그대로라지만 제일 최약체 모습을 보여줬는데 관중들이 실망을 안 하겠냐? 솔직히 레브 노래에서 힘 존나 빼고 랩해, 윤이든.”
진정한 까빠란 저런 거구나. 들으란 듯한 G-TE의 투덜거림에 서예현과 류재희가 속으로 감탄했다.
잠시간의 휴식 시간 후, 2라운드가 재개되었다.
“FINAL ROUND 2, FIGHT!”
정해진 무대 순서대로 이번에는 스코언의 선공이었다.
[스코언- 지나온 길]-가사도 미쳤는데 랩이랑 훅까지 미쳤네
-ㅅㅂ 듣고 있는데 괜히 눈물 난다
-가사 진짜 좋다
스코언이 가져온 2차 경연곡은 방황하던 시절과 제가 걸어왔던 길, DTB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곡이었다.
눈물을 훔치는 몇몇 관객의 모습이 생방송 카메라 화면에 잡혔다.
-와 피처링 T.no
-스코언 성공공식 데려옴 ㄷㄷ
-윤이든 졌네 기왕 멤버들 다 같이 온 김에 위로나 잘해 줘라
-윤이든이 피처링으로 누구를 데려와야지 저거 뛰어넘을 수 있을 거 같냐
-ㄱㅊ 쫄지 마라 윤이든은 서라온 임팩트도 죽인 놈이다
-윤이든이 1라운드에서 똥볼만 안 찼으면 안심했을 텐데 지금 도저히 안심이 안 됨
-파이트머니 장난 아니게 올라가는데 윤이든 진짜 진 거 같음
스코언의 무대는 커다란 박수를 받으며 마무리되었다.
이제 정말 결승전의 마지막 무대만을 남겨 놓은 상황.
[윤이든-LOST part.2]흐릿하게 켜진 조명 아래, 흰색 반팔 티, 그리고 라이더자켓을 어깨에 걸친 윤이든의 등장에 한 차례 함성이 커졌다가 종이 페이지를 넘기는 것 같은 음향 효과에 사그라들었다.
-엥 LOST면 본선 2차곡 아님? 그때 꽤 신나는 곡 아니었나? 연속 두 번을 신나는 곡으로 가겠다고? 윤이든 완전 핀트 잘못 짚은 거 같은데…
└ㅈㄴ 잔잔하네 괜한 기우였군
-같은 비트인가? 살짝 변형했나? 결은 비슷한 거 같네
└너무 날로 먹은 거 아님?
└새로 만드는 것보다 같은 비트 저렇게 분위기 반전시키게 고치는 게 더 힘듦
느릿한 비트와 함께 낮게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가 차분하게 공연장을 올렸다.
가사는 언더 시절부터 아이돌의 길을 걷기까지, 그리고 슬럼프가 왔을 때의 그의 속내를 담담하게 털어놓는 내용이었다. 잃어버린 꿈, 확신, 자존심, 자신감.
[온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되리라 착각했던 찬란했던 시절은그걸 오만이라고 직시하게 해 주는 현실로 인해 끝이 났으니]
벌스 1의 마지막 소절이 끝나고, 보통의 곡이라면 훅이 나올 차례.
[몸을 사리며 미래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겁쟁이라 비웃었지만사실은 나도 그렇게 될까 두려웠던 걸 이제는 인정해야겠지]
-훅이 없어????
-미친거아님???
-본새 쩐다
-ㅅㅂ 이게 힙합이지 피처링발 후크발로 비비는게 능사가 아니라 이게 힙합이라고
-마지막에 진짜로 전설을 쓰고 가네 미친놈
-1라운드는 2라운드 추진력을 얻기 위한 발판이었구나
-윤이든 라이더자켓 어디 건지 아시는 분?
-시발 LOST… 잃은 것들…
-윤이든도 저렇게 자아성찰을 하고 사는데
하지만 훅 없이 짧은 호흡 텀 후에 곧바로 벌스 2가 이어졌다.
[잃은 걸 다시 되찾아야지내가 내 손으로 놓아버렸던 것들]
“와, 미친 새끼… 이래야지 윤이든이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가사를 듣던 G-TE가 드디어 만족한 얼굴로 웃었다.
-미친 이제 보니까 피처링도 없네
-피처링도 없고 훅도 없고 그냥 윤이든 혼자서 다 해 먹는 곡
-윤이든 우승 확정이네 이걸 어케 이기냐
-DTB 4 우승 미리 축하한다 이든아
* * *
마이크에서 손을 떼고 깊은 호흡을 내쉬었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함성을 듣고 있자 이제 정말로 끝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어느새 Team 공출&BQ9의 프로듀서 둘과 Team 몰틱&영빌리의 프로듀서 둘, MC 그리고 나랑 스코언까지, 무대가 꽤 북적북적했다.
“야야, 1라운드 결과로 쫄지 마. 455만 원이면 충분히 역전 가능해.”
“너무 공수표 던지는 거 아니에요? 내가 했던 작년까지만 해도 1, 2라운드로 안 나누어졌잖아.”
“얌마, 규인아. 부정 타는 소리 하지 말라니까. 말이 씨가 된다고. 그리고 2라운드 무대는 진짜 찢었어. 우리나 이든이나 2라운드 경연곡에 영혼 다 쏟았잖아.”
“아니, 나는 혹시 이든이 실망하면 어쩌나 해서.”
공출과 BQ9이 티격태격하는 동안, 턱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손등으로 쓱 훔쳤다.
정신 사납게 관중석에서 온몸으로 손을 흔들어 대는 김도빈과 류재희를 향해 손을 가볍게 까딱해 주고 MC의 막간 인터뷰에 응했다.
“오늘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는 어떤 무대였나요.”
“아무래도 스코언 형님의 2차 곡이-”
“윤이든 이겨라!”
DTB 프로듀서들이 모인 난간에 기댄 지원이 형이 인터뷰를 자르며 장난스럽게 소리쳤다.
“이번에야말로 무조건 저희 팀이 우승합니다.”
확신의 어투로 말하던 공출은 옆구리를 툭 친 BQ9의 경고성 손길에 동정심 유발로 방향을 틀었다.
“사실 희망 사항이에요.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스코언 투표 부탁드립니다!”
카메라 앞에 불쑥 끼어든 몰틱이 손을 흔들다가 공출의 사나운 손길에 카메라 시야에서 쫓겨났다.
“DROP THE BEAT FINAL 문자 투표 종료까지 10초 남았습니다.”
결과가 어찌 되든 아무래도 좋다고는 하지만, MC의 말에 심장이 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5초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관객석과 참가자들, 프로듀서들이 모두 입을 모아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5부터 시작하는 카운트가 쩌렁쩌렁 울렸다.
“5, 4, 3, 2, 1, zero! 문자 투표 종료!”
이제는 정말로 최종 발표만 남았다. 옆에 있던 스코언과 눈이 마주쳤다. 아무래도 동시에 돌아본 모양이었다.
“덕분에 즐거웠다. 오랜만에 심장 쫄리더라고.”
“저도 덕분에 마지막까지 잘 놀고 갑니다.”
팔꿈치끼리 가볍게 한 번 툭, 맞닿았다가 떨어졌다.
“문자 투표까지 합산한 최종 결과를 발표합니다! 올해의 DROP THE BEAT 영광의 우승자는!”
최종 합산 파이트머니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슬롯머신처럼 계속해서 바뀌던 숫자가 드디어 멈췄다.
[스코언]?28,050,000
[윤이든]?30,500,000
생각했던 액수를 훌쩍 넘어 현실감이 없기까지 한 수를 잠시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옆에 나란히 서 있던 스코언이 호탕하게 웃으며 내 등을 두드렸다.
“우승자 소감 발표도 안 했는데 벌써 정신 놓으면 어떡해.”
“저게 나올 수 있는 숫자에요…?”
회귀 전에도 파이트머니가 3천만 원이 넘은 건 한 번도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올 만하니까 나왔지. 우승 축하한다.”
스코언이 내게 축하 인사를 건넨 것과 MC가 힘차게 내 이름을 외치는 건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축하드립니다! 윤이든!”
팡! 폭죽이 터지며 컨페티가 머리 위로 흩날렸다.
공출이 감격 어린 얼굴로 무어라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웅얼거리더니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덕분에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라이더자켓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드디어 우승, 소원 성취 등의 단어가 뜨문뜨문 귀에 들어왔다.
내가 떨어진 겉옷을 줍기도 전에 그걸 주워서 내 어깨에 얹어준 BQ9이 컨페티를 털어주듯 내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고생했어. 축하한다. 그리고 우리 팀 선택해 줘서 고맙다.”
공출을 겨우 떼어내고 주섬주섬 겉옷을 입었다. 여전히 BQ9의 손은 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소매에 나머지 한쪽 팔을 꿰지도 못했는데 내 얼굴을 향해 불쑥 꽃다발이 들이밀어졌다. 어쩐지 안 보인다 싶더라니.
“이건 또 언제 준비한 거야.”
손바닥으로 겨우 용철이 형의 꽃다발 공격을 막아내며 툴툴거리다가 환하게 웃었다.
회귀 덕분에 얻은, 또 하나의 성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