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32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327화(32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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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인지 시비의 전초전인지 모를 동작을 선보인 윤이든과 귀요미송 3절까지 부르고 애교 3종 세트로 퉁치려다가 꼼수가 걸려 귀요미송 6절까지에 이어 애교 두 개를 더 선보이게 된 김도빈은 퍽 지친 얼굴로 터덜터덜 각자의 방에 들어갔다.
홀로 벌칙을 면제 받고 배를 잡고 웃으며 형들의 애교 퍼레이드를 구경하던 류재희 역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김도빈을 쫓아 제 방으로 들어갔다.
얼굴에 한껏 장난기가 담긴 걸 보니 4 더하기 4 파트를 까먹고 멘붕이 왔던 김도빈을 놀리려는 게 분명했다.
꿈♥백일몽 @revedream
ㅇㄴ 차례로 주먹날리기 시동 거는 중/두개골 쪼개버리겠다는 경고/니 눈깔도 이렇게 찔러주겠다는 경고라고 한 놈 누구야
그거 본 뒤로 그렇게밖에 안 보이잖아
(윤이든_애교_3종세트.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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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까지함께하자 @hajjjjun__
캬아아아아아악!!!!!!!!!(성불
(견하준_애교_3종세트.gif)
│
백흑 @whiteandblack
@hajjjjun__ 님에게 보내는 답글
성불이 아니라 구마 같은데…
리꼬 @tail00
너무 사랑스러운 요정숲 밤비♥
(서예현_애교_3종세트.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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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김)꼬리 @00liat
하시발 보조개핥고싶다
(서예현_애교미소_슬로우모드.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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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백일몽 @revedream
울 도콩이만한 효자 없다
애교도 제일 길게 해주고ㅋㅋㅋ
(김도빈_애교_3종세트.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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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힘들어 한 만큼 팬들은 행복해했으니 그거면 됐다.
겨우겨우 제일 무난한 애교를 마치고 제일 먼저 소파에 등을 댄 자세로 뻗어 있던 서예현은 처음으로 각 잡고 하는 애교가 꽤 힘들었는지 방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소파 위에 널브러진 견하준에게 말을 걸었다.
“윤이든 덕분에 데뷔 이래 처음으로 각 잡고 애교한 소감이 어때?”
“하라고 강제로 등 떠미는 것보다 이게 낫죠. 물론 재희 파트 한다고 번번이 제 기회를 가로막는 게 평소답진 않았지만요.”
지친 기색이 묻어 나오지만 그래도 꽤 평온한 목소리가 엎드려 있는 견하준에게서 흘러나왔다.
윤이든과 서예현의 사이가 개선된 이후, 견하준과 서예현 사이의 어색함도 사라졌다. 둘 사이의 어색한 기류의 원흉은 99%가 서예현을 허구한 날 잡아 대며 싸우던 윤이든 때문이었기에.
견하준은 더는 윤이든의 편을 들어주어 서예현이 거리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하지 않아도 됐으며, 서예현은 은근슬쩍 윤이든의 편을 드는 견하준에게 서운함과 실망을 느끼지 않아도 됐으니 말이다.
짧은 한숨을 내쉰 서예현이 힐끔, 닫힌 그와 윤이든의 방문을 보고 목소리를 한층 낮추어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그렇게 백날천날 네 화법으로 돌려 말해 봤자 해결되는 건 없다니까. 이제 너희 둘이 이제까지 해 왔던 온건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기에는 너무 멀리 왔어.”
“…이게 온건적인 방식이요?”
“서로 회피하느라 큰 소리 한 번 안 나는데 그게 온건적이지 뭐가 온건적이겠어. 너 나랑 윤이든 싸우는 거 안 봤어? 너희 둘은 그 정도 데시벨로 소리 올려서 싸운 적 없잖아.”
견하준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서예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덧붙였다.
“이제 그나마 한 자락 희망이라도 있던 윤이든도 네 방식을 따라서 빙 돌아가기를 택한 거 같은데, 어쩔래?”
잠시간 침묵이 감돌았다. 평소와 달리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침묵이.
그 침묵을 깬 건 생뚱맞게 들리는 견하준의 질문이었다.
“제가 왜 KICKS 멤버들 중에서도 권윤성을 유독 못마땅해하는지 형은 알아요?”
“어쩐지 네가 다른 놈들은 아는 채도 안 하면서 권윤성한테만 엄청 띠껍게 말 걸긴 하더라. 음… 윤이든이랑 제일 친해서?”
“그런 유치한 편 가르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졸업해야죠.”
몸을 뒤집어 바르게 누운 견하준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냐고 픽 웃었다.
“둘이 닮은 면이 꽤 있거든요. 뭐, 그래서 그렇게 친했겠지만. 아, 그렇다고 이든이가 남 뒷담이나 까는 놈 수준이라는 건 아니고.”
아무리 인물을 잘 읽어 낸다지만 뉴본에서의 과거의 권윤성과 윤이든의 모습을 보지 못한 서예현으로서는 차마 긍정도 부정도 선뜻 하지 못했다.
“권윤성이 이든이를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윤이든으로 보듯, 이든이는 저를 이든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견하준으로 보고 있거든요.”
‘걘 좀… 어른스럽잖아.’
서예현의 귓가에 언젠가 했던 윤이든의 말이 흐릿하게 울렸다. 뭐가 문제인지 더 가까이 직면하고 있는 쪽은 일단 둘 중에서는 그나마 견하준이었다.
“그래서 저는 자기의 이상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윤이든에게 실망한 권윤성이 싫었어요.”
“윤이든도 똑같이 너한테 실망할 것 같아서?”
견하준은 권윤성을 일종의 윤이든의 거울로 여기고 있던 셈이었다.
정답에 가까운 서예현의 물음에 견하준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긍정의 답을 내뱉는 대신 그 여상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했다.
“다른 멤버들은 몰라도 형은 알잖아요.”
“그래, 아무리 어른스러운 척해도 너도 아직 스물셋이지. 어리다, 어려.”
12월 17일생 서예현이 1월 3일생 견하준에게 하기에는 좀 웃기는 말이긴 했다.
“아무래도 집에서 늦둥이다 보니, 돌봐줘야 할 어린애 취급을 밖에서까지 받기는 싫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까칠함과 냉소적인 면을 선 있는 다정함과 어른스러움으로 탈바꿈하여 남에게 보여주는 건 견하준에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서예현은 진작 어렴풋이 꿰뚫고 있는 견하준의 면면이기도 했다. 초반의 윤이든과의 갈등이 큰 몫을 했지.
실소 섞인 한숨을 한 번 내뱉은 견하준이 한탄처럼 중얼거렸다.
“가끔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왜? LnL 안 들어오게? 사실 나도 데뷔 초에 가끔 그랬어. 물론 내 초반 실력으로는 받아 줄 곳이 LnL밖에 없긴 하겠지만.”
장난기와 자조적인 농담이 섞인 서예현의 물음에 예의상으로 한 번 웃어 줬다가 짧게 고개를 저은 견하준이 대답했다.
“이든이가 언더래퍼와 아이돌의 길에서 고민하고 있었을 때, 내가 이든이의 다른 친구들처럼 답했어도 과연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그게 궁금해서.”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그걸 꼭 시간을 돌려가면서까지 알아야 해?”
“이미 친해진 지금 와서 묻기에는 늦었죠. 지금의 이든이가 할 대답이야 뻔하니까.”
냉소와 자조가 살짝 묻어나오는 견하준의 대꾸에 서예현이 혀를 찼다.
“내가 봤을 땐 너희 둘 다 너무 오만해. 그게 너희 둘 사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야.”
“그렇죠, 저희 둘 다 겸손하진 않죠.”
“윤이든이 너를 이상적인 견하준으로 보는 게 부담스럽고 싫으면 답은 하나인 걸 알잖아.”
대체 어쩌다가 복잡하지만 한 놈 한정으로 단순해지는 놈과 단순하지만 한 놈 한정으로 복잡해지는 놈 사이의 인간 관계 상담을 하고 있는 건지. 그룹 맏형의 역할이란 이런 건가.
속으로 한탄한 서예현은 몸을 돌려 소파에 얹은 팔에 턱을 괬다.
“윤이든이 그런 네 모습에 실망하면… 너희 우정이 딱 그 정도인 거겠지.”
윤이든에게도 했던 말을 고스란히 견하준에게도 돌려주며 서예현이 거실 바닥에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켰다.
복잡한 표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견하준의 얼굴을 힐끔 본 서예현은 단순하지만 한 놈 한정으로 복잡해지는 놈이 룸메로 있는 제 방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할 만큼 했다. 나머지는 직접 부딪혀야 할 두 사람의 몫이었다.
* * *
“국내 여행이라니! 국내 특집이라니! 해외 가고 싶은데!”
커다란 여행 가방에 생수병 네다섯 개에 이어 참치캔과 냄비, 라면을 꾸역꾸역 넣으며 김도빈이 징징거렸다.
김도빈이 고정 패널로 있는 여행 예능 촬영을 위해 떠나야 할 시간이 하루 전날로 훌쩍 다가온 것이다.
물론 아무도 위로는커녕 신경도 안 썼다. 해외 나가서 기념품도 제대로 안 사 오는 놈을 뭐하러 위로해?
초반에 김도빈이 바리바리 싸 들고 왔던 초콜릿과 건과일은 가져오는 족족 서예현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러면 제대로 된 기념품을 사 와야지, 한 세 번쯤 잔소리를 들은 김도빈은 이제 아예 기념품을 안 사 오는 걸 택했다.
“오히려 다행인 거 아니냐? 해외였으면 스케줄 다 펑크내거나 네가 스케줄 때문에 빠지거나 둘 중 하나였을 텐데?”
“그런가…?”
“그런데 해외도 아니고 국내로 가면서 짐은 왜 이렇게 많이 챙겨 가냐?”
“옷이나 화장품 같은 짐도 아니고 다 먹을 건데요? 도빈이 형, 거기서 밥 안 준대?”
“본방 사수해. 거기서 나의 활약을 지켜보라고.”
김도빈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혹시 라면 잘 끓이는 게 활약이냐.
김도빈은 그 예능에서 평소에는 손이 많이 가지만 가장 결정적일 때 한 건 해 내는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덕분에 중장년층에서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그리고 다음 날. 김도빈이 예능 스케줄을 위해 숙소를 떠난 지 1시간 후.
[✆김도빈]“뭐야, 얘 지금 한창 촬영 중일 시간 아니야?”
내 폰으로 김도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 뭐 두고 간 거 아니야? 윤이든 너한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려 전화한 거거나.”
“그럼 영진 형한테 전화를 했겠지. 굳이 나한테 한 게 아니라. 아니면 도빈이 개인 매니저가 직접 숙소까지 오든가.”
“그리고 도빈이 형이 아무리 이든이 형하고 가까워졌다고 해도 놓고 간 물건 가져다 달라고 시킬 정도는 아닐 걸요, 아직.”
도저히 예측이 가지는 않았지만 일단 전화를 받아 보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다급한 목소리로 김도빈이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 냈다.
-형! 형! 제가 해냈어요! 제가 찬스를 뽑았어요! 찬스를! 형 혹시 오늘이랑 내일 스케줄 있어요?
“내일 오후에 있는데. 그런데 무슨 찬스를 뽑았다는 거야?”
-오, 잘됐다! 내일 오전까지 촬영 끝나요! 그러니까 형, 같이 무인도 가요! 형이 필요해요! 무인도에 한 사람 데려갈 수 있는 찬스권! 저 그거를, 그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찬스권을 지금 형한테 쓰고 있어요!
뭔 놈의 감동 연출이야, 인마! 결국은 부려먹을 일꾼으로 내가 필요하다는 소리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