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351)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351화(351/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5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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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년의 세월을 직격으로 맞은 듯한 몰골의 서예현이 방으로 터덜터덜 들어왔다.
“평생 맡을 술 냄새 오늘 다 맡은 것 같네. 하준이는 진짜로 술 취하면 안 되겠다. 무슨 술버릇이 그렇게 끔찍해?”
취객 옆에 계속 붙어 있던 바람에 자신까지 취한 것 같다며 서예현이 제 침대에 그대로 엎어져 얼굴을 묻었다.
“안 자고 버티고 있길 잘했다. 재희도 다친 상탠데, 도빈이 혼자였으면 이거 감당 못 했지. 너도 아까 보니까 부축 없으면 비틀거리던데.”
“그러고 보니까 어떻게 지금까지 깨어 있는 거야? 또 5샷 추가 아메리카노?”
“아니, 네가 숙소에 사 놨던 캔커피. 웬일로 당 없는 거 사다 놨더라? 드디어 너희가 내 말을 귓등으로라도 알아듣는 시늉이라도 하는구나. 꾸준히 칼로리로 난리 친 보람이 있네.”
잔뜩 뿌듯해하며 기뻐하는 서예현한테 그냥 편의점에서 2+1 행사 상품이라서 사 왔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켰다. 그래, 사람이 저런 희망도 가지고 살아야지.
“너는 하준이 술버릇이 그런 줄 알면 좀 말리지 그랬어.”
“나도 걔 취한 거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제까지 절대로 자기 주량 넘을 때까지 술 안 마셨잖아.”
우리가 연습실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맨정신으로 하기에는 좀 그러긴 했다. 그래서 평소와 달리 조절하지 못하고 술을 쏟아부었던 견하준의 심정도 이해는 갔다.
“그리고 형 술버릇도 만만치 않아.”
자기는 얌전하게 잠드는 줄만 아는 서예현에게 진실을 말해 주자 역시나 서예현은 내 말을 믿지 않고 곧바로 반박했다.
“뭐래. 나는 얌전히 자기만 하거든?”
“형이 술에 취해서 나한테 나 보면 형네 고양이 생각난다고 했던 건 기억에서 싹 날렸나 보다.”
서예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거짓말하지 마.”
내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서예현을 빤히 보며 진정성을 증명하자 서예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거듭 물었다.
“…진짜?”
레브가 내일 해체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서예현한테서 저런 반응은 안 나올 것 같았다.
“카이사르으으!”
자기가 무슨 브루투스야, 옥타비아누스야?
거의 절규하며 카이사르를 부르는 서예현의 모습은 저 둘 중 하나의 환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내가 미안해애애! 윤이든을 보고 너를 떠올리다니! 내가 술에 취해서 잠시 미쳤나 봐! 역시 술이 만악의 근원이야!”
베개에 머리를 박고 거의 대성통곡을 하는 서예현의 원맨쇼를 구경하다가, 더워서 내린 이불을 다시 목까지 쓰윽 끌어올렸다.
여전히 베개에 머리를 박은 채로 서예현이 굳은 다짐을 중얼거렸다.
“카이사르를 향한 속죄의 의미로 이제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어.”
염병을 한다는 말이 목 끝까지 튀어나왔지만 깎일 초심도를 생각하니 절로 다시 삼켜졌다. 내가 초심도에 굴복한 플랜더스의 개도 아니고.
(플랜더스의 개는 파트라슈고 이 경우는 파블로프의 개가 맞다.)
제 진정한 술버릇을 알게 된 서예현 덕분에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다시 고요한 침묵이 우리의 방에 내려앉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뭐가?”
“KICKS 낙하산이었나, 그놈한테 곡 준다고 했잖아.”
어느새 서예현이 KICKS 낙하산 씹새를 부르는 호칭도 그놈으로 격하되어 있었다.
맞네, 호구 잡혔다는 분노가 더 커서 굳이 그걸 나한테 부탁한 게 괘씸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걸 또 승낙했었네.
“하아, 걱정이다.”
“왜?”
“너는 뭔가 한 입으로 두말하면 가오 상한다고 그 낙하산한테 곡은 줄 것 같아서.”
틀렸다, 인간아. 허공에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형, 한 입으로 두말하는 것보다 더 가오 상하는 게 뭔지 알아?”
“아니, 딱히 안 듣고 싶어.”
“괜한 신념으로 고집부려서 친구 가슴에 대못 박는 거야. 그건 가오가 아니라 허세지.”
오, 이 말 좀 멋있는데? 내가 말해 놓고 셀프로 감탄하고 있으니 서예현이 방금보다 더욱 깊어진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너도 많이 취했구나. 자라.”
그 말을 던져 놓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서예현이 다시 물어왔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당한 만큼 돌려드려야지. 감히 나를 호구 잡아?”
회귀 전, 견하준한테 손절당한 분노까지 겹치자 절로 이가 갈렸다. 나한테 접근한 걸 평생 동안 곱씹으며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
“내가 보니까 걔 머리 좋아.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악하다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네. 아무튼, 단순하고 앞만 보고 돌진하는 멧돼지 같은 네가 상대하기는 까다로울 거라고.”
“아니, 왜 하필 많고 많은 동물 두고 멧돼지야?”
“내가 봤을 때는 우리 팬분들은 콩깍지가 너무 두텁게 씐 게 분명해. 어떻게 저런 멧돼지 같은 놈을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생물에 빗댈 수가 있는지…”
아기 고양이라 불리는 게 나은지 멧돼지라 불리는 게 나은지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는 나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서예현이 물었다.
“너 걔랑 언제부터 연락했어?”
“KICKS 놈들이랑 걔네 뒷담 내용으로 대거리한 그 다음이니까 데뷔 초…?”
감탄사인지 한탄인지 모를 숨을 내뱉은 서예현이 미간을 문질렀다.
“그때부터 너 이용해서 판 짠 거네. 따돌림은 아마 데뷔 전부터 있었을 테니까.”
서예현이 다 말을 해 주고 있다 보니까 내가 머리를 굴릴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걔 진짜로 만만한 상대 아니다. 폭로 후 재기하는 미래까지 포함한 큰 그림을 거의 4년 동안 이렇게 세세히 짜 놓은 거야. 너, 아니, 우리까지 엮어서.”
그리고 회귀 전의 정이서는 내 곡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에 성공했다. 내부 고발도 선의가 아니라 녀석이 짠 판의 일종이었던 건가.
남한테 철저히 이용당했다는 걸 깨닫자 기분이 영 더러웠다.
회귀 전을 떠올리고 있자니 의문점이 하나 들었다.
그럼 최현민은, KICKS의 다른 멤버들은 왜 회귀 전에 이 패를 까지 않았지?
KICKS가 정이서의 폭로로 몰락한 그때의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정이서가 인맥을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견하준을 밀어내고 들어온 사실은 들은 적이 없었다.
여론전에 도움이 딱히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나?
실제로도 최현민이 그때 이 사실을 폭로했더라도 여론이 KICKS 나머지 멤버들 쪽으로 딱히 유의미할 정도로 기울지는 않았을 터였다.
레브가 쭉 망돌이었으면 우리를, 정확히는 견하준을 향한 동정이 정이서에게 칼날이 되었겠지만.
그 당시의 레브는 히트곡이 있고 제법 이름을 알린 2군 아이돌에, 견하준은 배우로도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었으니.
나야 뭐, 제 발로 뛰어나온 거라 언플할 거리도 없었을 것이고.
한마디로 말하면 정이서에게 자리를 뺏긴 견하준을 향한 동정표가 모이기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레브가 일단 뜬 이상, 대중들은 으로 뜨기 전의 레브가 얼마나 망돌이었고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지냈는지까지는 딱히 관심이 없을 테니까.
이런 과거가 있다고 구구절절 설명해도 ‘그래도 결국 떴잖아. 그럼 잘된 거 아니야?’ 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이지.
‘이걸 까면 오히려 KICKS 쪽에 독이 될 것 같아서 그랬나?’
견하준 쪽에서 한때 함께 데뷔조였던 KICKS 멤버들과의 친분을 부정한다면 기껏 깐 패가 오히려 또 다른 피해자를 이용해 먹은 괘씸죄가 추가된 역수로 돌아올 수가 있으니까?
그렇지만 견하준이 정이서와 관련되었을 때 보이던 반응이나 내게 한 말을 보면, 정이서를 공격할 수만 있다면 견하준은 충분히 KICKS 멤버들과 카메라 앞에서 하하호호 웃으며 사이좋게 어깨동무도 할 수 있을 것 같던데 말이다.
그리고 어차피 나락행이 확정되어 있던 KICKS니 죽어도 같이 죽자며 마지막 발악으로 터트릴 법도 한데.
낙하산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기 위해서는 비하인드가 정확히 뭔지 알아내는 게 최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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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트이서 @Brightleeseo
1203 아체대 프리뷰_과보호에서 벗어나서 친구 사귀어 보고 싶었던 포메
#KICKS #이서
(레브_크롭된_정이서_단독샷.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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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써 @redseo
오늘 리서 왜 그럼? 멤버들이랑 싸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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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말랑현민 @daokijl55
아니ㅋㅋㅋ 다른 그룹도 아니고 ㄹㅂ랑 저렇게 붙어다니면 무슨 소리 나올지 예상 안 감? ㅋㅋㅋ 친목질도 좀 상대 가려가면서 하자 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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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램 @fastttt__
@daokijl55 님에게 보내는 답글
리서가 dtb 4 재밌게 본다고 라방에서 그렇게 밝혔는데 dtb 우승자랑 친목 쌓고 싶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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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말랑현민 @daokijl55
@fastttt__님에게 보내는 답글
그럼 윤성이는 DTB 4 애청자 아니었음? 윤성이는 라이브에서도 ㅇㅇㄷ 응원하고 있었던 거 다 찍혔는데? 생각의 깊이 차이니까 실드 그만~
back키 @keybackey
이때싶 불화설 장작 지피고 있는 거 그짝 팬덤인거 다 티나요^^
그런데 울 리서 이용해서 우리애들 불화설로 몰아가려고 해도 헛수고세요ㅋㅋㅋ
(멤버들한테_아기새_케어받는_정이서.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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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몽 @todaydream
자의식 대~단하십니다
오늘 아체대 MVP였던 우리 애들 프리뷰 빨기도 바쁜데 남의 그룹 불화설 장작 지피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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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KSforever @AIOK5DAX12F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리서 잠깐 ㄹㅂ랑 있었던 것도 아니고 쭉 붙어다니던데… 오늘 오히려 멤들이랑 붙어있던 시간이 더 적더라 멤들이랑 있을때 표정도 안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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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타임아웃 @watchout_time
나는 견씨랑 윤씨가 정이서 내버려둔 게 더 신기ㅋㅋㅋㅋ 애들 연생 때부터 관계성 판 사람이면 데뷔조였던 견씨랑 윤씨 왜 나갔는지도 대충 알지 않나? ㅋㅋㅋㅋ
마음에 들어요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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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타임아웃 @watchout_time
연생시절에 윤성이랑 윤씨 둘이 절친이라 붙어다니던 거 소속사에 죽치고 있던 서세스 사생들한테 유명했잖아ㅋㅋ 킥스 데뷔하고 윤씨 어디 있냐고 찾는 글 한두개였냐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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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타임아웃 @watchout_time
따지고 보면 정이서가 윤씨가 그런 윤성이 버리고 따라간 견씨 나가게 한 장본인인데 저걸 그냥 냅두네ㅋㅋ 그렇게 안 봤는데 둘다 그릇 ㅈㄴ 큰듯 나였으면 꺼지라고 욕박았음ㅋㅋㅋ
(잠금)허니 @DAYREVEDREAM
언제부터 레브 멤버가 여섯 명이었지
누구누구가 눈치 없이 들이댄 거 하쭌이 표정만 봐도 알 것 같은데;;;
마음에 들어요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