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37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74화(374/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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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에서 대여해 준 스튜디오의 소파에 모여 앉아 다들 가볍게 머리나 옷매무시를 정리했다.
이제 제법 연차가 쌓인 터라 웬만한 라이브 방송은 긴장조차 하지 않는 우리 멤버들이었으나 오늘은 나름 대본이 정해져 있었기에 조금의 긴장 정도는 필요했다.
대본은 딱히 길지는 않고 오히려 짧은 편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중요한 일인 만큼 정신은 바짝 차려야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본임을 들키지 않고 ‘그 대사’를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속은 시원하네.”
견하준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따지고 보면 정이서는 견하준한테 갑질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기에 견하준이 저렇게 이를 가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러게. 기왕이면 이게 그 자식한테 제대로 한 방 먹이는 거면 좋겠는데.”
“그런 놈은 자기 계획이 틀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받을걸? 정이서가 우리 라방을 일일이 다 챙겨보지 않는 이상, 미리 알고 대비도 못 할 거 아니야.”
고개를 까딱하여 견하준의 말에 동감하자 서예현이 씩 웃으며 말을 얹었다. 따지고 보면 서예현은 정이서에게 당한 게 없었음에도 정이서를 영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대본은 서예현과 류재희가 머리를 맞대고 팬 채팅을 이끌어 내는 것까지 고려해 가며 짰기에 충분히 믿을 만했다.
내 솔로곡 맛보기라는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만큼, 스튜디오에는 음향기기와 마이크가 준비되어 있었다. 프리스타일로 했던 가사를 너튜브 영상 보고 옮겨 적느라 고생 좀 했지.
다 기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디테일한 부분은 내 기억이랑 다른 곳이 있더라고. 하마터면 프리스타일로 갈겼던 거 다 까발려질 뻔.
“셋에 들어갑니다. 하나, 둘, 셋!”
짝! 손뼉 소리와 함께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며 녹화 시작을 알렸다.
“Dream of me! 안녕하세요, 레브입니다!”
꾸벅 허리 숙여 단체인사를 마친 후, 카메라를 향해 미소 띤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안녕, 데이드림.”
“이렇게 또 다섯 명이 다 같이 OA라이브로 찾아뵙는 건 오랜만이네요.”
“그러게요. 어제 이든이 형이랑 같이 라방 했는데 또 이렇게 막내랑 다른 형들이랑 찾아뵙게 됐네요.”
그야 나는 위클리 미션 수행을 해야 하니까. 휴가 때는 시스템과 합의 봐서 라방을 vlog로 돌리긴 했다만.
마이크를 집어 들며 대본대로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일단 첫 단계는 DTB 콘서트였다.
“DTB 콘서트에 못 오셔서 솔로곡 맛보기를 듣지 못하신 우리 데이드림한테 짧지만 직접 들려 드리기 위해 자리를 마련해 봤습니다.”
[형 사랑해!!!!!] [디티비콘 광탈한 한을 이렇게 풀어주는구나….] [윤이든 솔로곡 라이브 궁금해서 들으러 왔다가 얼결에 데이드림 되어 버림] [다음 활동이 레브 단체 컴백이 아니라 솔로활동인가요?] [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 [아니 dtb충들 이제 라방까지 도배하려 드네 ㅅㅂ]“거기에 더해 이든이 형이 풀어주는 DTB콘 비하인드와 레브의 하와이 휴가 비하인드까지, 궁금하시다면 채널 고정!”
[사실상 이든이 솔로곡 맛보기보다는 비행기 12시간 연착이랑 경유지에서 비행기 놓친 썰 푸려고 다섯 명 다 모인 거 아니냐고ㅋㅋㅋ] [솔직히 솔로곡보다는 휴가 비하인드가 더 궁금하긴 함ㅋㅋ]“막내야, 여기 인기 뮤직 아니야. 바꿀 채널 없어.”
“MC 하면서 멘트가 입에 붙어서 그래요.”
음방 MC 정신을 라방에서도 발휘하는 류재희의 손가락을 쓱 접어 주었다.
라방을 켠 실질적인 취지는 그게 아니었으나 명목상의 취지는 내 솔로곡 맛보기 라이브였기에 DTB 콘서트에서처럼 비트를 틀고 짧게 벌스 여덟 마디를 선보였다.
[오 real hiphop] [형 정규 솔로앨범 언제 내] [개멋있어진짜 이걸내가콘서트장에서못봤다니ㅠㅠㅠㅠ] [멋있긴 한데 곡이 좀 무겁다…]“언제 발매 예정이냐 하면, 레브가 컴백을 하고, 우리 보컬 라인 중 한 명이 솔로곡을 내고, 그 다음에 나옵니다.”
“한참 멀었네요.”
“금방일 수도 있죠.”
김도빈과 시시덕거리다가 서예현에게 은밀한 신호를 보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빌드업을 쌓을 차례였다.
“저희도 이든이가 초대권 줘서 갔거든요. 거기서 이제 저희 같이 이든이 초대권으로 오신 분들이랑 인사도 나누고, 같은 아이돌 후배님도 계셔서 사진도 같이 찍고.”
“맞아, 그분 인별에 올라왔던가?”
[같은 아이돌 후배? 누구지?] [네디온 신희운이었나?] [찾아보니까 ㄹㅇ 초면임;; DTB 나왔던가] [통편집 아님? ㅋㅋㅋㅋㅋㅋㅋ] [DTB 예선에서 친해진 거예요?] [아 가사 실수해서 3초 만에 광탈한 갸네]“DTB 1차 예선에서 친해졌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고… 그때는 대기하면서 대화만 나눴던 사이라서요. 그런데 이번에 아체대에서 다시 만나게 돼서, 네.”
좋아, 자연스럽게 아체대까지 넘어오는 것까지 성공했다.
“이번에 DTB 4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그 수가 ‘좀’은 아니었어요, 형.”
[아체대에서 돌들 상대로 팬미팅 한 번 했구나ㅋㅋㅋㅋ] [타돌팬들 지금 내년에 자기그룹 래퍼들 dtb 나갈까봐 떨고 있던데] [나가서 울 이든이처럼 되면 좋은 거 아니야? 이제 아이돌 래퍼라고 무시도 못할 거 같은데ㅋㅋ] [모르겠다 우리가 이든이 보유그룹이라서 그러지 만약 예현이가 디티비 나간다고 했으면 나였어도 제발 나가지 말아 달라고 물 떠놓고 빌었을 거 같긴 해] [아체대 썰 좀 풀어주세요!]“네, 저희의 아체대 활약은 설날까지 기다려 주시고요. 그때는 저희의 썰 말고 본방으로 생생하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미리 알고 보면 재미 없잖아여.”
“참고로 예현이 형 활약이 대단했어요.”
“나는?”
“이든이 형도 대단했죠.”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는 채팅을 매의 눈으로 보다가 드디어 아체대 친목을 묻는 채팅을 발견했다.
김도빈이 짐짓 모른 척 그 채팅에 답을 했다.
“친목이요? 친목 많이 하죠.”
“활동기에 방송국에서 마주쳤던 분들을 아체대에서 다시 만나면 괜히 반갑고 그런 건 있어요.”
너무 친목질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준으로만 딱 떠들다가 견하준이 짧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저는 잠깐 인사하거나 이야기 나누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저희끼리 뭉쳐 있을 때는 저희 멤버들끼리만 있었으면 했거든요. 솔직히 조금 불편했고…”
“준이 너는 불편할 만도 했지.”
[????] [아체대에서 멤버들 말고 누구 또 있었어?] [불편했다고?] [ㅈㅇㅅ???] [와 안그래도 그거때문에 말 좀 많았지 않나?] [그냥 하준이 성격이 내향적이라서 불편했다는 거 아닌가] [이걸 누구 저격이라고 무작정 몰아가는 건 위험한 거 같아요 레브 생각도 좀 해주세요] [근데 아체대 직관 다녀온 트친 썰 들으니까 자기 그룹까지 버리고 너무 노골적으로 붙어있었다고 하긴 하더라] [하준아 사회성을 길러 ㅉㅉ] [무슨일임 나만 못따라가는거임?] [왜 불편할 만해???? ㅈㅇㅅ랑 안 좋은 일 있었어?] [무슨 말이 많았어요?] [이런 채팅 꾸역꾸역 달고 있는 님보다는 하준이 사회성이 훨씬 좋을 듯요!]원래도 읽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채팅이 올라가긴 했지만 지금은 거의 채팅 폭발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좋은 기억은 아니니까.”
견하준이 쓴웃음을 잠시 머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여상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너무 애매모호하게 말해도 짜깁기라고 우기는 반응이 나올 수 있었으므로 정이서가 본격적으로 행동하기 전까지 온갖 궁예와 경솔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조금의 여지를 주는 편을 선택했다.
[이러면 빼박인데] [누가 들어도 뉴본 시절 이야기 아닌가] [얘들아 너무 경솔하다] [자칫하면 이거 뒷담 돼] [도빈이도 아니고 제일 진중한 하준이가 오죽했으면 이런 말 하겠냐고ㅋㅋㅋㅋ] [하준이 뉴본에서 무슨 일 있었어?] [갑자기 도빈이 머리채는 왜 잡지ㅋ] [이든이랑 하준이랑 둘 다 뉴본출신이잖아] [왜그랭 하준아 뉴본 데뷔조에서 이서한테 밀린 게 그렇게 억울해서 괜히 우리 이서 머리채 잡는거양?ㅋㅋ] [★어그로 먹금★어그로 먹금★어그로 먹금★어그로 먹금★어그로 먹금★] [친구 사귀고 싶은 포메인가 뭔가로 모에화 ㅈㄴ 하더니 우리애가 불편했다니까 남의 그룹 라방까지 와서 칼춤추고 자빠졌네ㅋㅋㅋㅋ] [불편할 만도 했지 그짝 팬덤은 알음알음 알고 있었더만] [왜 너희만 아는 이야기 해 소외감 느껴지게] [하준이가 뉴본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이라 불편하다고 대놓고 말한 것도 아닌데 뒷담은 무슨 뒷담ㅋㅋㅋㅋㅋ] [솔직히 ㄱㅇㅅ이라면 몰라도 ㅈㅇㅅ는 좀 뜬금없긴 했음] [데뷔조에서 밀렸다기엔… 내새끼 필터 빼고 객관적으로 봐도 얼굴 실력 쭌이 압승 아닌가ㅋ]“아체대 이야기는 이쯤하고 슬슬 휴가 썰도 풀어 볼까요.”
오케이, 대본에 있던 떡밥은 성공적으로 다 털었고.
나중에 정이서가 아체대에서 우리랑 붙어 있었던 목격담과 사진으로 언플을 시도하려고 하더라도 오늘의 라이브 방송이 진실을 밝히는 데에 도움이 될 터였다.
자고로 남을 엿먹이려 했으면 내가 엿먹는 것도 각오해야 하는 법이지. 알겠냐,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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뵤U제 @ujaemom
오늘 라방 좀 많은 게 지나간 것 같은데…. 아체대 비하인드는 좀 충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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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 쭌옣 @jyisreal
그 ‘포메’가 이든이 옆에 하도 착 붙어있어서 하준이 표정 안 좋은 게 절친(ㅋㅋ) 뺏겨서 질투하는 거네 어쩌네 하더니 질투는 개뿔 그냥 ‘포메’랑 좋은 기억이 없어서였고ㅋㅋㅋㅋ
마음에 들어요 3
일레브 @11onlyonereve
2E이 하쭌이가 뉴본에서 나오고 나서 같이 뛰쳐나왔다고 하지 않았나? 하쭌이가 그냥 단순하게 실력 때문에 데뷔조 못 든 거였으면 뉴본 데뷔조였던 2E이가 아무리 의리남이라고 해도 그거 걷어차고 하쭌이 따라서 나올 이유가 있어?
공유 112 인용 36 마음에 들어요 378
(잠금)뉴옹 @newongnewong
예전에 온탑인가 뭔가로 리더그룹 프젝 했을 때 이든이랑 ㄱㅇㅅ이랑 엮지 말라고 발작하던 그쪽 팬덤 반응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ㅋㅋㅋ 그렇-게 이든이 보고 나락이라고 염불 외우면서 아득바득 까던 이유가 다 있었구나ㅋㅋㅋㅋ
마음에 들어요 27
포메수인 @leeseolove__
하 존나싫다
덕분에 루머생성 까판형성 가지가지 열렸고요 그런말 하시려면 그룹 라방으로 하지 말고 우리애 앞에서 면대면으로 말해주세요 아 그럴 용기는 없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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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keyback계 @kicks0207
ㅅㅂ 미친새끼들 ㅈㄴ 마음에 안드네 니들이 그런말 하면 울 이서는 뭐가 돼 ㅅㅂ
붙어있는게 불편하고 싫었으면 그 당시에 말하던가 울 이서 앞에서는 못 말하고 뒤에서 즈그들끼리 찌질하게 지랄이야
마음에 들어요 19
온라인상에서 불붙은 싸움이 며칠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다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참전한 이들이 흥미를 잃고 사그라들기 직전, KICKS 팬덤에게는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일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