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37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75화(375/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375화
정이서 KICKS 탈퇴 결정..KICKS 5인조 개편
❘ 뉴본 홈페이지에 소속사 공식 입장문 올라와
뉴본, 정이서 KICKS 탈퇴에 “본인 의견 최대한 존중”
-?? 오늘 만우절 아닌데?
-응 가짜뉴스
└뉴본 홈피에 찐으로 공식 입장문 올라왔어…..
-뭔데 진짜 아직 재계약시즌도 아닌데 탈퇴????
-건강문제면 활중이라도 괜찮으니까… 기다릴 수 있으니까 제발…
-6-1=0 6인조 KICKS 지지합니다
-드라마라도 찍었으면 연기뽕 차서 헛발질한다고 생각하기라도 하지, 이유가 대체 뭔데 아티스트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내린 결정이라는 말밖에 못하냐
└ㄴㅁㅇ 건강문제였으면 공식 입장문에 건강 문제로 인해서 탈퇴라고 썼을 텐데
-아제발잘못뜬기사라고해줘요ㅠㅠㅠㅠㅠ
-혹시 소속사도 못 막아주는 큰 사고라도 친 거 아님? 그게 아니고선 이렇게 갑자기 탈퇴할 리도 없고 소속사도 아직 계약기간 남았는데 이렇게 흔쾌히 탈퇴 ㅇㅋ 때릴 리도 없잖아
-확실한 입장문이랑 탈퇴 이유 나올 때까지 손가락 가만히 두는 게 그렇게 어려워?
바로, 소속사에서 내보낸 정이서의 KICKS 탈퇴 기사였다.
조금 빠르긴 했지만 숙소 독립 정도는 연차가 차면 흔한 일이기도 했다.
한데 탈퇴라니.
그룹 내 불화설이 돌았다거나, 건강 상태로 인해 활동 중단을 했다거나,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거나 하는 전조 증상이 아예 없었기에 KICKS 팬덤은 혼란에 빠졌다.
그들이 현실 부정을 하고 있는 동안 정이서의 공계에 자필 입장문이 업로드되었다. 완벽한 확인 사살이었다.
-미친 인별이랑 짹이랑 팬카페에 이서 자필입장문 떴어
-하씨발 가짜뉴스 아니었네 죽고싶다
-숙소에서 혼자 독립했다고 했을 때부터 싸했는데ㅋㅋㅋ 역시나 결국은 런엔딩이네ㅋㅋ
-반응 좀 와서 한창 커하찍을때 팀에 제대로 찬물 뿌리네 미친;;;
-6인조 대형 애매했는데 이참에 잘됐다 솔직히 정이서 무매력멤이잖아 ㅋㅋ 비주얼이 돌판에서 압도적이기를 해 실력이 타돌 압살 수준이기를 해? 멤버들에게 부둥부둥받는거랑 억지 포메라이팅이 걔 유일한 캐릭터성 아니었어? ㅋㅋㅋㅋ
-이때싶 까판 열고 있네 씹덕포인트로 코어 제일 쎈게 이서였는데
└뭐라는 거야 코어는 솔직히 현민이가 더 셌지 정이서 갠팬덤 좆같은 포메라이팅 씹스러운 부둥부둥 모두한테 사랑받는 내최애 감성 못버티고 나간 팬들 한바가진데
-지금 이서 욕하는 것들은 이서 입장문은 읽고 말 얹는 거지?
-공황장애라잖아 아픈 애를 왜 패 ㅅㅂ
-입장문에 뻔히 이유 나와 있는데도 쳐패는 꼴 보니까 6인조 킥스를 빤거지 멤버 개개인은 좆도 관심없었단 거 잘 알겠네ㅋㅋㅋㅋㅋ 가증스러우니까 올팬이라고 하지 말고 이제부터 6인조 지지팬이라고 해라
-소속사는 공황 있는 애를 억지로 데뷔시킨거야? 입장문 보니까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힘들지 않은 나날들이 없었다는데 멤버들도 이서 케어 전혀 안 해준건가?
└타멤들이 정이서 얼마나 잘 챙겨줬는데 이런 소리 하면서까지 다른 멤들한테 책임 돌리면 좋아?
당연히 난리가 났지만 이게 겨우 도화선에 불을 붙인 첫 단계라는 걸 분열된 KICKS 팬덤이 알 리가 없었다.
확실한 사실은, 그 어느 쪽이든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는 없다는 거였다.
* * *
“와우, 일단 탈퇴부터 갈겼네. 돌판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제일 가는 막장 그룹 싸움의 서막이 올랐구나.”
포털사이트 연예란 1면에 걸린 뉴스 기사 제목을 훑은 김도빈이 입을 틀어막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기사에 첨부된 정이서의 입장문을 보고 있던 서예현이 영 마음에 걸린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공황 장애 이야기… 진짜일까?”
“어쨌든 따돌림은 KICKS 내에서 진짜 있던 일이었으니까 함부로 말 얹기가 그렇긴 하네요.”
류재희도 조져 주겠다는 독기가 한풀 꺾인 듯한 얼굴로 서예현의 말에 힘없이 대꾸했다.
그런 거에 마음 안 약해져도 된다. 그저 눈가림용 핑계일 뿐 진짜 공황 장애 환자는 아니니까 말이다. 100% 확신할 수 있다.
‘당연히 핑계죠. 그걸 믿었어요? 그렇게 안 봤는데 꽤 순진하시네.’
회귀 전에 본인한테 직접 들었으니까.
그때부터 싹수 노란 놈이었다는 걸 알아봤어야 했는데. 지금 저 멘트도 다시 생각해 보니까 눈치 없이 자신에게 곡을 준 나를 개무시하면서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기만하면서 머리 꼭대기에 있는 건 내 쪽이죠? 회귀 전의 업보를 고스란히 돌려받고 있죠?
“왜 그랬냐고 따지는 연락은 지금까지 안 왔던데 아직은 우리가 라방에서 끊어 낸 거 눈치 못 챘나?”
모니터링 능력이 류재희급은 아닌 모양이군. 만약 우리 막내처럼 음지 반응도 모두 캐치했다면 우리를 제 방패로 쓰기엔 글러 먹은 걸 깨달았을 텐데.
정이서가 KICKS 숙소에서 나간 터라 예전처럼 권윤성한테 정이서의 동태를 물어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그것까지 눈치채고 완벽히 방어하면 걔는 국정원이 돌판에 뺏긴 인재야. 그러면 아이돌을 할 게 아니라 국정원 요원을 해야지.”
서예현이 고개를 저으며 단백질 쉐이크가 든 통을 열심히 흔들어 댔다. 그냥 믹서기에 넣고 갈라니까 설거지 하기 귀찮다고 꼭 저렇게 흔들어 먹더라.
“입장문 쓰랴, 터트릴 자료 준비하랴, 여론전 짜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텐데 팬 음지 반응까지 모니터링 하고 있을 시간이 있겠어?”
“흠, 전 가능한데.”
류재희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비죽 웃었다. 국정원이 돌판에 뺏긴 인재인 막내가 같은 편이라는 게 참으로 다행이었다.
“아이돌 때려치우고 국정원 취직할래, 막내야…? 형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줄게. 그 재능을 썩히기 너무 아깝다. 국가에 기여하자.”
단백질 쉐이크를 흔들던 손길을 뚝 멈춘 서예현이 진지하게 류재희한테 제안했다. 저 인간이 지금 우리 레브의 소중한 메인 보컬을 방출시키려고, 어?
“아니, 형, 뭐라는 거야? 쟤 가창력은 썩히기 안 아깝냐?”
“회식 때 이제 한 번씩 가창력을 뽐내는 거지.”
“국정원도 회식해요?”
“내가 국정원 직원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니, 도빈아.”
김도빈과 헛소리 같은 만담을 나누는 서예현에게서 신경을 끄고 견하준을 돌아보았다.
드디어 시작된 KICKS 폭발 쇼를 꽤 흥미진진하게 관조하고 있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우리 중 그 누구보다 정이서에게 유감이 클 견하준은 의외로 담담했다.
“네가 제일 후련해할 줄 알았더니.”
툭, 가볍게 견하준의 옆구리를 치며 운을 떼자 견하준이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그냥, 이럴 거면 왜 그때 나한테 자기도 간절하다고 했나 싶어서.”
견하준의 시선이 과거를 좇듯 허공을 향했다.
“그 말만 아니었어도 이렇게까지 싫지는 않았을 텐데. 봐, 결국은 기만일 줄 알았다니까. 그렇게 간절했으면 다 감수하고 버티든가. 나는 그럴 각오도 충분히 했는데.”
얼굴에 걸고 있던 냉소를 거두고 나를 돌아본 견하준이 씩 웃으며 동감을 요구하듯 말했다.
“어쨌든 KICKS로 데뷔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는 잘되긴 했지만. 그렇지?”
KICKS가 아닌 레브로 데뷔해서 잘 되지 못한 과거를 아직까지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나는 차마 따라 웃지 못했다.
시발, 그러면 회귀 전의 견하준은 KICKS가 공중 분해 되기 전까지 지금처럼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못 했을 거 아니야. 이게 다 정이서 때문이다.
괜히 열이 받아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메시지가 도착해 있는 걸 발견했다.
[괜찮냐?] 오전 10:30내가 오전에 권윤성한테 보낸 문자의 답장이었다.
[권윤성- 탈퇴까지는 예상 못 해서 좀 충격이긴 하다] 오후 3:31 [소속사 대응은?] 오후 3:31 [권윤성- 정이서가 왜 바로 데뷔조 꽂혔는지 까먹었냐?ㅋㅋ] [권윤성-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인가 보더라] 오후 3:33 [권윤성- 기사만 읽어도 알겠지만 이미 소속사랑 정이서 간은 합의 끝났더라고] [권윤성- 같그룹인 우리한테 언질도 없었어서 문제지] 오후 3:35멀쩡한 데뷔조 연습생 밀어내고 낙하산을 마음대로 꽂을 때부터 뉴본에 계속 있으면 이런 미래가 펼쳐지리란 건 훤히 예상이 가긴 했다.
그렇다고 우리 소속사가 천사로 느껴진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힘내라] [지금부터 시작일 테니까] 오후 3:37 [그리고 까도 돼] [겨우 그걸로 우리 이미지 타격 안 받거든] 오후 3:38곧바로 오던 이제까지의 답장과 달리 이번 답장은 조금의 텀을 두고 도착했다.
[권윤성- 그래] [권윤성- 고맙다] 오후 3:41왜 고맙다고 하는 거지? 힘내라는 말이 위로로 느껴졌나…? ‘탈퇴만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부터 시작일 테니까 힘내!’가 아니고 ‘지금부터 개고생 시작일 테니까 힘내라 ㅉㅉ’ 이거였는데.
아니면 우리가 자기들끼리의 일에 휘말려도 된다고 해서? 그 카드가 아니면 정이서도 끌어내릴 수 없으니까 그렇지.
“일단 정이서가 낙하산이어서 하준이한테 피해 준 거 밝혀도 된다고 권윤성한테 말해 놨다.”
“정이서가 하준이 형을 밀어내고 데뷔조에 다이렉트로 꽂힌 낙하산인 걸 KICKS 쪽에서 까면 따돌림을 형들이 사주했다는 말이 돌 수도 있어요.”
그 말을 들은 견하준이 짧은 실소를 내뱉었다.
“야, 그럼 까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까지 말라고 권윤성한테 지금 당장 문자 넣어?”
다급히 휴대폰을 향해 손을 뻗는 나를 진정시킨 류재희가 제발 한국말은 끝까지 들으라고 한탄 한 번 하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다행히도 형들이 KICKS 멤버들과 아주 널찍한 거리를 유지해 주신 덕에 그 가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질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요.”
“걔네가 우리 데뷔 초기에 우리 뒷담을 했던 걸 고마워해야 하나?”
어쨌든 결과론적으로는 그 뒷담 덕분에 우리가 괜히 지저분하게 휘말릴 일도 피하게 됐으니 뒷담 건은 깔끔하게 절반만 용서해 주기로 했다.
다 용서하기엔 수지타산이 안 맞잖냐.
“좀 걸리는 게 최현민이랑 그쪽 리더가 DTB 4 파이널에 방청 온 건데… 그것만으로 연결고리를 주장하면 억지 소리 나오기도 충분하고요.”
“그래? 연습생 시절에 씹선비 소리 들었던 추억 정도는 기꺼이 까 줄 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네.”
서예현을 제외하고 다들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제 귀를 의심하는 표정으로 견하준을 돌아보았다. 견하준의 입에서 씹선비라는 소리가 다 나왔다니.
우리의 귀를 의심하게 만든 견하준은 홀로 평온한 얼굴이었다.
아니, 그건 둘째치고…
“이런 미친! 우리가 데뷔하고 나서 시작된 뒷담이 아니었다고?”
“물론 그 당시에 걔들이 이든이 네 뒷담은 안 했지.”
“그래서 그때 네가 낙하산한테 밀렸을 때도 반응이, 하…”
점점 맞춰지는 퍼즐에 신경질적인 손길로 앞머리를 헤집었다. 나만 또 모르고 있었지. 뉴본에서 각오하고 데뷔하려 했다던 게 이런 말이었냐고.
절반만 용서는 개뿔. 10분의 1도 많다, 망할 새끼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