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1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10화(410/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10화
리모컨, 리모컨이 어디에 있지?
눈이 벌게진 채로 리모컨을 찾다가 힐긋 화면을 돌아보자 점점 내려가기 시작하는 지퍼에 식겁하며 온몸으로 화면을 가렸다.
아무리 내가 뻔뻔하다고는 해도 조부모님과 부모님과 일가 친척들 앞에서 내 복근을 간접 공개하고 싶진 않았을뿐더러, 처음 본 DTB 방송 편이 손자가 터틀넥 크롭티를 입은 모습이면 할아버지가 DTB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시겠냐고.
“저놈은 자기가 1등 한 것 좀 봐 보자니까 갑자기 튀어 나와서 왜 저렇게 또 난리야?”
할아버지가 역정을 냈지만 할아버지의 역정은 서예현의 칼로리 히스테리만큼이나 익숙했기에 그냥 익숙하게 흘려넘기고 리모컨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이건 다아 할아버지를 위한 짓이기도 했다. 이 손자가 할아버지의 1위 로망이 깨지지 않도록 지켜드리는 건데! 그 장면만 딱 보면 또 이상한 프로에서 1등 했다고 생각할 거 아니야!
거기에서 이상한 건 나 하나였는데도!
천만다행으로 리모컨은 할아버지의 손이 아닌 이헌이 형의 손에 고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내가 티비 화면을 가리는 걸 포기하고 리모컨을 향해 달려가면 크롭티 꼴이 다 드러날 게 분명했다.
“아니, 이든아. 좀 보자. 이럴 때나 보지 우리가 집에서 챙겨 보겠니.”
“아니, 굳이 안 챙겨 보셔도 돼요! 솔직히 지금도 안 보셔도 돼요! 일단 중장년층 감성은 아니에요!”
“왜, 이전에 이헌이가 한창 챙겨볼 때 같이 좀 보니까 멋있게 나오더만. 할아버지도 보시라고 얼른 나와 봐.”
“다른 편에서는 멋있게 나오는데 이 편은 좀 아니에요!”
친척 어른들이 한 마디씩 얹었지만 굳건하게 티비 앞을 가로막으며 리모컨을 가지고 있는 이헌이 형한테 다급히 외쳤다.
“아, 이헌이 형! 채널 좀 빨리 돌려 봐!”
“할아버지가 보자고 하시는데 내가 어떻게 돌리겠니.”
결국 내가 저 리모컨을 뺏어서 직접 돌리는 수밖에 없다는 소리였다.
“도빈아! 빨리 이리 와서 화면 좀 가리고 있어!”
“헉, 이거 설마 DTB 패자부활전이에요? 형 그 같은 상황 다른 시발 옷?”
“그래, 그거! 그러니까 빨리 와서 가려 봐!”
김도빈이 온몸으로 이미 공개된 내 복근과 크롭티를 가리고 있는 사이 잽싸게 리모컨을 스틸하여 아체대로 채널을 바꾸었다.
“야, 정아야! 이리 와서 아체대나 봐라!”
“야잇, 냅둬 보라니까!”
내 부름에 윤정아가 쏜살같이 방에서 튀어나왔다.
“할아버지, 저 여기에서도 1등 했어요, 1등. 여기에서 제가 하는 활약이 훨씬 더 멋있을걸요?”
“빨리 채널 다시 돌려 놔라.”
“10분만! 아니 5분만!”
5분이면 내가 다시 져지를 주워 입었겠지?
그 뒤에 이어지는 싸이퍼는 쓰리피스 정장이라 할아버지가 봐도 상관없었다. 과연 윤정아가 순순히 리모컨을 양보할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
꿈♥백일몽 @revedream
★레브 아체대 참가종목★
양궁-예현이, 하준이, 유제
축구-이든이
배구-도빈이
500M 달리기-하준이
계주-유제
공유 4620 인용 13 마음에 들어요 7896
꿈♥백일몽 @revedream
~현재 아체대 축구 예선전 중~
공유 12 인용 2 마음에 들어요 59
-와 이든이 혼자 순식간에 두 골 넣었어
-학창 시절 점심시간에 꼰대소리 들어가며 2학년타임 사수하면서 축구한 보람이 있구나!ㅋㅋㅋ
-이든이 축구 MVP 인정
-평소에는 연상미 전혀 모르겠는데 왜 공만 쥐여주면 유독 어빠미 나냐
-또 한 골 들어갔다!!!! 이대로만 가면 결승 가겠는데?
-아니 딱 봐도 먼저 달려와서 어깨빵 친 건 상대편인데 왜 욕은 우리애가 들어먹고 있는 거죠?
-축구실력은 쉣인데 헐리우드 액션만은 아주 프로선수급이네 ㅅㅂㅋㅋㅋㅋㅋ
-쟤 누군데ㅋㅋㅋ 그리고 우리 애들보다 먼저 데뷔한 거랑 먼저 선빵쳐 놓고 쌩쇼를 다하면서 바닥 뒹구는 거랑 뭔 상관인데
-아 에바 페널티킥 뭐임
-이든이는 드러눕는 법 몰라서 못 드러눕는 줄 아나 누구누구처럼 쇼하는 건 가오 상하니까 안 드러눕는 거지
-그래서 어디 다리 한짝 부러졌대? 그거 아니면 그쪽 팬들 제발 유난 좀 떨지 말라고 해 걔 엄마도 그 정도로 유난 안 떨듯,,,
-오… 상대팀에 KICKS멤 있었구나
-와 이든이 매너랑 페어플레이 다시 한번 반했다…
-「ㅅㅂ 권윤성이랑 안 친하긴 개뿔ㅋㅋㅋㅋㅋㅋ 넘어지는 거 잡아주는 것만 봐도 친한 거 ㅈㄴ 잘 보이는데
저것만 봐도 5킥스랑 레브랑 공조해서 이서 묻어갔을 확률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있어?
친목한 적도 없어서 그럴 확률 없다고 빽빽 우기던 데이드림 다 어디감?ㅋㅋㅋㅋㅋ」
내가 이런 반응 나올 줄 알았다ㅋㅋㅋ
-아니 포메수인 빠는 것들은 인간적인 도리도 안 지키고 사는 거임? 아무리 안 친한 친구라도 내 앞에서 넘어지면서 발목 꺾여서 크게 다칠 것 같으면 당연히 잡아주는 게 정상 아님?
-포메수인 여전히 빠는 그분들 지금 이든이가 잡아준 덕분에 권윤성이 부상을 안 입은 게 아쉬워서 억까하는 거다 Vs 능지가 포메 능지라 저 음모론을 진심으로 믿고 화내는 중이다
└닥후 능지가 박살났으니까 지금까지 포메수인 빨고 있지 제정신으로 어케빠냐ㅋㅋㅋㅋ
└포메가 얼마나 똑똑한데 포메한테 왜 그래
-와 내년에는 축구 종목에서 빠지겠는데? 부상자 넘많… 이든아 제발 살살 뛰어ㅠㅠㅠ
꿈♥백일몽 @revedream
~현재 아체대 양궁 예선전 중~
공유 24 인용 1 마음에 들어요 73
-아이고 울 막냉이 6점 쏴서 속상해쪄요? ㄱㅇㅇ
-견하준 사극드라마 출연 기원 1일차
-서예현사랑해서예현사랑해서예현사랑해서예현사랑해서예현사랑해
-미쳤다 진짜 활 잘 쏘는 것까지 진심 엘프다
-엑스텐 4번에 10점 한 번… 예현이는 태릉이 빼앗긴 인재였을까 설마
-예혀니 활쏘기 전에 계속 주머니 만지던데 설마 저기에 노담포카 들어있었나…? 라방에서 토템 가지고 경기 임해서 더 잘 된 것 같다고 그랬잖아
└설마…. 아무리 예현이 승부욕 쩔어도 설마 그렇게까진….
-이든이랑 도빈이 다들 기립박수 치는데 한 박자 늦게 일어난 거 진짴ㅋㅋㅋㅋ
-아씨발 포메수인 저기에서도 붙어 있었네
-그 와중에 이든이랑 도빈이랑 둘 다 한 번을 포메수인 안 돌아보는데? ㅋㅋㅋㅋ 아체대에서 포메수인이랑 레브랑 화기애애했다고 주장하는 그분들 다 어디로 감?
꿈♥백일몽 @revedream
~현재 아체대 축구 결승전 중~
공유 20 인용 1 마음에 들어요 86
-윤이든 왜 남고였지 점심시간에 운동장 붙박이 되어서 윤이든 축구경기 구경할 자신 있었는데
-하도 애들 컷 잘리니까 이렇게 경기에서 잘해서 단독샷받는것만으로도 너무 감지덕지하고…
-낙하산과 왕따 주동자들때문에 우리애들까지 엮여서 이게 무슨 고생이야;;
-시온도 잘하지만 이든이가 너무 강했다ㅋㅋ
-축구 100% 빠진다 부상자 무슨 일이야
-이든이 활약 내년에 못보는 건 아쉽지만 절대 이든이가 살살 뛸 것 같진 않기에… 차라리 진짜 축구 종목에서 빼줬으면 좋겠음 아님 부상 위험 없는 승부차기 같은 걸로만 하든가
-축구 MVP는 이든이 땅땅 확정이군아
-오늘 진짜 도빈이랑 예현이랑 이든이 각 출연종목 MVP였다
-울 유제 넘어진 거 괜찮겠지?ㅠㅠㅠㅠㅠ
-형들 놀라서 넘어진 막내한테 달려가는 거… 레브는 가좍이다…
-그런데 포메수인 대체 얼마나 붙어 있었으면 레브 ㅈㄴ 썰렸냐 아체대 보니까 또 개빡치네
-차라리 썰린 게 나음 만약 붙어있는 분량 많고 그게 다 나왔으면 포메수인 팬들 부활해서 또 무슨 궁예를 해대면서 활개 치고 다닐지 몰라서
일몽이몽 @1mong2
아체대 베스트컷
(윤이든_축구예선_몸싸움.jpg) (서예현_양궁_집중샷.jpg)
(김도빈_코트_날아오르기.jpg)
공유 5102 인용 112 마음에 들어요 8899
│
(견하준_달리기_준비자세.jpg) (유제_결승선_골인.jpg)
***
입시가 끝나고 독기가 빠졌는지 결국 리모컨을 뺏긴 윤정아는 아체대 본방 사수를 하지 못했다.
하필 DTB 재방을 연속 세 편을 해 주더라. 솔직히 싸이퍼랑 파이트머니 디스전이랑 조별 미션은 패스 못 하지.
하필 채널을 아체대에서 다시 DTB로 돌리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여 결국은 크롭티를 1초간 공개해 버렸지만.
다들 뭘 본 건가 해서 차마 말도 못 하고 넘어가더라. 타투도 들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체대를 중얼거리는 윤정아의 모습이 하도 불쌍해서 결국 서예현과의 영상 통화를 할 기회를 주었다. 물론 무작정 윤정아한테 넘긴 게 아니라 나랑 영상 통화를 하는 서예현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거다.
서예현은 처음에 몇 번을 통화를 끊고 거부하다가 옆에 형 팬 있으니까 협조하라는 내 문자를 받고 나서야 영상 통화를 받아 주었다.
“카이사르는 괜찮대?”
나도 반려동물을 본가에 두고 있는 입장으로서 서예현의 걱정이 호들갑으로 느껴지진 않았기에, 다들 나랑 닮았다고 하지만 오직 묘주만이 목소리 높여 부정하는 그 고양이의 안부를 물었다.
-어, 다행히도 심각한 건 아니고. 이제 노묘잖아, 그래서 입맛이 떨어졌는지 밥이랑 물을 잘 안 먹었나 봐. 심각하면 수술까지 해야 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약만 먹이면 된대.
얼굴에 걸린 서예현의 미소는 제 고양이의 상태를 미주알고주알 설명해 주는 목소리만큼이나 부드러웠다.
몇 년을 한 집에서 살아 온 나도 거의 보지 못한 그 낯설고 희귀한 미소에 윤정아는 거의 넋을 놓은 상태였다.
저걸 이제 계 탔다고 하는 건가.
잠깐 화면이 흔들리더니 서예현의 웃음 소리와 방금보다 한 몇백 배는 부드러워진 목소리가 울렸다.
-카이사르, 네 이야기하는 줄 알고 온 거야? 아유, 우리 카이사르는 역시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고양이예요.
애교 넘치는 목소리에 속이 좀 안 좋아졌다.
고양이 앞에서는 이렇게 애교를 잘 떨면서 카메라 앞에서 애교 부리는 건 왜 그렇게 어색해하지. 이해가 안 가는군.
영상 통화 화면을 이리저리 조정하는지 화면이 조금 흔들리더니 고양이가 화면에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그 위로는 그런 고양이를 헤벌쭉한 얼굴로 보는 서예현이 비쳤다.
혹시 내가 포도랑 있을 때도 남들 눈에 저렇게 비치나? 포도와 있을 때 표정 관리를 해야겠다는 아주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다.
“헉. 오빠네 고양이, 사진보다 실물이 더 이든 오빠 닮았어요.”
윤정아의 말에 서예현이 충격 먹은 얼굴로 입을 떡 벌리고.
뚝-.
통화가 곧바로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