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2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22화(422/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22화
“1등이라고요? 혹시 요리 주제가 다이어트였어요? 아니면 혹시 회오리 오믈렛 만드는 게 주제였어요?”
류재희가 의심 한 바가지 서린 눈으로 나를 보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류재희와 달리 내기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인 김도빈이 내 편을 들어주었다.
“류재! 이든이 형한테 너무한 거 아니야? 다른 참가자 팀들이 요리를 극악 수준으로 못해서 형들이 우승했을 수도 있지.”
네가 더 너무하다, 이 자식아.
김도빈의 정수리를 꾹꾹 누르며 진실을 밝혔다.
“당연히 이 조합인데 설마 앞에서 1등이겠냐? 뒤에서 1등이라고, 인마.”
“오예, 내가 이겼다! 도빈이 형, 10만 원 입금 부탁해.”
지금 형들이 꼴등을 하고 돌아왔다는데 내기에서 우승한 게 그렇게 기뻐할 일이냐? 심지어 돈까지 걸었어?
“너희 돈 내기에 너무 맛 들이진 마라. 이런 사소한 내기가 나중에 도박으로 발전하고 그러는 거야. 알겠냐?”
진지하게 충고하자 막내 라인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든이 형 말 들었지, 류재? 돈내기하지 말래. 나는 이든이 형을 말을 따라야 하니까 돈 안 줄게.”
“그런 게 어디 있어? 이 판에 건 돈은 줘야지! 안 그래요, 형?”
“들어 보니 도빈이 말이 맞는 것 같다.”
평소였으면 막내의 편을 들어줬겠지만 이번에는 김도빈의 편을 들어줬다. 돈 내기에 재미를 붙이지 말라는 나의 깊고 심오한 뜻이었다.
결코 김도빈이 예상한 등수가 류재희보다 높아서 그러는 게 아니었다.
“아, 형! 지금 형 도빈이 형이 예상한 등수가 제 등수보다 높아서 그러죠!”
“막내야, 너는 이 형을 그렇게 쪼잔한 놈으로 보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류재희의 어깨에 팔을 턱, 얹고 그대로 헤드록, 아니 목 마사지를 선사해 주었다.
제 돈 굳었다고 나를 최고의 형이라 칭송하는 김도빈의 박수와 아부가 류재희의 악! 소리와 함께 배경음으로 깔렸다.
“그런데 진짜로 3등은 할 줄 알았는데. 저는 그래도 예현이 형이 있어서 형들이 한 팀 정도는 제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이 형님이 힘을 영 못 쓰는 주제였어.”
류재희의 목을 단단히 감고 있던 팔을 풀어 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지간히 살찌는 음식이었나 보다. 대체 얼마나 고칼로리였길래. 스포해 달라고 해도 방송 보라고 하실 거죠? 저는 이제 형을 다 꿰고 있다는 말씀!”
“아니. 주제 분식이었다.”
김도빈이 제 귀를 의심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엥…?”
“뭐, 왜. 이런 걸 스포 방지해서 뭐 한다고.”
이미 등수도 깠는데 주제를 못 까겠냐.
“왜 사람들이 스포 방지를 하는지 잘 알겠어요. 스포 들으니까 기대감이 팍 식는 느낌? 떡볶이 만들었죠? 곤약 떡볶이 시즌 2겠네요.”
우리의 개고생을 겨우 곤약 떡볶이급으로 치부하는 김도빈을 향해 나랑 서예현은 동시에 눈을 부라렸다.
적어도 곤약 떡볶이는 나한테 매우 호의적인 견하준 한 명만이 시식 담당 및 심사위원이기라도 했지. <15 Minutes>에서는 그런 자비도 기대하지 못했다고.
“드라마 스케줄이 웬수다, 웬수. 하준이만 있었으면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나는 그냥 그 방송이 영원히 방영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니, 형님. 그렇게 말하면 열심히 수습했던 제가 뭐가 됩니까.”
“누가 들으면 내가 사고 친 줄 알겠다. 얘들아, 윤이든 말만 듣고 오해하지 마. 과실은 50대 50이야.”
“흠, 갑자기 기대감이 되살아났어요. 역시 순탄한 과정으로 망했을 리가 없죠.”
“괜찮아요, 형들. 요즘은 요리 못 하는 것도 나름의 씹덕 포인트예요.”
“나는 못하지 않아! 메뉴가 낯설었던 거지!”
“그걸 세간에서는 요리를 못 한다고 합니다, 형님.”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15 Minutes>의 방영은 곡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날에 이루어졌기에 멤버들과 다 함께 숙소에서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었다.
15분 동안 이루어진 우리의 필사적인 대환장쇼와 서예현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던 심사평이 드디어 세상에 공개되었다.
* * *
[15 Minutes 8회] [MC: 치열한 경연을 펼칠 오늘의 게스트를 소개합니다!]MC의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스튜디오 백스테이지의 문이 열리며 오늘의 도전자 여덟 명이 박수갈채와 함께 등장했다.
[윤이든(연예인 팀): 안녕하세요, 아이돌 그룹 레브의 리더 윤이든.] [서예현(연예인 팀): 서예현입니다.]-와 15분에 이든이 나온다는 거 구라인지 알았는데 진짜였네
-하준이 어디 감?????
-그래도 요리 개노답 이형제 조합 아닌 게 어디야
-ㅇ3 대체 무슨 생각임? 회오리오믈렛 원툴 공식 요리고자인 애를 요리 경연 프로에 내보내네 이든이가 설령 자기가 나가고 싶다고 우겼더라도 뜯어말리지는 못할망정
[서예현(연예인 팀): 요즘 애청하는 프로그램이 여기, <15 Minutes>이에요.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나오게 되어서 참 영광입니다(웃음).] [MC: 두 분은 이제 그룹 내에서도 요리를 잘하시는 편인가요?] [윤이든(연예인 팀): 다른 건 몰라도 단 하나만은 자신 있습니다.] [MC: 오, 굉장히 자신만만하시네요. 네, 오늘 기대해 보겠습니다!]-그래 회오리오믈렛
-윤이든 시청자들 기대 올려놓지 마라고!!!!! 너 그러다가 역풍맞는다고오!!!!
학생, 주부, 직장인, 연예인 팀으로 나뉘어 선 이들이 각자 자기소개와 MC와의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조리대와 조리 기구가 있는 각자의 자리를 배정받았다.
-두렵다… 대체 어떤 결과물이 탄생할지 두렵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얼마나 오랫동안 망금짤로 마주쳐야 할지 벌써부터 두렵다…
-요리경연프로 나온 이든이라니 댄스서바이벌에 예현이 나온 느낌임 지금
-예현아 믿는다 현따뚜이 함 가자
-제발 주제 다이어트특별식 or 당뇨식 or 채식 or 웰빙건강식 이중 하나 나오게 해주세요 예현이라도 활약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제발
[MC: 오늘의 주제를 공개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분식!]-그래도 분식이면 난이도 별로 안 높네
-마음 놔도 되는 건가
-너희들… 곤약떡볶이를 잊은 거냐?
-분식 대표 음식들 칼로리 몇이지?
-좆됐다 떡튀순 칼로리 존나높다 예현이가 커버 못한다 이거
데이드림의 간절한 염원을 무시하고 나온 주제는 역시나 그들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그리고 연예인 팀은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독보적인 요리 완성 과정으로 가장 많은 방송 분량을 받았다.
-고작 돌돌 말아놓은 만두피가 끓이면 안 풀릴 거라고 생각한 게 더 놀랍다
-냄비 보면 한숨 나오는데 애들 대화 들으면 웃음 나와서 종합하여 헛웃음 흘리는 사람이 됨
-ㅅㅂ 하준아 어디있어 빨리 와서 준따뚜이 좀 해봐 총체적 난국을 넘은 노답이야 지금
-주제가 잘못했네… 왜 주제가 고칼로리여서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이었던 예현이까지 못쓰게 만든거임ㅠ
-윤이든, 자신들 요리가 개밥보다 못하다고 인정해…서예현 순순히 동의
-그래도 예현이가 저 요리 만들어 주고 내 앞에서 턱받침하고 있으면 개같이 퍼먹어 줄 자신 있음
└혀로 접시 설거지 묘기도 선보이기 가능
-이거다 예현아 턱받침 작전으로 가자 네가 적극적으로 심사위원들에게 미인계를 쓰는 것밖에 답이 없어 보인다 이제
└이든이는?
└심사위원들 먹다 체할듯;;
[MC: 3, 2, 1! 15분 종료! 네 팀 다 제한 시간 내에 요리를 완성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이어 음식을 완성한 순서대로 심사가 진행되었다.
[학생 팀의 <까르보나라 라볶이>] [김유영: 파스타 먹는 것 같아. 진짜 맛있다, 이거. 매콤해서 더 맛있네. 아아, 청양고추가 들어갔구나.] [정진호: 재료가 부족했을 텐데도 까르보나라 크림 맛을 제법 잘 구현했네요. 국물도 꾸덕하고.] [조명숙: 음, 맛있네. 학생들이 잘 만들었다.] [하지만 말과 달리 슬그머니 내려놓는 젓가락] [박대홍: 아이, 느끼한디. 청양고추를 한 두세 개는 더 넣어야지 칼칼하겄어.]-어른들 입맛 생각을 못했다고 충격먹는 거 너무 ㄱㅇㅇ
-그런데 어르신들도 크림파스타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케바케지
└일단 대홍아저씨는 쌉아재입맛 지금까지 15분에서 심사한 거 보면 취향 ㅈㄴ 확고하심
└명숙여사님도 느끼한 거 별로 안 좋아하시지 않나?
[직장인 팀의 <떡볶이에 빠진 김밥>] [정진호: 김밥 위에 떡볶이를 얹었구나.] [박대홍: 여 조합이 나쁘지 않다. 떡볶이 국물이랑 김밥이 은근 잘 어울리구만.] [조명숙: 나는 그냥 따로 먹는 게 더 나은 거 같은데? 음, 계란말이 김밥에는 떡볶이 국물이 어울린다.]-같은 동네신가ㅋㅋ 우리집 근처 분식집에도 저거 있었는데ㅋㅋㅋ
-와 한줄은 계란말이김밥 한줄은 그냥김밥으로 만든 거 진짜 배운사람들…
차례로 무난한 평을 받은 앞선 두 팀의 차례가 끝나고 드디어 그들의 차례가 다가왔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회오리오믈렛만 보이는 접시를 들고 심사위원들 앞으로 다가온 서예현이 접시를 조심스럽게 탁자 위에 놓고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슬그머니 등을 떠미는 윤이든의 손길에 서예현은 한 발짝 더 심사석과 가까워졌다.
[연예인 팀의 <회오리오믈렛 만두피 떡볶이>]-왔다
-회오리오믈렛 얹어놓으니까 비주얼은 진짜 미쳤네ㅋㅋㅋ
-진짜 미인계 쓰려고 심사석 가까이 가는 거냐곸ㅋㅋㅋㅋㅋㅋㅋ
-회오리오믈렛 아래의 심연을 들추지 말고 그냥 여기에서 끝내면 안 될까요
[박대홍: 떡볶이라고? 이게? 오므라이스가 아니라?] [조명숙: 되게 색다른 발상이긴 하다. 계란을 이렇게 이렇게 해서 떡볶이 위에 올리는 게. 보통 떡볶이 하면 삶은 계란이잖아.] [위를 예쁘게 장식한 회오리오믈렛을 가르고 드디어 떡볶이 오픈!]-어떡해 회오리오믈렛 조져지기까지 하니까 비주얼 더 처참해졌어
-소신발언 회오리오믈렛 안 얹고 가져갔으면 바로 미완성으로 탈락 처리됐을 거 같음
[박대홍: 떡볶이라고? 이게?] [조명숙: 어머, 안에 삶은 계란도 있네. 그런데 아래에 떡이, 떡 상태가… 으음…? 수제비인가?] [김유영: 아아, 만두피로 떡볶이를 만든 거구나. 신선한 시도네요.]-대홍아저씨 지금 눈으로 욕하시는데
-명숙님 지금 음쓰라 하고 싶은거 방송이라 그나마 돌리고 돌려서 수제비라 말씀하신듯ㅋㅋㅋㅋㅋ
-다시 봐도 ㄹㅇ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저걸 떡볶이라고 하는 건 솔직히 한식을 향한 모독 수준임 ㅇㅇ
-쟤들은 자기들이 만든 거 먹으라 하면 먹을 수는 있나?ㅋㅋ
└씨바우리애를뭐로보고우리예현이는저런고칼로리음식은입에도안대
└이든이가 그릇에 저거 담고 남은 거 기미해 보던 거 안 봄? 이든이는 가리는 거 없이 다 먹어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