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2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24화(424/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24화
[안녕하십니까, 데이드림. 그리고 이 영상을 보고 계실 <15 Minutes> 8화 시청자 여러분.]스튜디오로 보이는 곳에서 윤이든이 꾸벅 인사했다. 화면이 전환되며 카메라가 영문 모르고 끌려와 방청객 모드로 윤이든을 보고 있는 레브 멤버들을 비추었다.
[오늘 제가 이렇게 OA 라이브로 찾아뵌 건 제 억울함을 해명하기 위해서입니다.]-괜찮아 이든아 아무도 네가 방송이라 분량 뽑으려고 일부러 요리 망쳤다고 생각 안 해
-이든이가 억울할 만한 오해 있긴 있었죠 이든이가 한 건 만두피 돌돌 만 거랑 달걀 삶은 거랑 회오리오믈렛밖에 없는데 평소 보인 요리 실력 때문에 이든이가 망친 걸로 퍼졌잖아요
-억울했겠다 ㅇㅈ
-그런데 맛이 문제가 아니라 만두피가 풀려서 너덜너덜해진 게 문제였으니까 결국은 이든이가 망친 거 맞지 않나…ㅋㅋ
-그런데 그걸 굳이 스튜디오 대여해서까지 해명할 필요가 있남? 그냥 숙소에서 OA라이브 켜서 해도 ㄱㅊ았을거 같은데
-숙소 이사했다면서 새 숙소 궁금한데
-오해 풀렸으니까 이제 숙소 돌아가서 숙소 구경 시켜주랑
데이드림이 새 숙소 공개를 촉구하고 있었음에도 윤이든은 진지한 얼굴로 무슨 중대 발표라도 하듯 엄숙하게 말을 내뱉었다.
[저는 요리를 못하지 않습니다.]채팅창이 ㅋ 자와 회오리오믈렛으로 도배되는 걸 보다 못한 류재희가 끼어들었다.
[형, 너무 무리수 아니에요?] [저는 요리를 못하지 않습니다. 시간이랑 재료만 충분하면 하준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습니다. <15 Minutes>에서는 시간과 재료가 충분하지 않아 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아랑곳하지 않고 윤이든은 꿋꿋하게 결백을 주장했다. 물론 채팅창의 팬들도, 스튜디오에 함께 있는 레브 멤버들도, 그 아무도 윤이든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 이 형 헛소리하려고 소속사한테까지 라방 허락 맡은 거냐고.] [헛소리 아니라 진실이다. 너희들도 모르겠지. 내가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야, 네가 요리 못 하는 건 우리 집 카이사르도 알아!] [그건 형님이 카이사르한테 제 뒷담을 깠으니까 그러는 거 아닙니까. 우리 집 포도도 형님이 칼로리에 지독하게 집착하는 건 압니다.]사방에서 공격이 날아들어도 윤이든은 평온한 얼굴로 맞받아쳤다. 윤이든의 요리 실력을 바로 눈앞에서 직관했던 멤버들마저 ‘어, 진짜인가?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라는 착각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서로의 반려동물한테 서로의 뒷담을 까는 아이돌이 있다?!
-저 형님 소리 언제까지 할까ㅋㅋㅋㅋㅋ
-카이사르 사진 보니까 이든이랑 진짜 닮았던데 예현이 카이사르한테 이든이 뒷담 하면서 당사자에게 하는 것 같아서 기분 이상한 적 있다 vs 없다
이 와중에 서예현은 거의 스치듯이 머물고 순식간에 위로 올라갔던 채팅을 용케 캐치해서 반박하고 있었다.
[없다, 없다! 진짜 없다! 카이사르랑 닮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단 한 번도 없다!] [진정해 봐요, 예현이 형.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랬단 말이에요. 형이 그럴수록 긍정한 걸 받아들이지 못해서 강한 부정을 하는 걸로밖에 안 보일 거예요.]그리고 실시간 채팅에는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랬는데~ㅎ’ 따위의 말로 도배되며 류재희의 말을 강화해 주고 있었다.
[아무튼, 저는 정말로 요리를 못하는 게 아닙니다. 데뷔 초에 캐릭터를 잡기 위해 요리를 못했던 척했던 컨셉이 해명 타이밍을 놓쳐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던 것뿐입니다.] [진짜로 사실 무근인데요.] [그게 컨셉질이었으면 너는 헐리우드 진출해야 해. <15 Minutes>에서 너랑 같이 요리한 내가 옆에 떡하니 있는데 저렇게 입술에 침 하나 안 바르고 거짓말을.] [이든아, 그건 아닌 것 같아.]-어허 준따뚜이가 노하신다!
-생일상을 자기가 거의 차리고 곤약 떡볶이를 억지로 먹어야 했던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든아 혹시 컨셉의 뜻을 모르니?
다들 윤이든에게 한 마디씩 던지는 도중, 답지 않게 말없이 가만히 있던 김도빈이 묵직한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그러면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만들었던 제 수능 도시락은 어떻게 된 거예요? 설마 방송에서 말할 에피소드를 뽑기 위해 수험생의 도시락을 일부러 망쳤다는 말은 하지 않으시겠죠?]-오 이든이 헛소리 원천봉쇄
-자 수험생의 수능까지 방해한 컨셉충이 되어 욕을 얻어먹을 것인가 그냥 순순히 요리고자임을 시인할 것인가
-미친밸런스네 도빈이 함정 ㅈㄴ 잘팜
-도빈오빠 왜 갑자기 똑똑해졌지 낯설다
[그때는 시간이 없었다. 내가 말했잖아. 시간과 재료만 충분하면 잘할 수 있다고. 조건이 충족 안 됐으니까 못 했지.]-진짜 꿋꿋하다
-저 말 믿는 사람?
-이든이형 남자답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증명해 보이기 위해 라이브를 제가 제안했습니다. 편집 없습니다. 100% 리얼 실제상황!]윤이든의 상반신, 그중에서도 가슴 위로만 찍고 있던 카메라가 줌 아웃되며 윤이든이 서 있는 곳이 드러났다.
바로 조리대 앞이었다.
조리대 위에는 여러 조리 기구들과 음식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저희는 이든이 형 안 도울 거예요.] [사실 저희도 저 헛소, 아니 말 안 믿어요.] [류재, 만약 이든이 형이 저기에서 성공하면 요리 개노답 형제 중에 너만 남는데? 그러면 너만 요리 개노답이 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이든아, 타기 전에 불 조절 하라고 말해 주는 건 괜찮아?]다시 관전 모드로 돌아간 멤버들이 한 마디씩 던지고.
[아니, 아무도 말 얹지 마. 이건 나 혼자만의 능력으로 하는 거야. 오케이? 재료는 다 씻어 놨으니 지금부터 요리를 시작해 봅시다.]윤이든이 진지한 얼굴로 식칼을 쥐어 들었다.
다들 오늘은 어떤 망한 요리가 탄생할까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던 와중, 윤이든이 능숙한 칼질로 양배추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도 칼질 정도는 잘할 수 있지- 라고 생각하며 지켜보고 있었던 멤버들과 팬들은 재료 손질과 양념장 계량과 만두피 말고 모양 내기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떡볶이를 만들기 시작하는 윤이든의 모습에 경악했다.
-뭐야 귀신 들린 거 아니야?
-이든이 스냅백 벗겨 봐 저기 안에 쥐 한 마리 있을지도 몰라
-준따뚜이 이제 말하지 않고도 텔레파시로 지시를 전달하는 경지에 다다랐나봄 ㄷㄷ
-세상에 믿을 거 하나 없다더니 요리고자가 찐으로 컨셉이었을 줄이야
-예현이 뚝딱이도 사실 컨셉 아니야? 춤까지 잘 추면 너무 비인간적으로 보일 걸 걱정한 빅피쳐였던 거지
-이거 ㄹㅇ 라이브 맞아요? 라이브 맞다면 대파를 흔들어 주세요
[이든이 형, 라이브 맞으면 대파 흔들어 달래요.]류재희의 말에 윤이든이 아직 한 줄기 남아 있는 대파를 대충 들어 올려 두어 번 흔들었다.
-이게 라이브가 정말 맞다고?
한꺼번에 재료를 냄비에 때려 붓지도 않았으며, 강불을 고수하지도 않았고, 떡볶이는 제법 겉모양을 갖춘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먹음직스럽고 맛깔난 떡볶이로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심지어 떡볶이만 만드는 게 아니었다. 튀김을 완성하고 김밥을 터지지 않게 잘 말아 몇 줄씩 쌓아 올렸다.
모두가 알던 요리고자 윤이든이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멀티태스킹이었다.
[말도 안 돼! 이제 나만 요리 개노답이라고?] [아냐, 아냐, 아냐. 류재, 진정해. 겉모양은 중요하지 않아. 맛이 중요하지.] [중간 시식 타임 요청합니다!]번쩍, 손을 든 류재희가 조심스럽게 떡볶이 국물을 한 스푼 떠서 맛보았다. 류재희의 눈이 커졌다.
[뭐야, 맛있어!] [엥, 진짜? 이든이 형의 명예를 살려 주려는 구라가 아니고 진짜?]그 말을 신호탄으로 레브 멤버들이 다들 우르르 떡볶이 냄비 앞으로 몰려들었다. 무려 그 서예현마저도 궁금증을 이기지 못했는지 국물을 조금 떠서 먹어보았다.
[말도 안 돼. 요리를 잘하는 이든이 형이라니. 내 세상이 무너졌어.] [진짜 맛있네…? 그런데 <15 Minutes>에서는 왜 그랬어? 대체 왜?] [아, 진짜 정진호 셰프님 말처럼 가운데를 누르니까 만두피가 안 풀렸네. 만두피가 가래떡보다 더 맛있는데?] [진짜 나만 요리 개노답으로 남은 거냐고!]-헐 뭐야 진짜 맛있나 봐
-20XX년 최고의 반전이다 무려 4년 만에 밝혀진 진실 ㄷㄷ
-15분에서 시간이랑 재료만 부족하지 않았다면 우리 이든이가 너덜볶이로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ㅠ
-그래 회오리오믈렛을 완성하는 애가 요리고자일 리가 없자너
[그런데 이 많은 분식들은 어떻게 해? 우리가 이걸 다 먹을 수는 없잖아?] [맞아, 심지어 고칼로리야.] [아오, 그놈의 칼로리… 버리기는 아까우니까 대표님이랑 직원 분들한테 전달 드리자.]그리고 모든 요리를 완성한 즉시 실행에 옮겼다.
[대표님, 간식 배달왔습니다.] [오, 나 생각해서 사온 거야?] [아니요, 사 온 게 아니라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포장해서 주는 것도 아니고 냄비에서 바로 퍼주냐고ㅋㅋㅋㅋ
-그런데 저렇게 한 접시에 다 주니까 진정한 김떡튀다
-설령 이든이가 음쓰를 줬어도 김노답은 맛있게 먹어야함
[다음으로는 저랑 제일 가까운 부서죠. A&R 팀.]-이든이의 요리 실력은 대체 어디까지 퍼져 있었길래 다들 받으면 일단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먼저 보는 거지ㅋㅋㅋㅋㅋ
-때깔 좋다고 혹시 하준이가 메인으로 만든 거냐고 물어보넼ㅋㅋㅋㅋㅋ
-맛있어서 충격 먹는 건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연습생 친구들한테도 좀 줄까?]-충격 lnl에도 연습생이 있었다
-아니 엔터에 연습생 없으면 망하짘ㅋㅋㅋㅋ
-레브 다섯 명 다 나오는 거 보면 소속사에서 각 잡고 찍고 있는 거 같은데 선배 라방에 이렇게 연생들 노출시키는 거 보니까 신인그룹 런칭 준비 중인가?
-아니 나는 진짜 레브 빨면서도 ㅇ3에서 데뷔하고 싶다는 생각 1도 안 들던데 저기에서 데뷔한다고 연생하는 게 신기하네
-그러면 ㅇ3에서 데뷔한 우리애들은 뭐가 돼….ㅋㅋ
-신비주의 고수하면서 뜬금없이 데뷔시킬 줄 알았더니 그래도 노답이가 감은 있구나
-과연 저게 노답이 머리에서 나온 생각일까?
레브 멤버들이 떡볶이를 들고 먼저 찾아간 곳은 여자 연습생들이 있는 연습실이었다. 똑똑, 노크하고 문을 열어 불쑥 고개만 내민 윤이든이 물었다.
[떡볶이 먹을 사람?]-진짜 친오빠 바이븤ㅋㅋㅋㅋㅋ
-우리오빠 먹을 거 사 온 날 내 방문 열고 하는 소리랑 너무 똑같아서 소름돋아ㅋㅋㅋㅋ
-가부장이 이렇게 현실오빠여도 되는 거임?
[여기 두고 갈게. 맛있게 먹어.]감사의 말을 전하는 연습생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아주 잠깐 잡혔다. 너무 오래 카메라 앞에 노출하진 않고, 딱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만.
[나중에 내 요리 실력 증언 좀 해 줘!]-어빠미(으른)가 아니라 오빠미(호적) 삘 난다
남자 연습생 연습실에까지 배달을 마친 후, 잠시 라이브가 꺼졌다가 숙소에서 다시 켜졌다.
[이제 오해는 얼추 해명된 것 같으니까 이제 뉴 숙소 투어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미친 복층집
-집 ㅈㄴ 좋아…..
-우리애들 성공했다 진짜ㅠㅠㅠㅠㅠ 마이돌에서 벽지에 곰팡이 핀 반지하 숙소 보고 충격먹은 게 엊그제같은데ㅠㅠㅠㅠ
-이 서사 힙합가사로 써도 되겠다 매트리스 하나에서 셋이 구겨 자던 내가 독방을 써 이런 걸로
* * *
그리고 나-중에 문득 생각난 팬이 단독 라이브 방송을 켠 김도빈에게 향상되었는지 본인의 주장대로 정말 원래 능력이었는지 모를 윤이든의 요리 실력은 여전하냐 묻자…
[아니요? 이든이 형 아무래도 그때 잠깐 신내림? 그런 걸 받았나 봐요.]그렇게 그날 윤이든의 신들린 요리 실력은 레브 7대 미스테리 중 하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