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2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27화(42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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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든] WAVE – D.I(디아이) COVER이번에 발매된 D.I의 정규 2집 타이틀곡 의 커버 영상이 윤이든의 인별, 그리고 레브의 공식 너튜브 채널에 차례로 업로드되었다.
요즘 여러 의미로 핫한, 요리하는 윤이든보다 음악 하는 윤이든이 더 재미있는 데이드림, 그리고 DTB에서 유입되었다가 발목 잡혀 레브 남팬까지 겸하는 일부 힙합 팬들은 오랜만에 접하는 그의 본업 모먼트를 두 팔 들고 반겼다.
영상의 길이는 30초.
짧다면 짧다 할 수 있는 길이였지만 이 영상을 시청하는 모두가 윤이든이 30초라는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확실히 보여 줄 거라는 걸 굳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윤이든은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언제나 그랬듯이 제게 향하는 대중들의 기대 그 이상을 보여 주었다.
어두운 배경에 느릿하게 드리워지는 물결 무늬 빔. 윤이든의 상체를 덮은 푸른 물결.
일렁이는 잔잔한 파도를 공간에 가둬 둔 채로 담담하게 내뱉는 랩.
[아주 찰나의 파도타기 가장 높은 파도 위 눈 감았다 뜨니 어느새 내가 처음 몸을 던진 시작점]서서히 검게 물들어 가는 물결, 벽을 뒤덮은 검은 물결 안에서 침잠한 듯이 보이는 풍경, 살며시 내리깐 속눈썹과 감은 눈, 합장하듯 손가락 끝을 대어 모은 양손.
[새 시대의 물결 적응하지 못한 흐름 자꾸만 나를 가라앉히려 하는 거센 물살]DTB 시즌 3으로 한순간에 무명 언더 래퍼에서 인생 역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오버그라운드 스타 래퍼가 된 D.I.
그런 그가 DTB 시즌 4가 시작되고 시즌 3으로 얻은 인기가 점점 식는 걸 느끼며 써 내려간 가사가 새로운 파도인 윤이든의 입에서 제 스타일의 플로우를 담고 흘러나온다.
시즌 5가 방영되면 D.I와 마찬가지로 느릿한 추락을 앞두리라 예상되는 DTB 시즌 4 우승자. 그 반복이 끊임없이 몰아쳤다가 밀려나는 파도와도 같아 더욱 곡을 의미 있게 만들었다.
30초는 찰나처럼 사라지는 윤슬 같이, 하지만 한순간에 덮쳐 온 파도처럼 선명한 임팩트를 남기고 끝났다.
◎g_te☑
(윤이든_WAVE_커버영상/Yxxtube.com)
♡⌕⇗
Yoon_eden☑ 님 외 여러 명이 좋아합니다.
커버만 하지 말고 신곡 좀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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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in 디아이 원곡 뮤비도 안 올리고 윤이든 커버영상만 올리다니 역시 윤이든 어둠의 1호팬 지테 ㄷㄷ
k.gyung.t 이제 이만하면 양지로 올려줘도 될 것 같음
minhee_ 좋아 이제부터 빛의 1호팬 지테라고 칭하자
back19 윤이든 인별이랑 너튭 채널에 올라온 지 5분도 안 됐는데 바로 가져오쥬? 맨날 지켜보고 있었던 거 다 털렸쥬?ㅋㅋㅋㅋㅋ
triptrio 커버 영상 분위기 무슨 일…@… 진짜 각잡고 찍었네
sfdja._.ya 와우 30초짜리 커버영상을 무슨 공식 티저처럼 찍었냐
wonjin_real 앨범 발매되자마자 캡쳐해서 ‘우리형 2집 많관부’ 문장 박고 스토리에 올리는 레이블 동생들 vs 각잡고 커버영상 지리게 찍어서 이틀 후에 올린 윤이든 과연 디아이의 선택은?
Kdg0705 본인 스타일 살려서 커버해서 그런가 원곡은 어떨지 궁금해져서 들으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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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영상이 생각보다 더 반응이 좋았기에 용철이 형을 볼 면도 살고 덤으로 생색도 한껏 부릴 수 있었다.
좋은 곡에 내 랩 실력에 영상미까지 더해지니 내가 봐도 완벽했다.
30초로 짧게 끊은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커버가 길면 굳이 원곡을 듣지 않아도 되지만 짧게 끊으면 어느 파트인지 궁금증도 유발되며 자연스럽게 원곡으로 유입이 되니 말이다.
내가 올린 커버 영상의 버프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아니면 그저 타이밍이 겹친 건지는 몰라도 용철이 형의 신곡은 음원 차트 2위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태훈이형- 나는 니 바빠서 까먹은 줄 알고 애가 많이 바쁜갑다 하고 용철이 위로했는데 이런 개쩌는 커버곡 영상을 들고 오면 어떡하냐ㅋㅋㅋㅋ 사람 머쓱하구로ㅋㅋㅋ] [기정이형- 스튜디오 대여해서 찍은 거? 뮤비 찍기 딱 좋아 보이는데 어디냐?] [주성이형- 나 앨범 발매하면 딱 이 정도 퀄리티로 커버곡 올려라 ㅇㅋ?]커버 영상 안 찍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태훈 형이 용철이 형을 위로할 정도면 이 형이 일단 섭섭함 정도는 표현했다는 소린데.
[용철이형- 짜식 커버영상 올릴거면 말을 해주지 ] [용철이형- mr이 아니라 비트로 보내줬을텐데] [용철이형- 아무튼 커버영상 진짜 잘봤다 멋있더라] [용철이형- 나는 네가 까맣게 잊고있었던 줄 알았다ㅋㅋㅋ] [용철이형- 차트 1위 할 수 있게 홍보 해준다고 그렇게 호언장담을 해서 약간 기대하고 있었는데] [용철이형- 아무것도 안 올라와서 아주 약간 섭섭했다가] [용철이형- 커버영상 보고 감동했잖아] [용철이형- 우리 이든이가 이걸 위해서 그렇게 늦었구나] [용철이형- 컴백 준비중이라 바쁘다고 한게 또 뒤늦게 생각나고] [용철이형- 섭섭해했던 내가 형답지 못했다 싶어서 너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럽더라]용철이 형이 내 의도를 내 생각대로 잘 왜곡해 줘서 다행이었다.
채팅을 읽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오그라드는 손가락을 폈다가를 반복했다.
[와 형 드디어 꽉 끼는 한 바가지 문자에서 벗어나 신세대 문자 방식을 배웠구나] [형 상처 받을까 봐 이제까지 말 못 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인별도 그렇고 문자도 너무 아재미 났어] [기정이형- 팩트: 신세대라는 말을 쓰는 놈은 신세대가 아니다] [용철이형- 내 감동 망치지 말아주라 망할 놈들아]그래도, 용철이 형의 이런 감성이 나쁘지는 않아서 피식 웃으며 정규 2집 발매 축하한다고 뒤늦은 축사를 보냈다.
용철 형의 곡이 차트 1위를 하는 순간은 놓치지 않고 캡쳐해서 인별에 올려 주기로 결심했다.
그 영광의 순간도 까먹고 넘어가면 우리 형 또 삐칠라.
팬 반응은 못 찾아보면서 이런 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서치하는 김도빈이 피로에 반쯤 감긴 눈으로도 커버를 검색한 너튜브 창을 내게 보여 주었다.
“와, 형이 커버 영상 올린 이후로 너튜브에 30초 커버 영상들이 아주 우후죽순 올라오던데요. 아무래도 형이 유행의 선도 주자가 된 것 같아요.”
“오, 그럼 내 커버 영상이 차트 순위 상승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소리군.”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가 아니고 100% 영향 끼쳤죠. 이런 거 한 번 유행 타면 음원 순위 쭉쭉 오르는 거 형도 알잖아여.”
“그래? 그럼 용철이 형한테 생색 더 내야지.”
킬킬거리며 소파에서 몸을 뒹굴어 휴대폰 충전기를 연결했다.
“혹시 디아이 형님한테도 저희 곡 나오면 형 파트 커버 영상 부탁하면 안 돼요? 아니면 예현이 형 파트나.”
“커버 품앗이냐?”
뭔가 김도빈다운 아이디어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생각해 보니 괜찮은 것 같아 웃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DTB 화력이 아직 꺼지지 않았으니 용철이 형의 커버 영상도 제법 화제를 끌어모을 수 있을 터였다.
“와, 그런데 뭐 했다고 벌써 오후 3시냐?”
“하루 종일 드러누워 있었죠, 뭐. 지금은 그래도 낫지만 아침에는 진짜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겠더라니까요.”
평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시간을 죽이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쉴 새 없이 녹음 및 곡 후작업, 안무 연습, 뮤직 비디오 콘티 숙지 및 촬영이 몰아치니 몸이 하도 무거워서 드러누울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나는 기본 체력이 있었기에 멤버들 중에서 제일 상태가 나은 편이었다.
뮤직 비디오 세 편의 주연이나 다름 없었던 류재희는 몸살까지 와서 거의 앓아눕는 지경에 이르렀고,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 왔던 견하준과 서예현도 곯아떨어졌다.
서예현이 아침 운동도 거르고 오후까지 쭉 잠들어 있으니 말 다 했다.
의외로 쌩쌩한 건 김도빈이었다.
물론 펄떡거리는 활어 수준은 아니었지만 일단 지금 깨어 있고 평소보다 눈이 감긴 상태이긴 해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건 제법 높게 쳐 줄 만했다.
세 편의 뮤직 비디오 촬영이라는 고행을 끝마치고 난 우리는 다 같이 앓아눕거나 뻗은 김에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 몸 상태로 연습해 봤자 연습이 제대로 될 리도 없었을 뿐더러, 여기서 컨디션이 더 무너지면 괜히 연습 못하는 날만 더 늘리는 꼴이었으니까.
“활동 준비 중에 제일 큰 두 가지인 녹음이랑 뮤비 촬영 끝냈으니까, 이제 남은 건 눈 감고도 출 수 있을 정도로 안무 연습 계속하는 것밖에 없네요.”
“나는 실물 앨범이랑 음원 샘플 검수도 참가해야 한다. 와, 이번 앨범이 제일 힘들고 바쁜 것 같아.”
“일이 많을수록 유능하다는 증거랬어요.”
“그런 증거 없이도 나는 유능해.”
심드렁하게 대꾸하며 타이틀곡 안무 시안 영상을 재생했다.
세 시간이 지났을 즈음, 견하준이 피로가 덕지덕지 붙은 얼굴을 하고선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두 끼를 걸렀는데 저녁이라도 먹어야지. 샐러드랑 삶은 달걀 만들 테니까 너희는 그동안 예현이 형이랑 재희 깨워.”
주방으로 성큼성큼 향하며 견하준이 나랑 김도빈에게 지시했다.
말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나는 류재희의 방이 있는 2층으로, 김도빈은 서예현의 방으로 향했다.
“재희야, 밥 먹게 나와라.”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류재희를 불러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야, 막내. 들어간다?”
똑똑, 가볍게 노크하고 문을 벌컥 열었다. 이불 뭉치 가까이 다가가자 희미하게 들리던 끙끙 앓는 소리가 점점 선명해졌다.
이불 뭉치가 꿈틀거리더니 온몸을 이불로 싸맨 류재희가 열이 올라 빨개진 얼굴만 쏙 내밀고 말했다.
“감기 옮으니까 가까이 오지 마세요….”
와중에 또 입은 이불로 막은 채였다.
“몸살 난 줄 알았더니 감기였냐?”
“둘 다요… 무리하긴 했나 봐요. 평소에 형들 따라서 운동 좀 할 걸 그랬어요.”
류재희가 힘없이 웃었다. 짚은 이마가 꽤 뜨거웠기에 건강이 제일 중요한 1인이자 이 그룹의 리더로서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근처 병원 문 다 닫았을 시간이니까 일단 해열제 먹고 내일 병원 가자. 버티기 힘들면 응급실이라도 가게 바로 말하고.”
“응급실 갈 정도는 아니에요.”
류재희가 다시 침대에 풀썩 누우며 고개를 도리질쳤다.
“샐러드 먹기 힘들지, 지금? 그래도 약 먹으려면 뭐라도 먹어야 할 텐데, 음….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고칼로리라도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해. 내가 예현이 형은 어떻게든 막아 볼 테니까.”
믿음직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류재희가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형이 저번에 라방에서 해준 만두피 떡볶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