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31)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31화(431/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31화
-이제 전원 성인그룹이라고 섹시컨셉 기가 막히게 말아오네 가슴팍 까고 침대에 누워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유혹하는 레브 상상이 안 갔는데 호러섹시 오히려좋아
-이게 선공개곡??? 이게 선공개곡이면 타이틀곡은 대체 얼마나 잘 뽑힌거임???
-레브가… 섹시…?
-오 곡 좋다 지금까지 레브 곡에서 못 들은 신선한 스타일이라
-작곡가 이든이 아니고 G1이네 타이틀곡은 이든이려나 선공개곡이랑 똑같이 G1이려나
-예현이 얼굴 보고 나도 오른쪽 선택함 당연함 악마라도 저 얼굴이면 찬송가 부르면서 따라감
-이든이가 악마가 아니었다고? 왜? 개무서워서 모니터 앞에 성호 긋게 만들던 이든이가 당연히 악마라고 생각했는데 얼굴 보고 절로 할렐루야 나오던 예현이가 악마였다니
└‘두려워 말라’
-그러니까 지금 예현이가 이든이 머리에 타르 부어서 이든이 머리가 반반이 됐다는 건가요?
-어쩐지 WAVE 커버영상에서 모자를 한쪽만 삐딱하게 쓰고 있다 했더니 저 반반머리 가리려고 그랬던 거였구나
-울 도빈이 어디까지 가는 건데요ㅠ 이제 하다못해 이정표 설치기사냐고ㅠㅠㅠ
-레브=섹시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선공개곡이랑 뮤비부터 기대 이상이라 마음 놓인다 제발 타이틀곡 말고 선공개곡으로 활동해달라는 말만 안 나오게 타이틀곡 노래랑 뮤비도 잘 뽑혔길…
-유제는 대체 어떤 달란트를 받았길래,,, 저게 스물한 살이 낼 수 있는 성숙미라니
-본격 제일 나이 어린 막내가 가장 섹시한 그룹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 예현이는 섹시가 아니라 holy같고 이든이는 섹시가 아니라 horror같음
-견하준 금욕섹시 미쳤다 가면 벗자마자 나오는 얼굴 ㄹㅇ 헉했음
-뮤비 솔직히 무서운데 애들 얼굴 때문에 계속 돌려보게 되네ㅋㅋㅋㅋ
-정규라고 선공개곡부터 기대를 이렇게 높여주다니 쇼케일 언제 오냐
빌어먹을 기묘한 꿈 때문에 잠도 확 깨 버렸겠다, 거실 소파에 드러누워서 이제는 거의 습관이 되어 버린 위클리 서치 퀘스트나 완수했다.
처음에는 왜 하라는 건가 싶었는데 반응 보고 피드백 얻기에 서치 퀘스트로 모니터링만 한 게 없더라.
꼭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팬들이 좋아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들, 굳이 해서 내 이미지를 깎아 먹을 필요는 없는 것들 등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기에 나쁠 건 없었다.
류재희가 보는 심연도 가끔은 궁금했지만 류재희가 형은 그걸 보면 절대 안 된다고 나를 뜯어말리던 터라 깔끔하게 포기했다. 류재희가 걸러서 보여 주는 거나 받아먹으면서 살면 되지.
귓전에 스치는 발소리와 기척에 휴대폰 화면에 두었던 시선을 떼어 복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돌아보았다.
이제 점차 푸르스름하게 변해 가는 새벽하늘로 인해 흐릿하게 비쳐 오는 빛 덕분에 발소리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수면의 중요성을 그렇게 설파하던 형이 웬일로 이 새벽에 안 주무시고 나와 계세요? 형 곡도 아닐뿐더러 반응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니 슬럼프가 왔을 리도 없고.”
류재희의 물음에 늘어져라 하품 한 번 하고선 대꾸했다.
“개꿈을 꿔서. 다시 자려니까 잠도 안 오고.”
그렇지 않아도 기괴함을 확 살린 뮤직비디오였는데 그 주인공이 내가 되어 촬영 현장이 아닌 현실처럼 겪고 있었으니, 원.
꿈에서 깨고 난 뒤에 느껴졌던 왜인지 모를 기시감도 찝찝했다.
내가 뮤비 내용 같은 그딴 개꿈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 없을 텐데 대체 왜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일을 이미 경험한 것 같은 데자뷰가 느껴지는 거냐고.
그리고 뮤비 한 편만 겪으면 되지 3부작을 다 겪은 이유는 대체 뭐야?
이 유혹에 꼬여 잘못된 선택을 한 메타포 뮤비였다면 타이틀곡과 나머지 한 곡은 선택의 대가와 구원을 담아 낸 내용이었다.
‘잠깐, 타이틀곡 뮤비 내용이 분명히…’
타이틀곡 뮤비 내용을 떠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내 상황이랑 겹쳐서 그런 꿈을 꾼 건가? 하지만 그렇다 단순히 생각하기엔 그 붉은 세상이 영 찝찝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시청자들의 시각적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붉은색 화면을 그리 많이 쓰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그 붉은 시야, 시력을 아주 뚝뚝 떨어뜨리고 사람의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만 같은 그 붉은 시야는 두 번 다시 체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마주한 게 위험도인가 뭔가를 성공적으로 제거했다는 시스템 알림이라니.
차연호가 직접 따지는 대신 시스템으로 복수하기를 택했구나, 싶더라.
흠, 역시 나랑 안 맞는 인간군상이었다.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앞에서 말하면 되지 굳이 또 위험도인가 뭔가 양도하려 하는 건 뭐야?
또 또 이상한 놈 불러와서 내 몸에 타투 박게 해서 C형 간염 위험성 높이려고, 시발롬이.
절로 이가 빠득 갈렸다. 의도가 그게 아니었더라도 컴백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서른 살 윤이든을 소환하는 건 그냥 엿 먹어 보라는 거 아니겠는가.
하긴, 콘서트 얼마 안 남았을 때도 그 지랄 한 번 하긴 했었지.
그래도 그때는 덕분에 사이 개선도 히든 퀘스트 수행 실패 페널티로 인해 회귀할 뻔한 걸 막아 줘서 아주 미약한 수준으로 고마움을 느끼긴 했지만 지금은 막아 줄 회귀 페널티도 없으니 부채감 없이 마음 편하게 욕해도 될 것 같았다.
“너는 왜 이 밤중에 나왔냐?”
물컵을 들고 내가 있는 소파로 다시 다가온 류재희한테 툭 던지듯 묻자 류재희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선공개곡 반응 좀 찾아보다 보니까 벌써 이 시간이더라고요.”
“네가 무슨 도빈이도 아니고 휴대폰을 이 시간까지 하고 있어? 너무 늦게 자도 키….”
키 안 큰다는 타박을 하려다가 저 녀석은 클 만큼 컸다는 걸 상기하고 고개를 저었다. 류재희가 여기에서 더 키가 커져 버리면 헤드록 걸기도 힘들고 머리 헝클이기도 힘들 것 같았다.
지금이 딱 적당하니 좋지. 대형도 그렇고, 춤선도 그렇고.
“그 말은 도빈이 형한테 해 주세요.”
어깨를 으쓱한 류재희가 물컵을 손에 쥔 채로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런데 무슨 개꿈을 꿨길래 형이 잠도 못 자고 있어요? 형한테 차트아웃은 개꿈이 아니라 악몽일 거고, 혹시 형은 호러 섹시 컨셉이라기보단 그냥 호러라고 그래서 이건 컨셉 사기라고 공론화당하는 꿈이라도 꾸셨어요?”
쓸데없이 존나 구체적인데. 지금 막내 네가 나를 공론화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고?
키득거리는 류재희에게 짧게 내가 꾼 개꿈을 말해 주자 류재희가 눈을 가느다랗게 좁히며 마치 견제하듯 나를 바라보았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는데 혹시 제 센터 및 뮤비 주인공 자리를 넘보셔서 그런 꿈을 꾸시게 된 건…?”
“하하, 우리 막내가 언제 다른 나라도 아닌 다른 종 언어도 배워서 개 언어로 말도 다 하냐?”
개소리라고 말하면 욕설로 분류해서 초심도를 깎는 망할 시스템을 규탄한다.
* * *
“빌어먹을….”
위험도 양도가 실패했다는 알림이 뜨자마자 차연호의 잇새로 분한 씨근덕거림을 동반한 나직한 욕설이 새어 나왔다.
다시 시야가 붉어졌다.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깨끗한 세상을 맛봐서 그런가, 다시금 붉게 물든 세상이 빌어먹게도 끔찍했다.
왜 저한테 붙어서 이러는 건지. 분명 앞전 회차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나 그만 좀 괴롭히고 숙주 찾아서 다시 꺼지라고! 애초에 약속이 틀-”
이걸 당하는 이는 따로 있었는데.
발악하며 소리 지르다 출처 모를 생각을 떠올리기가 무섭게 지끈거리는 두통이 한순간에 쏟아지듯 몰려왔다. 속이 미친 듯이 메슥거렸다.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지?
자각할 새도 없이 목구멍에 비릿하게 올라오는 피 내음에 차연호는 구역질을 하며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토해 낸 피가 손 틈 사이를 비집고 뚝뚝 그의 허벅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억을 완전히 되찾은 게 아니었다고? 내가 허점을 찌른 게 아니야? 저 빌어먹을 시스템의 손 위에서 오히려 내가 농락당한 거라고?’
갑작스러운 각혈에 머리가 새하얘지도록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차연호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엉겨들었다.
‘그럼 내 패는?’
그나마 거래로 내세울 수 있던 패마저도 한낱 쓰레기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에 차연호는 폐부의 공기를 모조리 토해 낼 듯한 기침과 함께 다시 각혈했다.
숨넘어갈 듯한 기침 소리를 용케 들은 케이제이가 놀라서 방문을 벌컥 열었다.
손 틈으로 뚝뚝 떨어지는 핏줄기를 보자마자 기겁하여 제게로 달려온 친구를 보면서도 차연호는 제정신이 아닌 머리로 생각했다.
딱 한 번만 더 해 보자.
딱 한 번만 더 그만한 충격을 받으면… 그러면…
“정준아.”
맛이 간 눈으로 제 친구에게 죽어 달라는 소리를 내뱉으려 하던 차연호의 직감이 그러지 말라 속삭였다.
달라진 윤이든. 달라진 레브. 달라진 미래.
아, 내가 레브의 회귀자를 몰랐던 게 아니라….
“씨발, 죽지 마… 이번에는 진짜, 진짜로 너 못 살린다고. 끝났어, 하하…”
미친 것처럼 실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째서 이런 소리를 내뱉고 있는 건지 차연호 자신조차 몰랐다.
“차연호! 정신 차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데!”
다급히 어깨를 움켜쥐고 가볍게 흔들어도 차연호의 초점은 여전히 케이제이를 지나쳐 허공을 향해 있었다.
“나도 모르겠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거지? 뭐가 시작점이지, 대체?”
횡설수설하는 중얼거림에는 두서가 없었다.
[⛔]붉게 물든 경고창은 딱 하나의 의미만을 내포하고 있었다.
더는 파고들지 마라.
“선택의 대가가 너무 크다.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는데.”
피범벅이 된 입가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만을 지껄이는 제 친구를 보던 케이제이가 급하게 제 그룹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XX.04.27.FRI PM 1:00
선공개곡 MV 끝에 예고된 날짜와 시간이 드디어 다가왔다. 음원 사이트에 정규 2집 [NOX]의 전곡이 풀림과 동시에 레브의 너튜브 오피셜 채널에 동영상 두 편이 올라왔다.
[Reve – Nightmare(악몽) official M/V] [Reve – ’Till Dawn official M/V]공개된 정규 앨범 [NOX]의 트랙리스트에 타이틀곡이라고 표기되어 있던 의 MV를 김 모양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먼저 클릭했다.(악몽)>
그리고.
MV에서 이어지는, 서예현이 가리킨 오른쪽을 향해 걸어 가는 류재희의 뒷모습으로 MV가 시작되었다.(악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