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4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47화(44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47화
촬영 분량을 새 출연자들로 땜빵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지 시간적 여유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촬영 이후의 인터뷰는 분량을 뽑으려고 하는 건지 지루할 정도로 길고 자세하게 진행되었다.
인터뷰까지 설렁설렁 임하면 태도 논란으로 역풍이 불 수가 있었기에 들어오는 질문에 평소보다 성심껏 답해 주었다. 물론 그 답변이 PD가 원하던 답변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야 저녁 식사 이후에 어떤 길이 펼쳐질지 알고 있었기에 촬영이 빨리 끝난 게 마냥 좋았지만 애초에 1박 촬영으로 전달받은 바 있는 멤버들은 이 상황이 영 떨떠름한 듯했다.
조기 퇴근해서 숙소로 가는 길. 밴 안에서 드디어 이제까지 조용하던 멤버들의 입이 트였다.
“와, 진짜 저 너무 힘들었어요. 딱 봐도 미션이 싸움만 잔뜩 일으킬 만한 미션들인데 2층으로 올라간 후에는 저 혼자 떨어져 있어서 형들이랑 소통하기도 쉽지 않고, 지하층이랑은 일방 소통이고.”
“지하층만 싫어하는 음식 준 게 진짜, 와… 점심 메뉴에 끼어 있는 야채 비빔밥 듣고 입이 안 다물어졌잖아.”
“그런데 1박이라면서 이렇게 일찍 끝나도 돼? 우리 분량 다 짤리는 거 아니야?”
“인터뷰를 그렇게 잡고 늘어지는 걸 보니까 분량 잘릴 걱정은 없을 거 같긴 한데.”
견하준의 걱정에 서예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1박 해도 솔직히 1층이랑 2층은 상관없었을 거 같긴 해요. 위층은 침대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깔끔했잖아요. 지하층이 문제였지.”
“그래? 그럼 도빈이 형은 지하층에 사람 없었으면 거기에서 1박 촬영해도 좋았다는 뜻?”
“그러지 않을까? 내가 2층은 그냥 모니터로 보기만 하고 직접 가 보지는 않아서 뭐라 말은 못 하겠는데, 잠시 있었던 1층도 환경 엄청 좋던데.”
“지하층에 비교하면 1층도 5성급 호텔이야, 솔직히. 2층은 천상계였고.”
막내라인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를 듣던 서예현이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답에 제법 가까운 예측을 내놓았다.
“얌전히 하룻밤 재워 줬겠어? 분명 촬영 길어질수록 우리 이미지 더 깎일 미션들만 더 내놨을걸. 심지어 이제는 서로 층 상황도 아니까 지하층에 사람 있는 이상 뭘 하든 위층은 비호감 악당 롤로 보였을 거라고.”
“심지어 막내는 지하층에 있었다는 서사라도 있지, 나랑 예현이 형은 그냥 쭉 1층에 고난 없이 머물러서 더 눈엣가시가 됐을걸?”
견하준도 서예현의 말을 거들었다.
늘어져라 하품 한 번 해 주고 김도빈에게 말했다.
“어차피 나는 1층이랑 2층 키패드 비밀번호 알고 있어서 언제든지 1층이나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조금 더 촬영하고 싶었으면 일찍 말하지 그랬냐, 도빈아.”
“엥,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고요? 어떻게요?”
“내가 지하층 남은 덕에 탈출 키패드 받았다고 말 안 해 줬냐?”
김도빈이 그제야 무언가를 크게 깨달은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서 2층 비밀번호 그렇게 자신 있게 누르고 왜 안 열리냐고 한 거였구나. 저는 형이 1층 비밀번호 찍어서 맞추고 자신감이 생겨서 그 김에 2층까지 도전하신 줄.”
“내 지력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그걸 찍어서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중에 그나마 너밖에 없거든?”
조금 더 범위 넓히면 김노담 대표님 정도?
불화설을 무사히 피했다는 안도에 다들 분량 걱정이 풀렸는지 각자 층에서 있었던 고난을 토로하기에 바빴다. 물론 지하층에 제일 오래 있던 김도빈이 떠드는 비중이 제일 컸다.
“그런데 C-house가 Class-house라는 거 알아차리신 분?”
“아, 진짜? C급 예능 하우스 줄여서 C-house인 줄 알았는데. 막내 너는 알아차렸어?”
“아니요, 저도 궁금해서 인터뷰 할 때 왜 C-house인지 물어봤다가 알았어요.”
C급 예능 하우스 줄여서 C-house라니, 견하준도 은근 디스에 재능이 있다니까. 그나저나 계층 하우스라는 건 회귀 전에 방송을 봤던 나도 몰랐다.
“와우, 그거였어? C로 시작하는 욕이 절로 나와서 C-house인 줄.”
“오, 이든이 형.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저도 지하층 환경 보고 무조건 그건 줄 알았어요.”
이런 젠장, 내가 김도빈과 똑같은 생각을 했다니.
* * *
“5월 둘째 주, 인기 뮤직 오늘의 1위는…! 축하드립니다, 레브의 Nightmare!”
이번 주의 마지막, 일요일에 하는 인기 뮤직까지 1위를 달성하면서 우리는 공중파 음방 3사에서 1위를 달성하는 것에 성공했다.
“아니, 형님! 형님이 아우를 업으셔야죠, 이런 상극하가 어디 있습니까! 이러시면 형님 소리 안 해 드립니다.”
“그거야말로 내가 원하는 바라서 난 좋은데? 그런데 설마 하극상 거꾸로 해서 상극하는 아니지?”
“그럼 평생 형님이라고 불러 버릴… 아니, 잠깐만. 말이 이상한데. 그리고 하극상 반댓말이 상극하 아닙니까?”
“…랩이나 해라. 네 파트야.”
오늘의 1위 공약은 서로를 업고 앵콜 무대를 하는 거였고, 다들 서로를 업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업히기 위해 난리 치느라 막상 앵콜곡은 잽싸게 제일 먼저 김도빈을 업은 견하준이 대부분 불렀다.
김도빈이 몸무게가 제일 덜 나갔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칼로리 집착증 서예현이 의외로 김도빈보다 더 나갔지. 본인 말로는 통뼈라서 그런다지만.
아무튼, 나는 서예현한테 형님 역할을 할 기회를 주려 한 대가로 서예현과 류재희까지 등에 매단 채로 앵콜 무대를 해야 했다. 내 선의를 이렇게 원수로 갚다니.
“딱 2주만 더 이렇게 가면 우리도 트리플크라운 등극할 수 있을 텐데.”
“왠지 이번에는 달성 가능할 것 같지 않아요? 솔직히 알테어가 컴백해도 이거 방어 가능할 듯요. 이번에 추이 진짜 좋잖아요.”
류재희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내 입가에 절로 미소가 걸렸다.
류재희의 말처럼 이번 앨범의 지표는 초동부터 뮤직 비디오 조회수 상승 지표, 음원 차트 성적까지 싹 커리어 최고점이었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선공개곡과 수록곡 역시 음원차트 2, 3위에서는 내려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꽤 괜찮은 성적을 유지 중이었다.
“<리얼리티 테스트!>가 제발 찬물만 안 끼얹었으면 좋겠다. 도움은… 모르겠어. 그 촬영이 과연 유입에 도움이 되려나? 우리는 진짜 1층에서 코인만 벌고 있었는데?”
“일단 우리끼리 불화설 일어날 정도로 싸우진 않았잖아. 그럼 된 거지, 뭐.”
내 대꾸에 지나친 긍정이라는 평가가 붙었지만, 회귀 전 그 그룹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인 게 사실인걸. 적어도 팬덤 내부 분열은 안 일어날 거 아니야.
“오늘 봐 봐야죠. 촬영이 너무 짧게 끝나는 바람에 어떻게 편집돼서 나올지 걱정이긴 하지만요.”
오늘은 드디어 우리가 촬영했던 <리얼리티 테스트!>가 방영되는 날이었다.
저녁 라디오 스케줄이 하루 미뤄져서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대리 만족을 느끼기 위해 휴대폰까지 잊지 않고 챙겨 소파에 앉았다.
-리얼리티 테스트 요즘 내 원픽인데 앨범구성이랑 퀄도 그렇고 예능 물어오는 것도 그렇고 ㅇ3 요즘 열일하네
-지난주 딜레마 실험 ㅈㄴ 웃겼는데 우리애들은 무슨 실험 했으려나 궁금하다ㅋㅋㅋ
-제발 울애들 착하고 재미있게 뽑아주셨길…..
-동조실험 귀여웠는데 먼저 나와서 아쉽ㅠㅠ 레브 버전으로 재촬영 안되나요ㅠㅠㅠ
-딜레마 때 좀 아슬아슬하던데 그래도 딜레마 실험 수위 정도로만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프로그램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면서 휴대폰을 소중하게 꼭 쥐었다. 우리 데이드림, 믿습니다.
* * *
[리얼리티 테스트!] [오늘의 사회 실험 참여자들을 먼저 소개합니다] [Nightmare로 화려하게 컴백한 대세 아이돌 그룹, 레브!] [레브: Dream of me! 안녕하세요, 레브입니다!]뮤직비디오 단체 퍼포먼스 장면이 짧게 지나가고, 세트장 앞에 선 레브가 꾸벅 허리를 숙여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악몽)>
[이든: 저희 레브가 6개월 만에 정규 2집, NOX로 컴백했습니다. 타이틀곡인 Nightmare,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PD: 오늘 여러분들이 하루 동안 지낼 집입니다. 각 방에는 관찰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요, 여러분들 본인이 지낼 방은 제비뽑기로 결정을 할 겁니다.]컴백 근황을 알리는 윤이든의 멘트와 PD의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개인 인터뷰 장면이 이어졌다.
[유제: 제가 <리얼리티 테스트!> 애청자인데 오늘 저희가 할 게 어떤 사회 실험일지 기대가 많이 됐거든요. 그런데 세트장을 보니까, 와. 준비 많이 하셨구나. 완전 설렜고.] [예현: 세트장을 보니까 더 가늠이 안 갔어요, 솔직히. 집? 집에서 할 수 있는 사회 실험이 대체 뭐지? 제노비스 신드롬(방관자 효과)?]-오 세트장까지 진짜 제대론데? 레브 나온다니까 프로그램 측에서 신경 많이 쓴 것 같아서 기분 좋다ㅎㅎ
-예현이 똑똑하다 바로 제노 어쩌고 방관자 효과 나오고ㅋㅋㅋ 나는 히키코모리 이런 것밖에 생각 안 났는데ㅋㅋㅋㅋ
[제비뽑기 결과] [2층: 이든] [1층: 예현, 하준] [지하층: 도빈, 유제] [각자의 방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일단 도빈이는 옆에 유제 있어서 안심이다
-아니 이든이 혼자냐고ㅠㅠㅠㅠ 레브 지능 총량의 법칙에 따라서 이든이는 도빈이랑 붙여놔야지 지능 극대화되는데ㅠㅠㅠ
-지하층이 제일 좋은 거 아니야? 도빈이 운 짱좋잖아ㅋㅋ
호텔방 같이 화려한 2층의 모습을 한번 쭉 원테이크로 보여 준 화면이 평범한 가정집 같은 1층으로 넘어갔다.
[1층에 입성한 예현과 하준] [예현: 평범한데? 진짜 뭐지? 나 정말로 예측을 못 하겠어.] [하준: 의외로 정말 간단한 사회 실험일 수도 있어, 형. 너무 형이 지금 복잡하게 생각하려 해서 그래.] [예현: 그런가? 그럼 하준아, 너는 뭐 같아?] [하준: 싸이코패스 테스트 실험?] [예현: 갑자기 싸이코패스 테스트가 왜 나와…?]-씨바 우리 이든이는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한마디 하고 편집당하네
-싸이코패스 테스트 실험ㅋㅋㅋㅋㅋㅋ 견하준 은근 엉뚱함ㅋㅋㅋㅋㅋ
-2층이랑 환경 너무 차이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대망의 지하층이 비쳤다.
[지하층에 입성한 도빈과 유제] [도빈: 여기 감옥이에요?] [유제: 형, 형 운발 어떻게 된 거야? 나는 형이 뽑은 곳이라 무조건 좋은 곳일 줄 알았는데…!] [도빈: 이거 싸이클은 뭐야? 심심하면 이걸로 운동하라고?] [유제: 어, 타블렛도 있는데? 헐, 형! 이걸로 우리 전기 생산해야 한대!] [도빈: 안 하면 안 돼?] [유제: 안 하면 우리 층 조명이 꺼진다는데? 와, 와와와. 벌써 조명 깜빡인다. 이거까지 꺼지면 우리 화면에 안 나올 거 같아. 여기 너무 어두워.] [도빈: 일단 싸이클부터 밟자. 류재, 류재! 저기 모니터에 나오는 거, 형들 아니야?] [유제: 그러네? 우리는 1층이랑 2층 다 볼 수 있는 거야? 형들은 우리 못 보나? 쓰읍, 이게 좋은 건가?] [도빈: 엥, 인형 눈 붙이기로 코인을 획득해야 한다고? 무슨 쌍팔년도 부업이야?] [그리고 지하층 참가지들이 모르고 있는 지하층의 비밀!] [2층이 자원을 쓸수록 지하층의 자원 가격이 높아진다!]-아니시발미쳤나 애들을 무슨 지하감옥에 처박아놔
-2층이 쓴 거 감당하고 1, 2층 전기 생산하라 하면 당연히 위층 애들이 그걸 모르고 있어도 지하층 고생하는 거 보면 얄미워 보일 수밖에 없지 않겠냐 이게 사회 실험이냐 위층 욕받이 실험이지
-너무 한층만 개고생하는 구조 아니냐고 그렇다고 다른 층이 욕 안 먹게 짜놓은 것도 아니고
-도빈이 운빨 적용한 거 맞음…. 도빈이는 분량을 얻은 거임…. 지금 지하층만 ㅈㄴ 길게 보여주잖아 이든이는 분량 안 그래도 짠데 거기에 욕까지 먹게 생김….
2층의 넓고 푹신한 침대에 누운 윤이든이 리모컨을 덥석 집어 드는 것과 막내 라인이 죽어라 싸이클을 돌리는 모습이 교차되어 나왔다.
[TV를 틀면 지하층의 전기 생산은 이대로 감당이 안 되는 상황!] [이 상황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이든] [과연 그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