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45화(45/47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5화
“하긴, 방금 메인 작가님도 캐릭터성을 이야기하셨지.”
서예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든든한 맏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굳게 믿는 듯한 그 얼굴을 보며 진실을 말해 줄까 고민하던 중, 류재희가 선수 쳐 입을 열었다.
“이든이 형 빼고는 하고 싶은 컨셉들이 다 있는 건 알겠거든요? 그런데 그거 다들 접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평소에는 생글생글 웃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서슴지 않던 막내 녀석의 표정은 웬일로 진지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계속 웃고 있어서 몰랐던 건가.’
저렇게 웃음기를 싹 빼니까 성장기가 지난 후의 얼굴이 조금 보이는 것도 같았다.
“팬분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그룹 내의 관계성이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 우리 그룹 관계성은 망했어요.”
죄송하지만 그래도 직설적으로 말 좀 해 보겠다고 양해를 구한 류재희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현실부터 따져 볼까요? 도빈이 형은 다른 형들에게도 그러긴 하는데 특히 이든이 형 앞에만 가면 쭈구리가 되질 않나, 이든이 형이랑 예현이 형은 얼굴만 맞대면 서로에게 빈정거리거나 싸우기나 하고.”
“야, 그래도 우리 요새는 많이 안 싸우거든?”
“아까도 서로한테 빈정거리면서 말다툼했잖아요. 겨우 5분 지났거든요.”
불화 조장 어쩌고로 초심도 안 깎였으니 싸운 게 아니라 화기애애한 대화 수준이지.
억울하다는 표정을 하고선 무의식적으로 서예현을 돌아보았다.
똑같은 표정을 한 서예현 역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짧게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휙 고개를 원위치시켰다.
“하준이 형도 그래요. 아직도 형이 그룹 내에서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든이 형밖에 없잖아요.”
타깃이 나랑 서예현에서 견하준에게로 옮겨졌다.
견하준은 딱히 흠 잡힐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류재희의 시각은 또 달랐던 모양이다.
“그래도 형이 저랑 도빈이 형은 챙겨 줘야 하는 동생들로 봐서 이쪽은 괜찮은데. 예현이 형이랑 하준이 형은 아직도 서로 어색하게 여기는 거 다 보이거든요. 우리 그래도 같은 팀인데.”
“아무래도 이든이랑은 함께한 시간이 기니까…….”
견하준이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변명하자 팔짱 낀 류재희가 딱 말을 잘랐다.
“예현이 형이랑 이든이 형, 둘이 싸워도 묘하게 이든이 형 편드는 거 제 눈에도 보여요.”
저 이야기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나는 전혀 동감할 수 없었다.
그럼 견하준이 이때까지 내게 했던 수많은 잔소리는 뭔데?
“이든이 형이 잘못해도 당사자인 이든이 형이 아니라 형이 예현이 형에게 대리로 사과해 주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둘 사이가 계속 저 모양이고 형이랑 예현이 형은 계속 어색해지죠.”
왜 이 망가진 현실 관계성에 죄다 내가 엮여 있는 거지.
나는 이번 회차에서는 나름 성질 죽이고 건실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가 그룹 관계성 파탄의 주범인 거냐고.
“이거 그대로 방송 타잖아요? 우리 불화설 일어나요.”
“그래서 방송에서는 나름 포장했잖아.”
“맞아, 포장했잖아.”
서예현의 대꾸와 내 거듦에 류재희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랬으면 제가 이렇게 분위기를 안 잡았겠죠? 유감이지만 팬분들이 보는 현재 우리의 롤이랑 관계성도 딱히 좋지는 않습니다, 형님들.”
류재희가 첫 타깃으로 잡은 건 제 이상의 모습과 현실의 괴리감이 가장 큰 서예현이었다.
“일단 예현이 형은 안무 실수할 때마다 리더 눈치 보는 허접 맏형 롤이 되어 버렸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예능도 자컨도 많이 없어서 덕분에 이든이 형이 예현이 형 얼마나 갈궜으면 저러냐고 온갖 궁예랑 욕 다 얻어먹고 있고요.”
“든든이 아니라 허접? 내가 왜? 아니, 잠깐. 그런데 내가 갈궈진 건 맞잖아. 허접 어쩌고 빼면 맞게 봤네.”
“진짜 진심으로 갈궈 줄까?”
“아, 봐봐요! 또! 또! 형들이 요새 우리 많이 안 싸운다고 한 지 5분도 안 지났거든요?”
“막내야, 누누이 말하지만 이건 싸우는 게 아니라니까? 나랑 예현 형 기준으로 굉장히 다정한 대화라니까?”
“아니, 내가 생각해도 이게 다정한 대화는 아닌 것 같아.”
초심도 안 깎이면 내 기준 다정한 대화라고 이백 번 말한다.
한숨을 푹푹 내쉬며 내게로 시선을 돌린 류재희가 미간을 문질렀다.
“팬분들이 보시는 이든이 형은 까다롭고 통제광인데 음악에는 진심인 프로듀서 롤이긴 하거든요. 이게 양날의 검이에요. 잘못하면 독선적이고 멤버들 군기 잡는 이미지 뒤집어쓴다고요. 안 그래도 예현이 형 때문에 욕먹고 있는데.”
누구누구 때문에 왜 애꿎은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는 건지?
음악에 진심인 프로듀서 롤은 마음에 들었지만, 저 뒤의 두 이미지가 얼마나 욕을 들어먹는지 아는 입장으로써는 피하고 싶긴 했다.
그리고 저런 콘셉트로는 퀘스트 완수도 안 될 것 같으니 말이다.
“하준이 형은 패스할게요. 방송 모습은 딱히 말 얹을 게 없어서. 방송에서는 이대로만 하시면 돼요.”
견하준이 한결 안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일 기대감 어린 표정을 한 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저를 보고 있는 대망의 김도빈에게로 시선을 돌린 류재희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도빈이 형은…… 개그 욕심 좀 줄여. 팬들이 노잼이래. 웃기지도 않은데 웃기고 싶어서 깝치는 이미지는 욕만 많이 먹는 것만 알아 둬. 안 그래도 멘탈도 약한 양반이 버틸 수 있겠냐고.”
“내, 내가 노잼이라고?”
충격받은 얼굴로 입을 떡 벌린 김도빈이 몇 번을 반복해서 되물었다.
아니, 그럼 저 녀석은 지금까지 자기 개그가 웃긴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는 건가?
“형은 굳이 웃기려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웃겨서 괜찮아.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
통상의 위로를 건성으로 건네준 류재희가 말을 이었다.
“관계성은…… 일단 막내 라인으로 묶이는 우리 둘은 친해 보여서 괜찮아요. 실제로 친하기도 하고.”
“엥, 우리 친했어?”
“아, 제발, 형. 이런 걸 하지 말라니까? 진지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러고 싶어? 진짜 노잼이라고.”
류재희의 질색에 어깨를 축 늘어뜨린 김도빈의 등을 어색한 손길로 두드렸다.
“그래, 도빈아. 끼어들 때 좀 보고 끼어들어라.”
[멤버들 간의 불화를 조장하는 말이 감지되었습니다.] [초심도 –1]그래, 제발 이런 걸 띄우지 말라고. 이 정도 말에도 감정이 상하면 개그캐로 이미지 잡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 그러냐.
끼어들었다가 질색만 들은 김도빈과 괜히 위로하다가 초심도가 깎인 내가 나란히 우울해 있든 말든 류재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형들이 문제예요. 셋이 있으면 예현이 형이 소외당하는 느낌이래요. 제가 형들한테 서로 친해지라고 강요는 못 하겠지만 이게 카메라 앞에서는 드러나면 안 된다니까요?”
나랑 견하준이야 이전 소속사에서부터 함께한 시간이 긴 만큼 쌓아 올린 유대감도 깊었기에 서예현이 끼어들 틈이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이건 우리만의 사정이고, 팬들 앞에서는 아무리 서로가 원수 같아도 하하호호 웃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행하기가 힘들어서 문제지.
“그러면 어떡해?”
“어차피 예현이 형은 허접, 허당 이미지가 잡혀 버렸으니까 이든이 형이 바뀌어야죠. 이든이 형도 예현이 형 앞에서 음악이나 연습 이외에는 져 주고 풀어지는 그런 이미지로 가야 해요. 카메라 밖에서처럼 양보 없이 으르렁대면 곧바로 불화설행이라고요.”
제시안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눈썹을 치키자 류재희가 이유를 설명했다.
“어차피 멤버들 의견을 조율하고 잘 챙기는 이상적인 리더 이미지는 하준이 형에게 뺏겼거든요? 그러니까 이든이 형은 음악 이외에는 약간 풀어지고 멤버들에게 져 주는 모습 보여 주는 갭모에 이미지 챙기세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게 답이에요.”
예전에 류재희가 비슷한 말을 했을 때에는 이 녀석이 내게 기어오르고 싶어 그런가 싶었지만, 조목조목 따지는 말을 듣고 있으니 왜인지 설득당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기왕 콘셉트 제시받은 김에 히든 퀘스트도 이걸로 대충 내 볼까. 답이면 좋고, 답 아니면 다시 찾아가면 된다.
[▷콘셉트를 잡아 보자 ✓▶팬들이 원하는 콘셉트 잡기를 완료했습니다.
▶윤이든 님의 콘셉트: 음악과 무대에는 깐깐하지만 다른 면은 느슨하겠지!
▶보상으로 초심도 10과 랜덤 티켓이 주어집니다.]
정말 이게 답이었다고……?
눈앞에 뜬 퀘스트 완수 창에 내가 벙쪄 있든 말든 류재희는 계속해서 다른 멤버들의 이미지를 딱딱 정립했다.
“예현이 형은 어차피 이미지 잡힌 거, 그냥 든든한 맏형 역할은 포기하시고 허당 맏형, 맏형몰이 이런 역할 좀 맡아 주시고요. 이든이 형도 제가 말한 대로만 해 주시고, 하준이 형은 지금 그대로 유지해 주시면 되고, 도빈이 형은 그냥 개그 좀 자제해 줘. 차라리 좀 개같이, 아니 멍멍이같이 굴어.”
류재희는 거짓말을 해도 퀘스트 완수 창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내가 서치하면 안 나오던데 그런 건 어떻게 찾았냐?”
“써방명 입력하면 나와요. 그런데 그냥 형은 이제까지 한 것처럼 이름만 정직하게 검색해요. 음지 반응은 제가 맡을 테니까 괜히 심연 보지 말고.”
쟤는 대체 평소에 어느 심연을 보고 살았기에…….
“내 써방명은 뭔데?”
갑자기 궁금증이 들어 물었으나, 류재희는 후회하지 말라며 몇 번을 거절했다.
결국 인내심이 사라진 내가 후회고 뭐고 안 할 테니 빨리 불라고 윽박 비슷한 말을 건네자, 마지못해 내 써방명 하나를 말해 주었다.
과연 뭐가 나올까 마음의 준비를 하고 검색했지만 의외로 나오는 글들은 평범한 주접이었다.
레브유 @IREVEYOU
울 에덴 이 머리 평생 박제해 줘ㅠㅠㅠㅠ 은발에 슬릭백언더컷이면 덕후들 다 죽으라는 거지ㅠㅠ
(Allrightornight_gif.)
│
REVE_official @LnL_reve
@IREVEYOU 님에게 보내는 답글
왜 이든이라고 안 쓰고 에덴이라고 써요?
궁금해서 질문 달았다가 새로고침 한 번에 존재하지 않는 계정이 되어 버린 계정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자 옆에서 김도빈이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렸다.
“형 그 표정 되게 솜사탕 물에 씻은 너구리 같아요. 너구리…… 너구리 라면 먹고 싶다. 물론진짜로먹는다는말은절대아니니까오해하지마시고요예현이형.”
“그건 또 무슨 의식의 흐름이냐?”
* * *
먄 @mmannn
뭐야? 렙유 왜 계폭했어?
│
(잠김) 뵤유제 @hamzziiiiuj
@mmannn 님에게 보내는 답글
2E이 이름 두고 왜 굳이 써방명 쓰냐고 공계로 답멘달음
│
먄 @mmannn
@hamzziiiiuj 님에게 보내는 답글
2E 설마 2든이 새 써방명이야?ㅋㅋㅋㅋㅋㅋ
그런데 2든이 그냥 정직하게 이름만 검색하지 절대 써방명은 안 찾아볼 이미지였는데 어쩌다가 들켰대?
│
(잠김) 뵤유제 @hamzziiiiuj
@mmannn 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무래도 너ㅈae가 알려 준게 아닐까 추측중
너ㅈae 진심 써방명찾기 장인임 지금 너ㅈae 써방명만 한 5번 갈아치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