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6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67화(46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6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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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번 주만 더 이기면 우리 압승인데!”
류재희가 승부욕에 불타는 눈으로 소파를 탕탕 쳐댔다. 그러든가 말든가 TV 화면에 고정된 두 쌍의 시선은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다들 욕심이 없어! 야망이 없다고! 첫날 파티에서도 신나서 샴페인 터트린 사람도 나밖에 없고! 이든이 형이야 음악에 미쳐서 그런다고 해도 다른 형들은 왜 그러는 건데!”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자, 이제는 아예 소파에 드러누워 징징거리고 있었다.
키도 앳됨도 짭막내한테 밀리는 막내가 오랜만에 보여 주는 막내다운 땡깡을 보다가 한 소리 했다.
“그래, 막내야. 알겠으니까 목소리 볼륨 좀 줄여라. 티비 소리가 안 들리잖아, 티비 소리가.”
TV 화면에는 라디오 스케줄로 인해 보지 못했던 DTB 5 지난주 재방송이 한창 방영 중이었다.
“지금 DTB가 중요해요?”
“어, 매우 매우 중요해. 이번에 디스전 규칙 바뀐다고 했단 말이야. 시즌 4에서 파이트머니로 하도 욕먹어서 바꾼다는데 이게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궁금하지 않아?”
김도빈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었다.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류재희가 다시 소파를 탕탕 내려쳤다.
“아니, 전혀! 나는 지금 이번 주 음방에서의 all 1위가 제일 중요해! 알테어 선배님들만 이번에 뛰어넘으면 이제 어느 그룹이랑 컴백이 겹치든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단 말이야.”
눈살을 팍 찡그린 채로 소음에 따질 준비가 만반한 얼굴을 하고선 방문을 벌컥 열고 나온 서예현이 잔뜩 심통 난 표정의 류재희를 발견하고 나랑 김도빈한테 화살을 돌렸다.
“막내 투정 좀 받아 줘라. 애가 1위 하고 싶다잖아.”
우리한테 잔소리한 서예현이 류재희를 살살 달랬다.
“그래, 그래, 막내야.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 그런데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 대중들의 선택에 맡겨야지 어쩌겠어. 괜히 너무 마음 쓰지 마.”
“그래, 인마. 음악이 좋으면 다 돼.”
빨리 동조하라는 눈빛에 60초 광고가 나오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건성건성 거들었다.
견하준이 있었으면 우리도 우리 편에서 거들어 줄 사람이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었다.
견하준은 드라마 송별회 때문에 숙소에 없었다. 지난주 막방에 종방하며 쫑파티를 했는데 주연 배우 중 한 명이 스케줄로 인해 해외에 나가 있어서 오늘 또 그 배우 포함해서 송별회를 한다나 뭐라나.
소파에서 버둥거리기를 멈추고 쿠션 하나를 집어서 끌어안은 류재희가 축 처진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런데 솔직히 알테어 곡도 좋잖아요.”
“당연히 좋지. 내 지분도 있으니까. 그 곡이 계속 2위를 유지해야지 저작권료가 따따블로 들어올 텐데.”
내게 닿아오는 서예현의 눈빛이 따가웠다. 하지만 어쩌겠냐. 나한테는 저작권료 2배 이벤트인데.
“이번 주에 또 뭐가 있어야지 버즈량이 유지가 된단 말이에요.”
“하긴, 저번 주에 프젝 맞선도 끝나서 이제 드라마로 하준이가 언급될 일도 없고. 사실 저번 주 분량에도 거의 안 나왔지.”
“그러네. 내가 한 번 샤라웃해서 DTB 5랑 내 이름 엮여서 나올 일도 이제 딱히 없고.”
“버즈량 버프 효과가 동시에 뚝 끝나 버렸네.”
참고로 드라마는, 마지막은 정석 로코로 끝내는가 싶더니.
프로젝트가 끝나고, 사내 연애가 로망이었는데 이제 회사에서 못 보겠다며 아쉬워하는 여주인공을 위해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의 회사에 취업 성공하는 막장 내용으로 끝났다.
인터넷에서 ‘경력직도 아닌데 저렇게 쉽게 대기업에 입사하는 게 말이 안 된다 VS 뭔 소리냐, 저 학력, 저 스펙이면 특채로 모셔 간다’로 마지막까지 불탄 걸 보아하니 김도빈의 말처럼 사이버 도화살이라는 게 진짜로 존재하기는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뭐를 더 하겠나. 사고를 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 류의 버즈량은 류재희도 원하지 않을 거다.
“원래는 우리의 깜짝 카메라 및 레코딩 비하인드를 활동 끝나는 날 공개하자고 했죠. 이든이 형이 활동 도중에 녹음실 귀신 바이럴은 딱 질색이라고 해서요.”
“어어, 그래.”
다 아는 소리를 하는 류재희의 말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텔레비전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결국 싸이퍼에서 마이크 쟁탈전은 뺐군. 덕분에 전 시즌보다 개판은 아니었지만, 순서대로 마이크를 넘겨받고 하는 안정적인 환경이라 탈락자가 적어서 재미도 덜했다.
“그걸 내일 공개하는 거예요. 어차피 영상 편집은 다 됐고, 업로드만 하면 되니까 회사에 말하면 바로 올려 줄 수 있잖아요.”
“어어, 그ㄹ… 뭐라고?”
습관성 대꾸를 하다가 멈칫했다.
“공중파도 아니고 우리 너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아이돌 레코딩 비하인드랑 깜짝 카메라 영상을 누가 보면 얼마나 본다고. 우리 팬들이나 챙겨 보지.”
내가 반대하자 류재희가 손가락까지 접어 가며 ‘깜짝 카메라 및 레코딩 비하인드’를 내일 공개해야만 하는 근거를 댔다.
“첫째, 4주 내내 똑같은 노래, 비슷한 무대를 본 팬들도 슬슬 질려가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곡에 대한 새로운 떡밥이나 환기가 필요하고요. 둘째, 알테어 선배님들 팬덤은 어떻게든 막주에는 1위에 올리려고 할 거니까 우리가 아무 방비 없이 이대로 가면 먹힐 확률이 꽤 높고요.”
내가 저 말에 넘어가나 보자. 숫자만 붙인다고 논리적으로 들리는 줄 아냐.
“다음으로 셋째, 이게 이슈가 되는 것에 성공한다면 음원 자체를 들어보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혹시나 이 음원에 귀신 소리가 녹음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서. 형이 지금 제일 걱정하는 건 이게 바이럴이라고 여겨지는 거잖아요? 저희 활동 마지막 주니까 이걸 바이럴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을걸요.”
듣다 보니까 좀 논리적인 것 같았다. 홀린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랑 김도빈을 서예현이 굉장히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기분 탓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넷째. 공중파에 나올 거예요. 정확히는 수요일. 지난주에 저 혼자 녹화하고 왔던 토크쇼에서 말하고 왔거든요. 우리 녹음실 귀신 소동. 물론 영상은 안 나오겠지만 저희 채널에 올린 영상으로 어느 정도 유입은 되겠죠.”
음? 마지막이 좀 이상한데? 논리에서 한참을 벗어났는데?
눈썹을 치키자, 나를 똑바로 바라본 류재희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이거, 형 설득하는 게 아니라 통보예요.”
내가 입을 떡 벌림과 동시에 옆에 있던 김도빈의 입에서 감탄사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가 흘러나왔다.
“멋대로 했다고 저 혼낼 거예요?”
잘만 동그랗게 뜨고 있던 눈이 끼 부리듯 휘어졌다. 그래 봤자 안 통했다.
“아니, 뭐 혼낼 것까지야 있냐. 다 그룹 생각해서 하는 건데. 일단 눈부터 똑바로 떠라. 웃는 얼굴에 침 뱉고 싶은 적은 처음이다, 인마.”
“엥, 예현이 형한테는 먹히던데.”
“차마 한 대 쥐어박을 수는 없어서 그랬어… 그 표정 굉장히 좀… 한 대 쥐어박고 싶은 표정이야.”
“예현이 형, 형마저…! 그리고 아닌데! 이렇게 웃으면 팬분들이 홀리는 것 같다고 했는데!”
“류재, 우리 팬들은 이든이 형도 검정아기고양이라고 하시는 분들이라는 걸 까먹은 거야?”
그렇게 합의인지 통보인지가 된 후, 다시 DTB 5를 시청했다.
“아니, 제정신이야? 조별 디스? 디스를 조별로 해서 조별로 탈락시키고 네 조만 올린다고? 환장하겠네, 진짜.”
“형, 디스랩을 어떻게 조별로 해여?”
“나도 몰라. 시즌 4 나가길 잘했다. 차라리 파이트머니 쟁탈전이 낫지. 조별 단위로 탈락을 시켜? 뭐 같은 팀원 걸린 사람들은 뭔 죄야? 자기 혼자 막 정해서 밀어붙이는 놈 만나면 어떡하라고.”
“이든이 형, 그거 혹시 제 디스 아니죠?”
불퉁한 표정으로 묻는 류재희를 향해 비죽 웃으며 맞받아쳤다.
“왜, 찔리냐?”
류재희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서예현이 손을 내저으며 끼어들었다.
“막내야, 설마 네 디스겠어? 본인 셀프 디스겠지. 당장 데뷔 초 때 생각해 봐.”
“허억,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레브의 원조 파시즘 독재자가…!”
“시꺼, 이것들아!”
* * *
[☆한밤토크쇼] [경일: 다음으로 유제 씨가 준비한 이야기가 있다고.] [유제: 네, 조금 무서운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혹시라도 무서움 많이 타시는 분들은 불 켜주세요. 불 켤 시간 드릴게요.] [납량특집: 녹음실 귀신 목격담] [이금: 녹음실 귀신 썰 많이 듣죠. 여기, 한밤토크쇼에서 이야기하고 간 가수들도 꽤 돼요. 그렇죠?] [성한: 당장 저번에 솔휘 씨도 녹음실에서 귀신 본 썰 풀고 가셨잖아요. 이게 가수분들 사이에서는 빠지지 않는 토크쇼 단골 레퍼토리긴 하더라고요.] [경일: 그럼 과연 유제 씨가 본 녹음실 귀신은 한밤토크쇼 호러 랭킹 몇 위에 등극할지, 한 번 들어보시죠.] [유제: 시작은 깜짝 카메라였어요. 저희 그룹 리더, 이든이 형을 대상으로 한 깜짝 카메라. 이 형이 무서움을 아예 안 타요. 일본에 혹시 지옥미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이금: 저 알아요. 세계에서 제일인가 두 번째인가 무서운 귀신의 집!] [성한: 나 거기 갔잖아. 예능에서 찍어야 해서 들어갔다가 나 정말로 뻥 안 치고 흐느끼면서 나왔어. 진짜 무섭던데.] [유제: 저희가 리얼리티 찍느라 지옥미궁에서 미션 수행을 했는데, 그 형이 거기를 웃으면서 나왔어요. 미션 수행도 다 하고. 그 정도로 겁이 없어요.] [성한: 허어억, 거기를? 미쳤다, 미쳤다.] [유제: 아무튼, 그 정도로 겁이 없는 형이라 납량특집 겸 공포 깜짝 카메라를 준비해 보기로 했죠. 녹음실 귀신 썰이 아까도 말하셨다시피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그걸로 이든이 형을 속여보기 위해서 깜짝 카메라를 준비했죠.] [경일: 아, 녹음실에 귀신이 나온 척?] [유제: 네, 맞아요.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녹음본에 귀신 사운드를 깔아서 무슨 목소리가 들렸다고 이든이 형을 속이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제 A&R 팀이랑 협력도 하고, 너튜브에서 귀신 소리를 다운받아서 일부러 또 녹음도 저녁 시간 대에 하도록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깜짝 카메라 디데이.] [이금: 준비를 굉장히 열심히 했네요?] [유제: 이든이 형이 안 믿을까 봐. 저희가 단체로 좀 몇 번 그런 현상을 겪긴 했는데 진짜 안 믿어요. 꿋꿋하게 안 믿어요. 그래서 저랑 하준이 형이 감독과 연출, 그리고 도빈이 형이 연기를 했죠.] [경일: 예현 씨도 있지 않아요?] [유제: 이든이 형이 감이 좋아서, 다 같이 짜고 속이면 금방 들통날까 봐. 그래서 예현이 형도 깜짝 카메라의 희생자로…… 아무튼, 도빈이 형 연기랑 도빈이 형 진정시키고 오라는 명목으로 이든이 형을 녹음실 바깥으로 내보내고 도빈이 형 녹음본에 귀신 소리를 삽입한 것까지는 정말 성공적이었어요.] [성한: 그래서, 속았어?] [유제: 이제 여기에서부터 공포가 본격적으로 시작이에요. 그렇게 무서웠던 밤은 처음이었어요. 삽입된 귀신 소리를 들은 이든이 형이 되감기랑 슬로우를 걸어서 다시 들어보더니 갑자기 정색을 하고선…… “야, 여기에다가 기담 엄마 귀신 사운드 집어넣은 놈 나와.”] [60초 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