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8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84화(484/5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84화
* * *
영원한 꿈 @Reve_forever
XX0912 C대 축제 직캠
Nightmare
(Nightmare_무대_직캠.avi)
공유 8955 인용 369 마음에 들어요 11.5k
-아미친 5년 전에 저 학교 사학과랑 다른 곳 붙어서 다른 곳 갔는데 그때 저학교 사학과 갔으면 내가 예현이랑 1년 동안은 동기로 지낼 수 있었다는 거 아니야……………
-예현이 제일 신난 거 영상으로도 잘 보인다ㅋㅋㅋ
-운좋게 앞자리에서 봤는데 예현이 엄청 싱글벙글했어ㅎㅎ 내려와서 펜스 앞까지 와서 하이파이브도 해주고 폰으로 셀카도 찍어주고
-직캠 영상마다 공통적으로 보이는 저 안개 이펙트 대체 뭐야?
-ㄱㄴㄲ 페일블루 때만 안 보이더라
-자체 효과인가요
-대학 측에서 준비한 거 아님?
-청류가 무대에서는 잔잔하게 흩날리는 정도였는데 나잇메어때 시커메져서 좀 소름끼쳐….
-아니 누가 편집 기가 막히게 했다고 쪼개고 있었는데 모든 영상에서 보이니까 이제는 좀 무섭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거같음 예현이를 선배/동기/후배로 둘 기회를 잃어버린 저 대학교 학생들의 원한이 형상화된 거지
-아니 근데 ㄹㅇ 뭐임? 벌레는 아닐 거 아니야
-직캠 왜 조회수 저렇게 오르나 했더니 저 이펙트 때문이었음???
-애들 짹에 올라왔다 예현이 과잠 소매 인조가죽 삭아서 떨어진 가루랍니다 해산
-예현이 전 동기 글 봄?ㅋㅋㅋㅋ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지금까지 그 과잠이 멀쩡했냐고 경악하던데ㅋㅋㅋㅋㅋ
* * *
“내 과잠… 지금까지 소중하게 아껴왔던 내 과잠이…”
물론 그 과잠 덕분에 직캠이 이슈가 된 건 별개로 서예현은 과잠과의 작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1년 다닌 학교 과잠이 대체 뭐라고. 이게 다 학벌지상주의 사회의 폐해라니까.
“아니, 관리 상태 보니까 별로 아끼지도 않은 것 같구먼, 왜 그렇게 과잠에 집착을 해?”
“그래요, 형. 그 과잠 덕분에 자체 이펙트로 이슈 탔잖아요. 과잠이 마지막을 화려하게 불살랐다고 생각하고 그만 미련 없이 보내 줘요.”
그리고 그 과잠은 스타일리스트 누나의 소매 리폼을 걸쳐 부활했다. Rest In Peace를 빌어 준 게 무색하게 됐다.
서예현의 모교를 첫 타자로 다른 대학 축제 무대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요새 대학 축제 무대에 많이 보이는 신흥 초대 가수들은 바로 래퍼들이었다.
DTB에 프로듀서든 Top 10이든 출연한 래퍼들이 주류이긴 했지만 힙합 서바 말고도 본인 작업물로 이름을 알리기 성공한 래퍼들도 제법 보였다.
그 말인즉슨, 내가 용철이 형을 대학 축제 스케줄에서 이렇게 마주한 것도 딱히 놀랄 일이 아니라는 소리다.
우리 용철이 형은 이제 아무나 붙잡고 아는 래퍼 다섯 명 말해 보라 하면 힙합부심, 홍대병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꼭 등장하는 래퍼이니 행사 무대에도 최적화긴 했다.
“형, 그거 알아? 형이 내가 이번에 대학 축제 스케줄에서 만난 DTB 출신 중에 네 번째다.”
“그래? 내 앞에는 누구누구 만났는데?”
“스코언 형님 만났고, 영빌리, 세븐킥, 이렇게.”
BQ9도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대학 축제 라인업에서 심심찮게 보였지만 이번에 우리 그룹 스케줄이랑 겹치지는 않더라.
참고로 스코언과 영빌리는 최근에 듀엣곡으로 활동해서 그런가 한 대학교에서 둘을 동시에 만났다.
스코언은 나를 정말 반갑게 맞이해 줬지만 스코언이 나한테 우승을 뺏겨서 그런지 영빌리는 내게 영 데면데면하더라. 회귀 전에도 DTB 시즌 4에서 스코언이 유피 때문에 우승을 못 하고 준우승에 그쳐서 유피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카더라는 있었는데 그게 찐이었을 줄이야.
“형, 여기가 우리 멤버들. 그리고 얘들아, 여기가 D.I. 나랑 같은 크루였던 용철이 형.”
용철이 형한테 우리 멤버들을 면대면으로 이렇게 소개해 주는 건 회귀 전후를 통틀어 처음이었다. 서로 꾸벅 인사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아, 시즌 3 결승 때 내가 응원 겸 리얼리티 촬영 때문에 막내 라인을 DTB 촬영장에 데려간 적이 있었기에 용철이 형과 막내 라인은 구면이었다.
딱히 낯가림이라곤 없는 우리 막내 라인의 반갑기 그지없는 인사를 자연스럽게 받아 준 용철이 형이 김도빈을 가리키며 내게 슬쩍 물었다.
“쟤가 막내랬나?”
“아니, 쟤는 넷째라니까. 제일 키 큰 애가 막내.”
지난번에도 똑같이 물었던 용철이 형의 오해를 한 번 바로잡아 줬던 거 같은데.
서예현을 힐긋 본 용철이 형이 한껏 목소리 낮추어 내게 속삭였다.
“야, 네가 확실히 밀리긴 하네. 실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왜 네가 데뷔하기 전에 나한테 얼굴 미친놈 있다고 이제는 진짜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하게 생겼다고 충격 먹어서 전화했는지 이해 간다.”
“그런 건 굳이 안 알려 줘도 돼. 그리고 그런 말 할 때는 목소리 좀 더 낮춰 줘, 형.”
나도 기억 안 나는 과거의 흑역사가 용철이 형의 입에서 하필 서예현이 앞에 있는 지금 나올 줄이야.
서예현의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꼴을 보니, 저 인간 분명히 들었다.
용철이 형이 흑역사를 더 털까 봐 급하게 용철이 형을 잡아끌고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형 오늘 뭐뭐 불러?”
“랑, 랑, 앵콜곡으로 <낙서> 네 피처링 없는 버전.”
“엥, 내 피처링 없는 버전이 있다고?”
“하도 행사에서 혼자 부르니까 피처링 없는 버전 만들었지.”
“잘됐네, 오늘은 피처링 파트 안 없애도 되겠다.”
내 말에 용철이 형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왜?”
“나 있잖아.”
“너는 네 무대 해야지.”
“동시에 하는 거 아니잖아. 나는 마지막이라서 괜찮아.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형이랑 이런 무대에 같이 서 보겠어.”
소속사도 다르고 섭외 단가도 다르니 기회는 우연히 스케줄이 겹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형이 싫으면 말고.”
휘휘 손을 내젓자 용철이 형이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대꾸했다.
“나야 당연히 숨 돌릴 시간도 생기고 좋지. 그런데 네가 그룹에서 이렇게 단독 행동을 해도 되는가가 문제지.”
반팔 티 위에 걸치고 있던 항공 점퍼 무대 의상을 벗고 용철이 형이 쓰고 있던 뿔테안경을 강탈했다.
“그러면 윤이든이 아니라 ED라고 하지, 뭐.”
뿔테안경을 콧등에 얹으며 씩 입꼬리를 올리자 용철이 형이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웃으며 내 등짝을 시원하게 후려갈겼다.
* * *
Yxxtube
(영상)
D.I(디아이) P대축제(XX0916) 낙서 직캠(Feat. 윤이든 등장)
조회수 105만회
☝2.6만 ☟
-윤이든 목소리로 How do you do? 나오자마자 비명소리 폭발하는 것처럼 터져 나오는 거 미쳤다 ㄷㄷ
-뭐임??? 우리 학교 왔을 때는 피처링 없는 버전으로 불러줘 놓고 왜 P대에서만 MSG급 궁극기를…?
-2:31 나왔다 디아이 형아미소
-같은 날 레브 직캠도 보고 왔는데 뿔테 썼는데도 이게 더 날티 쩐다
-끝까지 ED라고 우기고 자기 무대 차례에서 윤이든이라고 등장하는 게 ㅈㄴ 웃겼는데ㅋㅋㅋㅋㅋ
-P대 축제위원회 이거 노렸다 or 아니다
-인별 올린 셀카에서는 디아이가 저 안경 쓰고 있던데 무대 때문에 뜯겼나 봄ㅋㅋㅋㅋㅋㅋㅋㅋ
Yxxtube
(영상)
XX0916 레브 “Escape, Nightmare, 다시 시작해, Rise” Full ver. 직캠(Fancam) [4K 60p] @P대학교 축제
조회수 386만회
☝8.1만 ☟
-오옹 디아이 피처링 직캠이랑 같은 날이구나
-오늘도 가루 이펙트 안 보이네
-디아이 피처링 직캠 보고 왔는데 울 이든이 진짜 천상 아이돌이다 날티를 자기 마음대로 더하고 덜어내고ㅋㅋ
└무슨 소리시죠 디아이 피처링은 ED가 하고 여기는 윤이든이 무대를 했습니다만?
-씁 이상하다…. 분명 디아이 P대 낙서 직캠에서는 관상에 섹시가 없었는데
-의상 안 겹치게 신경쓴거 진짜 천재고영!
* * *
소중한 휴가를 차연호한테 소모할 수는 없었던 터라 차연호를 만나는 건 투어 준비를 하면서 시간을 조금 낼 수 있는 지금 해결했다.
그래도 곡 작업도 뒤로 미루고 만나 주는 거니까 차연호는 나한테 고마워해야 했다. 물론 이 만남이 누구한테 더 이득인지는 나도 몰랐다.
하지만 저쪽은 케이제이의 목숨이 달려 있고 이쪽은 내 목숨이 달려 있으니 중요도는 내 쪽이 더 높긴 했다.
차연호와의 독대는 차연호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숙소 생활을 하고 있는 터라 차연호를 우리 집으로 부르긴 불가능했다.
멤버들 다 있는데 우리 숙소에서 회귀네 뭐네 해 봐라. 샤이 김도빈 되는 거지, 뭐.
남자 혼자 사는 것치고 차연호의 집은 상당히 깔끔했다. 서른두 살 기억 파편 속에서 봤던, 실로 개판이었던 내 청담동 집의 풍경과 퍽 대조되었다.
우리 멤버 중에 깔끔 떠는 놈이 없어서 그런가, 이렇게 하고 사는 사람을 실제로 보니 참 신기했다.
이러니까 사람이 예민해서 별별 걸로 다 의심을 해대지. 원래 적당히 어지럽히고 살아야지 성격이 무던해지고 면역력도 길러지는 법이다.
하지만 나는 사회성을 탑재한 인간이기에 속으로 하던 감상을 고이 접어두고 제일 무난하고 예의 바른 평을 내뱉었다.
“이야, 집 좋네.”
“부러우면 너도 독립해.”
“부럽다고는 안 했습니다, 선배님. 우리 숙소가 훨씬 더 좋아서 딱히 부럽지는 않네. 그리고 우리 연차에 아직 독립은 이르긴 하고.”
“하려면 4, 5년 차에도 하는 거지.”
알테어도 이제 다들 독립할 연차긴 하고, 하와이에서 의도치 않게 들은 알테어 멤버의 전화 통화에 따르면 케이제이를 제외한 알테어 멤버들은 차연호를 어려워하니 차연호의 독립이 이상할 것도 없었다.
내 손에 들린 쇼핑백을 발견한 차연호가 굉장히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쇼핑백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래도 남의 집에 방문할 때 방문 선물 사 들고 오는 기본 센스는 있네? 빈손으로 털레털레 올 줄 알았더니?”
“아, 이거? 이거 방문 선물 아닌데.”
차연호의 손을 쓱 피하며 어깨를 으쓱하자 차연호의 표정이 팍 구겨졌다.
“선물은 아니지만 오늘 방문을 위해서 마련한 거긴 해.”
“그러면 대체 뭔데. 같이 먹을 음식이라도 장만해 왔어?”
“우리가 언제부터 얼굴 맞대고 사이좋게 뭐 먹을 사이였다고 그래? 둘 중 하나 체할 일 있어?”
쇼핑백을 쳐다보는 차연호의 얼굴에 혼란이 깃들었다. 저렇게 궁금해하면 바로 공개해 주는 게 인지상정.
쇼핑백에서 꺼낸 거짓말 탐지기를 탁자 위에 턱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