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8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87화(487/5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87화
LA, 라스베이거스, 뉴욕, 텍사스,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총 여섯 도시에서 두 달간 이어지는 북미 투어, [In REVE].
투어 기간 도중에는 활동이 불가능했기에 이번에는 다음 컴백까지 공백기가 좀 길 터였다. 공백기 중간에 디지털 싱글 하나 낸다고 해도 연말 가요제, 연초 시상식 고려하면 내년 2월 쯤에나 가능할 것 같고.
콘서트 실황 및 비하인드를 담은 DVD는 내년에나 발매되었기에 공백기에 별 도움은 안 됐다.
대학 축제 무대로 9월은 어찌어찌 넘겼다고 해도 10월과 11월, 그리고 12월 초까지 한국 활동은 전무한 상태.
그래서 소속사가 내놓은 대비책은 바로…. 레브 자체 콘텐츠였다.
너뷰브 레브 공식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은 뮤직비디오를 제외하면 대부분 녹음실 혹은 뮤직비디오 촬영 비하인드나 멤버들 생일과 데뷔 기념일 OA 라이브 방송 녹화 영상, 그리고 가끔가다 한 번씩 올리는 vlog 정도가 전부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vlog를 각 잡고 찍은 영상으로 시리즈화 하여 정기적으로 올려 보자 이거였다.
우리 데뷔 초반이야 아이돌 소속사에서 영상 콘텐츠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덥넷 같은 방송사를 끼고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당장 <마이돌 관찰카메라>와 <레브 Time>도 방송사에서 촬영한 관찰 예능이었지 않나.
하지만 이제는 슬슬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 방송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고, 엔터들이 자체 콘텐츠를 생산해서 너튜브 채널에 올리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당장 우리가 휴가 때 민박에서 마주한 네이비 후배들만 봐도 자컨 촬영으로 온 거고.
우리는 다 찬성이었다. 우리가 딱히 신비주의나 묵직한 이미지의 그룹이라 대중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딱히 상관 없었다.
이미 우리 이미지는, 음…
-커뮤에서 일단 ‘얼탱터지거나 말이 안 되는 사건+아이돌’ 조합 제목 있으면 무조건 눌러봄 우리애들 이야기일 확률 99.899999%라
-남돌 딱히 관심 없어 하는 머글도 레브는 알더라 그런데 이제 트트블 미친운빨이랑 DTB 가슴골이랑 트루먼쇼랑 녹음실 귀신이랑 맞짱뜬거랑 전국노래자랑도 같이 못 올라가주는 가오 중시 섭남이랑 드라마 전국노래자랑 잘못된 인연이랑 악기 손싱크 총각이랑 기타 등등으로
-배부른 투정인 줄 알지만 나는 레브가 이제 알테어처럼 음악으로만 유명해졌으면 좋겠어…. 개그 이미지 때문에 그룹 음악까지 같이 평가절하당하는 느낌….
└그 평가절하는 님이 지금 셀프로 하고 계시고요ㅋㅋ 레브는 이미 기록 다 깨부수면서 충분히 곡으로 증명했는데 무슨 평가절하 ㅇㅈㄹ
-나는 이제 레브한테 있는 게 도화살인지 망신살인지 모르겠음
-입덕 전 레브 이미지: 무서운데 웃긴 그룹
입덕 후 레브 이미지: 그저 떡잎유치원
-우리애들 이미지 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
└리더가 효륜디스랩으로 머글들한테 효륜좌, 명절 사이다 별명을 얻었을 때부터
대충 이렇게 되어 버린 터라 이제 와서 신비주의나 진중한 콘셉트를 고수한다 한들 먹힐 리가 없었다.
신인 걸그룹 런칭 때문에 우리 레브에게 붙은 인력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컨 촬영이 불가능하진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소속사가 많이 커져서 다행이지, 회귀 전이나 데뷔 초였으면 우리 스태프들 최소한만 남겨 두고 다 빼서 후배 그룹 주는 바람에 자컨 촬영 및 편집은 꿈도 못 꿨을 듯.
아, 회귀 전에는 그랬던 전적이 있었지.
회귀 전에는 미국 활동을 하며 이곳 아티스트들과도 협업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번은 어쩌려나 모르겠군.
그때의 미발표곡이야 현재 조회수 1.9억을 기록한 뉴욕 버스킹 프리스타일 랩 피처링 영상에 잘 박제되어 있지만
콘서트 준비부터 리허설 과정까지 DVD에 들어가야 했기에 호텔에서 나와 밴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촬영 카메라가 따라붙었다.
“Welcome to LA, 로스앤젤레스!”
분위기를 띄우는 건 막내 라인의 몫이었다. 우리 형 라인 셋이 하면 저 맛이 안 났다.
“지금 저희는 [In REVE]의 서막을 여는 첫콘 공연장에 막 도착했습니다.”
리허설 전에 무대 위에 올라와 있자 카메라와 함께 다가온 견하준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정말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실감이 안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많은 객석이 다 채워진다는 게 믿기지 않기도 하고.”
당연하다. 회귀 전에는 이만한 규모의 무대에 선 적이 없었으니까. 텅텅콘을 겪지 않았던 이유가 다 있다.
공연장 규모가 작으니까 스타디움에서 했으면 텅텅콘이었을 관객 수도 그 공연장에선 제법 채워진 게 된 거지.
“그나저나 예현이 형은 고민 끝냈대?”
“아직도 고민하고 있던데.”
물론 진지한 고민은 아니었다. 뭐라 했더라… 멘트를 영어로 쳐야 하나 아니면 한국어로 말해도 스크린에서 알아서 번역이 되나 이거였지?
런스루 리허설, 그리고 콘서트 당일의 최종 리허설까지 마치고 드디어 첫 북미 투어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사방에서 민트색 빛이 물결치는 스타디움 무대에 서자 작은 콘서트장에서 했던 회귀 전의 미국 투어 무대가 떠올랐다.
너무 일렀던, 실패한 미국 진출이라는 타이틀만 얻고 돌아왔던 그때의 소박했던 무대가.
망할 활동곡들과 파탄 난 사이 때문에 무대를 온전히 즐기지도, 해외 진출에 기뻐하지도 못했던 멤버들이.
스타디움 전석 매진을 시켰다는 후배 그룹들의 기사를 보면서 느꼈던 부러움과 짜증도.
만약 정말로 내 회귀의 시작이 차연호라면, 딱 이거 하나만은 고맙다고 말할 수 있었다. 꿈꾸기만 하던 삶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해 줘서 고맙다고.
첫콘은 뜨거운 함성과 함께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 이후로 이어지는 두 번의 콘서트까지 마치자 사흘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어?”
“아, 맞다. 미리 연락받았지.”
“뭐야, 뭐야? 모르는 척해야 해? 놀란 척?”
LA에서의 마지막 콘서트를 끝내고 대기실로 돌아가자 낯익은 얼굴들이 눈앞에 보였다.
***
한 데이드림 소녀의 집.
김도빈을 최애로 두고 있는 양 모 양은 가족들과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트러블 트레블>을 시청하고 있었다.
[영환: 도빈아, 여기에서 조기 퇴근권 쓰자! 아이고, 죽겠다!] [도빈: 넵! PD님! 조기 퇴근권 사용이요!]조기 퇴근권을 사용하며 평소보다 일찍 투어가 끝났다. 아직 방송이 끝나려면 시간이 제법 남아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도빈이 레브 해외투어 때문에 당분간 트트블 촬영 못 하는 거 아니야? 설마 하차는 아니겠지?’
갑자기 훅 밀려오는 불안감에 초조하게 엄지손톱을 물어뜯는 양 모 양의 불안을 증폭시켜 주는 대화가 화면 속에서 이어졌다.
[도빈: 여행 설계권은 다른 분한테 넘기겠습니다. 제가 당분간 해외 투어 때문에 촬영이 불가능해서…]“으아악! 도빈이가 몇 달 만에 받은 완장인데! 아, 왜 하필 투어가 지금 잡히고 난리야!”
“어휴, 시끄러. 그렇게 소리 지를 거면 방에 들어가서 혼자 봐.”
어머니의 타박에 양 모 양은 입을 꾹 다물었다. 큰 화면 사수를 놓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침울한 얼굴로 MC에게 완장을 넘기는 김도빈의 모습을 보자 짠함과 안쓰러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미련이 남은 손끝]끝까지 완장을 잡고 있던 손가락이 완장에서 떨어져 나가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며 파르르 떨리는 것까지 보여주자 양 모 양은 본인이 다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저 완장을 얻기 위해서 우리 도빈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저번 주부터 봐 왔기에 더더욱.
설마 송별회를 하려고 분량 더 안 넣고 일찍 끝낸 건가.
불안에 떠는 양 모 양의 앞에 김도빈이 없는 <트러블 트레블> 투어 회의가 진행되는 장면이 펼쳐졌다.
[명원: 자, 이번 투어는 LA에서 진행됩니다.]송별회가 없다는 건 하차한다는 말은 아니었기에 양 모 양은 일단 한시름 놓았다. 그래도 김도빈이 핵심 멤버 중 하나인데 송별회 없이 하차시키면 무슨 욕을 들어먹으려고.
회의 내용만 짧게 보여주더니 갑자기 새로운 투어가 시작되었다.
‘이럴려고 이전 투어를 빨리 끝낸 건가?’
[드디어 도착한 LA] [명원이 짠 첫 투어 일정을 공개합니다!] [Day 1: LA OO 스타디움]공연장 앞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사람들과 펄럭거리는 민트색 슬로건이 빠르게 지나가고, 차에서 내려 스타디움 쪽으로 향하는 트러블 트레블 멤버들을 카메라가 다시 비추었다.
[명원: 오늘 여기에서 공연이 있답니다. 저희는 오늘 이 공연을 보러 왔습니다. 이 공연 끝나면 하루가 갈 거예요. 이게 Day 1 일정.] [성수: 아니, 공연이 그렇게 길어요?] [동규: 티켓은요?] [명원: 당연히 준비했지. 내 준비성을 뭐로 보고.]명원이 트러블 트레블 멤버 수에 맞춘 티켓을 부채처럼 촥 펼쳤다. 티켓은 철저하게 뒷면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유발시켰다.
[오늘 <트러블 트레블> 패밀리가 볼 공연은…!]우르르 입장하는 트러블 트레블 멤버들을 비추던 화면이 전환되며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레브를 담았다.
[레브의 LA 콘서트!]응원봉을 들고 객석에서 열심히 흔들고 있는 트러블 트레블 멤버들의 모습이 화면에 다시 비쳤다.
[성수: 도빈아, 네가 못 온다니까 형님들이 왔다!] [명원: 저기 들리겠어?] [이언: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할까. 참…] [선욱: 가수들한텐 꿈의 무대지, 꿈의 무대.]몽롱한 눈으로 무대를 내려다보는 솔로 가수의 아련한 옆 모습이 클로즈업되었다.
[이든: Thanks for LA!]콘서트가 마무리되며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레브의 모습과, 가수 대기실로 향하는 트러블 트레블 멤버들의 모습이 차례로 나오고.
대기실 문을 벌컥 열자마자 앉아있던 레브 멤버들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제일 반갑게 맞이하는 이는 역시 김도빈이었다.
[도빈: 와, 형들 진짜 오셨어요? 나 전해 듣고도 농담하는 줄 알았는데!] [영환: 야, 이든이 오랜만이다! 무인도에서 보고 또 보네.]트러블 트레블 멤버들이 구면인 윤이든하고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양 모 양은 입을 틀어막은 채로 지켜보았다.
도빈이 하차 걱정하고 있던 중에 정면으로 마주친,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이 데이드림 로또 맞은 전개를 믿을 수가 없었다.
[다음 주!] [특별 게스트, 레브와 함께하는 LA 트러블 트래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