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9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94화(494/5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94화
라스베이거스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다음 도시로 떠나기 전까지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안녕, 데이드림. 지금 저희는 라스베이거스에 와 있습니다.”
말이 자유 시간이지 자컨을 촬영하는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여기 전망대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제일 높은 전망대인데요, 우리나라 63빌딩보다 높대요. 여기 꼭대기 층에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들이 있다고 해서 저희가 직접 체험해 보려고 합니다.”
어제 호텔에서 준비한 다섯 장의 제비뽑기 종이를 들어올렸다.
“이런 건 원래 랜덤으로 해야지 재미있는 법이죠. 그래서 제가 미리 제비뽑기를 준비해 왔습니다.”
다섯 장의 종이에는 각각 스카이 점프(번지점프), 놀이기구 세 종, 그리고 전망대 구경이 적혀 있었다.
아직 접지 않은 종이를 카메라 앞에서 한 장씩 보여 주고 곱게 접기 시작하자 김도빈이 다급하게 외쳤다.
“아니, 잠깐만요! 이런 말은 없었잖아요! 형만 한다면서요!”
이 자식이 내 원대한 계획에 초를 치는구나. 이것까지도 계획의 일부이건만 미리 밑밥 깔아 놓은 것까지 시원하게 밝히다니, 망할 놈.
김도빈 외침 부분만 편집해 달라 요청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종이접기를 끝냈다.
“제일 당첨되고 싶은 게 뭔지 한 명씩 말해 봅시다.”
내 자연스러운 진행에 류재희부터 차례로 대답했다.
“저는 전망대 구경이요.”
“나도 전망대 구경.”
“저도요!”
“나도.”
견하준까지 전망대 구경을 선택했다. 그래, 이래야 우리 멤버들이지. 뭐,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물어본 게 의미가 없는 수준이네. 그러면 질문을 좀 바꿔서, 제일 피하고 싶은 게 뭐야.”
“번지점프요! 스카이 점프!”
“저도 스카이 점프요. 놀이기구는 어떻게 탈 수 있을 것 같은데 번지점프는 진짜 못 할 것 같아요.”
김도빈과 류재희가 차례로 즉답했다. 내가 원하던 바로 그 대답이었다.
아직 서예현과 견하준한테서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지금 세계에서 제일 무섭다는 X-scream이랑 스카이 점프 중에서 고민 중이야. 뭐로 하지?”
“형이 말한다고 그거 빼 주는 거 아니니까 아무거나 골라, 그냥.”
“그러면 스카이 점프. 놀이기구는 타서 앉아만 있으면 되기라도 하지, 스카이 점프는 내가 뛰어 내려야 하잖아.”
서예현도 내가 원하던 대답을 순순히 내뱉어 주었다.
남은 건 이제 견하준이었다.
“나는 하늘그네. 계속 빙빙 도는 거라서 멀미 날 것 같아.”
흠, 스카이 점프가 견하준한테 가지 않기만을 바라야겠군. 만약 견하준에게 가 버리면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온단 말이다.
“형은요?”
“나? 나는 다 괜찮아.”
“엥, 진짜요? 놀이기구 걸려도요? X-scream이랑 하늘그네랑 빅샷이랑 다?”
“어어, 다 괜찮아, 다.”
어차피 그거 탈 일은 없을 테니까 막 던지고 봤다.
“그러면 뽑기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카이 점프 쪽지에 미리 표시해 놓거나 접어놓거나 그런 수작 따위는 부리지 않았다. 그런 건 하수나 하는 짓이다. 내가 스카이 점프를 뽑지 않는 편이 더 그림이 좋았다.
멤버들이 선택을 끝마친 후에 남은 거 하나 집어 들고, 견하준부터 차례로 쪽지를 펼쳐서 공개를 시작했다.
“전망대 구경이 나왔네요.”
우리 중에서 제일 운 좋은 사람은 사실 김도빈이 아니라 견하준이 아닐까.
제일 첫 번째 순서부터 전망대가 나왔다. 최고의 선택지는 첫판부터 품절되어 멤버들의 희망을 성공적으로 박살 냈고, 아직 최악의 선택지는 나머지 네 개의 쪽지 중에 있었다.
본인 손에 들린 접힌 쪽지를 보는 멤버들의 눈빛 속에 불안감이 선명했다.
“빅샷. 이게 자이로드롭 같은 거지? 음… 나쁘지 않아. 괜찮아, 괜찮아. 스카이 점프만 아니면 돼.”
서예현도 무사히 스카이 점프를 피해 갔다. 다음으로는 내가 공개할 차례였다.
[X-scream]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놀이기구가 당첨되었음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이거 진짜 무섭다던데. 롤러코스터도 무서워하는 네가 타는 게 가능할까?”
“이건 360도 돌지 않잖아. 내가 형도 아니고, 이 정도 탈 용기는 있거든?”
사실 없다. 어제 탑승 영상 보니까 미쳤긴 하더라.
스카이 점프 당첨은 피했다고 마음 놓고 깝죽거리는 서예현한테 심드렁하게 대꾸하고 진행을 이어갔다.
막내 라인이 각각 뽑은 두 쪽지, 이 둘 중 하나에 스카이 점프가 존재한다. 본인이 뽑은 쪽지를 꾹 쥔 채 서로를 마주 보는 막내 라인 사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어쩔래, 동시 공개할래? 아니면 한 명씩 열어 볼래?”
“동시 공개할래요.”
하나, 둘 셋!을 외치자 류재희와 김도빈이 동시에 쪽지를 열었다.
“오예! 살았다!”
“으아아악! 이럴 순 없어! 내가 번지점프에 걸렸을 리가 없어!”
두 사람의 희비가 교차했다.
하늘그네에 당첨된 류재희가 기쁨에 겨워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반면, 김도빈은 ‘스카이 점프’라고 적힌 쪽지를 앞에 두고 깊은 절망에 빠졌다.
솔직히 김도빈의 담력으로는 불가능이긴 했다.
“류재, 바꿀래?”
“아니!”
“예현이 형, 바꿔 줄 거죠?”
“빅샷을 타 보는 게 내가 죽기 전에 이뤄야 할 소원이라서 바꿔 주기는 힘들 것 같아. 미안해, 도빈아!”
“언제부터 그게 소원이었는데요! 형 빅샷이 자이로드롭 같은 건 줄도 몰랐잖아요! 방금 알았잖아! 내가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입술에 침 한 번 안 바르고 그런 거짓말을!”
“사실이야. 1분 전부터 소원이었어.”
“하준이 형…?”
“나는 전망대에서 서서 라스베이거스 전경을 보고 싶지 떨어지면서 보고 싶은 건 아니라서.”
모두에게 거절당한 김도빈은 결국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X-scream에 당첨된 나를 결연한 얼굴로 쓱 돌아보았다.
“번지점프보단 나을 거야. 이든이 형, 바꿔 줄 거예요?”
“그래, 바꿔 줄게.”
쿨하게 대답하며 손을 내밀자마자 김도빈이 격하게 감동 먹은 얼굴로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뛰어왔다.
“혀어어엉! 형은 최고의 리더예요!”
“어엉, 알고 있어.”
김도빈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덮어 쭉 밀어내며 대꾸했다.
본인이 뽑은 번지 점프를 피한 김도빈의 행운력은 이곳에서도 또 한 번 어김없이 발동되었다.
“오늘 X-scream 점검 중이라 못 탄대요. 우와, 너무 아쉽다. 너무 아쉬워서 어떡하지?”
“그렇게 아쉬우면 너도 스카이 점프 뛸래?”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담고 있던 김도빈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X-scream이 점검 중인 덕분에 김도빈에게 이걸 양보하고 번지점프를 받아 간 내 서사 역시 더욱 빛나게 되었다.
스카이 점프 같은 경우는 밑에서 떨어지는 모습도 촬영해야 했기에 내 차례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비명과 호들갑으로 점칠된 빅샷과 하늘그네를 지나 드디어 스카이 점프 타임이 다가왔다. 전용 슈트까지 입는 것에서 안전성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
“야, 도빈아. 얼른 와서 형 뛰는 것 좀 찍어 봐.”
109층 높이, 350M에 위치한 번지점프대 위에 서서 손짓하자 김도빈이 랩을 쏟아냈다.
“저 진짜 무서워서 거기 못 가겠어요! 형, 바꿔 줘서 진짜 고마워요! 만약 형이 안 바꿔 줘서 제가 스카이 점프였으면 저 오늘 여기서 날 샐 뻔!”
“알았어, 고마운 거 충분히 알겠으니까 고마우면 와서 좀 찍어봐. 어차피 여기 밖으로 너 못 나오니까 이쪽 앞까지만 와서 찍어 보라고.”
“거기도 못 가겠어요!”
“돌겠네. 안 되겠다. 준아, 네가 좀 찍어 줘. 이거 셀프캠으로만 찍기는 아쉽잖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아 번지점프대 쪽으로는 나오지 못하고 안쪽에서 견하준이 카메라를 들고 번지점프를 준비하는 내 모습을 촬영했다.
“아, 그러고 보니까 여기는 그런 거 없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 이름 부르면서 뛰어내리기, 이런 거.”
앞사람이 하는 걸 보니까 아무 말 없이 그냥 뛰어내리더라. 하지만 나는 촬영 중이므로 아무 말 없이 뛰는 건 좀 심심하지.
“그러면 제가 자체적으로 부르면서 뛰도록 하겠습니다.”
안전줄을 슈트에 걸어주는 작업을 마친 직원이 나를 번지점프대 끝으로 데려갔다.
“Ready? Three, two, one, Go!”
“데이드림, 사랑합니다!”
우렁차게 외치며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번지점프대에서 시원하게 뛰어내렸다.
“와, 이든이 형 미쳤다!”
“저게 롤코보다 더 무서운 거 아-”
감탄하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바람 소리에 묻혀 흐릿해졌다. 몸이 빠른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하강하는 바람 소리가 너무 세서 카메라 오디오에 안 잡힐 것 같아 무어라 멘트를 치는 대신, 들고 있던 셀프캠을 향해 여유롭게 손가락 하트도 한 번 날려주었다.
놀이기구 안전바에 속박되어서 몇 분을 가만히 앉아 있느니 그냥 떨어져서 몇 초 만에 땅을 밟는 게 훨씬 낫지.
내려가는 건 순식간이었다. 풍경을 즐길 새도 없이 어느새 발이 바닥을 밟았다.
“아, 재밌네요. 진짜 재미있었어요.”
바람에 잔뜩 헝클어진 머리를 쓱 쓸어올리며 진심 어린 소감을 내뱉었다.
마지막으로 노을이 지는 전망대에서 단체 사진 한 장 찍으며 촬영을 끝마쳤다.
“그런데 형 진짜 안 무서웠어요?”
“하나도 안 무섭던데?”
“그런데 왜 롤러코스터는 무서워해?”
“그건 좀 복잡한 사연이 있어.”
그렇게 오늘 자컨 촬영이 끝나고 호텔 객실로 돌아가는 길.
“먼저 들어가. 나랑 도빈이는 물 좀 사서 들어가려고.”
먼저 멤버들을 보내고 김도빈과 카지노로 몸을 돌렸다.
서예현이 야식 사는 거 아닌지 감시 목적으로 따라올 걸 걱정했는데 어지간히 피곤했는지 그냥 야식 사 오지 말라는 경고만 하고 순순히 객실로 올라가더라.
“가자, 도빈아. 네 행운력을 실험해 보러.”
“넵.”
우리가 도착한 곳은 카지노의 슬롯머신이었다. 도박이 아니라 온전히 우리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였다.
김도빈의 행운력과 김노담 대표님의 사진 행운 토템의 운이 더해진다면 잭팟이 가능할까.
코인을 기계 안으로 넣자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쉰 김도빈이 레버를 당겼다.
휘릭-
기계의 세 칸이 돌아가는 소리가 괜히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첫 번째 칸이 레몬에서 멈췄다. 두 번째 칸도 레몬에서 멈추자 나를 돌아본 김도빈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형형형형…!”
“어, 그래, 도빈아. 형도 보고 있어. 만약 잭팟 터트리면 반반… 에이씨, 텄다.”
세 번째 칸은 레몬을 지나 체리에서 멈췄다.
김도빈의 행운이 한 칸, 김노담 대표님의 행운이 한 칸이었나 보다. 다음에는 김노담 대표님 본인까지 동행을 해 봐야겠다. 그러면 나머지 한 칸이 채워지지 않을까.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운 마음에 코인 하나를 더 바꿔올까 말까 고민하던 내 어깨에 턱, 손이 얹혔다. 김도빈이 흠칫하는 걸 보아하니 김도빈도 그 손길을 느낀 모양이었다.
“형들, 즐겁게 한 판 즐기셨으면 이제 올라가죠?”
등 뒤에서 느껴진 그 손길의 주인은 귀신같이 우리를 찾아온 류재희였다.
“재희야, 딱 한 번만 더!”
“그래, 류재! 딱 한 번만 더 돌릴게! 느낌이 좋아!”
“이게 바로 중독의 지름길이라는 거야, 이 인간들아!”
“…거야?”
“좋은 말로 이제 그만하고 올라가자고 했을 때 한 번 더 돌린다는 소리나 하고 있는데 또 좋은 말이 나오겠어요?”
“…아니.”
아이고, 이제 막내한테도 바가지 긁히는 내 신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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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rse Ep 03. 라스베이거스 두근두근 3종 액티비티!
조회수 78만☝ 4만 ☟
-넘넘 멋있는데 이런 건 기왕이면 롤코 갭모에 여운 가라앉고 나서 올려줄 수 있어?
-남자병이 수염과 태닝으로 발현되지 않고 가오에만 몰빵된 케이스
-자기가 번지하고 싶어서 바꿔준 걸까 그냥 형으로써 바꿔준 걸까
-롤코 쫄보 소리에 어지간히 반박하고 싶었나 보다ㅋㅋㅋㅋㅋㅋ 그래그래 울 이든이 용맹고영 인정!
-오 다음 주에는 그랜드캐니언인가 보네
-아니 도빈이 행운력 진짜 무슨 일이야ㅋㅋㅋㅋ 딱 번지점프랑 바꾼 놀이기구가 점검 중이라 바로 전망대 행ㅋㅋㅋ
-미국 상공 350미터에서 외치는 사랑 고백 잘 들었습니다
-혹시 몇 점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가오 점수? 뭐 이런 거 있는 거 아니지? 가오 점수 깎이면 페널티 있다던가…. 아니면 가오 올리는 미션 받아서 강제적으로 이런 걸 하고 있다던가….
-저런 모습까지도 귀여워 보이면 내 눈에 콩깍지 제대로 씐 거겠지
-솔직히 번지점프 무서워하지도 않고 시원하게 해내는 거 멋있긴 해!!! 그래서 더 킹받아!!!!!
-손가락하트 날리는 거 진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