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49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95화(495/5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4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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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까지 와서 투어 콘서트 하고, 자컨용 여행지만 단순히 돌아다니기만 한 건 아니었다.
현 조회 수 1.9억 뷰를 기록한 버스킹 프리스타일 피처링 영상.
어떻게 보자면 해외 진출의 첫발이었던 그 기회를 마련해 준 버스킹 그룹, 7Second와의 만남도 가졌다. 그 당시를 재현하기 위해 머리도 특별히 붉게 염색했다.
1년간 K-pop의 위세가 제법 높아졌기도 하고, 우리 그룹이 빌보드 메인 차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스타디움 콘서트 매진까지 이룬 터라 이제 레브가 1년 전처럼 미국에서 그렇게까지 듣보 마이너는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메인스트림이라고 하기엔 부족하긴 하지만.
7Second가 너튜브 구독자 1010만을 찍고 한창 정체기일 때 만난 터라 그쪽도 엄청 반가워하더라.
「와우, 빌보드 차트에서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스타디움 콘서트를 한다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고 말이야. 덕분에 작년에 바빴다는 게 핑계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진실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그거 참 다행이네. 인생 첫 1.9억 뷰 동영상 동료들을 어떻게 모른 척해?」
그렇게 음원은 내 피처링과 함께 정식 발매되었다.
그리고 그 정식 발매 과정을 담은 너튜브 영상은 사흘 만에 천만 뷰를 달성하며 는 빌보드 차트인을 하게 된다.
물론 Hot 100은 아니고. 노래가 미친 듯이 좋은 것도 아니고 내가 미국 톱급 래퍼도 아닌데 내가 버스킹 그룹 노래의 피처링에 참여했다고 그 노래가 바로 Hot 100 들었으면 현실이 아니라 영화지.
이건 어디까지나 1.9억 뷰의 그 영상 비하인드와, 아는 사람들만 알아보았던 1년 전보다 더욱 뜬 K-pop 보이 그룹의 서사로 먹힌 곡이니.
“노래는 평타인데 이렇게 순위 올라가는 걸 보면 확실히 서사가 잘 먹히긴 하네요. 저희도 서사를 좀 짜서 공략을 해 볼까요? 빌보드든 국내차트든?”
“그런 서사를 머리 빠개지게 굴려 가면서 짜느니 차라리 그 노력으로 끝내주는 멜로디랑 비트를 짜겠다.”
내 호텔방으로 놀러온 류재희가 낸 아이디어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오늘의 서치 퀘스트를 이어나갔다. 그런 건 머리 아파서 못 한다, 나는.
미래 지식을 이용하면 어떻게든 할 수는 있겠지만 남의 서사 뺏기도 찝찝하고. 곡으로만 승부 보는 게 남한테도 내 자신한테도 제일 떳떳한 방식이긴 하지.
-아미친이든이빨머시즌2!!!!!! 이제 은발 시즌 2만 존버하면 되겠다
-라올다 역주행 추억이 새록새록하네 역주행으로 빌보드 변방차트에 차트인했던 그룹이 이제 핫백 차트인시키고 스타디움 매진시키는 그룹이 되었다니
-7Second도 이든이 나오고 구독자 수 20만 명 늘었더라ㅋㅋ
-소신발언 곡이 막 좋은 건 아님 그런데 영어로 랩하는 이든이 목소리 톤 한톤 낮아지는 게 너무 좋아서 계속 돌려 들음
-서울콘까지 이제 D-9! 드디어 한자릿수 돌입!
-티켓팅이 거의 한달 전이었다니 다같이 김노답 포카 공구 광기에 휩쓸린 게 ㄹㅇ 엊그제 같은데
-고척콘에서까지 내자리가 없을 줄은 몰랐지….
-김노답 포카 이제 약발 떨어진 듯 그거 들고 티켓팅했는데도 하나님석 겨우잡음
-아무리 봐도 토템이 많으니까 행운이 분산된 거 같아 이제 소규모로 가야 할 듯?
-해외콘 장점: 영어로 멘트하는 멤버들을 볼수있음 하존나섹시해….
-내년에 레브 활동 안 하고 해투만 ㅈㄴ 돌리는 거 아니야? 돈맛 보고 이제 캐시카우로 월드투어 뺑이 돌릴 거 같은데;; 내년에 ㅇ3에서 신인 걸그룹도 데뷔한다며
-그래도 우리 레브급이면 소속사에서 목소리 낼 급은 충분히 되지 않을까? 거의 우리 애들이 ㅇ3 멱살잡고 키운 거나 마찬가지잖아
-헐 나 레브 뉴욕 첫콘에서 KICKS 리더 봄 여기 초대석 아니었는데
우리 그룹 서치퀘에서 보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지칭어에 스크롤을 내리던 손이 멈칫했다. 시차 계산하다가 때려치우고 그냥 문자를 보냈다.
지금이 만약 새벽이어도 알아서 아침에 답장하겠지. 이게 무슨 비즈니스도 아니고 어느 시간대에 보내든 딱히 상관없지 않나?
[지금 뉴욕이냐?]답장은 제법 빠르게 도착했다.
[권윤성- 아니 한국]지금 둘째 콘이 끝났으니 시간상 첫콘을 보자마자 한국행 비행기를 탄 게 분명했다. 뒷머리만 괜히 헤집으며 툴툴거렸다.
“짜식, 여행지랑 우리 있는 지역 겹치면 연락이라도 하지. 콘서트만 홀랑 보고 가냐. 초대권도 안 줬는데 티켓은 또 어떻게 구했대.”
“누구요? 설마 G-TE?”
“최형진이 왜 나와?”
“아니, 형이 ‘짜식’이라고 부르는데 뭔가 해외콘까지 따라올 정도의 팬은 G-TE 형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찍어 봤죠.”
그 정도면 그냥 순수한 팬이 아니라 stan 아니냐.
그리고 최형진은 지금 내년 DTB 시즌 6을 위해 인지도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앨범 작업하느라 바빠서 해외 콘서트까지 쫓아다닐 시간은 없을 거다.
서울콘 초대석 티켓 보내 주니까 자기가 정규 솔로앨범을 낸 나의 단독 콘서트도 아니고 내 솔로곡 신곡 하나 없는 상태의 레브 단체콘서트를 왜 가냐고 바락바락 난리를 쳐 대서 주변인 아무나 주라 하고 끊었는데 오려나 모르겠군.
“지테 형 아니면 누구예요? 형 친구?”
“친구, 음… 친구지.”
이제는 그래도 다시 친구라고는 불러도 되는 사이지 않을까. 비록 예전의 거리로는 좁힐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약간의 텀이 있던 내 대답이 궁금증을 자극했는지 류재희는 기어이 내 휴대폰의 문자 발신인을 보는 것에 성공했다.
“아, KICKS 리더. 뉴욕콘 왔다는 목격담은 봤는데. 형도 그거 봤나 보네요.”
그래, 내가 찾은 걸 얘가 못 찾았을 리가 없지.
[권윤성- 최현민이 갑자기 요식업할 거라고 헛소리를 해대서 여행 마무리하고 한국 들어왔어]한숨 소리가 문자 너머로도 전해져 오는 듯했다.
나는 이미 최현민한테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권윤성은 전해 듣지 못한 모양이다.
기어코 권윤성한테까지 말한 걸 보아하니 헛소리 그만하고 컴활을 따든지 너튜브 컨셉을 생각해 놓든지 하라는 내 충고를 귓등으로 처들은 모양이군. 옛정으로 미래 스포까지 해 줬더니만.
“개소리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대요? 정이서 팬들 장난 아니던데 가게를 낼 생각을…? 하루에 한 번씩 위생신고 당하고 카맵에 왕따 주동자 가게라고 별점 1점 주르륵 찍히고 싶나…?”
목을 한껏 빼서 답장을 훑은 류재희가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나는 기껏해야 출입문과 벽의 날달걀 세례나 생각했는데 참 구체적이구나.
[나한테는 했는데 너한테는 말 안 했냐?] [권윤성- 밥솥에 밥도 제대로 못 짓는 새끼가 무슨 요식업을 한다고 ㅅㅂ] [식당 있는 민박 알바 돌려 봐] [요식업 한다는 말 쏙 들어갈 거다]권윤성한테 아주 직빵인 해결법을 알려주었다. 최현민 성격에 이거 한 번 체험하면 자영업한다는 소리가 절대 그 주둥이에서 안 나올 거다.
“정이서 컴백하면 얘네도 같이 맞불 작전으로 컴백해도 될 것 같은데.”
“낙하산과 왕따 가해자들의 싸움이라… 볼 만하겠네요. 그런데 진짜 곡 주게요?”
“하준이한테도 복수의 기회는 줘야지. 막타는 하준이가 치게 해 주려고.”
“하준이 형의 복수랑 곡이랑 대체 무슨 상관이에요? 빈정거리는 게 아니라 진짜로 몰라서 묻는 거예요.”
류재희의 질문에 한쪽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툭 툭,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하준이를 작사·작곡에 참가시키고 저작권 분배율 조건 좀 건드려서 실연자보다 더 비율 많이 가져가는 식으로 금융 치료 하는 방법도 있고, 프로듀싱으로 컴백 일정 알아내서 비슷한 곡조의 하준이 솔로곡으로 동시 컴백도 있고, 아니면 하준이에게 잘 맞는 곡으로 정이서 솔로곡을 만들어서 하준이 커버 영상으로 압살하는 방법도 있고.”
“오…”
“그 곡으로 복수하는 방법이야 많지. 그 멍청한 놈은 솔로곡 포기하라 할 때 포기할 것이지 왜 내가 기어코 복수에 관여를 하게 만들어.”
투덜거리다가 멍하니 나를 쳐다보는 류재희를 발견하고 눈썹을 치켰다.
“왜, 뭐.”
“오랜만에 형이 똑똑하게 악독해 보여서요. 역시 형은 음악이랑 관련될 때가 제일 머리 잘 굴리고 멋있어 보여요.”
“그럼 이전에는 멍청하게 악독해 보였다는 소리냐?”
잠시 머릿속에 거짓말 탐지기가 스쳐 지나갔으나 애써 지웠다. 그래, 이건 차연호의 불안증을 증폭시키며 차연호를 압박하여 정보를 빼먹은 아주 현명한 계책이었다.
“아니면 음악 때문이 아니라 하준이 형 일이라서 더 머리가 잘 돌아갈 수도? 아무래도 비견하준 차별은 존재하니까?”
“그래도 요즘은 좀 덜하지 않냐?”
“하준이 형 대하는 태도에서 조심스러움이 줄어들었다는 건 알겠는데 비견하준 차별까지 줄었냐 하면 그건, 놉.”
“야, 그래도 나는 우리 멤버들을 두루두루 신경 쓰는 편이지. 거기서 하준이만 조금 더 챙기는 거지. 알테어 거기 멤버가 차연호 선배 어려워하는 전화 통화 내용 안 들었냐? 너 나 어려워? 아니잖아, 편하니까 네가 지금 내 호텔방 들어와서 이렇게 늘어져 있는 거 아니야.”
“생각해 보니까 그쪽도 서사가 형이랑 하준이 형 서사랑 비슷하긴 하네요. 어릴 때부터 쭉 같이해 왔던 신월 최장기 연습생에, 동갑에, 한 명은 래퍼 겸 프로듀서멤, 한 명은 보컬.”
“아, 차연호랑 케이제이랑 둘이 어릴 때부터 같이 연습생 했어?”
“제가 알기론 13살? 14살? 이때부터 같이 연생 생활했다는데요. 그래서 그쪽도 그사세네, 친형제보다 더 형제네 그러잖아요. 그리고 방송 때 그 호칭 입에 붙어서 이름 그대로 내뱉었다가 욕 먹지 말고 선배 호칭 붙이는 거 습관화 좀 들이세요.”
“알았다, 알았어.”
류재희의 말에 대충 대꾸하고 생각에 빠졌다.
차연호와 케이제이가 함께한 시간만 봐도 나랑 견하준이 쌓아 온 서사의 몇 배였다. 이 말을 듣고 나니 아주 조금은 차연호의 필사적인 태도가 이해됐다.
물론 나까지 끌어들인 건 이해의 영역을 넘어섰지만.
만약 견하준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데 차연호의 폭로로 견하준이 결국 자살했다면 나는 차연호를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원망은 했겠지.
아무리 이상적인 사람이라 한들,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나는 잘못을 저지른 견하준을 살리겠다고 사람 인생 진창으로 처박는 정체불명의 시스템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 차연호를 숙주로 던져 주는 짓은 하지 않을 거다.
그게 차연호와 나의 차이점이었다.
그 상념은 류재희가 옆에서 나를 툭툭 건드는 바람에 깨졌다.
“그런데 형, 나흘 남았는데 WAMA 50초 벌스 가사는 다 짰어요?”
“당연하지.”
가사를 굳이 새로 쓸 필요가 없었다.
DTB 콘서트에 이어서 덥넷이 깔아 주는 신곡 홍보 시즌 2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