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6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66화(66/47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6화
12월 31일 저녁에 열린 M사의 가요빅매치.
[가요빅매치 SPECIAL STAGE] [MUSIC MATCH!]서로의 매치 상대를 뽑는 VCR이 짧게 나오고, 곧바로 스페셜 스테이지가 시작되었다.
룰은 상대방의 곡을 하나 정해서 1절씩 부르기.
물론 말만 매치였지 결과를 내지는 않았다.
1, 2라운드를 맡은 그룹들은 무난하다는 평을 들으며 무사히 무대를 마쳤다.
딱히 라이벌 관계도 아니었고 연차가 비슷해서, 혹은 컴백 날짜가 비슷해서라는 이유로 붙여 놓은 것이었기에 그들의 팬덤 역시 과열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대망의 마지막 스페셜 무대, 3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ROUND 3- KICKS VS Reve]양옆에서 걸어 나온 KICKS와 레브가 무대 위에 나란히 서자, 앞선 1, 2라운드보다 한결 커진 환호성이 들려왔다.
-ㅋㅋㅋㅋ기럭지부터 레브 압승
-더 볼 것도 없네 KICKS가 이기겠당
-앞 무대만 보고 tv 꺼야지 뒤에까지 보기엔 전기세 아까워
-하아암 벌써부터 지루하다 애들아 레브 무대 시작하면 삐삐쳐줘
물론 인터넷 세상에서는 팬덤 간의 치열한 기 싸움이 진행 중이었다.
조명이 모두 꺼지자 무대 위가 어두워졌다.
하이라이트 조명을 비추듯 KICKS가 있는 곳의 조명이 팟- 켜졌다.
KICKS가 선택한 레브의 곡은 .
상대가 가요빅매치에서 부르는 곡은 선택이 불가했기에 사실상 선택할 수 있는 곡이 이것밖에 없긴 했다.
흰 셔츠 위에 하네스를 차고 반장갑을 낀 무대의상은 원곡자인 레브의 정장 무대의상보다 훨씬 곡에 어울렸다.
-와우 편곡 안 했나?
-안무는 뜯어고쳤네
-아그래 이거지 이 곡에는 이런 파워풀 칼군무가 어울리지
-두 그룹 다 팬은 아닌데 확실히 레브가 했던 무대보다는 눈길 가는 듯
KICKS는 기존 안무에 아크로바틱 안무를 접목시키고 그들의 장점이자 특징인 칼군무를 살려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를 만들었다.
[네게 주어진 One Chance 일생일대의 기회언제나 One Chance만 남은 것처럼 임해]
-눈길은 가는데 귀는 안 간다
-키 얼마나 낮춘거임…ㅋㅋ
-아 랩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ㄴㅁㅇ 원찬스 랩파트 특유의 밀고 당기는 그 쫄깃함 다 사라짐……
-그쪽은 내세울게 랩파트밖에 없나 봐ㅎㅎ 데하다 추이드림아
└응 아님 느그메보 유제 보컬도 하나도 못 살림
-보컬이 안 시원해 속이 뻥 뚫리는 그 느낌이 없어
보컬과 랩은 혹평을 받았지만 뜯어고친 안무, 특히 후렴구 부분의 안무는 제법 호평을 받았다.
-각도 딱딱 맞는 거 미쳤다
-타팬인데 퍼포먼스는 솔직히 KICKS 압승인 듯
-연습 많이 했나보네 그게 딱 보여서 얘네한테 한 표 주고 싶음
-개멋있어
-레브 바로 옆에서 저 무대 보고 있는데 기죽는 거 아니냐
-레브 버전 보고 왔는데 확실히 안무가 심심하긴 하당
1절이 끝나자 KICKS 위의 조명이 꺼지고 레브 위의 조명에 불이 들어왔다.
한쪽으로 슬그머니 비켜 준 KICKS 멤버들이 마이크를 끄고 속닥거렸다.
“이야, 솔직히 무대 찢었다.”
“쟤넨 무슨 곡으로 가져왔으려나.”
“일단 은 아닐 듯. 우리 곡이긴 한데 솔직히 좀 구리잖아.”
익숙한 전주에 KICKS 멤버들이 대화를 멈추고 일제히 옆을 돌아보았다.
“미친놈…… 대체 무슨 생각이야……?”
잘 뽑힌 데뷔곡을 두고, 굳이 구린 곡을 가지고 온다고?
KICKS 리더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레브가 선택한 KICKS의 곡은 .
KICKS 미니 2집의 타이틀곡으로, KICKS의 올해 세 번의 활동 중에서 제일 낮은 평을 받은 곡이었다.
무대의상은 KICKS의 것과 비슷한 스트릿 패션을 가져왔다.
[Okay 선수 입장이 구역 무법자들 나가신다
우리 앞길 방해하는 놈들은
걷어차 제쳐 놓으시고]
짧은 전주를 흘려보내고 핸드마이크 윗부분을 손으로 감싸 쥔 이든의 랩으로 곡의 도입부를 열었다.
-여기 원래 랩파트 아니었지 않나?
-가사 새로 쓴 듯? 이런 가사 없었는데
-걷어차=KICKS 아님?ㅋㅋㅋㅋ
-와 미친 시작부터 찢었다
-ㅅㅂ 역시 국힙원탑
[Fact 하나 말해 줄까?니들은 우리 상대가 안 돼]
KICKS 쪽을 향한 손가락질과 함께 마지막 가사를 내뱉으며 이든이 등을 돌려 안무 대형에 합류했다.
V자 대형의 맨 앞에 선 이든이 박자를 타며 발을 구르자 2열과 3열에 선 멤버들이 차례로 동작을 따랐다.
-오…… 제법……
-군무 티는 난다……ㅋㅋ
-왤케 건성건성? 건들건들? 하는 거 같지?
└KICKS 안무도 저러는데 직접 확인해 보셈
[three two one zero카운트다운 오버
별 뜻은 없고 숫자 좀 세봤어]
하준의 파트를 도빈이 자연스럽게 넘겨받아 카메라에 손가락을 숫자에 맞추어 접으며 껄렁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런데 노래 원래 이렇게 좋았남;;?
-원곡 들을 때 가려웠던 부분 시원하게 박박 긁어 준 느낌
-편곡 잘 한 거 같아 원곡 느낌도 적절히 살렸고
-나 이제 원곡 못 듣는다,, 레브는 책임지고 2절까지 편곡해서 가져와라,, -킥스가 부를 때는 가오잡는 거 같아서 좀 같잖았는데 얘네가 부르니까 좀 쫄린다 진심으로 경고 날리는 거 같음
└그냥 윤이든 일당백임 다른멤들은 안 무서워
[그 귀에 똑똑히 새겨이게 내 마지막 경고야]
키를 높여 시원하게 내지른 유제의 고음에 다시 한번 반응이 터졌다.
-와 여길 고음처리를
-ㅁㅊㅁㅊㅁㅊ 다시 찢었다
-그러취~! 원곡에서는 여기 고음 안 질러서 섭섭했는데!
[Watch outWatch out
감당할 자신 없으면
주의 줄 때 물러나]
곡이 어느새 후렴구에 다다르고.
제법 고난이도의 동작들과 딱딱 맞아떨어지는 칼군무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뭐임? 지금 킥스 안무 안 고치고 그대로 들고 온 거임????
-아시발우리애들이군무를했어요우리애들이칼군무를했다고시발
-예현아아아악!!!! 난 네가 해낼줄 알았다아아악@@!!!!!
-거봐!!! 레브도 퍼포 되잖아!!!!!
항상 군무라기에는 많이 부족한, 자유분방하고 비교적 쉬운 안무만 해 왔던 레브가 각도까지 맞춘 칼군무를 췄으니, 반응이 폭발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각각 최대한 불량스러워 보이게 자세를 잡고 삐딱하게 서거나 앉은 레브의 엔딩샷을 마지막으로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우리 애들 기죽는다 한 놈들 나와!
-기는 킥스가 죽었을듯ㅋㅋㅋ
-아 미쳤다 진짜 보컬이고 랩이고 안무고 압승이다
-잘하네 확실히
-와 앞무대 생각 안 남;;;
투표는 따로 없었지만 결과는 나온듯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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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KS 스페셜 무대 ‘One Chance(원곡: 레브 REVE)’│ 20XX MOO 가요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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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
메cu리 • 2일 전
다 좋은데 일단 랩이랑 고음 파트부터 어케 해 봐라
좋아요 1.5천
sakf242 • 1일 전
무대는 멋있음 근데 노래 들으면서 보니까 좀 힘빠짐
좋아요 809
└쩡쩡 • 17시간 전
원곡 그대로 하지 말고 차라리 편곡하지는……
유갤 • 1일 전
퍼포먼스는 킥스 압승
좋아요 37
└pot • 8시간 전
솔직히 압승까진 아니지 레브도 퍼포 잘 했는데
Yxx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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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 스페셜 무대 ‘Watch Out(원곡: KICKS)’│ 20XX MOO 가요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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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만 ☟
터닝point • 2일 전
‘찢었다’
좋아요 2.4천
3522 • 1일 전
원곡 듣고 왔다가 다시 연어 왔습니다 2절까지 편곡 버전 어떻게 안 될까요
좋아요 1.8천
└김서현 • 18시간 전
진심 원곡버전 못 듣겠음 너무 구리고 심심함
└adskl • 15시간 전
ㅇㅈ 이 느낌이 안 살아
└key白 • 7시간 전
이건 너무 KICKS분들께 실례되는 댓글 아닌가요? 원곡 없었으면 이 무대도 없었어요
└3522 • 5시간 전
key白 그래서 더 나은 버전으로 제가 골라 듣겠다는데 왜 시비시죠
메이데이 • 11시간 전
레브의 군무 가능성을 보여 준 무대
좋아요 912
└dreamday • 11시간 전
예현이 댄스 실력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 무대
└혀늬허니 • 10시간 전
예현이 연습 얼마나 했기에 실수 한 번 안 하고 이 고난이도 안무를ㅜㅜㅜ
두 배가 넘는 조회수와 KICKS 놈들의 영상에 달린 내가 원하던 댓글들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숙소 소파에 뻗었다.
편곡 작업과 안무 연습이라는 몇 달간의 개고생을 싹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일부러 구린 곡을 골라 편곡한 보람이 있었다.
“편곡은 예상했어도 퍼포먼스가 이렇게 칭찬받을 줄은 몰랐는데.”
“원래 잘하는 놈이 잘하는 거 보여 주는 것보다 못하는 놈이 잘하는 모습 보여 주는 게 더 반응이 좋거든.”
“그거 우리가 못하는 놈이라는 뜻이에여?”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KICKS 놈들이 정말 싫긴 하지만, 사감 빼고 보면 솔직히 원찬스 안무는 우리 오리지널 안무보다 나았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든이 형이 어떻게 그런 말을……!”
배신이라도 당한 듯한 충격받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김도빈의 이마를 툭 치며 대꾸했다.
“정신 승리가 밥 먹여 주냐?”
정신 승리만 하고 있으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부족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걸 보충해서 성장하는 편이 낫지.
평소였으면 지금 날 돌려 까는 거냐고 피해의식을 드러내며 씩씩거렸을 서예현은 웬일로 얌전했다.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은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는 건지, 아니면 지랄을 준비하는 건지 예측이 가지 않았다. 기왕이면 전자였음 했다.
레브가 빡센 퍼포먼스를 포기한 건 8할이 저 인간 때문이었으니까.
그래도 이번 무대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제법 잘 따라온 건 칭찬할 만했다.
KICKS와 경쟁하는 본무대에서 역량이 확 늘어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저 인간의 실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계속 KICKS랑 같은 시기에 활동 날짜를 잡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해 보다가 KICKS 놈들이랑 계속 얼굴 맞대면 서예현의 실력이 오르기 전에 내 혈압이 먼저 오를 것 같아 포기했다.
“어어, 비록 이틀이나 지났지만 해피 뉴이어다. 나? 그때 무대 서서 카운트다운 세고 있었지. 뭐래, 니 어차피 안 챙겨 봤을 거잖아. 내가 인마, 너를 모르겠냐? 나 안 그래도 곧 휴가니까 그때 보자. 어, 그래.”
친구들에게서 오는 새해 안부 전화를 받으며 날짜를 손꼽아 봤다.
1월 27일에 있을 나온차트 뮤직어워드까지 마치면 다음 앨범 준비 들어가기 전까지는 휴식기일 터였다.
물론 그 전에 리얼리티 방송 분량은 충분히 뽑아 놔야겠지만, 휴가 때까지 카메라 달고 다니는 건 사양이었다.
숙소 문이 열리며 쇼핑백을 두 손 가득 든 견하준이 들어왔다.
그 뒤를 박스 몇 개를 포개어 든 매니저 형이 따라 들어왔다.
연락받고 나가더니 웬 선물들을 한가득 들고 온 견하준에게 물었다.
“엉? 그거 다 뭐냐, 준아?”
“아…… 팬분들께서 보내 주신 생일 선물.”
생일 선물이라는 말에 굳어 버린 나는 급히 날짜를 확인했다.
1월 3일.
오늘은 견하준의 생일이었다.
망할, 또 퀘스트 페널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