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76화(76/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76화
[페널티로 3시간 동안 시각 차단이 이루어집니다.]수면 시간에 시각 차단이면 이건 페널티로 보기도 힘들지. 웬일로 시스템이 융통성을 발휘한 모양이었다.
곧, 눈을 뜨고 있음에도 어두컴컴해진 시야에 눈꺼풀을 닫고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끄아아아! 귀신! 긴 머리 귀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도빈의 비명이 나를 깨웠다.
어제 가위눌렸다고 난리 치며 새벽에 멤버들을 모두 깨게 만든 주범들도 비명 지르며 일어나 또 그 귀신이라고 호들갑을 떨어댔다.
이번에는 다섯 중 셋이나 똑같이 가위를 눌리다니, 진짜 뭐가 있는 건가 싶었지만 내게는 나타나지 않았으니 알 바 아니었다.
어차피 눈 떠도 안 보이겠다, 그 소리들을 배경음 삼아 다시 푹 잠들었다.
이 점에서 이 페널티는 빌어먹을 각혈보다는 훨씬 나았다.
아니, 페널티가 아니라 포상이라고 할 정도.
“난 진짜 이 난장판과 심령 현상 체험기에도 눈도 안 뜨고 꿋꿋이 자고 있는 쟤가 제일 무서워.”
“뭔가 저 형은 무당집 컨셉 방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잘 잤을 듯요.”
질린 듯한 서예현의 목소리와 감탄하는 류재희의 목소리가 귓전에서 흐릿하게 멀어졌다.
아침까지 푹 자고 일어나자 산장 문이 열려 있었다.
무사하냐며 우리에게 물어 오는 매니저 형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늘어지라 기지개를 켰다.
드디어 귀곡산장 탈출이었다.
* * *
[마이돌 리얼카메라-레브 편] [-안녕하세요, 도빈입니다.]화면에 뿔테안경을 쓰고는 회색 후드집업 모자를 뒤집어쓴 도빈의 모습이 비쳤다.
진지한 얼굴로 이온음료의 성분과 효능을 설명한 도빈은 설탕과 소금을 생수병에 넣고 열심히 흔들기 시작했다.
[-운이 좋은 사람만이 이온 음료를 마시게 되겠군여.]-운이 좋은 사람이 마시는 거 맞아? ㅋㅋㅋ
-아 나도 저거 과학책에서 보고 만들어 먹어 봤는데 진심 단맛 나는 땀 맛나 포카리 이런 거 생각하면 절대 안 됨
-도빈이가 또
뿌듯한 미소를 지은 도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화면이 전환되며 연습실에 모인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짠, 크리스마스 선물 하루 동안 착용하고 있기 챌린지!]이어폰을 귀에 낀 유제가 카메라에 대고 V자를 그렸다.
트레이닝복 위에 캐시미어 머플러를 두른 예현이 그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됐습니다…….] [-예현이 형, 왜 이렇게 죽상이시죠? 혹시 선물이 마음에 안 드나요?] [-내가 지금까지 하면 열 번째 말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패션 테러야. 옷은 자고로 매치가 어울리는 옷끼리 입어야 하는 법이라고.]예현의 투덜거림에 잘 어울리는데 뭐가 어떠냐고 유제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잘 안 어울리는 건 바로 저런 광경을 말하는 거죠.]카메라가 앞면이 노란색과 빨간색, 초록색으로 각각 나눠진 스냅백을 뒤로 뒤집어쓰고 있는 이든의 모습을 담았다.
노란색 스마일 마크가 스냅백 앞면의 정중앙도 아니고 왼쪽 옆에 딱 박혀 있었다.
-진짜 안 어울리긴 한다
-약간 인지부조화?오는중
[-저거 재희 네가 산 거 아니냐?] [-맨날 이든이 형이 시커먼 스냅백만 뒤집어쓰고 사시길래 밝은 것도 한 번씩 쓰고 살아보라는 의미를 담아서 선물해 봤는데…… 저렇게 안 어울릴지는 몰랐음요.]뒷머리를 긁적이며 유제가 순순히 사실을 털어놓았다.
[-설마 연습할 때도 목도리 계속 하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연습할 때는 벗으셔도 돼요. 대신 조건! 휴식 시간에는 무조건 착용하고 있기!] [-나도 스냅백이랑 음이온 팔찌 벗어도 되냐?] [-형 설마 선물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 거예요……?] [-설마. 우리 막내가 사 준 선물이 어떻게 마음에 안 들겠냐.]-오 스윗리더
-표정은 ㅈㄴ 마음에 안 드는 표정인디ㅋㅋㅋㅋ
-그냥 다시 뒤로 쓰면 안 될까?
-진짜 저건 볼수록 막냉이 스타일이지 윤리다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수제 이온음료가 담긴 생수병이 섞인 8개의 생수병을 연습실 구석에 내려놓은 도빈이 카메라를 보며 씩 웃었다.
레브가 한창 안무 연습을 하는 모습이 짧게 지나갔다.
-뭐지? 첨 듣는 노랜데 신곡인가?
-저거 그거네 가요빅매치 스페셜 스테이지
-어 진짜 그러네? 와치아웃이네?
-예현이 저 때는 진짜 못 따라갔는데 본무대는 실수 없이 한 게 진짜……
└22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가서 더 갬동ㅠㅠ
[-10분간 휴식!]휴식 시간을 선언한 이든이 제일 먼저 생수병이 모인 곳으로 걸어가 생수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 과연
-복불복에서 리더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오, 이거 뭔데! 야, 김도빈!]생수병을 까서 들이켠 이든이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도빈을 불렀다.
-바로 도빈이 나오는 거 진짜ㅋㅋㅋ
-어떻게 첫타부터 바로 당첨ㅋㅋㅋ
[-푸하하하하! 이든이 형 당첨이네여!] [-대체 뭘 탔길래 물에서 짠맛이랑 단맛이 동시에 나냐?] [-그거 이온음료예요. 김도빈 표 특제 이온음료.] [-야, 얼른 불어. 그 특제 이온음료, 이 여덟 개 중에 몇 개야.] [-두 개여.] [-난 지금 4분의 1의 확률을 뚫고 그걸 마신 건가.]-재밌냐고 정색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뭐라 안 하네?
-이든이 동생들에게 은근 유해
연습이 재개되고 휴식 시간을 가지기를 두 번 반복하자 여덟 개의 생수는 비슷한 양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한 통 다 비우고 다른 한 통을 까는 게 아니라 진짜 아무거나 주워서 마신다ㅋㅋㅋ
-이든이 두 번 생수 깠는데 두 번 다 이온음료 당첨됨ㅋㅋ
그리고 세 번째 생수깡.
[-이번에는 생수 좀 마시자.]비장하게 말하며 생수를 들이켠 이든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바로 입에 붓던 생수병을 내렸다.
[-또 이온이야!] [-아니, 형 지금 당첨률 100%예요. 혹시 형 눈에는 보이시는 거예요? 엠페러 아이의 소유자?] [-뭐라는 거야. 나는 이걸 마시고 싶지 않다고! 내 눈에 보였으면 이걸 피해 갔겠지! 그리고 엠페러 아이는 또 뭔데?]-머글의 씹덕 공개처형
-못 알아들어서 못 받아줌ㅋㅋㅋ
-아니 그런데 진짜 이든이 운 무슨 일……? 혼자만 저 이온음료 다 마시고 있음
[-혹시 이거 때문인 거 아니야?]예현이 이든의 손목을 가리켰다. 손목에 카메라를 가까이 가져가자 소매에 가려져 있던 팔찌가 드러났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그 음이온 팔찌였다.
[-음이온, 이온…….]중얼거린 이든이 떨떠름한 얼굴로 예현을 휙 돌아보았다.
[-말이 되는 소리 좀.] [-아니,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 번 빼 봐.]-예현이도 은근 엉뚱한 면이 있구나ㅋㅋㅋㅋ
-음이온 팔찌가 이온을 끌어당겨서 거부할 수 없는 세상의 흐름 때문에 윤리다가 이온음료만 당첨되었던 거냐고요
음이온 팔찌를 빼고 옆에 있던 하준에게 건넨 이든이 진지한 얼굴로 생수병 하나를 집어 들었다.
뚜껑을 까서 들이켜던 이든의 얼굴이 묘해졌다.
[-어? 이번에는 그냥 생수다.] [-뭐야, 진짜 이거 때문이야?]예현이 하준이 들고 있는 음이온 팔찌를 삿대질하며 외쳤다.
-그냥 확률 게임 아니야……?
-네 번 중에 한 번은 생수 당첨될 수도 있는 거지
하준의 손에서 음이온 팔찌를 건네받은 예현이 제 손목에 차고는 비장하게 생수 하나를 골라서 입에 들이부었다.
입에 머금자마자 예현은 곧바로 물을 뿜어내며 기침했다.
-뭐임????
-음이온 팔찌 차자마자 이온음료 당첨된 게 과연 우연인가
-그냥 확률이라니까 저거 진지하게 믿는 거 없어 보임
[-헐, 뭐야? 형, 저도 한 번만요.]예현에게서 음이온 팔찌를 가져간 도빈마저 이온음료에 당첨되자 시청자 여론은 점점 레브 조작설로 기울어졌다.
-레브가 저거 연출하려고 이온음료 생수에만 표시해 놓은 거 아니야?ㅋㅋㅋ
-그러기엔 이든이가 너무 망설임 없이 아무거나 집었어 진짜 표시해 놨으면 표시 확인하고 집었겠지
-저거 진짜 말이 안 되는데 저 음이온 팔찌 음이온 구라인거 다 밝혀졌잖아
[-이거 짠 거 아니죠?] [-나 이제 좀 무서워지려 그래…….] [-이온의 저주예요! 이온의 저주!] [-막내야, 이거 혹시 중고나라에서 샀니? 진짜 저주 붙어 온 거 아니야?] [-와, 억울하다! 저 이거 정식 사이트에서 샀어요!]그리고 그 호들갑은 음이온 팔찌를 찬 하준이 이온음료가 아닌 생수를 마심으로써 종결되었다.
[-그냥 우리 운이 더럽게 없었던 거로.] [-하준이 형이 저주가 안 통하는 체질 아닐까요?] [-맞아, 양이온 체질이라던가.] [-아니, 이든이 형까지 저주받은 음이온 팔찌설을 믿으면 어떡해요!]-뭐야ㅋㅋㅋ 그럼 그렇지ㅋㅋ
-그러기엔 지금까지의 확률이 너무 말이 안 됐는데
-웬일로 이든이가 저주 어쩌고를 주장하는 도빈이 편을?
[깜짝 반전!]검은 화면에 흰 자막이 뜨더니, 오프닝의 도빈처럼 책상에 카메라를 놓고 음이온 팔찌를 든 이든이 진지하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사실 막내가 제 얼굴 볼 때마다 왜 음이온 팔찌는 안 차고 다니느냐고 닦달을 하는 바람에…….] [-그런데 이 팔찌는 제 스타일이 아니고요.] [-이온음료를 고르고 한 입 마시자마자 계획을 세웠죠. 이걸 저주받은 팔찌로 만들 계획을. 그래서 영영 봉인해 놓게.] [-이온음료가 든 생수병 위쪽 양쪽을 찌그러뜨려 놨습니다. 제가 계속 이온음료를 고를 수 있었던 이유죠.] [-맨 처음의 두 번은 진짜 우연으로 고른 거긴 해요.] [-준이…… 하준이 덕분에 계획이 틀어질 뻔했지만, 도빈이 덕분에 무사히 넘겼습니다.]-역시…… ㅋㅋㅋㅋㅋ 확률 진짜 에바였어
-리더 설계였냐곸ㅋㅋㅋㅋㅋ
-그래서 평소에는 저주 어쩌고 하면 질색하던 애가 도빈이 편 들었구낰ㅋㅋ
[-그런데 이 팔찌를 찼던 예현이 형과 도빈이가 이온음료를 고른 건 우연이겠죠……?] [-그러겠죠. 세상에 저주가 어디 있어.] [-그럼 이 팔찌는 이만 봉인해 놓도록 하겠습니다.]잡고 있던 팔찌를 달랑달랑 흔든 이든이 책상 서랍에 음이온 팔찌를 집어넣고는 서랍을 닫았다.
-그런데 소름 끼치는 점: 이든이 조작 두 번 빼면 저 팔찌 차고 이온음료 고른 확률 9할임
-진짜 저거 뭐 있는 거 아니야?
-ㄱㄷ 음이온 팔찌 사서 동생이랑 실험해봄
카메라에 손을 흔드는 이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화면이 검게 물들고는, 다음 주 예고편이 떴다.
[다음 주!] [-저희는 지금 폭설 때문에 숙소에…….] [-저희는 지금 폭설로 인해 ‘삐-’에]심각한 표정을 한 채로 캠코더 앞에서 읊조리는 도빈의 모습이 비쳤다.
삐- 처리음에 두 번째 장소는 들리지 않았다.
[-이야, 떡밥 회수를 이렇게.] [-떡밥이 아니라 프리퀄 아니냐?] [-이런 거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마구 흔들리는 카메라 화면, 온통 새하얀 눈밭이 담겼다.
화면이 전환되며 쓰윽 알록달록한 정체 모를 방과 약간 음산한 인형 및 소품이 놓여 있는 장식장이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갔다.
스산한 도빈의 목소리가 나레이션으로 울렸다.
[-이번에는 찐 조난이네요.] [-그것도 이런.] [-‘삐-’에서.] [-으아아아악!]누군가의 비명 소리를 마지막으로 화면이 검게 변하며 예고편이 끝났다.
-조난? 혹시 이든이 저번 주 From 한 번 못 왔던 게 이거 때문인가?
└요즘 인터넷 안 되는 곳이 어디있어 걍 귀찮아서 안 온 거지ㅋ 초심잃음ㅋㅋ
-다음주 벌써 개꿀잼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