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8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84화(84/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84화
총 8부작으로 기획된 <마이돌 관찰카메라-레브 편>은 어느덧 마지막 화를 앞두고 있었다.
[-곤약이 안 보이는데.] [도빈이 집어 든 건…….] [-실곤약도 곤약이니까.] [곤약이 아닌 실곤약!?]-아미친 도빈아 그거 아니야!
-무슨 추락도 락이라는 급의 소리를 하고 있어
└그런데 실곤약도 곤약은 맞음
-벌써부터 망한 것 같다 예현아…… 어카니……
-프레이 포 하준
[-그냥 이대로 썰어도 되나? 아니면 껍질? 표면을 벗겨야 하나?] [그대로 썰기 시작?]-유제야 당근을…… 당근을……
-나 지금 저기 난입해서 당근 껍질 박박 깎아주고 싶어
-소통불가 룰이 있어서 정말 다행 같아
└어째서 다행……?
└저 꼴 봤으면 우리 하준이 뒷목잡고 넘어갈 것 같아서
└완성작 봐도 충분히 뒷목잡고 넘어갈 듯
[-드디어 제 차례네요.] [4번 타자 등장★]-윤이든 왜 이렇게 요리 은둔 고수처럼 등장하는 건데ㅋㅋㅋ
-앜ㅋㅋ 도빈이가 철든 게 아니라 그거 요리 재료얔ㅋㅋ
-이든아 너만 믿는다 이미 앞단계에서 망한 것 같긴 하지만 잘 살려낼 거라 믿는다
└지옥에서 온 딸기케이크를 잊었니
[-단, 곤약은 식초를 넣은 물에 먼저 3분간 데치고 찬물에 헹구어 넣을 것…….] [뒤늦게 발견한 주의사항] [-어쩔 수 없죠. 실곤약이니까 데치지 않아도 빨리 익을 겁니다.] [그리고 그의 희망 사항]-회생 불가야 이제
-하필 요리 못하는 개노답 삼형제가 줄줄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하준아 조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할리갈리 연습하자
[-진짜 이거 맞아?] [완성된 떡볶이…… 아니, 떡볶이라 할 수 없는 무언가] [-이게…… 떡볶이……?]-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인간적으로 이건 억지로 먹이면 안 된다 억지로 먹이면 독살이야
-ㅇㄴ 이미 윤이든 견하준 뒤에서 소화제 들고 대기중ㅋㅋㅋㅋ
[-먹으면 건강에 지장이 갈 것 같아서 그만 먹겠습니다.] [하준, 포기 선언!]-이건 진짜 프로답지 못하다고 욕하면 안 된다
-ㄹㅇ 욕하는 놈들은 저거 목구멍에 부어 줘야 함
-와 진짜 윤이든 회오리오믈렛‘만’ 잘하는구나
└그건 오직 재료가 계란뿐이잖아ㅋㅋㅋ
너튜브 다시 보기 50만 조회 수를 달성한 릴레이 요리 편과.
[-드디어 저희가 이사를 가게 됐어요.] [-안녕, 반지하! 그립진 않을 거야!] [어느새 정이 들어 버린 옛 숙소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퍽이나 정들었겠다 ㅅㅂ
-애들 표정 ㅈㄴ 싱글벙글한데ㅋㅋㅋㅋ
[-웰컴 투 레브’s 스윗 하우스!] [-세상에, 방이 무려 네 개야!] [-와, 침대 한 사람당 하나씩 쓸 수 있다.]-내새끼들 짠해 죽겠다 진짜
[-혹시 독방 쓰고 싶은 사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제히 올라가는 네 개의 손!]-너희 비즈니스인거 너무 티내는 거 아니냐;;
-난 당연히 이든이는 하준이랑 한방 쓰고 싶어 할 줄……
-애들 이유 말하는 거 들으니까 왜 다들 독방 쓰고 싶어 하는지 이해되는 것 같기도ㅜ
-헉 이든이 외동이었구나 왠지 외동일 것 같았어 아님 오냐오냐 자란 막내나
[-기각! 기각!] [도저히 정해지지 않는 독방의 주인!] [이럴 땐 뭐다?]-가위바위보!
-저러면 꼭 독방에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 독방 걸리던데
└하준이가 독방 각?
[-도빈아, 방 바꾸자. 형이랑 방 바꾸면 10만 원 줄게.] [회유를 시도해 보는 리더]-와, 도빈이 독하다 이든이표 솔로곡에도 안 넘어가네
-그런데 멈무 뭔가 사람좋아강쥐라 독방 금방 질려할 것 같음ㅋㅋ
[방 배치 최종 결과] [윤이든&서예현] [견하준&류재희] [김도빈]-맏형이랑 리더는 또 룸메네ㅋㅋㅋ
-방 완전 마음에 들어
└ㄱㄴㄲ 방 바꾸지 말아줘 얘들아ㅜㅜ
-동갑즈 같은방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디 아쉽,,,
숙소 이사 및 방 정하기편 불판을 실시간으로 달렸던 김 모 양은 마지막 화 불판도 함께 달리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했다.
티비에 뚱한 레브 멤버들의 얼굴이 나오기가 무섭게 불판에 쓱쓱 댓글이 올라왔다.
[-힐링 여행 보내 주신다면서요! 크루즈나 유럽 여행 정도는 기대하고 있었는데!] [제작진이 약속한 것: 힐링 여행(O) 초호화 여행(X)]-도빈이 ㅈㄴ 억울해 보임ㅋㅋㅋ
-그런데 도빈이 말대로 글램핑이 언제부터 힐링 여행이였냐
-힐링은 힐링이지 글램핑장도 나름 휴식장소인데
애들을 폭설로 인한 산장 고립으로 그렇게 고생시켜 놓고선 겨우 서울 근교 글램핑장으로 땡 치려는 방송사의 작태가 김 모 양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적어도 제주도 정도는 보내 줘야 할 것 아닌가.
[-텐트 직접 안 치는 거로 만족하자, 얘들아.] [-하준이 형은 뭔가…… 컵에 물이 반 남았으면 물이 반이나 남았네- 이러실 것 같아여.] [-일단 저는 저녁 일정에 바비큐가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라 생각합니다.] [-막내야, 힐링의 조건이 너무 소박한 거 아니니. 참치 해체 쇼도 아니고 겨우 바비큐로 힐링이라니.]-참치 해체 쇼ㅋㅋㅋ 윤리다도 힐링으로 초호화 코스를 원하고 있잖아ㅋㅋㅋ
-이든이가 도빈이한테 바람 넣은 거 아니냐곸ㅋㅋ
글램핑장 객실 앞에 나란히 세워 둔 의자에 앉아 만담을 나누던 레브 멤버들은 큰 텐트처럼 되어 있는 문을 열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층침대와 퀸사이즈 침대 하나가 있었는데, 이층침대는 각 침대에 두 명씩 잘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화장실 역시 객실만큼 깔끔했다.
[-우와, 생각보다 넓다.] [-오, 생각보다 깔끔하고 좋은데?] [-주방이랑 샤워실도 있네요?] [-흠…… 이 정도면 힐링 여행으로 반쯤 합격점 드릴게여.] [저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그래도 저렴이 글램핑장 아니고 괜찮은 글램핑장이네
-도빈이 왜 이렇게 새침해ㅋㅋㅋ
다시 바깥으로 나와 의자에 앉은 레브는 과거를 회상하는 척하며 떠들기 시작했다.
[-벌써 마지막 촬영이라니, 시간 참 빠르네요.] [-맞아요. 콘텐츠로 정밀 건강 검진을 외치던 이든이 형을 제지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 유제는 참 기억력도 좋아.] [-나도 아직 안 잊었어.] [-그런데 건강 검진은 하긴 해야 한다니까. 시청자분들도 꼭 잊지 말고 건강 검진 꾸준히 받으세요.]-저 건강 집착광공 진짜ㅋㅋㅋㅋ
-덕분에 건강 검진 예약 날짜 잡았다 이든아
-레브가 정한 두 콘텐츠가 다 대박 터트려 버림ㅋㅋㅋ
└바다는…… 바다 덕분이 아니라 산장 덕분이라……
응급실 썰의 각혈 루머로 사람 심장을 철렁하게 만들었던 제 최애의 말에 김 모 양은 근 시일에 건강 검진 날짜를 잡기로 결심했다.
레브는 글램핑장의 운동장에서 족구를 하며 놀다가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바비큐를 구워 먹고 객실 앞에 다시 모여 앉았다.
[-마지막 화에서는 보통 막 이런 거 하지 않나? 이든에게 레브란?] [-으으, 오글거려.] [-아니, 근데 얼른 대답해 보세요, 형. 형한테 레브란 뭐예요.] [-내 팀.] [-‘우리 팀’도 아니고 ‘내 팀’이라. 심리테스트 결과 당신은 자기애가 몹시 강한 사람!] [-뭐라는 거니, 막내야. 갑자기 심리테스트는 또 왜 나와.] [소름 돋는 유제의 촉!]레브를 비추고 있던 카메라가 제작진들 쪽으로 돌아가며, 제작진이 아직 건네지 못한 큐시트에 써진 문장, ‘OO에게 레브란?’이 확대되었다.
-오 막냉이 눈치 빨라
-그런데 윤리다가 우리 팀이 아니라 내 팀이라 해서 그런지 엄청 막중한 책임감을 지고 있는 것 같아 보임
[-예현이 형한테 레브란?] [-제2의 가족?] [-포지션! 멤버들 포지션!] [-일단 재희랑 도빈이는 돌봐줘야 할 어린 동생들이고, 하준이는…… 엄마라고 해야 할지 묵묵히 동생들 돌봐주는 첫째 같다고 해야 할지.] [-하준이 형이 엄마면 이든이 형이 아빠 되는 건데.] [-난 저런 아빠 둔 적 없다!] [-와, 나 상처받았어. 가장의 무게를 이해 못 해 주는 아들한테 상처받음.] [-예현이 형 벌써 이든이 형 아들 됐어.] [-아니, 됐어, 됐어. 하준이는 어른스러운 첫째, 이든이는 철 살짝 덜 든 둘째.] [-그럼 하준이 형한테 첫째 자리를 양보해 버린 본인 포지션은 뭔가요?] [-한 칸씩 미루자. 하준이가 빨리 철든 둘째하고, 이든이가 철 안 든 셋째하고, 나는 믿음직한 첫째.] [-이의 있습니다. 전혀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 솔직히 레브에서 제일 믿음직스러운 건 리더인 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막내 라인 일동은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가족 같은 레브 멤버들의 가 족 같은 대화]-자막 뭔데ㅋㅋㅋㅋ 띄워쓰기 왜 한 건데ㅋㅋㅋ
-걍 한 지붕 다섯 형제뿐인거임?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음? 이런 그룹 또 처음 본다
-이든이 레브의 아빠같아 보이던데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고 살아가는 가부장적 아버지
└아진심 눈 감고 있을 때 유제나 도빈이가 리모컨 채널 몰래 돌리려 하면 ‘형 안잔다’ 이럴 거 같음……
흔히 보이는 가족의 형태인 핵가족이 아닌 부모 없이 자란 다섯 형제의 성장 서사를 만들어 낸 예현의 차례가 끝나자, 다른 멤버들에게도 차례로 질문이 돌아갔다.
하준은 무난하게 ‘우리 팀’이라고 답했고, 도빈은 대놓고 예현의 답을 베끼다가 야유를 받았다.
유제는 ‘미래의 내가 당당하게 내 인생 최고의 커리어라 꼽을 수 있는 팀’이라 대답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조작된 이온의 저주나 귀곡산장에서의 고립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웃던 중, 유제가 불쑥 말했다.
[-형들! 저 진짜 궁금한 거 있어요. 데뷔곡 딱 받았을 때 다들 무슨 생각 했어요?] [-그러고 보니까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이 없네.] [-다들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죠.]<내 우주로 와>의 뮤직비디오가 자료화면으로 나왔다.
-유제가 기어이 언금곡을 꺼내 들었구나
-막내야 이게 언금인 걸 네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팬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니……?
-으아아아아! 소금 가져와 소금! 기어이 자료화면에 ‘그 뮤비’를 띄우다니!
-와 다시 들어도 구리다
-저거 뭐야? 저런 노래가 있었어?
-왜 다들 필사적으로 언금곡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
김 모 양 역시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렸다.
<내 우주로 와>로 입덕하긴 했지만, 레브의 연속 세 활동의 히트로 눈이 너무 높아져 버린 탓일까.
영상은 도저히 눈 뜨고는 봐줄 수가 없었다.
저런 뮤비에서 움짤을 만들 거리를 찾아보고 있었다는 게 전생처럼 느껴졌다.
[-사실 그 노래 받고, 나는 이렇게 뜰 미래를 상상도 못 했어.] [담담하게 마음속 이야기를 꺼낸 맏형을 선두로…….] [-분위기 어두워질까 봐 말은 못 했지만, 암담했지, 하하.] [-저 사실 눈물 좀 찔끔 흘렸어요. 진짜 미래가, 답이 없어 보여서. 유일하게 가졌던 희망이 예현이 형 얼굴이 그 구린 노래를 이기고 뜨는 거.] [-저 무대의상 받고 꿈인 줄 알고 제 뺨 쳤잖아여.] [혹여 서로에게 부담이 될까 봐 꽁꽁 숨겨 왔던 속마음을 하나둘씩 꺼내 보는 레브]-아 진짜 눈물난다ㅜㅜㅜ 후속곡 원찬스가 떠서 망정이지 애들 얼마나 불안했을까……
-원찬스 작곡하고 팬카페에 노래의 존재를 알린 것만으로 이든이 까방권 한 번 줘야 함
└아 ㄹㅇ 아티스트병 걸려도 한 번은 봐줄게
-김노답 ㅈnl 걍 뒤져
그 암흑기를 함께했던 김 모 양도 눈물을 훔쳤다.
[-내우주 망할 건 당연히 알았고, 원찬스 발견하고 숨겨 놨던 비상금 찾은 느낌이었지. 역시 내 노래. 역시 나.] [그 와중에 독보적인 속마음]-내 감동 돌려줘
-진짜 윤이든 난놈은 난놈이다. 불안해하지도 않았다는 거 아니여
비죽 웃으며 당당하게 말하는 최애의 모습에 눈물은 한순간에 쏙 들어갔다.
멤버들의 야유를 받으면서도 이든은 그래도 나 덕분에 원찬스로 후속곡 활동을 하지 않았느냐고 당당하게 말했다.
어느새 방송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보여 주고 싶은 건 많았는데 너무 짧아서 아쉽네요. 다음 기회에 또 보여드릴 날이 오길 바라며.] [-그럼 저희는 여기서 이만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이돌 관찰카메라, 안녕!]멤버들이 차례로 엔딩 멘트를 내뱉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대신 ‘안녕’이라는 인사는 정말로 종영이라는 걸 알려 주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는 모습까지는 책임지고 보여 줘라!
-리얼리티 또 존버 들어간다
팬들의 성원을 듣기라도 한 듯 곤히 잠에 빠져든 레브 멤버들과 아침에 하품하며 기상하는 레브 멤버들의 모습이 쿠키 영상처럼 짧게 지나갔다.
덜 뜬 눈으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이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화면이 멈췄다.
[지금까지 <마이돌 관찰카메라-레브 편>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