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9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97화(97/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97화
[MC 1: 그럼 1일 차 총지출을 발표하겠습니다.] [MC 2: 먼저 연호 씨, 식비 2,000원, 필수 구매 품목 2,250원, 기타 지출 500원. 총 4,750원 지출하셨습니다.] [MC 2: 다음으로 예현 씨, 식비 2,000원, 필수 구매 품목 1,500원. 총 3,500원 지출하셨습니다.] [MC 1: 지금 레브 예현 씨가 선방하고 있는데요. 어유, 두 분 진짜 지출을 거의 안 하신다.] [MC 2: 하지만 각자 실망하고 안심하긴 이르죠. 본격적인 게임은 2일 차부터니까요.] [MC 1: 그럼 2일 차에는 과연 누가 치고 나갈 것인가, 궁금하시다면 채널 고정!]-레브가 이길 것 같은데…… 양상추만 씹어먹는 거 보니까 어지간히 독한 게 아니더라
-이건 독한 걸로만 이길 수 없는 게임임
MC들이 세트장에서 1일 차의 지출을 차례로 말해 주고, 짧은 광고 후 곧바로 2일 차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알테어 side] [케이제이: 제일 저렴하게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건 역시 과자겠지?] [차연호: 피자X쿨까지는 괜찮다니까.] [주형진: 돈 아껴야죠, 형. 저희는 과자 한 봉지로도 충분해요.]차연호의 말에 주형진과 케이제이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차연호: 다들 동의해? 과자로도 괜찮아?] [권태혁: 당연하죠.] [김서균: 우리의 배부름보다는 우승이 더 중요한 법. 대의를 이뤄야지.] [이수민: 과자도 비싼 과자 말고, 봉지 과자로 사. 돈 아껴야 할 거 아니야.] [그저 멤버들에게 고맙기만 한 연호]2일 차 필수 구매 품목인 ‘주변인들에게 대접하기’는 ‘대접받은 주변인들이 만족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었기에 꽤 까다로운 항목이었다.
하지만 알테어는 미션 수행자인 차연호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자기들이 먼저 과자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꺼냄으로써 순탄하게 미션을 수행했다.
-와 진짜 이상적인 팀워크
-우리애들 너무 순둥이에 천사야 다들ㅜㅜㅜㅜ
한편 레브는…….
[레브 side] [윤이든: 치킨 먹자, 치킨.] [김도빈: 치킨! 치킨!] [서예현: 너희는 이기고 싶다는 그런 간절한 마음이 들지도 않아?]‘대접받은 주변인들이 만족할 것’이라는 조건을 무기처럼 휘두르며 1만 원이 넘는 배달 메뉴를 요구하고 있었다.
-제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건 역시 과자겠지 vs 치킨 먹자, 치킨
└둘 다 리더
-본인은 독기 넘치는데 멤버들은 독기가 없어ㅋㅋㅋㅋㅋㅋ
[윤이든: 아니, 형. 들어 봐. 아끼다가 뭐 된다는 말도 몰라? 우리가 만약에 상대 팀보다 잔액을 훨씬 더 많이 남겼어. 그런데 중간 점검에서 잔액 교체가 걸리면 우리는 남 좋은 일만 시켜 주는 거라고.] [서예현: 그래, 만약에 네 말대로 막 썼어. 그런데 잔액 교체가 안 걸리면?] [윤이든: 우리가 쓴 돈이니까 덜 억울하지.] [☠☠☠x100]레브 멤버들은 돈을 최대한 소모하여 잔액 교체에서 손해를 보지 말자-라는 의견을 밀고 있었다. 오직 서예현만 빼고.
반대하는 서예현을 설득하기 위해 그를 붙들고 하는 윤이든의 말은 진지한 궤변과 그럴싸한 개소리라는 자막을 달고 나와 시청자들에게 한바탕 웃음을 주었다.
-이든이 재능 쩐다 개소리를 엄청 그럴듯하게 하는 재능
[유제: 듣고 보니 맞는 말 같은데요. 굉장히 설득력 있어요.] [서예현: 아니, 전혀…….] [김도빈: 치킨! 치킨!] [이게 멤버인지 원수인지]그 개소리에 설득당한 유제와 계속해서 치킨을 부르짖는 김도빈의 모습과 그런 그들을 앞에 두고선 이마를 짚고 환장한다는 표정을 짓는 서예현의 모습은 웃음 포인트였다.
[견하준: 얘들아, 치킨까지는 좀 그렇고. 만 원 넘잖아. 그러니까 피자X쿨로 만족하자.] [서예현: 하준이 너마저……!]그나마 믿고 있었던 견하준까지 그를 배신하자 서예현이 머리를 움켜잡고 절규했다.
-서예현ㅋㅋㅋㅋ 본인이 폭탄이 아니라 본인 제외 팀원들이 다 폭탄이여ㅋㅋㅋ
[견하준: 형, 피자X쿨 치즈피자 5천 원이에요.] [유제: 치즈피자 별론데. 저 포테이토피자에 치즈크러스트 추가해 주세요.] [윤이든: 그럼 얼마냐? 9천 원? 형, 거기에 오븐스파게티 추가는 안 돼?] [서예현: 되겠냐! 되겠냐고!] [예현 폭★발]-나 진짜 저런 애들 처음 본다ㅋㅋㅋ
-니들 상대팀은 지금 1200원 지출했다고 이것들아!
-예현이가 양상추를 독기 있게 씹어먹으면 뭐해 동생들이 안 도와주는데ㅋㅋ
[서예현: 팀 체인지 없어요? 팀 체인지!] [윤이든: 와, 예현이 형이 우리 버린다. 데이드림, 예현이 형이 레브 탈주각 재요.] [유제: 아무튼 저는 포테이토피자여야 만족을 할 거고요.] [김도빈: 전 무조건 치킨이어야 만족해여.] [윤이든: 도빈아, 그래도 돈은 다 쓰면 안 되니까 피자에 오븐스파게티로 합의 보자.] [김도빈: 가격은 비슷하지 않아요?] [서예현: 왜 너희들끼리 합의를 보고 있는데!] [환장]미션 수행자에게 협조하며 오히려 솔선수범해서 돈을 절약하던 알테어와 대비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폭소했다.
-어딜 내놓아도 부끄러운 울오빠들……
-레브 왜 이렇게 웃기냨ㅋㅋㅋㅋ
옹기종기 모여앉아 과자 한 봉지를 나누어 먹는 알테어 멤버들을 미안하다는 눈으로 보는 차연호와.
피자와 오븐스파게티를 맛있게 먹는 레브 멤버들을 환장한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서예현의 모습이 화면에 교차 되어 잡혔다.
[과연 알테어의 잔액과 레브의 잔액은?] [엇갈려 버린 두 그룹의 운명!] [케이제이: 이게 뭐야아아악!] [서예현: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하…….] [차연호: ……이거 꿈 아니죠? 제발 꿈이라고 해 주세요.] [윤이든: 내가 뭐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다음 주에 확인하세요!]마지막에 짤막하게 나온 중간 점검의 날 예고편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 주었다.
* * *
<2만 원으로 살아남기> 중간 점검의 날.
“아, 형. 나만 믿으라니까. 우리 계획 무조건 먹힌다고. 이건 고도의 심리 싸움이야.”
“나는 지금 잔액보다 너희가 그 칼로리 쩌는 포테이토피자와 오븐스파게티를 먹었다는 게 더 충격…….”
“징하네.”
안내받은 모임 시간보다 더 일찍이 도착해 있었던 우리는 알테어가 세트장에 도착하자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알테어 멤버들은 얼굴에 가면 같은 미소를 띠고는 우리의 인사를 받아 주었다.
알테어는 굳이 먼저 다가와 친근하게 말을 붙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차연호처럼 티 나게 라이징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스타일도 아닌 것 같았다.
대형 기획사 소속에 데뷔부터 주목을 받으며 2년 만에 톱클래스 위치를 견고히 만든 알테어는 여러모로 레브와 정반대였다.
바닥을 찍고 나서야 위로 치고 올라갔던 우리와 달리 꼭대기에 있다가 형편없이 추락한 것까지.
세트장의 카메라가 켜지자 언제 데면데면하게 굴었냐는 듯 알테어는 레브와 한껏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녕하세요, 알테어입니다!”
“Dream of me! 안녕하세요, 레브입니다!”
MC들의 양옆에 서서 각자 그룹별 인사를 마치고.
“혹시 얼마나 쓰셨어요?”
“저희는 뭐, 많이 썼죠, 많이.”
“어쩌죠? 우리도 꽤 많이 썼는데. 아마 잔액 체인지하시면 후회할걸요?”
“아, 그 정도로 쓰셨어요? 큰일 났네.”
곧바로 고도의 심리전에 들어갔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썼다 한들 우리에 비할쏘냐.
진행한 미니게임의 결과는 알테어 2승에 레브 1승.
다음 미니게임에서 우승을 따내야지 동점이 되어 한 번 더 기회를 얻을 수가 있었다.
“야, 다음 게임에서는 무조건 이겨야지 한 게임 더 따낼 수가 있어.”
“별걱정을. 나한테만 맡겨.”
“상식 퀴즈입니다! 종목은 한국사!”
MC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껏 앞으로 기울이고 있던 상체를 쓰윽 뒤로 뺐다.
“이 형은 배움의 장을 떠나 있었던 기간이 너무 길어서 도움이 안 될 거다. 현직 학생들인 막내 라인 너희한테 맡긴다.”
“야, 윤이든. 언제는 너한테만 맡기라며.”
“나는 애초에 예체능 몰빵이야. 공부 머리가 없었다고.”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보는 서예현을 향해 어깨를 으쓱해 주며 대꾸했다.
단지 현직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식 퀴즈를 떠맡게 된 김도빈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런데 형, 저도 공부 머리는 없는데요.”
“어어, 그래 보이긴 한다.”
알테어는 김서균인가 뭔가 하는 놈의 등을 두드리며 너만 믿는다고 격려를 보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쪽의 브레인인 듯싶었다.
우리 그룹의 브레인은…… 있나……?
수험표 할인받으려고 수능 치러 갔다가 OMR 한 줄로 찍고 엎어져 잤던 나는 일단 아니고.
MC가 문제를 발표하자 대화를 멈추고 일단 귀를 기울였다. 혹시 아는 문제가 나올지도 모르잖아?
“다음 중, 고려 시대 목조 건축물 중에서 양식이 다른 것을 고르시오. 1번, 안동 봉정사 극락전. 2번, 사리원 성불사 응진전. 3번, 예산 수덕사 대웅전. 4번,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이게 상식이야?”
나는 저 절들이 한국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아무튼, 1번 문제부터 난이도 극상을 자랑했다.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던 그때, 서예현이 번쩍 손을 들고 정답을 말했다.
“정답, 2번.”
“정답입니다!”
휙, 서예현을 돌아보며 물었다.
“뭐, 뭐야? 어떻게 맞힌 거야?”
“한능검 공부할 때 외운 거거든. 2번 빼고는 주심포 양식이잖아. 2번은 다포 양식이고.”
세상에, 서예현이 우리 팀 브레인이었다니. 그러고 보니 저 인간, 중퇴긴 하지만 대학 입학도 했지.
“다음 중, 조선 시대 정치기구 3사가 아닌 곳을 고르시오. 1번, 사간원. 2번, 사헌부. 3번, 승문원. 4번, 홍문관.”
“정답, 3번.”
“정답입니다!”
이번에도 서예현이 활약했다. 세상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답으로 1번을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손을 안 든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음 문제에도 입 다물고 있기로 결심했다.
“마지막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주관식인데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로, 기천체가 특징이며 신라 계승 의식을 드러내는 이 역사서는 무엇일까요?”
한발 먼저 번쩍 손을 든 알테어 멤버가 외쳤다.
“삼국유사!”
“땡! 기회는 레브에게로 돌아갑니다!”
넷의 시선이 일제히 서예현한테로 향했다. 그런 우리의 시선을 담담히 받으며 서예현이 입을 열었다.
“삼국사기.”
“정답!”
정답 선언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일제히 서예현에게 달려들어 앞다투어 등을 두드려 댔다.
“와, 예현이 형 완전 멋있었음요!”
“이겼다아아아!”
“와, 처음으로 형이 좀 멋있어 보였어! 처음으로!”
“처음이란 걸 그렇게 강조 안 해도 돼.”
하지만 승부를 가리기 위해 한 마지막 미니게임에서 레브가 장렬하게 패배한 덕에 결정권은 알테어에게로 돌아갔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하…… 어쩔 거야.”
천장을 올려다보며 서예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형 또 연기한, 헙!”
눈치 빠른 류재희가 잔액이 많이 남아서 서예현이 잔액 교환을 피하기 위해 연기하고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잔액 힌트는 천의 자리 숫자 공개!”
[5]“선배님, 이런 거에 넘어가시면 안 돼요. 저희 진짜 잔액 없다니까요? 잔액 교환하면 후회하신다고 저희는 분명히 충고드렸어요.”
“아, 제발……!”
헷갈리라고 김도빈과 옆에서 열심히 부채질을 했다.
한 놈은 잔액 없다고 우기기, 한 놈은 누가 봐도 잔액 존나 남은 것처럼 밑밥 깔기.
과연 알테어는 이 고도의 심리전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저희 알테어는 잔액 교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