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lank Slate Regression for the Idol That Lost His Original Mindset RAW novel - Chapter (9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99화(99/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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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선] 후배에게 무시 받은 알테어 차연호https://yxxtu.be/4dKliLmCjAo —————–
그 글은 스탭증 인증 사진과 함께 너튜브 동영상 링크까지 첨부하고 있었다.
너튜브 동영상은 영상 없이 검은 화면에 음성만 나왔지만 음성 변조는 없었기에 그 음성의 주인공들을 찾아내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BEST 좀 뚝뚝 끊기고 음성 흐릿하긴 해도 일단 최대한 들리는 대로 적어봄
이든: 아, 제가 앞뒤 다른 사람을 좀 많이 싫어해서요. 선배님도 그런 쪽인데.
연호: 튀는 건 좋은데 너무 모난 돌은 정 맞아요, 이든 씨.
이든: 충고 감사합니다.
연호: 레브 노래들이 다 좋던데.
이든: 이전부터 노래 칭찬하시는데, 기분 좋진 않네요. 음악 문외한이 어떻게 연예계에 몸담고 있……
연호: 아, 혹시 기분 상했어요?
-뭐야? 미친 거 아니야? 선배한테 왜 저렇게 싸가지 없이 말해?
-아무리 연호 별명이 흑막연호라지만 후배가 까라고 만든 별명은 아닐 텐데?
-관상 사이언스다 진짜ㅋㅋㅋㅋ
-이럴 줄 알았어 윤이든 얘 눈 딱 쎄하게 생겼잖아
-음악 문외한? ㅈㄴ 열받네 알테어에 비빌 급도 못 되는 게 지금 누구에게 음악 문외한 연연해?
-와 그럼 연호가 올린 스느스 글 원인도 쟤네? 연호가 우울한 이유가 있었네 ㅅㅂ 비교도 안 되는 한창 아랫급 후배한테 저딴 말 들었는데 어떻게 안 우울함
└심지어 데뷔 1년 차도 안 됐네 쟤 진짜 미쳤나ㅋㅋㅋ
-연호 진짜 착하네 저런 말 듣고도 후배 기분 걱정하네 기분은 연호가 상해야지 왜 네가 상하고 있냐 싸가지 없는 새끼야
-어김없이 방구석 관상가랑 쎄믈리에 등장하셨네 일단 중립기어 박음
-대화 문맥이 좀 이상한데 뚝뚝 끊기기도 하고
└실드 칠 걸 쳐라 저게 뭐가 이상해
└아이고 선배 무시하는 아이돌 빠는 데이드림 오셨습니까?
* * *
기가 막히게 조작된 녹음본을 들으며 헛웃음을 흘렸다.
“어쩐지 내 이름만 서치하면 욕이 한 바가지가 나오더니만.”
이것 때문이었군.
그 대화를 이렇게 만들어 낸 걸 보니 악마의 편집에 재능이 있어 보였다.
그때 왜 굳이 불러내서 쓸데없는 대화를 이어 나가나 했더니 깜찍하게 이런 서프라이즈를 기획하고 계셨을 줄이야.
스탭증이야 도용하기도 쉬우므로 이런 악의적인 조작글을 인증 감투 씌워서 퍼트리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굳이 이 녹음본이 올라오기 전에 차연호가 우울한 일이 있었다고 글 슬쩍 올렸다가 빛삭한 것도 이것을 위한 밑밥이었겠지.
“막내야, 이 형은 억울하다.”
“저는 뭐라 안 했어요, 형.”
“아니, 혹시나 또 우리 막내가 형 미쳤냐고 화낼까 봐 무서워서.”
“하나도 안 무섭잖아요.”
류재희는 찔리는 기색도 없이 시큰둥하게 맞받아쳤다.
“솔직히 말하면 형 성격이 성격인지라 처음에는 의심 좀 했는데, 차연호 선배님 목소리는 살짝 흐릿하게 들리고 형 목소리만 유독 선명하게 들리는 걸 보니까 아 조작이구나, 싶었죠.”
“네가 알아챘을 정도면 다들 조작이라고 알지 않을까?”
“글쎄요, 그걸 믿어 주는 사람은 소수일뿐더러, 조작이란 걸 입증해 내기가 더 힘드니까요.”
참 악질한테 걸리셨다고 류재희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럼 어떡하냐? 네가 이거 조작이라고 여론 만들기 좀 하면 안 되냐? 너 그런 거 잘하잖아.”
“제가 무슨 국정원 요원인가요. 안 그래도 조작 같다고 SNS에 말 좀 흘렸다가 싸불당했어요.”
내 말에 류재희는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해결책이라고 할 만한 건 없고, 그냥 열심히 빌어야죠. 빨리 묻히거나, 우연히 원본 녹음본이 풀리거나, 아니면 차연호 선배님이 이거 오해라고, 이런 대화 문맥이 아니었다고 해명해 주시거나. 이 셋 중 하나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아아, 오케이, 오케이.”
설렁설렁 고개를 끄덕였다. 한숨을 푹푹 내쉰 류재희는 자기는 기도 메타에 걸어 보겠다며 제 방으로 들어갔다.
허공만 빤히 노려보고 있던 내 눈앞에 퀘스트창이 떴다.
[깜짝 QUEST★] [▶인성 논란을 소멸시켜 보자!-내용: 억울하게 인성 논란에 휩쓸린 당신, 더 평판이 나빠지기 전에 인성 논란을 종결시켜 보는 게 어떨까요?
-보상: 초심도 +5
-기한: 하루
※인성 루머를 완벽하게 소멸시키지 못할 시 회귀 페널티가 존재합니다!]
알고 있다. 어차피 이 루머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배 아이돌을 무시한 놈이라는 낙인이 제대로 찍혀 1군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리란 걸.
그렇게 되면 결국은 회귀밖에 답이 없다는 것 역시 알고 있고.
‘씨발, 사람 귀찮게 만들고 있어.’
내 방의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였다.
저장해 놨던 차연호의 번호로 전화를 걸자, 한참을 이어지던 연결음은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라는 대사로 끝났다.
그 상황이 정확히 세 번 반복되었다. 슬슬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내가 다시 통화 버튼을 터치하자마자 두어 번 연결이 가더니 뚝 끊겼다.
누가 봐도 일부러 끊은 티가 팍팍 났다.
내가 박장대소하니 제 침대에 누워 있던 서예현이 슬그머니 방을 나가더니, 견하준과 류재희를 데리고 다시 들어왔다.
“쟤 지금 이상하다니까.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나로는 안 돼.”
“저로도 안 돼요. 오직 하준이 형만 가능함요.”
서예현과 류재희가 속닥거리는 소리를 배경음 삼아 책상에 올려놓은 휴대폰 화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견하준은 굳이 나를 말리지 않았다.
“지금 해 보자는 거지?”
깍지 낀 손으로 턱을 괴고선 헛웃음과 함께 중얼거리고 있는데, 분위기 깨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김도빈이 시끄럽게 들이닥쳤다.
“헐, 지금 저만 빼놓고! 그런데 뭘 해 보자는 거예요?”
기껏 분위기 잡은 걸 다 박살 내는 김도빈의 호들갑에 김샌 숨을 흘렸다.
다섯 번째 시도 만에 드디어 통화가 연결되었다. 제갈량도 삼고초려였는데 이 새끼는 뭔데 오고초려를 시키나 싶었다.
-아, 이든 씨. 미안해요. 부재중 찍힌 걸 이제 봤네요.
역시나 차연호의 목소리에선 미안하다는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기에는 네 번째에서 그냥 끊어 버리시던데.”
-제가 안 친한 사람 번호는 잘 안 받는 습관이 있어서. 대화 몇 번 나눈 게 친해졌다는 거랑 일맥상통은 아니지 않나요?
나 참, 먼저 번호 받아 간 게 누군데.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전화한 용건도 묻지 않고 끊으려 하는 꼴을 보아하니, 내가 왜 전화했는지 이유는 대충 알고 있는 것 같고.
머릿속에 어떤 시나리오를 그리고 앉아 있는지도 알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네 각본에 따라 줄 마음이 없어서 말이야.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걱정이 좀 많은 사람이라서요.”
차연호가 전화를 끊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예상대로 통화는 끊기지 않았다.
상대에게 보이지 않으리란 것을 알면서도 느릿하게 입꼬리를 끌어 올려 웃었다.
툭, 툭. 손끝이 탁자를 일정한 속도로 두드렸다.
“좀 불편한 선배님과 단둘이 있으면 녹음을 하는 버릇이 있슴다.”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요? 왜, 이든 씨 공갈 협박 잘하잖아.
“원한다면 들려 드릴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는 선량하고 마음 여리고 정직한 사람이라 공갈 협박 이런 거 못 합니다.”
노트북을 열어 미리 열어 놨던 녹음 파일을 재생시켰다. 상대편에서 헛웃음이 들려왔다.
감방돌 둘에게서 얻은 소중한 교훈이었다.
회귀 전, 레브가 서예현의 직캠으로 한창 뜰 때, 내가 저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뉘앙스로 대마돌과 음주운전돌이 글을 올리는 바람에 나는 감방돌의 팬들에게 한창 처맞았다-고 류재희한테 전해 들었다.
그것도 뭐, 깜빵돌 둘이 사회면에 진출하며 흐지부지되었다-고 류재희한테 전해 들었다.
물론 차연호에게 말한 것처럼 버릇까진 아니었고, 나를 좀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같은 선배랑 단둘이 있으면 녹음을 하자는 경각심 정도?
그리고 차연호는 마침 그 조건에 매애애우 잘 들어맞는 선배였다.
-와, 철저하네. 이든 씨, 혹시 크게 데인 경험이라도 있어요?
“아니, 경험은 없는데, 혹시나 선배님께서 제 말을 곡해하셔서 저를 오해하신 걸 SNS에 올리시거나 하면 피차 곤란해지니까 언제든지 해명하기 위한 해명용으로?”
-그렇게 살면 피곤할 텐데.
“저는 오해받는 지금이 더 피곤합니다.”
억지 웃음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웃었다.
“어쩔까요? 제가 인터넷에 녹음 파일 풀까요, 아니면 선배님이 적당히 해명하실래요? 원본 파일 풀리면 여론이 역풍으로 바뀔 건 선배님이 더 잘 아실 텐데?”
툭, 툭. 탁자를 치는 손가락에 힘을 줄수록 소리가 점점 크게 울렸다.
“뭐, 선택의 몫은 전적으로 선배님께 맡기겠습니다.”
이제는 숨소리마저 내지 않는 상대편에게 유예기간을 던졌다.
“기한은 오늘 밤 10시까지. 그때까지 이거 싹 처리 안 하면 바로 녹음 전본 풀겠습니다.”
-야, 윤이든.
이제까지의 여유 넘치는 목소리가 아닌 목을 긁는 듯한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그러게 왜 쎄한 척, 사람 우위에 선 척하고 그래. 여유 없는 얼굴로 매달리는 편이 더 봐 줄 만하던데.
자꾸 그러면 또 끌어내리고 싶어진다는 건 알려나 몰라.
“저랑 언제부터 사이가 그렇게 친근하셨다고 제 이름을 그렇게 막 부르시는지? 대화 몇 번 나눈 게 친해졌다는 거랑 일맥상통은 아니지 않슴까-.”
차연호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부러 말꼬리를 길게 늘이자 이를 악문 욕설이 되돌아왔다.
-너, 이 씹…….
“예에, 제 폰 갤럭십니다, 선배님. 선배님 폰은 아이폰이였던가? 이참에 갤럭시로 바꾸시지 그래요? 내가 선배님처럼 녹음본 조작해도 선배님은 나처럼 원본 못 풀잖아. 그럼 억울하지 않겠어?”
꼴에 통화 녹음본이 풀리는 건 또 무서운지 뚝 끊긴 통화에, 통화 기록이 뜬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픽 웃음을 터트렸다.
라이징 견제 한 번 지독-하다, 이 씹새끼야.
방안을 팽팽하게 둘러쌌던 긴장감이 통화 종료음이 울리자마자 툭, 끊겼다.
“와, 형. 진짜 빌런 같았어요. 악역 전문 배우, 이런 거 맡아도 될 듯여.”
“나 연기 못해서 안 돼. 이건 내 진심이 담겼기에 진실성이 있는 거야.”
통화가 끝나자마자 박수를 치는 김도빈의 말에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이래도 돼……? 그래도 그쪽이 선배인데…….”
서예현이 떨떠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가만히 후려 맞고만 있으리?”
자고로 상대가 선빵을 때리면 두 대로 갚아 줘야 하거늘. 지금 퀘스트 시간제한 때문에 더 빠른 길을 택한 거라 두 대로 갚아 주지도 못했건만 뭔 놈의 이래도 돼는 이래도 돼야.
그렇게 겁이 많아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쯧쯧.
그런데 왜 나한테는 그렇게 들이박았지? 사람 봐 가면서 나오는 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