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118
118화
강남서로 상현이 찾았다.
“여기가 강력1팀입니까?”
“누구시죠?”
철호의 질문에 상현은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냈다.
“국정원에서 나왔습니다.”
“국정원이요?”
“네, 김성현 씨, 그리고 강철호 씨는 오늘부로 강남서 강력1팀이 아닌, 특별 수사팀으로 배정 되었음을 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상현의 말에 성현과 철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서장님께 이미 통보는 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에 대한 이야기는 보는 눈이 많으니, 일단 자리를 옮기죠.”
그의 말에 CCTV도 없는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고, 상현이 입을 열었다.
“저는 국가 기밀 기관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이상현이라고 합니다. 국정원이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조직이라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이상현’이라는 말에 성현은 눈을 크게 떴다.
“그럼…….”
“김성현 씨는 제 이름 들어보셨죠?”
“그거야 모를 리가 없지.”
“당신을 그곳에서 빠져나와 저희 조직에 들어올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저니까요.”
상현의 말에 철호는 놀란 표정으로 성현을 바라봤다.
“김성현, 지금 저게 무슨 말이야? 빠져나왔다니?”
“팀장님, 일단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상현 씨, 그걸 왜 말하는 거죠?”
“그거야 김성현 씨는 초능력자시고, 강철호 씨는 초능력자에 대해 알고 계시니까요.”
“그러니까 팀 변경이랑 그게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성현의 질문에 상현이 입을 열었다.
“브렌… 성현 씨는 본인이 잡으셨으니 기억하시죠?”
“브렌이라면 그 사이비?”
성현의 말에 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때 압수했던 약이 세상에 또 풀렸습니다.”
그의 말에 성현은 인상을 찌푸렸고, 철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거랑 저희를 부른 거랑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겁니까?”
“그 약이 초능력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니까요.”
“네?”
“그 약 때문에 벌어진 사건만 해도 총 3건입니다. 지금까진 어떻게든 기사가 나오는 걸 막았지만, 계속 이러면 저희도 힘들어지거든요.”
그러고는 종이 한 장을 그들에게 건넸다.
“앞으로 두 분은 이쪽으로 출근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만…….”
상현이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떠나고, 성현은 잠시 고민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쫓았다.
“저기!”
“네?”
“혹시 무슨 일… 있는 겁니까?”
성현의 질문에 상현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현재 사일런스에서는 이번 일을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
“리벤지는 사일런스에 침입한 날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자신들의 존재를, 초능력자에 대해 철저히 숨기면서 움직였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은 일반인들에게 초능력의 존재를 전혀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일은 리벤지가 벌인 게 아니다?”
성현 말에 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가능성은 세 가지…….”
“…….”
“하나는 가능성이 현저히 낮지만 리벤지의 활동이라는 것. 그리고 나머지 두 가지는,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거나 아니면 새로운 실험이… 진행되었다는 것.”
성현은 ‘실험’이라는 말에 이를 꽉 깨물었다.
“설마… 실험을 또 하진 않았겠죠?”
“그건 저희도 조사 중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초능력자와 관련된 실험은 저희 사일런스가 막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은 낮을 겁니다.”
“그래서…….”
“네, 그래서 저희는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현의 말에 성현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요한은…….”
“그의 도움도 필요하긴 합니다만, 지난번 일로 크게 다쳐 회복 중인지라… 일단 말은 해둘 예정입니다.”
* * *
지은이의 어쩔 수 없는 강요에 며칠 동안 병원에 더 입원하다 퇴원해 오랜만에 병원 밖 상쾌한 공기를 마셨다.
“흐읍! 하아~ 이게 얼마 만에 맡아보는 바깥공기냐.”
지은이는 내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왜? 두부라도 사다 줄까?”
“두부는 무슨… 병원 밥 싱거워서 죽는 줄 알았어. 심심한 건 싫어. 이제 좀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
“대표님이 밥 사준다고 했으니까 그때 먹으면 되겠네.”
지은이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려던 순간 상현과 눈이 마주쳤다.
“이상현……?”
“응?”
“아니, 나 잠깐 어디 좀 갔다 올게.”
“어디 가려고?”
지은이의 질문을 무시한 채 나는 상현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그동안 병원에서 혼수상태였는데, 잘 지냈을 리가 있겠냐?”
그는 내 대답에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 예의상 인사인데도 큰 실례를 범했군요.”
“그래서 무슨 일이야?”
“네?”
“병문안 왔다는 시답잖은 소리를 하러 온 것 같지는 않고, 또 리벤지 놈들이 날뛰는 거야?”
그는 내 질문에 머리를 긁적이다 입을 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친하게 지낼 걸 그랬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요한 씨에게 저는 필요할 때만 찾아오는 놈이라는 인식인 건가 싶고…….”
“뭐, 우리가 비지니스 관계이긴 하잖아?”
“그렇긴 하죠. 근데 이번엔 도움 요청보다는 정보를 드리려고 왔습니다.”
“무슨 정보?”
상현은 안주머니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넸다.
“이건 뭐야?”
“초능력 약물입니다.”
“초능력 약물?”
“브렌, 기억하시죠?”
상현의 질문에 과거 사이비 사건을 떠올리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기억하다마다… 잊을 수가 없지.”
“또다시 그 약을 만드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이게 그 약이구요.”
“뭐?”
“이번엔 사이비 같은 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말에 놀라 나는 눈을 크게 떴다.
“그럼 위험한 거 아냐?”
“네, 위험하죠. 우리 초능력자에 대한 정보가 사람들에게 들킬 경우엔 또다시 초능력자 실험이 이루어질지도 모릅니다. 우리를 향한 실험까지 이루어질 수 있구요.”
“이거… 사건 하나를 끝내니, 사건 하나가 또 터지네.”
그는 내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아직까진 저희 선에서 처리가 가능하니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은이가 내게 달려왔다.
“요한!”
“어? 왜 왔어?”
“차 왔는데, 네가 안 와서… 오랜만이네요?”
지은이의 인사에 상현은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입니다.”
“요한, 가자.”
“어… 이상현, 혹시 무슨 문제 생기면 바로 연락해.”
“네, 알겠습니다.”
상현과 이야기를 마치고, 나는 지은이의 손에 이끌려 차에 올라탔다.
“아까 그 사람이랑 무슨 이야기한 거야?”
“별 이야기 안 했어.”
“나한테도 얘기해줘야지.”
지은이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그냥 시중에 불법 약물이 풀렸다고 조심하라고 얘기해준 거야.”
“그런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은이의 불만스러운 눈빛에 나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걱정하지 말고 네 일이나 열심히 해. 너 이번에 복귀했는데, 또다시 쉬면 팬들 잃을 거 아니야.”
“그래도 예전만큼 바쁘진 않아서 네 일 도와줄 수 있어.”
“글쎄다~?”
“그 말투 뭐야?”
“그냥 최근 들어 생각해봤는데,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더라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뒤를 좀 돌아보면서 쉴까 해서.”
지은이는 내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해.”
지은이와의 이야기를 마치고, 우리는 한 고급 고깃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 지은이의 회사 대표가 날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탐정님!”
“아… 네.”
“지난번엔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습니다.”
그는 내 손을 붙잡고 몇 번이고 손을 흔들어댔다.
“네. 그런데 이것 좀 놓고…….”
“그래서 이번에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어서 식사 초대했는데, 불편하진 않으시죠?”
“네…….”
“그럼 들어가실까요?”
정신없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어느샌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화려하게 수많은 반찬이 세팅된 테이블에서 고기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탐정님께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안이요?”
“계약금은 달라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연예인 해 보실 생각 없으십니까?”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젓가락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에?”
“예전에 세나와 함께 촬영했던 거 기억하십니까?”
‘예전?’
“아, 이희진 씨랑 함께 촬영했던…….”
“네!”
“근데 그건 왜?”
그는 내 질문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대박났습니다!”
“예?”
“탐정님의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말투에 대중들에게 큰 호감을 얻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번 세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기사에 사람들의 이목이 탐정님께 집중되었구요.”
“아… 네.”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세나 매니저로 방송 한 번 더 타시는 거 어떻습니까?”
그의 말에 놀라 몸이 굳어졌다.
“요한, 괜찮아?”
“어…? 어. 저, 죄송하지만, 저는 연예계에 무지한 데다가 관심이 없어서…….”
“아… 그렇습니까?”
그는 내 대답에 실망한 듯한 표정을 보였지만, 금세 회복하고는 날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방송에 한 번만 더 출연해 주실 수는 없습니까?”
“방송이요?”
“천… 아니, 삼천만 원 드리겠습니다. 세나와 함께 방송에 한 번만 더 출연해주세요.”
그의 부탁에 나는 뻘쭘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번 출연이랑 무대 사건 때 이후로 탐정님에게도 생각보다 많은 팬이 생겼거든요. 그 탐정님이 괜찮다는 것만 보여주면 팬분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겁니다.”
“글쎄, 팬이 생겨봤자 얼마나 생겼다고…….”
“지금까지 탐정님께서 병원에 계셔서 말씀은 못 드렸지만, 저희 회사 탕비실 하나가 가득 찰 정도로 탐정님 선물이 쌓여 있을 정도입니다.”
그의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더 굳어졌다.
‘그 정도라고?’
“선물을 주신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한 번만 출연해 주시죠.”
그의 계속되는 강요에 지은이를 바라봤다.
‘어떻게 해?’
그러자 그녀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 고민할 시간을 주시면 안 될까요?”
“아, 물론이죠. 이거… 식사 대접하려고 불렀는데, 제 이야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 저희 회사로 온 탐정님 선물은 사무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헷갈릴 정도로 어색한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식당에서 나오고 대표와 헤어지자 지은이는 곧바로 내게 고개를 숙였다.
“요한, 진짜 미안해!”
“응?”
“예전부터 지금까지 도움은커녕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계속 민폐만 끼친 것 같아.”
지은이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괜찮아.”
“그래도 내가 안 괜찮아… 지난번에도 나 때문에 다친 건데…….”
“그런 거 아냐. 지난번엔 너 때문이 아니라, 내가 널 위험하게 만든 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은 지은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녀의 두 볼을 꼬집었다.
“난 괜찮으니까. 웃어. 그래야 나도 안심하지. 나에게 있어서 넌 언제든 기대도 쉴 수 있는 안식처 같은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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