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124
124화
아루의 보조 매니저가 된 지 사흘이 지났다.
그녀의 스케줄이 모두 끝났지만, 스토커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요한,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해?”
나는 고개를 들어 지은이를 바라봤다.
“스토커가 진짜 있는 걸까?”
“응?”
“나흘 동안 스토커라고 볼 수 있는 녀석은 한 명도 안 나타났어. 낌새조차 없었고…….”
“없으면 좋은 거 아냐? 도망친 거라고 볼 수 있었… 아! 지난번에 있었잖아. 망치 사건.”
지은이의 대답에 나는 의자를 젖혔다.
“아냐. 그 녀석은…….”
“응?”
“굳이 말하자면 내 스토커라고나 할까?”
“무슨 소리야?”
지은이의 질문에 머리를 긁적였다.
“지난번에 내가 조심하라고 말했잖아.”
“설마 그때 말했던 녀석이 그 녀석이야?”
“맞아.”
지은이는 내 대답에 생각에 잠긴 듯 입술을 삐죽 내밀다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 녀석이 네가 아루랑 함께 있다는걸 알 거 아냐. 그럼 아루도 위험한 거 아냐?”
“글쎄…….”
“응?”
“아루 매니저.”
지은이는 평소와는 다른 내 행동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내게 다가왔다.
“왜 그러는데?”
“그냥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니까 이상하달까?”
“뭐?”
의자를 젖혔다 세웠다를 반복하고, 의자를 돌리며 생각하던 중 아루가 선물로 준 핸드폰이 눈에 들어왔다.
“에이 설마…….”
‘라고 하기엔!’
나는 핸드폰을 쥐고 벽을 향해 세게 던졌다.
콰앙!
콰직!
“뭐 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행동에 지은이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봤고, 나는 부서진 핸드폰 파편을 만지작거리다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럴 줄 알았어.”
* * *
저벅저벅.
똑똑똑.
“누구시죠?”
드르륵!
나는 교실을 한번 크게 둘러보고 아루를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오빠?!”
아루는 반가우면서도 놀란 듯 날 바라봤다.
“저기, 누구시죠? 누구신데 교실에 함부로…….”
“죄송합니다. 저 학생한테 볼 일이 있어서… 금방 해결하겠습니다.”
선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를 제지하려 하자 아루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막았다.
“아, 제 보조 매니저님이세요. 근데 무슨 일로 온 거야?”
아루의 질문에 나는 씽긋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에서 부서진 핸드폰 파편 속에 있던 소형 위치 추적기를 꺼내 그녀의 책상 위에 올렸다.
그리고 아루는 그 물건을 보더니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다.
“하고 싶은 말이 많긴 한데, 근데 여기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
“나와.”
아루는 내 말에 잠시 고민하다 나를 따랐고, 그녀는 나를 옥상으로 데려왔다.
“어떻게 온 거야?”
“차타고.”
“그게 아니라 학교 안에 어떻게 왔냐고 외부인은 못들어올 텐데…….”
아루의 말에 나는 지난번 아루의 소속사에서 건네준 임시 명함을 꺼냈다.
“이거 보여주면서 네 매니저라고 하니까 바로 들여보내주더라.”
아루는 내 대답에 씽긋 미소를 지었다.
“일주일…….”
“응?”
“내가 예상했던 시간은 일주일인데, 겨우 나흘밖에 안 걸렸네?”
아루의 말에 나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날 시험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글쎄?”
“나한테 접근한 이유가 뭐야?”
“지난번에 오빠가 날 구해줬으니까, 이번엔 내가 오빠를 구해줄 차례라고 생각해서?”
그녀의 말에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하얀 가면, 네 매니저가 날 몇 번이나 습격했을 것 같아?”
“오빠 입장에선 우리가 죽이려고 달려든 것처럼 보였겠지만, 우리는 오빠를 포섭하기 위해 접근했던 거야.”
“뭐?”
아루는 벽에 기대고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 입장에선 오빠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이거 하나뿐이었거든.”
“응?”
“내가 있는 조직이 초능력자를 좀… 아니, 많이 싫어하거든. 내 매니저도…….”
“나도 알아. 네가 초능력자를 싫어하는 집단에 있다는 거.”
아루는 내 대답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걸 어떻게 알아?”
“네 매니저가 가면 쓰고 나 같은 쓰레기 처리한다 뭐한다 그러는데 모를 것 같아? 그리고…….”
“그리고?”
‘그 녀석은…….’
“아니, 아무것도 아냐.”
“뭐야? 궁금해지게.”
“네 얘기나 계속 해봐.”
“조직 몰래 오빠한테 접근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어.”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조직에선 초능력자들을 나쁜 존재로 여기고 있는데, 내가 함부로 오빠에게 조직에 대한 정보를 흘려가며 만날 수는 없잖아?”
“그럼 지난번 놀이공원… 그 남자는 왜 죽인 거야?”
“…….”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루의 모습에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나는 널 못 믿거든.”
“그날 우린 그 놀이공원에 테러를 계획 중이었어.”
그녀의 말에 나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러던 중 오빠한테 한 명이 들키게 되고 작전은 수포로 돌아갔지. 그래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필요했거든.”
“그래서 죽인 거야?”
“어쩔 수 없었어. 그때 그대로 끝냈으면 내가 책임을 물어야 했으니까.”
아루의 말이 끝나고 우리 둘 사이에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 아루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넘어갈게. 내 손을 잡아.”
“뭐?”
“우린 앞으로 초능력자들의 존재를 세간에 까발릴 거고, 초능력자들을 죽일 생각이야. 오빠가 내 손을 잡겠다고 한다면 오빠 정도는 내가 어떻게든 지켜줄 수 있어.”
“거절하면?”
아루는 내 질문에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리고는 담벼락 위에 올라섰다.
“뭐 하려는 거야?!”
“글쎄… 내가 뭘 할 것 같아?”
“뭔진 모르겠지만 당장 내려와.”
아루는 내 말을 무시한 채 천천히 옥상 끝을 향해 뒷걸음질을 쳤다.
“여기서 내가 떨어지면 오빠는 어떻게 될 것 같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여긴 CCTV도 없어서 내가 떨어지게 되면 오빠가 밀쳐서 죽은 것처럼 되겠지? 그리고 만약 날 구한다고 함께 떨어지게 되면… 지난번엔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엔 그냥 못 넘어갈 거야.”
그러고는 내게 두 손을 뻗었다.
“초능력자의 존재를 밝힐지, 살인범이 될지… 고르라는 거네.”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내 손을 잡으면 아무 짓도 하지 않을게.”
나는 그녀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이유가 뭐야?”
“응?”
“초능력자를 싫어하는 이유가 뭐야?”
그러자 아루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
“내 행복을 뺏어갔으니까.”
“뭐?”
“초능력자가 내 부모님을 죽였어. 그리고 그걸 내 두 눈으로 봤고… 그런데 내가 가만히 있겠어?”
그녀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싫어… 아니, 혐오하고, 증오할 수밖에 없잖아.”
“그래, 나도 똑같아. 나도 부모님이 초능력자들 때문에 죽었어. 아빠는 내 동생이… 죽였고.”
“그럼 오빠도 내 마음 알겠네?”
“모를 리가 없지. 내가 이곳에 발을 담근 이유도 복수를 위해서였으니까.”
나는 그녀의 곁에서 조금씩 물러섰다.
“처음에 그냥 헛소리만 한다면 그냥 끝낼 계획이었는데, 네 말을 듣고 나니까 이대로 끝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럼?”
“밑을 봐 봐.”
아루는 내 말에 고개를 숙여 밑을 내려다봤다.
밑엔 김성현과 철호 아저씨 등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아루는 놀란 듯 날 바라봤다.
“저 사람들, 초능력자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야.”
나는 재빠르게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그녀를 꽈악 끌어안은 채 옥상에서 떨어졌다.
“꺄아아악!”
콰앙!
삐이! 삐이! 삐이! 삐이!
우리는 차량 위로 떨어졌고, 나는 품 안에서 기절한 아루를 한번 보고 미소를 지었다.
“네 복수는 내가 할게. 그러니까 넌 더 이상 이런 위험한 일에 발 들이지 마.”
그러고는 아루를 바닥에 눕히고는 일어나서 교문 밖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아루의 매니저를 바라봤다.
“이제 끝났어.”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 듯 달아나기 시작했고, 나는 그의 뒤를 쫒았다.
이리저리 도망치던 녀석은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고, 그를 붙잡으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 내 뒷목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녀석이 탄 차량이 출발하자 내 뒷목을 잡고 있던 그는 나를 뒤로 던져 버리고 ‘뚜드득’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왔다.
“너도 한패냐? 덩치 한 번 더럽게 크네.”
‘팔에 푸른 반점.’
그는 내 질문에 대답 대신 고개를 한 번 갸우뚱하고는 내게 달려와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날렸다.
퍼억!
“커억!”
그의 몸통 박치기 한 번에 뒤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으로 날아갔다.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녀석은 내 멱살을 붙잡고 일으켜 세운 뒤, 식당을 향해 날렸다.
와장창!
식당 안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도망쳤고, 그들 사이로 녀석이 다가오더니 내 멱살을 붙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커억!”
‘이… 미친 새끼가…….’
건물 밖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나는 이를 꽈악 깨물었다.
“보는 눈이 많아서 힘을 안 쓰는 건가? 겁쟁이로군.”
그의 말에 나는 중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엿이나 까 잡수셔.”
“이 새끼가…….”
그는 도발에 그대로 멱살을 붙잡은 채 날 들어올렸다.
“크으윽!”
“죽기 싫으면 능력을 써. 그럼 도망칠 수 있잖아?”
“네녀석들이… 원하는 대로… 해줄 것 같아?”
“아, 네 녀석이랑 함께 있던 여자애, 세나였나? 그 년한테도 우리가 붙은 거 몰랐지?”
그의 말에 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 년이 초능력자라는 게 밝혀지면 꽤 재밌어질 거야?”
“설마 내가 이렇게 일 벌이면서 아무런 장치 없이 지은이를 혼자 뒀을 것 같아?”
* * *
집으로 가는 지은이를 누군가 불렀다.
“저기…….”
“네?”
“세나 맞으시죠?”
“누구?”
그는 지은이를 발견하고는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퍼억!
지은이는 깜짝 놀라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그녀의 앞에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남성이 나타나 야구 방망이를 한 손으로 붙잡았다.
“진짜네.”
그러고는 그는 붉은 눈을 보이며, 지은이를 한번 바라봤다.
“오랜만이다. 아니, 초면인가?”
“당신은?”
지은이의 질문에 그는 남성의 손에서 야구 방망이를 뺏고 몸통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요한, 이 개새끼… 지가 필요할 때만 쳐 부르고 있네. 강현우다.”
현우의 말이 끝나자 현우의 공격에 나자빠진 녀석은 침을 뱉었고, 그 순간 그의 뒤로 사내가 여러 명 걸어나왔다.
그러자 현우는 살기가 담긴 미소를 지었다.
“이거 재밌어지겠네.”
* * *
“그리고 말이야… 지은이, 너희들이 생각한 것보다 약한 애가 아니거든? 아니, 오히려 걔가 나보다 셀걸?”
그는 내 말에 화가 난다는 듯 고함을 지르고 날 향해 주먹을 날렸다.
“으아아아아!”
그리고 그의 뒤에서 총성이 들렸다.
탕!
“경찰이다! 손들어!”
그의 주먹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성현과 철호 아저씨가 나타났다.
“빨리도 왔네.”
녀석이 당황해서 주춤하는 사이 나는 녀석의 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퍼억!
그는 내 공격에 놀라 붙잡고 있던 내 멱살을 놓았고, 나는 그 틈에 그의 품 안에서 벗어난 뒤 거리를 벌렸다.
“괜찮냐?”
“조금만 늦었어도 반죽될 뻔 했다.”
성현은 내 대답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그를 향해 총을 겨눴다.
“괜찮은 모양이네. 이제부턴 우리가 맡을게.”
“참 빨리도 맡는다. 그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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