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20
020화
사무소에 들어온 아저씨는 세나의 모습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허어… 솔직히 반신반의하긴 했는데 이렇게 보니까 어이가 없네…….”
“지난번에 도와주셨던 형사님이시죠? 그때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는데, 이번에 이렇게 인사드리네요. 그땐 고마웠습니다.”
세나가 아저씨를 향해 손을 내밀자 아저씨는 어찌할 줄 몰라하며 세나가 내민 손을 잡았다.
“영광입니다! 강철호 경위입니다. 그리고 요한의 보호자죠.”
“보호자?”
“보호자 아니고, 그냥 경찰 쪽 내 정보원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저씨는 내 말에 불만을 품은 듯 입술을 내밀었다.
“너, 내가 옛날부터 계속 챙겨줬는데 너무한 거 아냐?”
“사랑하는 세나를 만나서 기쁜 건 알겠는데 일단 좀 앉지? 할 얘기가 많아.”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라. 마누라한테 맞아 죽는다.”
아저씨는 내 농담을 받아치고 소파에 앉았다.
“그래서 할 얘기가 뭐야?”
“하루 사건. 얘도 함께 작업에 들어갈 거야.”
“뭐…? 세나 씨가?”
아저씨가 날 바라보자 나는 불만이 많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야 이 미친 새끼야! 안 말리고 뭐 했어! 이 새끼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잖아!”
“제가 하겠다고 한 거예요.”
세나가 아저씨를 향해 당당히 소리치자 아저씨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니… 세나 씨가 왜?”
“가만히 있어봤자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요한이 제게 해준 말이에요. 요한의 일을 도와주겠다고 했으면서 여태 도와준 건 없었고, 오히려 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세나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세나의 살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엔 제대로 도와주고 싶어서요. 그리고 제가 위험에 빠지게 되면 요한이 구해주겠죠. 그리고 요한에게 제가 얼마나 쓸모 있는 파트너인지 보여줄 겁니다.”
“세나 씨, 이건 정말 위험한 일이에요. 자칫하다간 죽을 수도 있다구요. 이런 일은 전문가가 해야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초짜도 뭣도 아닌 그저 평범한 민간인이에요. 야, 뭐 하고 있어? 너도 말려야 할 거 아냐.”
“난 이미 포기했어. 그리고 내가 쟤랑 함께 있으면서 느낀 건데, 말린다고 말려질 애가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둬.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나도 아저씨와 같은 마음이었지만, 심술이라도 난 것처럼 대답했다.
“말을 해도 진짜… 하… 그래도 일단 계획은 들어보죠. 무슨 계획입니까?”
“아까 요한이 하루를 데려간 녀석들과 관계가 있는 녀석들이랑 만나서 내일 오후 10시에 만나기로 했거든요.”
아저씨는 세나의 말을 듣자 눈을 크게 뜨고 내 멱살을 붙잡았다.
“너, 왜 자꾸 멋대로 행동하는 거야!”
“김선영한테는 경찰에 자수하라고 얘기했어. 그리고, 경찰 쪽에서 움직이면 녀석들이 알아차릴 거 아니야. 그 전에 하루를 구해야지!”
아저씨는 내 말에 할 말이 없어졌는지 한숨을 내쉬며 멱살을 풀었다.
세나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래서 제가 그 자리에 요한 대신 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대신 납치가 된다면 하루가 있는 곳으로 데려갈지도 몰라요.”
나는 그녀의 말에 헛웃음을 내뱉으며 비아냥거렸다.
“될 것 같냐?”
“뭐냐? 그 띠꺼운 말투?”
“네 계획에는 허점이 있어. 첫 번째, 넌 한국에서만큼은 유명한 가수야. 그런데 그 녀석들이 널 모를 것 같냐? 바로 알아차릴걸? 그리고 두 번째, 걔들이 널 하루에게 데려간다는 보장은?”
세나는 내 말을 듣더니 가소로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내가 그런 것도 생각 못 했을까 봐? 네 말대로 난 유명 연예인이야.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유명한 가수지. 네 말대로 이대로 가면 그 녀석들에게 들키겠지만, 분장사 중엔 마음만 먹으면 날 네 얼굴이랑 똑같이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자들이 많거든. 그리고 아까 학교에서도 화장법을 고치니까 내 존재를 알아차린 애들 없었거든.”
세나의 이야기를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두 번째는?”
“그건 솔직히 운이야.”
“때려 치자. 그냥 내 계획대로 간다.”
“네가 가는 것보단 여자인 내가 가는 게 나을걸? 그 녀석들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며. 그러니까 데리고 있는 여자애들을 어느 한 곳에 모아뒀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날 하루가 있는 곳에 데려갈 수도 있지 않을까?.”
세나의 말엔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내가 생각한 작전보다 피해도 적고, 확률도 더 높아 보인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가는 게 좋으려나?’
“그럼 그렇게 하자.”
나는 서랍 안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세나에게 건넸다.
상자 안엔 카메라가 달린 안경이랑 위치추적 펜, 무전기가 담겨 있었다.
“내일 사무소 올 때 확실히 준비해서 와.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그때 네가 나한테 뿌린 그 스프레이도 챙기고.”
아저씨는 이런 우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옆에서 깊은 한숨만 쉬고 있었다.
“왜 그래?”
“몰라서 물어? 이게 지금 어린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넌 그걸 또 왜 챙겨주는 거야? 우리 팀에도 여자 있어. 걔 쓰면 되는데 굳이 위험하게 민간인을 끌어들여?”
“솔직하게 말할게. 아저씨네 사람들은 대부분 험하게 생겼어. 그쪽 애들이 보면 경찰이거나 동종업자로 착각할걸?”
아저씨는 이번에도 내 말에 수긍하고 고개를 숙였다.
“하긴… 내가 봐도 우리 애들 참 무섭게 생겼어.”
“그리고 그중에서 아저씨가 제일 무섭게 생겼거든.”
아저씨와 대화를 이어나가자 중간에 세나가 말을 끊었다.
“근데 네가 생각했던 작전은 뭐였어?”
“알고 싶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있는 거 보니까 뭔가 엄청난 작전이라도 세운 것 같단 말이지.”
“그냥 만나서 죽기 직전까지 팬 다음 하루가 있는 곳이 어딘지 불라고 시킬 계획이었지.”
아저씨는 내 말에 작게 ‘미친놈…’ 이라며 욕을 뱉었고, 세나는 날 혐오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 둘의 시선을 무시하고 세나의 작전에 살을 덧붙여 작전을 정리했다.
“세나가 그놈들의 아지트에 도착하게 된다면 하루가 있는 게 확인하고, 아저씨팀이 진입해서 그놈들을 제압하고, 나는 다른 사람들 몰래 재빨리 세나를 데리고 탈출… 만약 없다고 해도 그놈들이 하루와 연관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똑같이 제압하고 탈출하고 그 뒤는 아저씨에게 맡긴다.”
“하아… 그래,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아저씨는 이야기를 끝내고, 사무소 밖으로 나가고, 나와 세나 단둘이 사무소에 남게 되면서 한동안 서로 아무 말 없이 바라보다 세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바라봐?”
“아무것도 아냐.”
“왜? 반했냐?”
세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쳤다.
“그냥…….”
애써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자 세나가 내게 다가왔다.
“너, 말은 그렇게 하면서 뭐 할 말 있는 것 같은데… 말해봐.”
세나의 질문에 난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아저씨 말대로 이건 어린 애들의 장난이 아니고, 정말 위험한 일인데 진짜로 내가 괜찮을 것 같아? 그러다가 만약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안 하면 안 돼?”
“에이 걱정하지 말라니까? 나도 운동 배워서 싸움… 도 잘할걸? 그리고 만약 진짜 위험해진다면 그땐 네가 구해줄 거잖아. 안 그래?”
“너…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믿는 거야?”
“날 이렇게 대하는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
그녀의 말에 나는 혐오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했냐?”
“농담이니까 그렇게 대놓고 인상 쓰지 말아줄래? 나 상처받거든… 그리고 그냥 지난번에 날 구해준 보답이라고 할까?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대하고, 장난칠 수 있는 상대는 너밖에 없는데, 이런 위험한 일에 혼자 보낼 순 없잖아.”
“그래…….”
“그리고 만약 위험해지면 네가 날 지켜줄 거잖아? 아니… 지켜줄 거야.”
“내가 구해줄 거라고 믿고 있어?”
세나는 내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응, 네가 말했잖아. 의뢰인은 반드시 지켜준다고~ 그리고 지켜줬고? 그러니까 믿어. 네가 날 지켜줄 거라는 걸.”
나는 세나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걸… 아직도 기억하네.”
“기억할 수밖에 없지. 날 세나가 아닌, 사람으로 대해준 사람은 너뿐이니까… 그러니까 더 이상 나보고 그만두라고 얘기하지마?”
세나는 새끼손가락을 들고 내게 내밀었다.
나는 세나를 한 번 보고 미소를 지으며 세나의 새끼손가락에 고리를 걸었다.
“그럼 난 이만 갈게. 내일 봐~”
세나가 짐을 챙겨서 나가려고 하자 나는 세나를… 아니, 지은이를 불러세웠다.
“지은아!”
“응?”
“내일… 다치지 마.”
“드디어 이름으로 불러주는 거야?”
나는 지은이의 말에 미소로 대답했다.
“요한, 너도 다치지 마. 그리고 내가 나이 더 많거든? 그러니까 누나라고 불러.”
지은이는 이 말을 끝으로 사무소 밖으로 나가고, 사무소엔 나 혼자 남게 되었다.
혼자 있는 것보다…
둘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네.
저 녀석도…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선뜻 나서는 걸 보면…
좋은 녀석 같…
아니, 아저씨 같네.
* * *
작전당일.
오후가 넘어 7시가 넘어갈 때쯤 지은이가 사무소로 찾아왔다.
“누구… 세요?”
오늘 만난 지은이의 모습은 평소와는 다르게 교복을 입고 있었고, 안경에 포니테일, 얼굴이 완전히 싹 다 바뀌었다.
“그 정도야? 하긴 다섯 시간 넘게 분장했는데, 그런 반응이 안 나오면 안 되지.”
“혹시 세나?”
“세나라고 하지 마.”
“지… 은이?”
지은이는 내 반응이 재밌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때?”
“엄청나네…….”
나는 지은이를 데리고 아저씨가 있는 경찰서로 향했다.
“너… 여길 왜…….”
“아저씨한테 보여주려고.”
“뭐?”
나는 아저씨의 질문에 옆을 보라고 눈짓을 보냈다.
“뭐냐?”
“뭐가?”
“저 사람…….”
‘이런 반응 기대했어.’
나는 아저씨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맞아.”
“어?”
“아저씨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 맞다고.”
“설마… 세나?!”
나는 아저씨의 놀란 목소리에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대단하네… 그나저나 왜 온 거야?”
나는 아저씨의 질문에 스마트폰 하나를 건넸다.
“그거 세나 가방에 달려 있는 위치 추적기 GPS야. 이따 우리가 전화하면 찾아와.”
“어……?”
“이런 일은 경찰이 직접 나서야지. 내가 나섰다가 괜히 경찰들 욕 먹을 일 있어?”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무전기 듣고 있다가 타이밍 보고 알아서 우리랑 엇갈리게 만나자고~”
“어… 그래, 알았어.”
아저씨와 이야기를 마친 나는 지은이와 함께 경찰서에서 나왔다.
*********** 능력을 빼앗아 성장하는 탐정-0020.t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