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31
031화
교실과 운동장, 학교 주변을 둘러보다 내 마음에 드는 녀석을 찾아다녔다.
운동장에서 애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는 한 녀석.
‘기분 나쁠 정도로 잘 생기고, 키도 180cm는 넘어 보이는 데다, 축구 실력도 여기 있는 녀석들 중 제일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딱 봐도 인싸네.’
지켜보던 중, 녀석이 혼자 어디로 가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그의 뒤를 쫓았다.
목적지는 화장실이었다.
나는 뒤따라 들어가 곧장 화장실의 문을 하나씩 열어보며 안에 다른 누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런 내 행동을 이상하게 쳐다보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화장실에 있는 사람은 단 둘뿐이라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나는 화장실 문을 잠갔다.
철컥!
“저기요!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내가 화장실 문을 잠그자 불안해진 건지 그는 뒷걸음질을 치며 내게 소리쳤다.
“보면 알잖아?”
나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갔다.
“오, 오지 마세요!”
그는 뒷걸음질을 치다 그만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고, 나는 넘어진 그의 앞에 쭈구려 앉아 그의 손바닥과 몸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몸에 있는 근육과 손바닥에 박혀 있는 굳은살을 보면 그저 뛰어다니거나, 헬스장을 다녀서 생기는 근육이 아니라 최소한 복싱 같은 격투기를 배운 흔적이 있다.
“너, 혹시 복싱 배웠니?”
그는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내가 너무 당황스러웠는지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날 쳐다봤다.
“한 가지만 시험해 볼게.”
말을 마치고 나는 재빨리 그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휘익!
그리고 내 예상대로 그는 내 주먹을 보고 겁먹고 눈을 안 감고 똑바로 쳐다 봤다.
그뿐만 아니라 동시에 반격하기 위해 자세까지 잡은 걸 보고 나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뭐하시는 거예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많이 놀랐지. 미안해. 그냥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었거든. 혹시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그는 내 말에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예?”
“이상한 건 아냐. 돈은 많이 주지는 못하지만, 용돈 정도는 챙겨줄 수 있거든.”
“어떤… 건데요?”
“이 학교에 강수호라고 하는 녀석이 있는데, 걔가 나한테 소중한 동생이거든. 근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모양이야.”
“그래서요?”
“그냥 네가 가서 수호랑 친한 척하고, 수호를 괴롭히던 녀석들에게 겁을 좀 줬으면 하는데… 해줄 수 있어?”
그는 내 말을 듣더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날 바라봤다.
“설마… 겨우 그딴 것 때문에 이런 짓을 한 거예요? 미쳤어요? 겨우 애들 장난 가지고…….”
난 그의 대답을 듣고 정색하고 그를 바라봤다.
“겨우 그딴 게 나한테는 중요한 거야. 그리고 네가 말하는 그 겨우 애들 장난 때문에 수호가 죽으려고 했어. 녀석들은 그걸 지켜보면서 깔깔거리고… 근데 그게 애들 장난이야? 사람 목숨이 애들 장난감은 아니잖아.”
“안 죽었잖아요.”
그의 말을 듣고,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래, 내가 안 막았으면 진짜 죽었을지도 몰라. 근데 한 번 그랬는데 또 그러지 않을 보장이 있어? 더도 말고 딱 한 번이면 돼. 그 녀석들에게 공포감을 좀 심어줘. 본인들이 건드리는 사람의 뒤에 누가 있는지 그것만 보여주면 돼.”
그는 내 말을 듣고 고민하는 하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겠어요. 대신 딱 한 번뿐이에요. 걔들이 겁먹든 안 먹든 그 이후는 내 알 바 아니라고…….”
* * *
요한과 함께 있었던 그 학생이 수호의 교실에 찾아와 입을 열었다.
“여기 강수호가 누구야?”
그의 말 한마디로 인해 교실 분위기는 갑자기 싸해지고, 모든 학생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수호를 쳐다봤다.
그는 학생들의 시선을 보고 수호가 누군지 짐작했고, 천천히 수호의 곁으로 다가갔다.
“강수호?”
그가 수호를 향해 다가가 손을 내밀자 수호는 놀라서 그를 올려다봤다.
“왜 그러고 있어? 일어나.”
“누, 누구?”
그는 수호의 질문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2학년 한지호라고 해. 잘 부탁해?”
지호의 천연덕스러운 미소와 대답에 수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데 왜 그러고 있었어? 혹시 쟤네들이 너 괴롭힌 거야?”
“예?”
지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 무리를 바라보자 녀석들은 겁을 먹고 고개를 숙였다.
“너희 경고하는데, 우리 수호 건드리지 마라. 혹시나 건드리다 내 눈에 띄면 싹 다 죽여버릴 거니까 각오해.”
그의 말에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침묵으로 대답했다.
“이제 곧 있으면 점심시간 끝날 것 같으니까 가볼게.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형 불러.”
“아… 네.”
지호는 수호의 더러워진 교복을 털어주고,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으며 교실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수호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듯 마지막까지 당황한 얼굴을 보여줬다.
나는 녀석… 아니, 지호가 나오자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었던 모양이네. 저 녀석들이 저렇게까지 겁먹은 것 보니까.”
지호는 교실 밖으로 나와 내 말에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화장실에서 당신이 했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당신이 했던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네요. 쟤 옷보니까 신발 자국이 남아 있던데…….”
“조금 더 도와줬으면 좋겠지만 뭐, 이걸로도 충분해. 고맙다.”
“고맙긴요. 돈 받고 하는 일인데… 그리고 해주겠다고 확실한 대답은 못 하겠지만, 만약에 쟤가 저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한두 번 정도는 도와줄지도?”
지호의 말에 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준 명함 있지? 거기다가 계좌번호 적어서 보내. 나중에 입금해줄 테니까.”
‘짜식… 한 번만 해준다더니.’
* * *
사무소로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던 중 수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형?
“무슨 일 있어?”
―혹시 우리 학교 왔었어?
“아니? 안 갔는데. 혹시 무슨 일 있었어?”
―어… 아니, 아무것도… 그냥 우리 학교에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하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물어봤어. 처음 만났을 때랑 지난번에 봤을 때 그렇게 입고 있었잖아.
옆에서 통화를 엿듣고 있던 지은이가 수호의 말을 듣고 날 놀리듯 웃었다.
“아아, 맞다! 그러고 보니 얘기 못한 게 있는데, 오늘 학교 끝나면 전에 사무소에서 봤던 여자가 너희 학교 앞에서 기다릴 거니까 수업 끝나면 곧장 정문으로 내려가.”
―어?
“난 말 했으니까 이만 끊는다.”
나는 전화를 끊고 웃고 있는 지은이를 째려보듯 쳐다봤다.
“왜 그렇게 웃냐?”
“몰라서 물어? 수호가 한 말 정확히 널 말한 거잖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만 입고 다니는데… 너 평범한 옷은 없어?”
“시끄러워~ 수트는 탐정의 상징과도 같은 거라고!”
“아아~ 그러세요? 근데… 왜 이번 일에 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
“그거야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까.”
지은이는 내 말을 듣고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책상을 내려쳤다.
“나한테도 무슨 일이든 좀 시켜줘! 왜 진아만 시키는데!”
지은이의 말을 무시하고 의자에 누워 눈을 감자 지은이는 내 곁으로 달려와 의자를 미친듯이 흔들었다.
“나! 도! 시! 켜! 달! 라! 구!”
“왜 이래? 비켜~ 네가 할 일은 내가 낮잠 자는 거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거야.”
“아니 왜! 차라리 나한테 수호 하교 도와주라고 하지.”
계속 귀찮게 하자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지은이를 바라봤다.
“너, 심리치료 같은 거 해본 적 있어?”
“심리치료는 왜?”
“걔가 성격이 많이 이상하긴 해도 정신건강의학을 배우고 있거든. 그래서 수호 하교시키는 걸 부탁한 게 아니라, 상담 좀 해달라고 부탁한 거야. 넌 그냥 춤추고 노래하는 연예인이잖아. 사람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야.”
지은이가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로, 하지만 아무 말도 못 하는 걸 보고 난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럼 그때 얘기했던 건 뭔데? 연예인과 친한 사이!”
“그건 안 쓸 가능성이 높은 마지막 수단… 이따 아저씨 오기로 했거든? 아저씨 오기 전까지 좀 쉬게 조용히 좀 해.”
그러자 지은이는 화가 많이 났는지 내 명치를 주먹으로 후려치고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모자를 가지고 사무소에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퍼억!
“허읍!”
* * *
“아니… 지가 뭔데 나한테 하지 말라는 거야. 내가 도와주겠다는데… 에이씨!”
요한의 말에 심술이 나 바닥에 버려져 있던 깡통을 발로 차며 화풀이를 하던 중, 요한의 사무소로 들어가는 어딘가 익숙한 덩치의 남성이 보였다.
“어…? 아저씨!”
철호 경위님을 보고 반가운 나머지 나도 모르게 ‘아저씨’라고 불러버렸다.
‘어떡하지… 요한이랑 얘기할 땐 아저씨라고 부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아저씨라고 해버렸네…….’
그는 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당황하긴 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나를 유심히 살펴보다 세나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건지 반갑게 웃으며 내게 달려왔다.
“세나 씨? 오랜만이네요. 근데 저보고 아저씨라고 한 거예요?”
그의 물음에 당황한 나는 어버버거리다 해명을 시작했다.
“저, 그게… 요한이랑 이야기 나눌 때 아저씨라고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쪽의 얼굴을 보자마자 아저씨라고 말했네요. 혹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 아뇨, 기분 나쁜 게 아니라 절 부른 게 맞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호칭은 별로 신경쓰지 않으니까… 근데 여긴 무슨 일로?”
‘아으… 왠지 모르게 어색하네…….’
“저기?”
혼자 생각하다 그만 그의 말을 못 듣고 당황해 어리바리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네?!”
“혹시 여기서 무슨 촬영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요한이라도 만나러 온 건가?”
“예?”
“연예인이 이런 곳에 올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물어본 거예요.”
“아… 사실 현재 방송은 쉬고 있고, 지금은 요한의 사무소에서 파트너…….”
‘과연 내가 파트너가 맞을까…….’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
갑자기 침울해진 내 표정을 본 그는 놀라서 당황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아, 아뇨.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요한이 괴롭혔어요?”
그의 입에서 요한의 이름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어어… 왜 울어요? 울지 마. 갑자기 왜 그러는 거예요.”
“나쁜 새끼… 나만 따돌리고…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으아앙~”
아저씨에게는 도움을 요청하면서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시키는 요한이 나만 따돌리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 나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날은 내게 있어서 최악의 흑역사가 탄생한 날이다.
*********** 능력을 빼앗아 성장하는 탐정-0031.t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