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56
056화
게다가.
사이비라는 폐쇄적인 조직이라는 이유로 작전에 투입되는 인원은 단 두 명.
아니, 저 녀석은 밖에서 상황을 알려줘야 하니까 실전에 투입되는 인원이라고 하면 나 한 명.
무기는 없고, 놈을 포박할 수갑 하나.
한숨만 나오네.
평소였으면 한지아랑 함께 들어가는 건데…….
“이거 웃기는 새끼들이네.”
“어?”
“지원 없이 너랑 나랑 단 둘이 보낸 거. 얘네가 정말 우리가 잡아오길 바라고 보낸 건 아닌 것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해?”
“딱 봐도 이건 그냥 네가 몰래 가서 능력 훔쳐 오라는 거잖아. 나는 네가 훔치는 거 망이나 보라는 거고.”
나는 성현의 말에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훔쳐 오려고?”
“아니, 녀석들에게 난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남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지. 브렌을 잡아 온다. 그전에 탐문은 필수지.”
* * *
사일런스에서 준비해준 바이크를 타고, 서류에 적혀있는 주소로 향하자 그곳엔 거대한 빌딩이 세워져 있었다.
‘이게… 사이비라고?’
―와~ 저게 대체 뭐야?
이 빌딩과 멀리 떨어져 있는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성현은 헬멧에 달려 있는 카메라로 지켜보다 감탄을 내뱉었다.
“보여?”
―어, 그나저나 사이비들은 다 부자야?
“글쎄다. 그래도 저게 다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이 바친 돈으로 세워졌겠지?”
―뭐… 그렇겠지. 리벤지에선 기본 자금을 제외하고는 지원은 해주질 않으니까.
성현과 통화를 하던 중.
그 건물로 들어가는 부모와 자식이 보였다.
부모의 눈은 어디에 미쳐있는 사람들처럼 멍한 눈을 한 채 웃고 있었고, 아이는 다리가 불편한지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엄마… 나 진짜 안 가면 안 돼? 가기 싫어… 아빠…!”
아이는 그곳으로 가기 싫은 듯 부모의 팔을 붙잡고 매달리자 부모는 아이의 뺨을 그대로 휘갈겼다.
짜악!
“너! 우리가 네 다리 고쳐주려고 여기다가 얼마를 바쳤는지 알아? 근데 가기 싫다는 게 말이야?!”
‘저게 바로 사이비의 폐해라는 건가?’
이를 꽉 깨물고, 그 가족을 바라보던 중 브렌이 그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
“앗, 성자님…….”
“안녕하십니까? 오늘 오후 11시인데 일찍 오셨네요. 여기 있는 이 아이가 오늘 축복받을 소녀로군요?”
“네,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원아, 인사해야지.”
나는 저들의 이야기를 멀리서 듣고 있다가 그대로 떠났다.
11시.
조금만 버텨라.
꼬맹아.
그날 밤.
시계가 10시를 넘기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어디 가려고?”
나는 성현의 질문에 옷을 갈아입고 그를 바라봤다.
“아까 그 건물.”
“왜?”
“11시에 집회 시작이라고 하니까, 그 안에 들어가면 될 거야.”
“브렌 잡으러 가는 거 맞아?”
성현의 말에 나는 아무 말 없이 옷을 갈아입었다.
“내 생각엔 브렌 때문이 아니라 휠체어 타고 있던 여자애 때문인 것 같은데…….”
“맞아.”
성현은 내 대답에 눈을 크게 뜨고 인상을 찌푸렸다.
“너…….”
“네가 무슨 말 할지 아는데, 난 위험에 빠진 사람을 그냥 두고 보지 않거든.”
“조직에선 네 행동을 보면 뭐라고 할까?”
“상관없어.”
성현은 내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오랜만이네.”
“응?”
“너 다운 모습.”
성현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녀석이 예배… 아니, 쓰레기 같은 말을 내뱉는 동안 그 아이를 구하고, 그 새끼를 잡는다.”
* * *
브렌의 건물로 도착하고, 나는 성현이 건네준 무전기를 귀에 꼈다.
“들려?”
―어, 들려.
“들어간다.”
―그래.
건물 안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현재 시간 밤 10시 47분.
애는 어디 있지?
복도를 돌아다니던 중 코너 쪽에서 두 남성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기둥 뒤에 숨어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봤냐?”
“어, 오늘이 저 녀석들 차례지?”
“하아… 기대되는걸? 특히 그 여자애… 성자님과 같은 부류라고 하잖아.”
‘같은 부류? 초능력자?’
“과연 그 여자의 피는 무슨 맛일까?”
‘피?’
“야,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잖아.”
“아, 그런가? 근데 성자님이 만드는 그 약, 피로 만드는 거잖아.”
“뭐… 그렇긴 하지.”
“그러고 보니 오늘 휠체어 타고 온 여자애 있잖아.”
“아, 그년? 꽤 반반하게 생겼던데… 걔는 왜?”
“걔네 부모가 하는 이야기 들어보니까 참 안됐더라고.”
“왜?”
“원래 육상부 국대 후보였다는데,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가 왔대.”
“아~ 그래? 그럼 기대되는걸?”
“뭐?”
“그 여자애 피 맛은 어떨지 말이야. 나는 운동 안 한 애들보다 한 애들이 더 맛있는 것 같더라고? 특히나 어린 여자 액……!”
휘익~
퍽!
둘의 대화를 듣다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녀석의 얼굴에 하이킥을 날리고, 남은 한 명이 소리치며 달려들려고 하자 나는 그대로 녀석의 복부에 주먹을 내질렀다.
“너 뭐… 꾸악!”
퍼억~!
“더러운 새끼들… 정도껏 해야지.”
뚜둑.
녀석들의 주머니를 털자 주머니 안에선 핸드폰과 지갑이 들어 있었고, 지갑 중 하나에 아까 봤던 그 여자아이의 학생증이 들어 있었다.
“김성현.”
―왜 불러?
“CCTV로 지금 나 보고 있지?”
―물론이지. 그 새끼들 쓰러트리는 것도 다 지켜보고 있었어.
“잘됐네.”
나는 지갑에서 그 아이의 학생증을 꺼내 CCTV의 카메라에 보였다.
“잘 보이지? 이 여자애, 지금 어디 있는지 찾아봐.”
―잠깐만 기다려. 아, 찾았다. 잠깐… 루어?
“루어?”
―그 여자애… 루어랑 같이 있는데?
“잠깐. 그게 무슨…….”
‘그 여자애… 성자님과 같은 부류라고 하잖아.’
설마 그 여자애가 루어를 말한 거였나?
“왜 루어가… 브렌 이 녀석 리벤지 맞지?”
―맞아. 설마 브렌 이 자식, 배신한 건가? 그것도 아니면 내부 분열?
“그건 확인해보면 알겠지. 그 여자애 위치는 어디야?”
―방 안쪽에는 카메라는 있는데, 방 바깥쪽은 카메라가 없어. 근데 카메라 넘버를 봤을 땐 꼭대기 층인 것 같아.
“특징은?”
―문이 철문이고, 문이 바깥쪽에 잠겨 있다는 것?
“그 정도면 됐어. 저쪽에서 카메라 볼 수 없게 락 걸어놔.”
―그래, 필요하면 연락해. 계속 지켜보고 있을게.
성현과 이야기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가기 위해 문을 닫는 순간.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검은 옷으로 맞추고, 후드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던 중 녀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처음 봤지만… 닮았군.”
그의 말에 놀라 거울을 통해 녀석을 바라보자 녀석의 눈이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저 새끼…….
“왜? 누군지 알아?”
―미러… 리페어의 부하가 왜 여기에…….
“미러?”
그는 내 말을 듣고 ‘훗’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나를 아는 건가?”
“아니, 모르는데… 넌 나 알아?”
“그럼 뒤에서 누가 알려줬다는건데… 사일런스에 들어간 건가?”
“내 질문에 대답이나 해.”
“모를 수가 있나. 그리고 내 질문에 대한 답은… 긍정이라고 생각하지.”
“리벤지가 여긴 왜 온 거지?”
“리벤지에서 리벤지의 일원을 만나러 오는데 무슨 문제라도?”
“그런가.”
“그리고 지금은 리벤지에서 온 게 아니라, 리페어의 명령으로 온 거다.”
“리페어……?”
꽈드득.
녀석의 말에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리페어 부하면… 지은이를 그렇게 만든 녀석이 누군지 알고 있겠네?”
“알고 있냐고?”
녀석은 내 질문에 마스크를 벗고 씨익 미소를 지었다.
“너무 잘 알고 있지. 그게 바로 나거든.”
“왜 그랬지?”
“그녀의 명령이니까.”
“그 여자의 명령이 뭔데.”
“세나를 죽여라. 죽이는 데 실패했지만, 지금 네 표정을 보니 리페어도 만족할 것 같군.”
“여기 온 이유는 나 때문인 건가…? 아니면…….”
“여기서 널 만난 건 우연이고, 여기에 온 이유는 배신자 처단이다.”
‘여기서 배신자라고 한다면… 브렌!’
“이거 어쩌지? 난 브렌을 잡으러 왔거든.”
“네가 잡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처리하면 돼.”
“할 수 있으면 해봐.”
녀석은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콰앙!
녀석의 주먹을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엘리베이터 벽이 그대로 구겨졌다.
이런 미친…….
이렇게 사방이 막힌 곳에서 녀석과 싸우면 절대 못 이겨.
나는 내게 날라오는 녀석의 주먹을 옆으로 피하고, 엘리베이터를 열기 위해 모든 버튼을 전부 누르고, 녀석의 몸통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지만 녀석은 내 발을 가볍게 붙잡고 돌려 쓰러트렸다.
녀석이 몸을 숙여 내게 다가오는 순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나는 녀석의 몸통을 발로 차 엘리베이터 밖으로 밀어냈다.
그러나 녀석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웃어?”
“3분.”
“뭐?”
“11시까지… 그리고 루어와 함께 갇힌 녀석들이 죽기까지 남은 시간.”
녀석의 말에 나는 주먹을 꽈악 쥐었다.
‘잠깐.’
“루어가 갇힌 걸… 어떻게 알고 있지? 넌 리페어의 명령에 왔다고 했잖아.”
그는 내 말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역시 탐정님이야. 근데 그게 지금 너한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꼭대기 층을 누른 걸 보면 그 안에 구해야 할 사람, 혹은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데… 선택해. 브렌을 잡고 그 사람을 죽일 것인지, 브렌을 놓치고 그 사람을 구할 것인지…….”
“…….”
녀석은 문이 닫히는 틈 사이로 날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무언가를 잃어야 하는 법이야.”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쾅! 쾅! 쾅!
엘리베이터의 유리를 주먹으로 몇 번이나 내리치고 성현을 불렀다.
“김성현.”
―어.
“어쨌든… 루어가 왜 그 아이랑 함께 있었는지는 알게 되었네.”
―브렌의 배신.
“리페어… 그 년의 짓일 거야. 그 녀석 루어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루어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었어. 아마 녀석이 리벤지를 배신한 이유가 리페어 때문일 거야.”
―…….
“그보다 지금 중요한 게 있어.”
―뭔데?
“그 아이를 구하거나 브렌을 잡거나. 둘 중 하나밖에 못 해.”
―조직이라면… 아니, 애초에 조직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지.
“난…….”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는 꼭대기 층으로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눈앞엔 가면을 쓴 사람들이 방 안에 있던 여자들을 끌어내고 있었고, 그 안엔 루어도 섞여 있었다.
날 가지고 놀던 녀석이 저렇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니 꼴 좋…….
이게 아니지.
다들 가면으로 눈을 가리고 있어서 루어가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지 않을 거야. 그렇다고 해서 녀석을 포기하지도 않을 거야.”
―그럼… 내가 뭘 해주면 좋을까?
성현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브렌의 위치와 미러의 위치, 그리고 브렌에게 갈 수 있는 빠른 루트까지.”
그러고는 녀석들에게 달려들어 루어를 붙잡고 있던 남성의 면상을 짓밟고 루어의 앞에 착지했다.
콰직!
“그놈이 브렌을 찾기 전까지 네가 먼저 찾을 수 있잖아?”
―당연하지. 리벤지 시절, 내가 왜 루크라고 불렸겠어.
“훔쳐보는 걸 좋아해서?”
―시끄러워.
“그럼 네가 찾기 전까지 여기를 좀 정리해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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