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62
062화
“그래서?”
“지아가 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어서 네가 어떤 놈인지 보려고 온 거야.”
“그래, 녀석한테는 미안하다고 전해주고 꺼져.”
“거 참. 초면인데 입이 참 더럽네.”
“초면에 남의 병실에 노크도 없이 무단 침입하는 새끼를 환영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거야?”
그는 내 말을 듣고 가만히 날 바라보다 웃음을 터트렸다.
“아~ 인정! 이야 내가 그건 생각 못 했네. 그래서 경계하고 있던 거야?”
“네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무방비로 있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맞네~!”
‘기분 나쁜 새끼.’
“그럼 이제 좀 꺼져주지?”
“내가 좋은 시간을 방해했나?”
나는 녀석의 말에 주먹을 꽉 쥐었다.
“잠자는 공주님의 입술에 키스라도 해서 깨울 생각이었다면…….”
휘익!
나는 녀석의 더러운 주둥이를 닥치게 하기 위해 재빠르게 녀석의 목을 부여잡았다.
“크읍!”
“한 번만 더 그 더러운 주둥아리를 놀리면 그 모가지를 부러뜨려버리겠어.”
“진심이야?”
“안될 건 없잖아.”
녀석은 내 눈빛을 보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항복~ 사과할게. 미안해~”
나는 녀석의 말에 목을 놓아줬고, 그는 장난이었다는 듯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농담으로 분위기 좀 환기시키려고 했는데… 너무 고급 유머였구나.”
“저급한 유머였어. 그리고 유머라고 넘기기에도 짜증만 치솟았고.”
그는 내 말에 뻘쭘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좀 꺼지지?”
“그래 알았어. 그럼… 다음에 보자고~”
쯧.
기분 나쁜 새끼.
* * *
어느 한 고급 식당.
“오랜만입니다.”
킹이 노년의 남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이군. 킹… 아니, 이진호.”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냈냐라… 네가 봤을 땐 어떻게 보이지?”
“나랏밥 드시면서 잘 지내고 계신 것 같…….”
남성은 킹의 말을 끊고 화가 난 얼굴로 마시던 술잔을 던졌다.
휘익!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거냐!”
킹은 날아온 술잔을 잡고 씽긋 미소를 지었다.
“예의상 한 말인데 의미를 넣으시려고 하시는군요. 의원님.”
“이 새끼가…….”
킹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차려져 있는 음식을 집어 먹었다.
“그래서 왜 보자고 하셨죠?”
“실험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거지?”
“실험… 이요?”
능청스러운 대답에 강현준의 손이 떨리자 킹은 그의 손을 한 번 보고 미소를 지었다.
“장난입니다. 실험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폐기되었던 실험이라 자료가 많이 부족해서 시간이 좀 걸릴거라고 그때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그랬지, 근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아무것도 안보여주면서 믿고 기다려 달라? 내가 개돼지인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의원님을 개돼지라고 생각했으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을겁니다. 아니, 애초에 우리를 실험체로 쓰고 버리려했던 당신과 손을 잡진 않았겠죠.”
“이제와서 그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지?”
그의 질문에 킹은 미소를 지었다.
“믿고 기다려 주십쇼~”
“쯧… 기분 나쁜 새끼.”
“그래서 진짜로 왜 부르셨습니까? 설마 그게 전부면 저 좀 실망할 것 같거든요. 아니면 지난번 해주기로 하셨던게…….”
“너희가 해줘야 할 일이 생겼다.”
“문제가 생긴 모양이군요.”
강현준의 손짓에 뒤에 있던 남성이 다가와 킹에게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이 사람은 왜……?”
“처리해.”
“이 사람, 의원님 똥꼬 빠느라 바쁜 놈 아닌가요?”
“그랬지. 근데 그 새끼가 갑자기 나한테 칼을 들이밀려고 하네?”
“그러니까 이강신이 의원님 등에 칼을 찌르기 전에 내가 대신 찔러라?”
“그렇지.”
킹은 음식을 집어먹다 그를 보며 헛웃음을 내뱉었다.
“의원님, 우리 고급 인력인건 아시죠? 소 잡는 칼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닭을 잡으라고 하면… 마음 많이 상하는데… 우리도 바쁜 사람들이에요.”
“어이, 이진호. 백정은 본인이 어떤 칼을 들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아. 시키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지.”
“그러니까… 우리는 백정이고, 당신은 양반이다?”
그의 말에 킹은 살기가 담긴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우린 공생관계인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우리들, 섭섭합니다?”
“우리?”
둘은 서로를 보며 웃고 있지만, 그 사이에선 엄청난 신경전이 벌여졌다.
“너희들을 움직일 때 마다 수백억이 깨지는데… 고작 평범한 사람 죽이는 일에 너희를 쓰진 않지.”
“그 말은 이강신을 죽이는게 전부는 아니다?”
“그 녀석이 내 파일 중 하나를 훔쳐 갔어. 그놈이 그 파일 공개하면 너네도 곤란해질 거다.”
“파일?”
“네놈이 신경쓸 필요 없어. 그 녀석 처리하고 파일이나 가져와.”
강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고 킹은 혼자 남아 술을 마시다 잔을 꽉 쥐어 깨트렸다.
쨍그랑!
“강현준… 이 영감탱이가…….”
식사를 마친 킹은 식당에서 나와 바람을 쐐며 살기가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우리 의원님께서 숨기고 있는 비밀이 뭔지 궁금해지는걸?”
* * *
한편 그 시각.
다른 곳에선 이상현이 고급 술집에서 여성과 만나고 있었다.
“오랜만이다. 한지연.”
“네,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뭐, 덕분에 잘 지내고는 있지.”
상현은 그녀의 옆에 앉아 술잔을 받았다.
“요즘은 어때요?”
“아저씨가 죽고나서 많이 변했어. 그놈들… 이젠 우리를 그저 도구로 이용하면서 지네들 배 채우는데 바쁘거든.”
지연은 상현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
“더 이상 우릴 보호해줄 사람이 없게 되니까 놈들이 본색을 들어낸거지.”
지연은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멍청한 인간들이 따로 없군요. 그분이 여러분을 보호해준 게 아니라 여러분을 제어한 브레이크라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고 있지 못하다니.”
“그나저나 내가 부탁한건 어떻게… 알아봤어?”
“네.”
지연은 서류봉투를 꺼내 상현에게 건넸다.
“사일런스에서 리벤지 놈들과 뒤에서 모종의 거래가 오간 흔적이 있더군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네 입으로 말하는거면…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겠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겁니까?”
성현은 지연의 질문에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네가 준 것들이 전부 유용하긴 해. 이걸 이용하면 사일런스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그치만 아직 때가 아니야. 지금 터트려봤자 진짜는 못잡을거야. 게다가 지금 상황에 터지면 리벤지 녀석들이 커지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어.”
“그럼 어떻게 하시려구요?”
“사일런스 몰래 조직을 새로 만들어야지. 사일런스가 제 기능을 못하더라도 리벤지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적합자는 있어요?”
지연의 질문에 상현은 미소를 지었다.
“한 명 있어. 조직에 있으면서 조직을 믿지 않는 녀석. 이미 준비까지 해뒀더라고.”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지연은 상현에게 서류 봉투를 하나 더 건넸다.
“이건 뭐야?”
“NE 그룹 회장과 만날 수 있는 티켓… 이라고 할까요?”
“NE 그룹?”
“네, 원래 사일런스에게 주려던 자료였지만, 그쪽에게 맡기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상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지연이 그의 손을 잡았다.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걱정 할 필요가 없다는건…….”
“네, 그 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 * *
그날 이후 며칠이 흘렀지만 사일런스에선 아무런 지시도 내려오지 않고 있다.
리벤지 녀석들의 초능력을 빼돌리지 못하는게 아쉽긴 하지만 시간이 남아도는 덕분에 지은이에게 아우라도 많이 넘기고 강현우와 김광철에게 바깥 세상은 어떤지 정보도 좀…….
똑똑똑.
“꼭 이럴때 사람이 찾아오더라.”
문을 열자 문 앞엔 한 번도 본 적 없던 남성이 서 있었다.
“누구……?”
“요한 씨 맞으시죠?”
“예.”
그는 내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이상현이라고 합니다. 저도 사일런스의 조직입니다. 세나 씨를 구하고, 요한 씨를 이곳으로 데려온 사람 중 한 명이죠.”
“아… 네. 왜 오셨죠?”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서요.”
“부탁이요?”
나는 그를 집 안으로 들이고 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의 부탁은 NE 그룹의 회장과 만나 그에게 지원을 받아달라는 것.
“진심입니까?”
“네, 진심입니다.”
“왜 그런 일을 제게 시키고 싶다는거죠?”
그는 내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당신의 아버지가 사일런스를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죠.”
‘또…….’
“죄송한데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은 제겐 존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아들이라는 배경을 이용하고 싶지도 않구요.”
그는 내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까보다 더 밝게 웃었다.
“그 말… 마음에 드네요.”
“네?”
“당신을 데려가려는 이유는 당신의 배경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게 있거든요.”
“제가 알아야 할 거요?”
“요한 씨가 본인의 아버지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게 있어요.”
“착각하고 있는 거요?”
“그 사람을 만나면 알게 될겁니다.”
나는 그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또 한가지 더.”
“또 뭐가 있죠?”
“조직 몰래 숨어서 뭘 꾸미고 있는 거죠?”
그의 말에 놀라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뭔가 재밌는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은데…….”
‘설마… 알아차린건가?’
“무슨 소리인지…….”
“걱정 마세요. 그쪽이 우리 몰래 하는 일을 막을 생각 없으니까.”
“네?”
내 질문에 그는 주머니에서 사진을 여러 장 꺼내 내게 보였다.
그가 보여준 사진 속엔 나와 김광철과 함께 있는 모습, 강현우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전류환에게 돈봉투를 건네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사진 속 사람들 조사는 다 끝내놨습니다. 설마 두 집 살림 하실 생각입니까?”
꽈드득.
녀석의 말에 나는 이를 꽉 깨물고 그를 노려봤다.
“당신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어느 정도 예상은 되는데… 이거 위에서 알면 난리날 거예요.”
“그 말은 상부에 보고를 안 했다는 거네.”
녀석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김백호가 어디선가 나타나 내 주먹을 붙잡았다.
“너…….”
“또 만났네?”
“김백호… 저 사진, 네가 찍었냐?”
“빙고~”
“둘다 그만!”
나와 김백호 둘 사이에서 신경전이 벌어지자 이상현이 소리치며 우리 둘을 떼어놓았다.
“내가 이러라고 널 데려온게 아닐 텐데?”
“아~ 미안 미안~”
이상현은 그를 한 번 노려보고 내게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요한 씨,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과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 편이라는 겁니다.”
“뭐?”
“당신이 사일런스를 믿지 않는 다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몰래 조직을 만들고 있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봤다.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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