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64
064화
“그 녀석이 말한 거야?”
“네?”
‘모르는 건가…?’
“아니… 아냐, 들어와.”
안으로 들어와 치킨과 맥주를 세팅한 뒤, 나는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나저나 왜 온 거야?”
“예?”
“진짜 치킨 먹으려고 온 건 아니잖아.”
지아는 당황한 듯 눈을 피하다 씨익 미소를 지었다.
“진짜……?”
“네.”
“이유 없어?”
“네…….”
“그럼 왜 그렇게 노크를 해댄거야?”
“요한 씨… 들어간 거 봤는데 안 열어주셔서…….”
나는 그녀의 말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
“그나저나 요한 씨, 무슨 일 있었어요?”
“응?”
“평소랑 다른 느낌이 들어서…….”
“아…….”
나는 잠시 고민하다 아저씨 사진을 그녀에게 보여줬다.
“응?”
‘어차피 똑같은 대답이겠지만…….’
“이 사람… 사일런스를 만든 사람, 우리 아버지 맞아?”
지아는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그녀의 말에 나는 실소를 터트렸다.
“왜 그러세요?”
“그냥… 어이가 없어서…….”
“네?”
나는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날 돌봐준 아저씨가… 아버지였어.”
“예…?”
지아는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봤다.
“아버지가 정체를 숨긴 이유… 이해하는데… 이해하고 싶지 않아…….”
지아는 잠시 고민하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날 끌어안았다.
“뭐… 뭐 하는 거야?”
“…….”
이상하게 눈물이 나왔다.
“괜찮아요.”
“뭐?”
“그냥… 괜찮아요.”
…고마워.
* * *
다음날.
사일런스의 사무실로 가자 이상현이 날 반갑게 맞이했다.
“요한 씨, 어떻게, 잘 되셨습니까?”
“야.”
“네?”
“너, 혹시 알고 있었냐?”
“무슨……?”
“네가 내가 아버지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고 했잖아.”
녀석은 눈을 꿈뻑 거리다 이해한 듯 미소를 지었다.
“아~”
“알고 있었다는 거네?”
“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 한 대 맞고 시작하자.”
말을 마치고 나는 녀석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퍼억!
주먹에 맞은 이상현은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나는 녀석의 얼굴에 회장이 건넨 카드와 수표를 던졌다.
“왜 그랬냐?”
“예?”
“왜 알고 있었으면서 말 안 해줬냐고.”
이상현은 바닥에서 일어나 몸을 털었다.
“말할 기회나 타이밍도 없었고, 차라리 이렇게 된 거 요한 씨가 직접 알아내길 바랐어요.”
“뭐?”
“초면에 가족 얘기를 꺼낼 수는 없잖아요?”
그러고는 내가 던진 카드와 수표를 내 손에 쥐여줬다.
“이건 요한 씨가 쓰세요. 그날을 위해…….”
“…….”
“더 할 말 남아 있으신가요?”
“너… 진짜 짜증 나는 녀석인 거 알아?”
그는 씨익 미소를 짓고는 CCTV를 한 번 노려보고 날 바라봤다.
“칭찬으로 받아들이죠. 그나저나 여긴 보는 눈이 많은데, 나가서 이야기 나눌까요?”
나는 그의 말에 사무실과 멀리 떨어진 카페로 향했다.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요한 씨는 자신을 돌봐줬던 사람이 아빠였다는 것에 크게 놀란 것 같진 않네요.”
“그거야 뭐…….”
‘처음엔 놀라긴 했지만, 아저씨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제와서 알아봤자 달라질 건 없어. 날 돌봐준 사람이 아저씨든… 아버지이든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건 사실이고, 그 새끼를 잡아 죽여버리겠다는 생각은 변함없으니까.”
그는 내 대답을 듣고 만족한 듯 씨익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작게 속삭였다.
“대답 하나는 마음에 드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야?”
“아직 하고 싶은 말은 하나 더 있어요. 아니, 하고 싶은 말이 아닌 ‘부탁’ 입니다.”
“부탁? 무슨 부탁인데?”
“나중에 그때가 오게 된다면…….”
“응?”
상현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미소를 지었다.
“그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구요.”
“그래서 뭘 해주겠다는 거지?”
“아무것도 안 할 겁니다.”
“뭐?”
“아무것도 안 하겠다구요. 당신이 사일런스 몰래 조직을 만들고 있는 것… 그리고 사일런스로 들어와야 할 돈을 당신이 만드는 조직을 다듬는데 쓰는 것까지도.”
그의 말에 나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이번에도 부탁 아닌 협박인건가?”
“뭐,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요한 씨가 만들려는 조직을 요한 씨의 입맛대로 만들어도 된다는 거니까… 협박이 아닌 협력이 아닐까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자꾸만 지껄이는군.”
“그럼 요한 씨가 말씀해 주시겠어요? 뭘 원하는지.”
나는 그의 말에 곰곰이 고민하다 누워있던 지은이가 떠올랐다.
“지은이…….”
“네?”
“누군가 지은이 몸에 장난질했는데… 그거 누가 한 짓이지?”
그는 내 질문에 당황했는지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뭔가… 알고 있는 눈치네.”
“글쎄요… 요한 씨야 말로… 뭘 알고서 하는 얘기인가요? 누가 세나 씨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걸 보기라도…….”
“그걸 굳이 봐야 아나?”
상현은 내 말에 잠시 고민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네, 저희가 그랬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이라도 한 대 치고 싶었지만, 저 녀석이 절대 이유 없이 했을 리는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든, 그게 아니든 분명히 이유는 있을 테니까.
“왜 그랬냐?”
“제가 말씀드렸죠. 저는 선역이 아니라 악역이라고…….”
“말 돌리지 말고 말해.”
그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 날 바라봤다.
“당신을 이곳에 두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녀석의 말에 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
꽈드득.
“나쁘게 말하면 사일런스에서 당신을 이용하기 위해서, 좋게 말하면 당신을 리벤지 녀석들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만약 저희가 손을 대지 않았더라면 세나 씨는 이미 죽었을 겁니다.”
“네놈들이 접근하지만 않았어도 지은이라 저렇게 되진 않았겠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녀석이 날 붙잡았다.
“요한 씨는 킹을… 당신의 동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저희가 당신의 존재를 알아차리기 전, 리벤지 쪽에서 이미 당신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접근한건 알고 계시죠?”
김성현이 리벤지 시절 가장 먼저 나한테 접근했었으니까.
“그럼 그쪽에서도 지은 씨가 당신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쪽에선 당신을 얻기 위해 세나 씨를 죽였을 겁니다. 이미 그러려고 했구요.”
“그래서?”
“놈들은… 특히 킹은 본인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녀석입니다.”
“그 녀석은 내가 싫어하는 짓은 안 한다고 했는데?”
“리벤지를 믿으시는 겁니까?”
“그럼… 너네는 다르다?”
“아니요, 사일런스도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세나 씨를 죽였을 겁니다. 세나 씨가 죽지 않은 건 제 덕이라는거죠.”
“그래서 뭐, 칭찬이라도 해줘?”
“아뇨, 어쩔 수 없었다는 것만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구요. 요한 씨를 속이고, 이용한 건 맞지만… 그 대신 세나 씨의 안전을 보장했으니깐요.”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 녀석을 바라봤다.
“그럼 지금 당장 깨워.”
“그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하다면 내가 직접 깨우지.”
‘그 흔적만 지우면 될 테니까.’
살기를 담은 눈빛으로 녀석을 바라보자 상현은 진정하라는 듯 두 손을 들고 날 진정시켰다.
“잠시만요. 세나 씨를 못 깨운다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은 해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세나 씨가 깨어나도 갈 곳도 없고, 쫓기는 신세가 될 게 분명하니까… 요한 씨가 힘을 키우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 때까지만 참아주세요. 그때만 된다면 세나 씨를 깨우는 것은 물론이고, 요한 씨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녀석의 말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녀석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지금 당장 지은이를 깨우려면 깨울 수는 있겠지만, 억지로 깨우게 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 데다 녀석의 말대로 지금 당장 도망칠 곳도 없기 때문에…….
나는 녀석의 말에 이를 꽉 깨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녀석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친해지고 싶진 않군.”
“뭐, 제가 한 짓도 있으니… 그래도 마음에 든다고 하니 다행이군요.”
녀석과 이야기를 끝냈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녀석이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요한 씨, 회장님께 받은 용돈으로 사무소 되찾아야 할 것 같네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모르셨어요? 요한 씨는 현재 사망자 상태. 게다가 요한씨와 킹은 서류상 남남이고, 친척도 없는 고아에다 범죄자 신분이었으니 요한 씨의 재산은 국가에 귀속된 상태입니다. 지금 요한씨 계좌에 있는 돈은 숫자에 불과하고, 가지고 계셨던 건물은 경매로 팔리고 돈은 국가에 귀속될 예정입니다.”
녀석은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넸고, 녀석의 말대로 봉투 안엔 아저씨의 사무소가 있는 건물이 경매로 나온다는 문서였다.
“경매는 이틀 후 오후 3시. 이 정도면 요한 씨의 화를 사그라들게 하진 못해도 약간의 위로는 될 것 같은데…….”
‘이 개새끼들이…….’
녀석의 말에 그가 건넨 서류를 꽉 쥐어 구기고 그대로 카페 밖으로 나갔다.
“탐정님 오셨습… 표정이 왜 그러십니까?”
김광철의 사무실로 들어가자 김광철이 내 표정을 보고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왜?”
“혹시… 무슨 화나는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화나는 일?
있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감히… 아저씨의 흔적을…….
지은이와 함께 했던 추억을…….
없애버리려고 하니까.
“네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게 뭐죠?”
나는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로 상현이 건네준 서류 봉투를 던졌다.
“그 안에 있는 건물… 3일 뒤 경매로 나올 거야.”
“아, 예.”
그는 서류 봉투 속 내용을 확인하더니 당황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여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내 사무소야.”
“아! 그렇구… 예? 왜 탐정님 사무소가……?”
김광철이 멍청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자 나는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설명하긴 귀찮으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해.”
“네에… 그럼 돈은?”
“얼마가 나오든 그건 내가 낼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그나저나 강현우는 어떻게 하고 있어?”
“그 녀석은 관리하던 조직 때문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한 번씩 제 사무실로 와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공하는 정보는 어때?”
“생각보다 쓸만한 것들입니다.”
“그래? 의외인걸?”
‘그 녀석… 말하는 것만 봤을 땐 대충 협력하는 척만 할 줄 알았는데…….’
“탐정님, 이번에 엄청난 정보를 가져왔는데…….”
“뭔데?”
내 질문에 그는 내게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이강신이라는 사람 아시나요?”
“이강신? 그게 누군데?”
“망원제약의 사장입니다.”
“그 사람이 왜?”
“이강신은 강현준 의원 쪽 사람이었는데, 이강신 그 사람이 강현준을 배신했다는 겁니다.”
“그게 뭐?”
나는 그의 말에 관심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니까.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그 다음 녀석의 말이 내 관심을 끌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혹시 몰라서 강현준 의원을 조사해 봤는데… 재밌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 능력을 빼앗아 성장하는 탐정-0064.t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