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99
099화
“이렇게 네 명이 모인 거… 정말 오랜만이야. 그렇지? 예은이 누나.”
잠깐. 예은이라면… 의뢰인이 찾아달라고 하던…….
나는 깜짝 놀라 지은이를 바라봤고, 지은이도 놀란 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너…….”
“네가 어떻…….”
지은이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킹은 붉은 눈빛을 드러냈고, 지은이는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조심해!”
나는 재빨리 입고 있던 옷으로 지은이의 얼굴을 가리려고 했으나, 지은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킹에게 다가가 눈물을 흘렸다.
“기억났어.”
“드디어?”
“네가… 그랬지?”
지은이는 말을 마치고, 킹의 멱살을 붙잡았다.
“이진호…….”
“드디어 생각났나 보네? 오랜만이야. 누나.”
“왜 그랬어?”
“이렇게 안 하면 우리가 죽었을 테니까.”
“그럼 그때 난 왜 살린 거야?”
“그때도 말했다시피 형이 누나를 좋아했으니까.”
나는 둘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우리 네 명… 예전엔 참 즐거웠는데…….”
“그걸 네가 망친 거야.”
“어쩔 수 없었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는 그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 거야.”
“그 판단의 결과가 이거야?”
“뭐… 솔직히 이 정도면 해피엔딩 아닌가?”
“이게 해피엔딩이라고? 그때 많은 사람이 죽었어.”
“결론적으로 우리는 살았잖아?”
킹의 말에 지은이는 주먹을 꽈악 쥐었다.
“살았다고 전부가 아니잖아.”
“그럼 뭐가 더 필요해?”
“진우 기억은…….”
“말했잖아.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게 행복하다고.”
“네 눈엔 진우가… 요한이 지금 행복해 보여?”
지은이의 질문에 킹은 나를 한 번 바라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글쎄. 최소한 불타는 인간들을 지켜봤던 우리보단 행복하지 않을까? 특히 난… 내 엄마가 죽는 모습을 봤는데…….”
짜악!
킹의 말에 지은이는 화난다는 듯 그의 뺨을 휘갈겼고, 킹은 피식하고 웃으며 자신의 뺨을 어루만졌다.
“네가 죽였잖아. 근데 뭐가 불행해.”
“난 불행하다고 한 적 없어. 그나저나 예전부터 누나는 항상 날 볼 때마다 그런 눈빛을 하고 있었는데 왜 그러는 거야?”
“그게 왜인지 몰라서 물어?”
“글쎄.”
“넌 항상 이기적이었어. 그리고 애초에 네 명이 아니라 세 명이었어. 너 빼고…….”
지은이의 말에 킹은 주먹을 꽉 쥐었고, 나는 그를 지켜보다 지은이에게 달려갔다.
나는 재빨리 지은이의 손을 붙잡고 등 뒤로 숨겼고, 킹은 지은이를 바라보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
“뭐……?”
“다시 말해줘? 우린 항상 널 끼워준 적이 없어. 네가 우릴 찾아온 거야.”
킹은 꽉 쥔 주먹을 지은이를 향해 날렸고, 나는 재빨리 그의 주먹을 붙잡았다.
퍽!
“이 개새끼야. 적당히 해.”
“뭐?”
“나 같아도 너 같은 새끼 안 끼워줬을 거다.”
그러고는 녀석의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퍼억!
“크윽…….”
“이 이상 나대면 나도 가만히는 안 있어.”
킹은 내 말에 이를 꽉 깨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 여기까지만 할게.”
킹은 말을 마치고, 그대로 건물 밖으로 나갔다.
나는 녀석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지은이의 손을 꽈악 잡았다.
“괜찮아?”
“응…….”
“아까 저 녀석이랑 했던 이야기… 뭐야?”
“…….”
지은이가 내 질문에 고민하자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마.”
결국…….
라고 생각하며 연구실에서 나가려는 순간.
“너!”
지은이가 뒤에서 날 끌어안고 입을 열었다.
“응?”
“너랑 나, 김성현. 그리고 아까 네 동생까지… 우리 네 명은 어렸을 때부터 서로 알고 지냈던 사이야.”
“뭐?”
“나도 전부 기억하는 건 아냐. 우리 네 명이 함께 놀았다는 거… 그거 정도만 기억하고 있어.”
지은이의 말에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그동안 내가 죽은 줄 알고 있던 애가… 너였어.”
“우리가…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못 믿겠지. 아니, 안 믿겨지겠지. 근데 나 기억났어. 네 동생이 여기서 일으킨 사건…….”
지은이의 말에 눈동자가 떨렸다.
그럼…….
“그럼… 네가 울고 있던 나한테 해준 말… 기억해?”
지은이는 내 질문에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겁먹지 마. 내가 옆에 있어 줄게.”
그녀의 말 한마디에 가슴 한켠에 뭉쳐있던 응어리가 풀리는 것처럼 눈물이 흘러나왔고,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꽈악 잡았다.
“찾았다… 드디어…….”
사무소로 돌아가는 차 안.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찾고 있었어.”
“응?”
“항상… 꿈속에서 날 보면서 웃고 있던 여자아이…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아이가 내 과거와 연관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지은이는 내 말에 씽긋 미소를 지었다.
“너도 날 찾고 있었구나.”
“뭐… 그런 셈이지. 옆에 두고 멀리서 찾고 있던 내가 바보 같아…….”
“나도 옆에 널 놔두고 지금까지 죽은 줄 알고 있었는걸.”
“내 일은 이제 다 끝났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우리 의뢰 말이야…….”
지은이는 내가 의뢰에 관련해서 입을 열자 표정이 굳어졌다.
“네가 의뢰인의 딸이지?”
“…….”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
“맞아.”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줄 수 있어?”
지은이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려는데…….
“으윽…….”
“김성현?!”
“여긴 어디야?”
“차 안이야. 지금 사무소로 돌아가려고. 정신이 좀 들어?”
“하아… 얼마나 쓰러져 있었어?”
“두 시간 정도.”
“젠장…….”
성현은 내 대답을 듣고 킹에게 맞고 쓰러진 게 분했는지 눈을 가렸다.
“너무 낙담하지마.”
“어.”
성현은 내 말에 알겠다고 대답하긴 했지만, 역시나 분했는지 두 손에 주먹을 쥐고 으스러질 듯 소리나게 이를 꽉 깨물었다.
* * *
다음날.
나는 어제 못한 말을 하기 위해 지은이에게 다가갔다.
“저기…….”
“응?”
“어제 말하다 못한 거 있잖아…….”
지은이는 내 말에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어쩌다 헤어진 건지 설명해줄 수 있어?”
지은이는 내 질문에 이를 꽉 깨물었다.
“…….”
“…….”
나는 지은이를 멍하니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하기 싫은 거지.”
“어?”
“어제도 말했잖아.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말라고… 난 파트너가 싫어하는 짓은 안 해.”
“그럼 의뢰는…….”
“네가 만나기 싫다면 억지로 만나게 할 생각은 없어. 그까짓 의뢰, 실패하고 말지.”
“…….”
지은이는 내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엄마가 날 버렸어.”
“어?”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나는 엄마를 따라가게 되었는데… 엄마는 아빠가 주는 양육비로 도박과 유흥에 빠지게 되면서 날 방치하다 결국 날 버린 거야.”
“…….”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나는 예은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지은이로 살아가고 있는 거야.”
“고마워.”
“어?”
“이야기 들려줘서 고마워. 말하기 힘들었을 텐데…….”
“아니……·.”
“그래서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아빠를 만나고 싶어?”
“그게… 잘 모르겠어. 만나고 싶은데, 만나기 싫어.”
“왜?”
“…….”
“그럼 원하는 건 있어?”
지은이는 내 말에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나도 의뢰 하나만 해도 될까?”
“의뢰?”
“엄마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지은이의 말에 나는 씽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이죠. 의뢰인이 원한다면 들어주는 게 탐정이니까.”
지은이와 이야기를 마치고, 나는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랜만입니다. 요한 탐정입니다.”
―아, 무슨 일이시죠?
“혹시 지금 시간 되시나요?”
―네?
“의뢰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회사 근처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네, 알겠습니다.”
그와 이야기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진아가 주차장에 바이크를 대고 있었다.
“이진아?”
“요한? 너, 어디 가려고?”
“어. 잠깐 볼일이 있어서… 근데 그거 뭐야?”
진아는 내 질문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바이크를 손으로 툭툭 두드렸다.
“어때? 예쁘지. 이번에 산 거야. 너한테 자랑하려고 가져왔는데… 그 눈빛 뭐냐?”
“좀 빌리자.”
“뭐어?! 안돼!”
“지금 급한 일이야.”
“안돼, 얘만큼은 터트리고 싶지 않아.”
“사무소에 지은이 있어.”
“세나 언니?!”
“걔랑 놀고 있고, 이것 좀 빌려줘. 금방 쓰고 가져다 줄게.”
진아는 내 말에 울먹이는 표정을 짓다 한숨을 쉬고는 바이크 키를 건넸다.
“진짜 조심히 타야 한…….”
부아앙~!
“저 새끼가…….”
* * *
나는 의뢰인의 부탁으로 그의 회사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 의뢰인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아닙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의뢰인의 아내분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내 말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여자는 왜…….”
“따님을 찾았습니다.”
“네?!”
그는 내 말을 듣고는 놀라 눈을 크게 떴고, 나는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데 그 따님분은 보육원 출신이었더군요.”
“그게 무슨…….”
“어머님… 그러니까 의뢰인의 전 아내분께 버림 받은 겁니다.”
그는 내 말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런데… 딸을 찾았는데 왜 더 물어볼 게 있다는 거죠?”
“따님께서 만남을 원하지 않고 있거든요.”
“네?”
“자신이 이렇게 된 원인엔 의뢰인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책임…….”
“그래서 따님께 받은 의뢰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죠?”
“어머니를 뵙는 것.”
“네?”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네요.”
“…….”
“의뢰인께서 알고 있는 것들을 제게 알려주세요. 그럼 따님을 회유해보겠습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애가 만나기 싫다는 데 별수 있나요… 아빠라고 불릴 자격도 없는 인간인데… 어떤 걸 알려드리면 될까요?”
“전 아내분의 기본적인 정보만 알려주셔도 됩니다. 의뢰인께서 알고 있는 내용들도 말씀해주시면 좋구요.”
[이름: 안시현나이: 49]
도박을 즐겨 했으며, 이로 인해 이혼까지 가게 되었다, 라…….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이게 끝인 건가?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네…….”
나는 이야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아… 저기!”
“네?”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그의 말에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여보세요?
“아저씨, 난데 지금 바빠?”
―또야…? 무슨 일인데.
“사진이랑 정보 보냈거든. 그 사람 어디 있는지 좀 알아봐 줘.”
―내가 네 정보원이냐?
“이거 지은이 의뢰야.”
―세나…? 세나가 왜?
“걔 엄마 찾는 일이거든.”
―그것부터 먼저 말해야 할 거 아냐!
“알았어. 아, 그리고 김성현한테도 부탁해줘.”
―김성현…?
“그 녀석 초능력이 이런 일에 쓸모 있거든.”
―그래,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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