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rt spoon's way to escape debt RAW novel - Chapter 143
142
데몬 스코르피(7)
톰과 행크.
베타랑인 톰 그리고 갓 신입인 행크.
이들이 바로 제일 먼저 데몬 스코르피를 발견 후 협회에 알린 탐색조였다.
그것은 탐색조의 업무.
물론 위험하긴 하다.
자칫 잘못해 마수들에게 걸린다면 아주 기본적인 전투능력만 있는 이들로서는 곧 죽음이니.
사명감 따위는 없지만 적어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궂은 일이라도 해야하지 않겠나.
지금 이들이 하는 일도 그러했다.
데몬 스코르피.
등급이 높은 마수일수록 수당은 당연히 올라가지만 그만큼 위험도가 더 높다.
게다가 이 마수들은 자신들이 처음 발견한 마수들.
보통 이 일은 마수들을 처음 발견한 탐색조가 마수들이 다 처리될 때까지 이동 경로 및 현 상태를 탐색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계속해서 데몬 스코르피를 탐색 그리고 추적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딱 봐도 마수 사냥꾼인 녀석이 웬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정확하게 데몬 스코르피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아닌가.
가면 안 된다며 말리려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빠른 걸음에 둘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후 벌어진 상황.
덩치 좋은 남자 대 마수 2마리의 대결.
그가 데려온 고양이는 멀찌감치 떨어져 그걸 보고 있고 말이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일.
그 남자는 혼자 마수와의 전투를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쓰읍-
‘저 자는 대체 누구야?’
행크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체스의 움직임을 보며 그 자가 누군지 자신의 기억을 더듬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의 기억 상에는 저런 마수 사냥꾼은 없었는데…
저 정도 인상이면 분명히 바로 기억을 하고도 남았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듯한 자라는 것은 자신이 모르는 마수 사냥꾼이라는 말이다.
“저 사람 누군지 아냐? 톰.”
“…아뇨. A급 마수를 저렇게 요리할 정도면 거의 사파이어나 다이아 등급 아닌가요? 설마 우리가 모르는 랭커인가요?”
“쓰읍. 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행크가 턱을 긁적긁적 긁었다.
“아니야. 확실히 아니야. 우리가 모르는 사내야.”
“…그럼 저거 지금 마수 협회에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보고해야지. 웬 듣도 보도 못한 자가 저러고 있으니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얼른 알려야지. 그래. 말 나온 김에 잘됐다. 네가 빨리 다녀와라. 내가 보고 있을게.”
“아 네. 그럼 조심하세요. 형님. 금방 다녀올게요.”
내심 현장을 떠난다는 생각에 안심한 톰이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자신들이 발견한 데몬 스코르피는 저 2마리 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탐색조의 제1 기본 수칙.
절대 자신의 위치를 들키지 마라 아닌가.
그때.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조그만 생명체.
새하얀 털로 뒤덮인 무언가였다.
정확히는 저 남자의 애완동물로 보이던 고양이였다.
-잠깐 기다려.
****
에??????
히끅-
순간 헬캣에게서 흘러나온 말이 둘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엉겁결에 튀어나온 딸꾹질.
둘은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행크가 갑자기 본능적으로 톰의 볼을 꽈악 쥐었다.
아아악-
“왜 남에 볼을…!”
“아… 현실이구나.”
톰의 비명에 그제야 눈앞의 일이 현실임을 자각한 행크.
그는 재차 헬캣을 보았다.
“이게 다 무슨 일인고? 말하는 고양이라니.”
“그…그러게요.”
얼얼한 볼을 문지르며 톰 또한 헬캣을 쳐다보았다.
-뭐 굳이 지금 이 상황을 기억할 필요는 없지. 지금 너희가 본 이 일들은 모두 잊어라.
말을 마치자마자 헬캣이 갑자기 살짝 뛰어오르더니 톰과 행크와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
“뭐…하는?”
순간 헬캣의 앞발이 둘의 이마를 투웅 쳤다.
투- 툭-
그대로 풀썩 쓰러지는 톰과 행크.
-좋은 꿈이나 꿔라.
헬캣은 그들의 기억을 싸그리 지워버렸다.
아마 둘이 일어났을 때에는 자신들이 왜 여기에 쓰러져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잠시 쓰러져 있는 둘을 본 헬캣은 다시 체스가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이제 그 곳은 슬슬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조금 더 다듬기는 해야겠지만 제법 하잖나.
저 정도면 말이다.
바로 그때.
많은 수의 기척이 헬캣의 기감에 포착되었다.
‘아. 이건…?’
-체스!!!!!!
하지만 체스는 자신의 부름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전투가 막 끝난 후의 정리를 하고 있는 저 녀석.
하나가 끝났다는 기분 때문일까 지금 저 기척은 전혀 못 느끼고 있는 듯한 체스의 행동이었다.
-이런 멍청한 놈…
파팟-
빠르게 체스에게로 몸을 날리는 헬캣.
-정신차려라!
헬캣의 일갈이 터졌다.
****
전투가 끝난 체스.
두 마리의 마수를 쓰러뜨린 후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느껴지는 게 없었다.
그럼 돈 되는 것들을 다 챙겨둬야지.
자세히 모르긴 몰라도 마수 사냥 중의 백미가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보자. 이 갑각들 꽤나 돈이 되겠지?”
이미 마정석들은 다 챙겨두었다.
그나저나 이걸 다 챙겨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짐이 꽤나 늘어버렸다.
흐음…
팔짱을 낀 채 사후 처리에 대해 고심하는 체스.
그때 자신을 부르는 헬캣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부르지?”
하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었다.
재차 자신의 일에 몰두하려는 찰나.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외치는 헬캣의 목소리.
-정신차려라!
응?
그제야 고개를 돌려다보니 헬캣이 다급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뭐야? 왜 저래? 무슨 일이라도 있나?’
달려오면서 자신에게 뭔가 발짓을 마구 하는 것 같은 헬캣.
저리도 급하게 달려올 일이 있는 건가?
“뭐라는 거야? 에이 참. 알아듣게 얘기를 해줘야지.”
타닥 가볍게 몸을 떼며 어디론가 발짓을 마구 해대는 헬캣.
보아하니 자신의 뒤편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뭐야? 뒤에 뭐?
그 다음에는 또 헬캣이 자신의 머리를 툭툭 건드린다.
두통? 아~ 생…각?
생각을 하란 말인가?
아!
순간 뭔가가 체스의 뇌리를 스쳤다.
체스는 재빨리 닫아놓았던 단들을 다시 열었다.
그제서야 느껴지는 무언가들.
헉-!!!!!!
깜짝 놀란 표정의 체스.
이런 젠장.
너무 여기에 열중했나보다.
…이제야 이걸 알아차리다니.
체스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재빨리 대검을 꺼내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죽었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깔린다.
지극히 담담한 말투였다.
온통 검정 일색을 갖춘 매우 강인한 인상의 남자.
머리부터 피부색 심지어 복장까지.
입을 연 것은 그 남자였다.
싸늘하리만큼 조용한 주변.
나무 하나 없는 그저 풀 몇 포기들만 듬성듬성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곳.
그런 삭막한 곳에 그의 말 한 마디가 일으킨 파문.
그 단 한 마디의 파문은 그의 맞은편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남자의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그저 입을 꾹 닫고 묵묵히 서있던 남자.
“벌써 온 것인가?”
-글쎄. 누군가는 왔나보지.
“그런가? 그 정도로 빨리 움직일 수가 있단 말인가? 그 조직이?”
-그거야 난 모르지. 그건 오히려 네가 더 잘 알지 않나?
“흠. 그것 또한 그렇군.”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되나?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남자.
-후후. 싸그리 쓸어버리지.
“즐겁겠군.”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두 명의 남자.
그리고 그 중 시커먼 남자가 앞으로 살짝 손을 내밀었다.
-시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