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rt spoon's way to escape debt RAW novel - Chapter 87
86
자이앤트(5)
“아니. 왜 시비야?”
체스도 발끈했다.
스고르가 뿜은 살기에 반응한 것이었다.
‘호오~ 이것 보게? 굼벵이도 꿈틀한다 이건가?’
스고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좋아 좋아. 내가 왜 참견쟁이라 불리는지 한번 보여줘야겠구만. 낄낄.’
순간.
또 다른 이가 끼어들었다.
“아니. 너무한 거 아니에요? 그래도 저희도 마수 사냥꾼들인데 등록 정도는 오면 딱 하게 해줘야죠.”
참다 못한 마리안느가 끼어들었다.
“넌 또 뭐야?”
“너어~~~~~~~~어??? 이게 어따 대고 반말을 찍찍해? 나 아냐?”
마리안느는 아예 팔을 걷어 붙이고 달려들 기세였다.
‘아이씨. 이거 큰일났네.’
시작도 전부터 망의 조짐이 마구 밀려왔다.
이마를 질끈 짚은 아벤.
나머지 자신의 일행들은 어느 새 강 건너 불구경 중이고…
‘오. 신이시여. 좀 여기 좀…’
있지도 않은 신에게 절실히 기도하는 아벤이었다.
****
“왜 이렇게 시끄러워? 전쟁 났냐?”
막사 안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자연스레 쏠리는 시선.
들어온 자는 다이아 등급이자 이번 의뢰를 맡은 총 책임자인 랭킹 10위의 마수 사냥꾼인 장창의 달인인 심슨이었다.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등록소 안이 시끌벅적해 들어와 본 그였다.
들어오니 처음 보는 작자들이 등록 업무를 좀 담당하라고 맡겨 놓은 스고르와 싸우고 있지 않은가.
“거 좀 빨리빨리 좀 해줘요. 스고르. 지금 할 일이 태산인데 어휴…”
불똥이 스고르에게 튀었다.
기껏 스트레스나 좀 풀려고 새로 온 자들에게 시비를 걸었는데 이건 되레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그렇다고 대들 자신은 없고 김도 새버렸다.
“…알았소. 거기 새로 온 자들 이리 오시오. 이봐. 여기 이 사람들 적당하게 넣어줘. 등급에 맞춰서.”
“아니다 아니다. 내가 온 김에 처리하죠. 스고르 당신은 좀 쉬시오. 이리 앉으시오.”
심슨이 체스 일행을 직접 자리로 이끌었다.
****
“그래. 어디서 온 누구요? 빨리빨리 처리할 테니 얼른들 말하시오.”
“아. 저희는 라이손 성에서 온 마수 사냥꾼들입니다.”
“어디 사냥단 소속은 아니고?”
“네. 아닙니다. 저희는 다 골드 등급이구요. 여기 덩치 큰 남자는 아이언 등급입니다.”
순간 심슨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어이없다는 듯 펜을 탁 내려놓았다.
와하하하하하하하-
“무슨 장난인 줄 아나?”
“그러게. 낄 데 안 낄 데 구분도 못 하나?”
“세상에. 아이언 등급이래.”
아벤의 이야기를 들은 등록소 안의 사람들이 어이가 없다는 듯 서로 한 마디씩 거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이가 없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자이앤트는 최소 B급의 마수.
거기에 아이언 등급의 마수 사냥꾼이 참여를 한다니.
완전 나 죽여줍쇼와 도대체 뭐가 다른가.
그리고 그것은 심슨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니. 무슨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라이손 성도 제법 큰 성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무슨 아이언 등급이 여기에 온답니까? 최소 실버 등급부터 참여 부탁한다고 공문이 들어간 거 아닙니까? 이거이거… 좀 따져야겠는데…”
“뭐 사정이 좀 있습니다. 원래는 실버 등급의 심사를 봤는데 그게 보류가 떠서…”
“보류…?”
심슨이 체스에게 시선을 옮겼다.
합격이면 합격, 불합격이면 불합격이지 보류는 또 처음 들어본 이야기였다.
“그럼 아이언 등급은 확실히 넘는다는 말인 것 같고… 우리도 최대한 피해를 줄여야 하니 좀 안전한 곳으로 보내주겠소. 거참. 이걸 또 어디로 보내야 하나… 골드 등급인 당신들은 뭐 여기저기 소속될 수도 있겠지만요.”
“뭐 편한 대로 해주세요. 저희야 뭐 어떻게든 되어도 상관 없습니다.”
“그럼 보자…”
그가 뭔가 서류를 막 작성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다 쓴 서류를 보며 만족한 미소를 띠는 심슨.
“자. 이대로 각자 소속되는 곳으로 가시면 되오.”
체스는 뒤의 후방 소속이었다.
나머지는 전방에서 직접 전투를 벌이는 부대였다.
각자의 무기와 전투 스타일에 따라 대충 나눈 듯했다.
“아. 그리고 보수는 각자 역할한 것에 따라 나뉘어질 것이오.”
“나 바꿔줘요. 후방 지원이라뇨?”
이런 걸 하기 위해 온 게 아니었다.
고작 후방에서 물자나 분류하고 나눠주기 위해서 온 게 아니란 말이다.
“…바꿔줄 수는 있는데 죽을 수도 있을 건데…”
“죽으면 죽는 거죠 뭐. 근데 안 죽을 거니까 걱정말고 그냥 바꿔주세요.”
“이거 참…”
본인이 원한다면야 굳이 넣어줘도 상관은 없지만…
탁탁탁-
심슨이 책상을 가볍게 두들겼다.
“심슨. 우리 쪽 팀에 넣어주시오. 저 자.”
갑자기 끼어든 자.
스고르였다.
“갑자기? 스피어 사냥단도 공격조 아니오?”
“그렇죠.”
“그런데 저 자를 넣어달라고?”
“보아하니 저 체스라는 자. 덩치며 무기며 보아하니 앞에서 몸으로 때우는 타입인 것 같은데 우리 스피어 쪽은 그런 자도 적고 하니 우리가 좀 데려가도 적격일 것 같아서요.”
체스를 보는 스고르의 눈매가 가늘게 찢어졌다.
심슨이 보기에 스고르의 얼굴.
미소는 띠고 있지만 딱 봐도 뭔가 꿍꿍이가 있는 듯 보였다.
‘아. 이거 불안한데? 저 참견쟁이 녀석 뭔가 또 꾸미고 있는 것 아냐?’
거절을 하려 했다.
하지만.
“그냥 저기 스피어랬나? 넣어주세요.”
“에? 넣어달라고?”
“네. 상관 없으니 넣어주세요.”
“거봐요. 상관 없다잖아요~ 그냥 저희 스피어 사냥단 쪽에 넣어주세요.”
“거참… 그럼 뭐 일단 넣어는 주겠지만 뒷일은 난 책임 못 지오.”
“그러세요. 전 괜찮으니까요.”
그렇게 체스는 스피어 사냥단과 함께 자이앤트의 사냥을 하게 되었다.
등록소를 나와 그는 나머지 일행들과 인사를 했다.
“이거 다 끝나고 보죠. 살아 있으면.”
“저 스고르라는 자. 좀 음흉해 보이니 조심하고.”
“걱정 마세요. 제 한 몸 건사할 정도는 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이만.”
그 후 체스는 스고르를 따라 스피어 사냥단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갔다.
물론 그의 옆에는 헬캣이 착 달라붙어 있었다.
****
스피어 사냥단들은 등록소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진영을 갖추고 있었다.
모두는 곧 있을 전투를 위해 정비를 하는 중이었다.
“누구야? 스고르.”
처음 보는 자를 데리고 온 스고르에게 모두가 관심을 보였다.
“라이손 성에서 온 아.이.언. 등급의 마수 사냥꾼 체스라고 한다. 이번에 우리 스피어 사냥단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대검을 사용하니 맨 앞에서 움직이게 되겠지. 흐흐흐.”
그리고 모두의 반응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아이어어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