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warf in his previous life, but an artistic genius in his current life RAW novel - Chapter 31
29화 동아리 실습
토요일 오전.
정환은 학교로 향했다.
오늘은 패션 디자인 동아리의 첫 번째 모임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교문 근처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사복을 입은 1학년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현대 미술관 관장님이 직접 진행하는 도슨트는 나도 처음인데. 진짜 기대된다.”
“애니 동아리 이야기 들었어? 네이더 본사에 견학 가서 웹툰 총괄 PD도 만날 거래.”
“헐, 진짜?”
1학년 학생들은 첫 동아리 활동을 무척 기대하고 있는 눈초리였다.
정환은 그들을 뒤로한 채 패션 디자인 동아리 부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정작 2학년 부원들은 그가 들어온 것도 모른 채, 창가에 우르르 서서 버스를 타고 떠나는 다른 동아리 부원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현대 미술관 도슨트는 평일 예약도 박 터지는데, 어떻게 주말에 단체 견학을 잡았을까?”
“서미동이잖아. 미리미리 손을 썼겠지. 그보다 애니 동아리가 더 대박이야. 신입 부원 아버지가 네이더 임원이래. 그래서 본사 견학은 물론이고, 웹툰 총괄 PD 만나서 직접 그린 원고도 보여 줄 거라던데?”
“미친.”
정환이 목을 가다듬자 그제야 그 소리를 들은 부원들이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어, 정환이 왔다!”
“왔니? 잠깐만 기다려. 다른 신입 부원들도 곧 올 거야. 그때 다 같이 인사하자.”
“네.”
10분 정도 지나자 1학년 신입 부원들이 쭈뼛거리며 부실로 들어왔다.
정환도 학교에서 몇 번 마주친 적 있는 친구들이었다.
총 8명의 부원이 부실을 가득 채우자 가운데 서 있던 양민준이 말했다.
“자. 전부 모였으니 자기소개를 해야겠지? 2학년들이 먼저 하자. 왼쪽부터 정명운, 이재철, 손유리, 김미소.”
양민준이 한 명씩 호명하자 2학년 학생들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아리 부장인 나, 양민준. 만나서 반갑다.”
2학년들의 소개가 끝났으니 다음 차례는 1학년 신입 부원들이었다.
“음…….”
신입 부원들이 부끄러운 듯 서로 눈치를 살피자 정환이 먼저 나섰다.
“1학년 이정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가 먼저 나서자 다른 1학년들도 용기를 냈다.
“1학년 오가을입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입부했습니다.”
“1학년 김민주입니다! 제가 디자인한 옷을 직접 만들어서 입어 보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그렇게 간단하게 신입 부원들의 소개가 끝났다.
양민준의 옆에 앉아 있던 정명운이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도 다른 동아리처럼 멋진 곳에서 실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어렵네. 미안. 대신, 오늘 우리는 패션 브랜드 컬렉션 감상회를 가져 볼까 해.”
패션 브랜드 컬렉션 감상회?
왠지 불안함을 느낀 정환의 머릿속에 좋지 않은 장면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정명운이 노트북을 가운데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소리쳤다.
“바로 우리 정환이가 모델로 참여한 그린 미스틱의 첫 번째 컬렉션!”
노트북에는 그린 미스틱의 공식 홈페이지가 띄워져 있었고 그 배경으로 코트를 걸친 정환의 사진이 한 장씩, 한 장씩 넘어가고 있었다.
이를 본 정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자신의 사진을 부원들과 함께 돌려 보려니 괜히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장난 아니지? 여기 공지사항 보여? 사흘 전에, 컬렉션 일부만 먼저 공개됐는데도 사전 예약 물량이 전부 소진됐대.”
정명운이 말한 대로 홈페이지에는 공지사항이 적혀 있었다.
-고객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 덕분에 온라인 사전 예약 물량이 전부 소진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그 문구를 확인한 정환이 생각했다.
‘디자이너님 바쁘시겠네.’
그사이 정명운이 동아리 부원들을 향해 말했다.
“좋아. 이제 컬렉션 감상회를 시작해 볼까?”
잠시 후 부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사진들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컨셉이 자연인가? 내추럴?”
“자연에서 오는 편안함 아냐?”
“예쁘다. 그런데 왜 다 남성복이야? 여성복 라인도 나오면 나도 하나 갖고 싶은데.”
동아리 부원 중 한 사람이 컬렉션에 모델로 참여한 화보라서 그런지 다들 관심을 가지고 활발히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첫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컬렉션 감사회를 준비한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뉴스나 예능 같은 데서 보면 보통 사진작가님들이 무척 무섭던데.”
무엇보다도 이런 식으로 정환에게 현장 분위기를 물을 수도 있었다.
정명운의 질문에 정환이 성의를 가지고 대답했다.
“그게 그러니까요…….”
그렇게 정환의 입을 통해서 지하 스튜디오에서의 일이 재구성됐다.
부원들은 마치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고는 말이 끝날 때마다 연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학년 구분 없이 다들 흥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듣네. 확실히 현장의 얘기가 궁금할 수밖에 없지.’
한창 정환의 이야기를 듣던 중 2학년 손유리가 손을 번쩍 들었다.
“트렌치코트를 뒤집어 입자는 아이디어를 정말 네가 낸 거야? 그걸 유아림 디자이너가 받아들였고?”
“네.”
“대박이다. 아무리 문제점을 발견했어도 완성한 옷을 현장에서 고치자고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2학년 이재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나였으면 쫄아서 그런 말도 꺼내지 못했을 거야. 아니, 애초에 옷을 뒤집어 입겠다는 생각도 못 했겠지.”
“근데 그냥 그대로 입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지 않아? 아니면 스카프 같은 걸 이용해서 시선을 분산시켜도 되고.”
“오히려 더 정신 사나워 보였을걸?”
부원들이 자연스럽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2학년은 물론이고, 수줍게 입을 다물고 있던 1학년 부원들도 의견을 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양민준과 이재철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뜨거운 토론 분위기 때문인지 누구도 두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것은 정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토론이 길어졌고 정환이 잠깐 동아리 부실을 나와 화장실로 향했다.
그런데 화장실 문 뒤편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사라졌던 양민준의 목소리였다.
“부럽다.”
“유아림 디자이너 만난 거 때문에 그래?”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
이번에는 이재철의 것이었다.
“응. 나도 만나서 내 옷을 한번 보여 드리고 싶어. 프로의 눈으로 봤을 땐, 내 옷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거든.”
“혹평을 받을 수도 있잖아.”
“상관없어. 진짜 냉정한 평가를 받아 보고 싶은 거니까.”
“아니면 애니 동아리가 신입 부원 찬스를 쓴 것처럼 우리도 정환이한테 유아림이랑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해 보는 건 어때?”
이재철의 제안을 듣고 양민준의 언성이 높아졌다.
“염치도 없이 안 지 얼마 되지 않은 애한테 어떻게 그런 부탁을 하냐? 게다가 정환이도 지금 모델 일까지 하게 돼서 정신이 없을 거야. 나까지 더 부담 주긴 싫어.”
“그냥 얘기만 해 달라는 거잖아. 게다가 우리 여름에 계획하고 있는 일도 있는데.”
“안 돼. 그 얘기는 더 꺼내지 마.”
“네가 싫으면 내가 말을…….”
“하지 말라고 했어. 너 자꾸 그러면 나 화낸다?”
“…그래. 알겠다. 나도 아쉬워서 그냥 해 본 말이야. 동아리 부장님의 뜻이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된 정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아림의 소개해 달라는 것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여름에 계획하고 있는 일?’
왠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
오후 한 시.
동아리의 첫 번째 모임은 그린 미스틱의 컬렉션을 보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간단하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정환이 교문을 나서고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유아림이었다.
정환은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곧장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유아림의 왠지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환아. 주말인데 뭐 해? 혹시 바쁘니?”
“아뇨. 무슨 일이세요?”
“내가 전에 부탁했던 일 기억나니?”
“아르바이트요?”
“응. 지금 내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상황이거든. 미안한데 작업실로 좀 와 줄 수 있을까?”
정환은 며칠 전, 작업실에서 유아림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때 분명 방학 아르바이트라고 하셨는데?’
유아림이 직접 전화를 해서 부탁하는 걸 보니 상황이 아주 급한 모양이었다.
정환은 곧장 유아림의 작업실로 향했다.
“디자이너님?”
정환이 작업실 문을 열자 전쟁터와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곳곳에 이리저리 잘린 원단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 사이로 다섯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피곤한 표정으로 재봉틀 앞에 앉아 기계처럼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뒤에 부상병처럼 소파에 반쯤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유아림이었다.
정환은 지뢰를 피하듯 바닥에 떨어진 원단을 요리조리 피해 유아림에게 다가갔다.
“디자이너님.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눈을 게슴츠레 감고 있던 유아림이 원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
정환이 당황한 표정을 짓자 유아림이 피식 웃었다.
“농담이야. 아니, 농담이 아닌가? 어쨌든 네가 모델이 된 화보가 좋은 반응을 얻어서 사전 예약 물량이 완판된 거니까?”
“아. 이야기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기쁜 일이었지만 유아림의 표정은 그리 기뻐 보이지 않았다.
“아직 축배를 들 때가 아냐. 정말 큰일이 남았거든. 사전 예약이 완판되던 날, 백화점이랑 편집숍에서 급히 연락이 왔어. 원래 납품하기로 했던 물량보다 더 많이 보내 줄 수 없겠냐고.”
“아! 사전 예약을 실패한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눈을 돌린 거군요? 그런데 그쪽에 공급할 재고가 부족해서 이렇게…….”
유아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런 디자이너 제품은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서 무턱대고 재고를 많이 만들 수 없거든. 그래도 연락받자마자 생산 공장을 풀로 돌린 덕분에 큼직한 작업은 전부 끝냈어.”
정환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작업실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의 말대로 직원들은 거의 완성된 옷에 호주머니를 붙이는 등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절 부르신 거군요. 하지만 저보단 숙련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이젠 부를 사람도 없어. 이제 합본 작업을 하고 검수…. 잠깐, 잠깐! 스톱!”
유아림은 성큼성큼 한 직원에게 달려갔다.
그녀는 그 직원이 마무리한 옷을 이리저리 뜯어보다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안 돼요. 호주머니를 이런 식으로 박음질하면 내구성이 떨어지는 거 몰라요? 자국 안 남게 잘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해요.”
“벌써 열 벌 넘게 이렇게 했는데요? 어차피 호주머니잖아요. 잘 보이지도 않는 부분인데 그냥…….”
직원이 입을 삐죽이자 유아림이 표정이 순식간에 무시무시하게 변했다.
“그런 태도로 작업하실 거면 나가 주세요. 마무리 작업을 대충대충 넘기는 사람이랑은 같이 일 못 합니다.”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 소리가 멈추고 한순간에 작업실 분위기가 싸해졌다.
직원은 자기 잘못을 깨달은 듯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유아림은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직원의 얼굴을 훑었다.
그 직원이 진심으로 자기 잘못을 뉘우친 것인지 확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말 명심해요. 고객들은 신생 브랜드에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아요.”
“네! 죄송합니다.”
직원이 호주머니를 조심스레 뜯어내자 유아림은 곧장 재봉틀에 앉아 고개를 처박았다.
“이렇게, 이 부분을 조금 더 신경 써서…….”
능숙한 솜씨로 직원에게 다시 시범을 보이는 유아림의 눈빛은 정환이 함부로 말을 걸 수 없을 만큼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정환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이정환 학생 맞죠? 모델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손에 종이봉투 하나를 들고 있는 여자가 정환을 보며 방긋 웃었다.
“안녕하세요. 이정환이라고 합니다. 호칭은 편한 대로 해 주세요.”
“네. 그럴게요. 어쨌든 반가워요. 아림 디자이너님 밑에서 일하고 있는 안정미라고 해요. 여기서 우리 모델님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네. 이쪽 일에도 관심이 있다면서요?”
“네.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일단 일과 관련한 설명부터 드리면 지금 우리가 하는 건 합본이에요. 재단과 봉제가 끝난 옷에 호주머니나 소매, 허리 밴딩 같은 부속품을 하나로 합치는 거죠.”
안정미 과장은 합본까지 끝낸 옷들이 쌓여 있는 곳으로 정환을 데려갔다.
그 옆에는 푸들처럼 파마한 여자가 실과 바늘을 든 채 합본이 된 옷에 단추를 달고 있었다.
“정환 씨가 할 일은 혜정 씨가 단추까지 마무리한 옷을 최종적으로 검수하는 거예요.”
안정미는 합본이 된 옷을 들고 시범을 보였다.
“우선 지저분한 실밥을 제거하고 원단에 혹시 이상이 없는지 점검하면 돼요. 검수가 끝난 옷은 다림질하기 편하게 쫙 펼쳐서 여기 걸어 놓고. 반드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해요. 디자인에 실망한 고객들은 다시 돌아오지만, 품질에 실망한 고객들은 돌아오지 않는 법이거든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정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빠진 부분 없이 확실하게 할게요.”
“고마워요. 정환 씨가 검수만 도와줘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저도 중간중간 확인하러 올 테니까 잘 부탁해요. 그리고 이 종이봉투.”
“이건 뭔가요?”
“계약서예요. 어쨌든 하루를 일하더라도 계약서를 쓰는 게 맞는 거니까. 저쪽 방에 가서 확인하고 끝나면 말해 줘요. 부모님께 전자 계약서 발송하게.”
정환은 안정미가 손으로 가리킨 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계약서를 확인했다.
그런 뒤 곧장 민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정환아.”
“네. 어머니. 제가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
그렇게 정환이 사정에 관해 설명하자 민영이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그래. 그런 상황이라면 도움을 주는 게 맞지. 어쨌든 네 꿈에도 도움이 될 만한 일이고. 메일 주소 보낼 테니 전자 계약서 보내 달라고 얘기하렴. 바로 사인할게.”
염석봉 대리와 이미 한 차례 계약서를 썼기 때문일까.
민영은 생각보다 흔쾌히 정환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돈을 떠나 꼭 프로 디자이너의 작업실에서 일을 해 보고 싶었던 정환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
그렇게 전자 계약서에 사인을 마치고 정환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조그만 의자에 앉아 두 눈을 부릅뜨고 합본이 된 옷을 자세히 살폈다.
언뜻 보기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직접 하려니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소매는 물론이고 단추 위에도 실밥이 사방에 있네.’
정환은 안정미가 지시한 대로 아주 꼼꼼히 실밥을 자르고 옷을 옷걸이에 깔끔하게 걸었다.
그때 옆에서 짧은 비명이 들려왔다.
“앗, 따가워!”
단추를 달고 있던 혜정이 낸 비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