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ortune-telling Princess RAW novel - Chapter (161)
‘오늘 특별히 여러분을 위해 제가 준비한 디저트랍니다.’
‘어머나! 너무 예쁘네요.’
‘먹기 아까워요, 마마.’
그래도 공작가의 영애라고 쟈비엘라 황비가 주최하는 티 파티에 종종 초대받아 간 적이 있다.
‘어머? 한 사람 몫이 모자라네요.’
‘이게 어떻게 된 게냐. 모자람 없이 준비하라고 했거늘.’
‘죄송합니다, 마마. 실수가 있었던 듯합니다.’
‘미안해요, 카밀라 영애. 어쩌죠?’
‘괘, 괜찮습니다.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래요? 다행이네요.’
다행은 무슨 다행!
‘썩을!’
실수도 하루 이틀이지. 어떻게 매번 한 사람 몫만 모자라냐고! 그것도 꼭 카밀라 앞에서 음식이 끊기는 게 단순 우연이라고?
‘유치하게 음식 가지고 말이야.’
애들도 안 하는 짓을 제국의 황비라는 것이 하고 있었다. 겉으로야 하하 호호하면서도 카밀라를 바라보는 눈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카밀라 영애, 차 맛이 어떤가요? 입에 맞나 모르겠네요.’
어느 날은 웬일로 카밀라에게 제일 먼저 차를 따라 주는 게 아닌가. 별일도 다 있다, 했는데…….
‘맛이 아주 좋습니다, 마마. 입에 딱 맞아요.’
‘그래요?’
급히 한 모금 마신 후 감상을 얘기하는 카밀라를 보며 그녀의 입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러곤 그제야 찻잔을 들어 차를 음미하던 쟈비엘라 황비.
‘윽! 애니, 차 맛이 왜 이렇지?’
‘죄송합니다, 마마. 찻잎이 상했던 것 같습니다. 바로 다시 준비하겠습니다.’
‘세상에! 카밀라 영애, 미안해요. 이를 어쩌죠? 그만 마셔요. 그 차, 상한 거예요.’
‘장난하냐!’
황실에 상한 찻잎이 있는 게 말이 돼? 그것도 다른 이도 아닌 황비가 먹는 차가 상했다고?
일부러 구하지 않고서야 어떤 미친 것들이 그런 걸 황실에다 납품하겠어.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도 상식선이 있어야 할 거 아냐!
‘상한 차를 마시고 맛있다고 했으니.’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카밀라를 비웃었다. 출신은 어쩔 수가 없다며 소곤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그 소리에 카밀라는 더욱 몸을 움츠렸고 그저 얼굴만 붉히다 말 한마디 못 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카밀라의 모습을 쟈비엘라 황비는 하나의 유희로 여기며 즐겼다.
‘그런데 또 초대를 하셨다?’
초대장을 찢어 버릴 수도 없고.
‘진짜 웃긴다니까.’
자신이 마력석 광산의 주인이 되고 고스트 상회를 이끌게 된 이후로는 예전처럼 자주 초대를 받지 못했다.
‘더 이상 웃음거리로 삼기가 부담스러웠던 거겠지.’
아니면 무시했던 영애가 갑자기 잘나가는 게 꼴 보기 싫었던 것일 수도 있고.
그런데 갑자기 또 무슨 꿍꿍이가 있어 이런 초대장을 보낸 걸까?
“왜? 이번에도 가기 싫어?”
그 순간 에스크라 공작이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
“아뇨, 꼭 가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혹 찾아와 깽판을 칠까, 카밀라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야 권력 빵빵한 인간이라 황족한테도 막 할 수 있겠지만 난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물론…….’
소시민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 정도는 보여 줘야겠지?
“초대에 응한다는 답장은 제가 쓸게요.”
카밀라는 빙긋 웃으며 초대장을 챙겼다.
‘그래, 이번에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해 줄게.’
그런 그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 * *
“손님들은?”
“모두 오셨습니다.”
“카밀라 영애도?”
“네, 마마.”
시녀 애니의 대답에 쟈비엘라 황비의 입에서 짧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왜 하필…….”
다른 이도 아니고 그녀가 그자의 딸이란 말인가.
“그토록 무시했건만.”
물론 그동안 자신이 보인 행동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았다.
비록 친부는 밝혀졌지만 카밀라, 그녀의 친모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다. 오히려 이번 일로 인해 그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됐다.
“천박하게.”
들어 보니 라비 소르펠의 아비는 그자가 아니라 또 다른 자라지 않은가. 대체 몇 명의 남자와 놀아난 거지?
“그런 여자의 아이를 내가 직접 상대해야 한다니.”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다 자신의 아들을 위한 것임을.
에스크라 공작과의 만남을 이미 여러 번 시도하였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페이블러 황제의 식사 초대도 단번에 거절한 그이지 않은가. 결국 그녀의 선택은 카밀라일 수밖에 없었다.
“그자가 아직도 소르펠가에 머물고 있다지.”
“네, 마마.”
시녀 애니의 대답을 들으며 쟈비엘라 황비의 미간이 더욱 일그러졌다. 아무래도 그와 만남을 가지려면 카밀라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듯했다.
“가지.”
짧은 한숨을 내쉰 쟈비엘라 황비는 마뜩잖은 기색을 빠르게 지우며 카밀라와 다른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오늘은 날씨도 그리 덥지 않고 무척 쾌청해 정원에다 다과 자리를 마련했다.
“어머나! 세상에.”
“정말 예쁘네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영애.”
장소에 다다르자 귀부인들의 탄성이 제일 먼저 귀를 파고들었다. 연신 탄성을 지르는 소리에 쟈비엘라 황비의 걸음이 살짝 빨라졌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자신이 가까이 다가섰음에도 다들 무언가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 황비 마마 오셨습니까?”
한참 후에야 한 귀부인의 외침에 다들 멈칫하며 급히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다들 즐거워 보이는군요.”
쟈비엘라 황비가 빙긋이 웃었다.
“이것 좀 보세요, 마마.”
“카밀라 영애가 저희에게 이런 귀한 선물을 줬답니다.”
귀부인들의 손에는 작은 상자들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거기에는 머리 장식으로 보이는 보석이 담겨 있었는데 그걸 보는 순간 쟈비엘라 황비의 입에서도 감탄이 흘러나왔다.
세공 솜씨도 솜씨지만 디자인이 무척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아주 작게 포인트로 박혀 있는 블루 다이아몬드가 압권이었다.
“다들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너무 소박한 걸 준비한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소박하다니요!”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카밀라가 웃으며 쟈비엘라 황비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마마의 마음에도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내 것도 준비했겠지. 쟈비엘라 황비의 얼굴에 살짝 기대감이 어렸다. 카밀라는 바로 고개를 돌려 함께 온 도르만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런! 어쩌죠, 아가씨?”
“무슨 일이야?”
“제가 실수로 수를 잘못 챙겼나 봅니다.”
“뭐? 더 없어?”
“네, 아가씨. 죄송합니다.”
“내가 모자람 없이 준비하라고 했잖아.”
잠시 나무라듯 도르만을 바라본 카밀라는 서둘러 쟈비엘라 황비를 향해 아주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송구합니다, 마마. 어쩌죠? 제 시종이 실수를 한 듯합니다.”
“…….”
…실수?
‘그런데 이 기시감은 뭐지?’
현 상황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사소한 실수를 할 때가 있지요.”
쟈비엘라 황비를 바라보는 카밀라의 눈가가 더욱 곱게 휘었다.
“종종 디저트 개수가 모자라는 것처럼요.”
이어진 카밀라의 말에 그제야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예전에 자신이 이렇게 그녀에게 장난을 치지 않았던가.
‘이년이!’
쟈비엘라 황비는 속으로 으득, 이를 갈았다. 감히 지금 그때의 일을 따지고 있는 건가? 감히 나에게?
‘왜? 유치해?’
원래 사람이라는 게 유치한 짓에 더 열받는 법이거든. 입으로야 유치해서 원, 하지만 속은 부글부글하는 거지.
‘내가 진짜 상한 음료도 똑같이 갖다주려고 했는데 그건 참았다.’
속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쟈비엘라 황비를 향해 카밀라 역시 환한 미소를 지어 줬다.
네가 나에게 한 짓을 잊지 말라는 뜻을 담아서.
그녀도 안다. 쟈비엘라 황비가 오늘 자신을 이렇게 부른 이유를 말이다.
‘에스크라 공작 때문이겠지.’
최근 그녀가 에스크라 공작에게 줄 대려고 사방팔방을 뛰어다닌다는 사실을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을 통해 그와의 만남을 성사시키려고 하는 거겠지?
그런 그녀의 행동에 카밀라는 지금 그럴 의사가 조금도 없다는 걸 밝힌 거다.
네가 한 짓이 있는데 내가 그딴 부탁을 들어줄 것 같니? 라는 말을 돌려 해 준 거지.
‘그러니 앞으로 마음에도 없는 초대 따위 하지 말라고.’
귀찮으니까.
“큭… 하하하!”
“……!”
그 순간 들려오는 웃음소리. 급히 고개를 돌리니 에드센 황태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쟈비엘라 황비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건 아주 찰나였기에 그 모습을 본 이는 카밀라가 유일했다.
바로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그녀가 반갑게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서 와요, 황태자. 여기까지 어쩐 일이죠?”
“그냥 산책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걸 볼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군요.”
“…재미있는 거요?”
에드센은 대답 대신 빙긋이 웃으며 카밀라에게 다가갔다.
그가 다가서는 걸 본 카밀라가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어떻게든 그와 시선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아니, 왜?’
난 그저 가볍게, 정말 아주 가볍게 저 여자에게 경고만 할 생각이었다고!
소시민답게 정말 꿈틀하는 것만 보여 주고 가려 했다고! 그러니 이쪽으로 오지 마!
“더럽고 천한 피를 타고났다고 늘 웃으며 무시하던 누군가가 갑자기 그대를 이렇게 부른 이유 정도는 알고 있겠지.”
…너 지금 대놓고 나 깐 거니?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 …음? 이 비유는 아닌가? 어쨌든 네가 더 나빠!
에드센 황태자가 툭 내뱉은 말에 순식간에 주변 공기가 차갑게 내려앉았다.
그가 지칭한 이가 누군지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평소에 쟈비엘라 황비가 카밀라를 은근히 무시하던 것을 이 자리에 있던 모두가 같이 보고 동조하지 않았던가.
“웃기지 않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뒤에서 그렇게 죽이려고 수작을 부리던 주제에 이제는 그자를 만나려고 난리니 말이야.”
하나도 안 웃기거든요. 오히려 울고 싶다고!
‘왜 그런 대화를 날 보고 하는 건데!’
카밀라는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