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actor who brings misfortune RAW novel - Chapter (28)
불행을 몰고 오는 천재 배우 (28)
이정현유죄남제가석방시킴 @prison_never_openㆍ21일 전
이정현 광대 승천 뭔데. 초등학생이랑 같이 케이크 먹으러 간 썰 풀면서 그렇게 설레게 웃기 있냐. 다 큰 남성이 작은 남성을 귀여워하는 거 꽤나 귀여워.
(이정현_라이브_캡쳐26)
나는말해요감자 @potato_can_talkㆍ12일 전
잊을 만하면 꺼내 보는 우리 밤비 짤… 연재야 어딨니… 돌아와… 저 떡잎부터 남다른 외모를 가진 애를 움짤 하나로 우려먹어야 한다는 이 세상이 비통하고 원망스럽다….
(꼬리_1화_노란 모자_웃는 짤)
[제목: 혹시 걔 누구냐 꼬리 나온 노란 모자인가? 근황 아는 사람]이름 뭐였더라. 그 꼬리 1화에서 화제 됐던 잘생긴 애 있잖아.
노란 모자 쓰고 이정현 아들이라는 말 돌았던 애 ㅇㅇ
대사 90%가 애드리브라고 해서 진짜인지 ‘뻥카’인지 엄청 말 많지 않았나ㅋㅋㅋ 기억이 안 나네.
걔 요즘 뭐 하는지 아는 사람? 갑자기 궁금하네.
저번에 이정현 라이브 방송에서 언급된 게 마지막인가.
―애잔하다…. 이연재 팬인 거 티 난다… 친구야….
└(ㄱㅆ) 시☓ 티 나? 어디서.
└걍 모든 부분에서….
―얘 또 이러고 있네. 너 혼자 갤러리 글 다 쓰냐. 걍 소속사에 물어봐;; └걔 소속사 없음. 일반인임.
└(ㄱㅆ) 얌전히 티비 보다 ‘덕통사고’ 당했는데 상대가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일 때의 기분을 네가 아냐?
└글쓴이 맘=내 맘. ㅠㅠㅠㅠ 일반인이라 선 넘기도 애매하고… 하… 진심 얘 뭐 하고 있음. 그냥 평범하게 학교 다닌다고??? 그 외모로???
[제목: 내 동생 이연재랑 같은 학교 다녀서 내가 물어봄.]무슨 드라마 아역으로 들어간다는데, 말 안 해 봐서 확실하지는 않대. 맨날 쉬는 시간마다 대본만 본다고 함. 아무튼 연기 쪽으로 나올 것 같기는 해.
+) 걍 얌전한 성격이래. 원래 이상한 소문도 있었다고 하는데 뭔지 물어보니까 자세히 얘기를 안 해 줌. 원래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조용히 학교 다니다가 드라마 나온 뒤로 난리 나서 여자애들이 다 이연재 얘기만 한대.
++) 여친인지는 모르겠는데 같이 다니는 예쁜 여자애는 있다고 함. 다른 잘생긴 남자애까지 해서 셋이서 맨날 놀러 다닌대.
―헐 미친 이 단비 같은 소식 공유 정말 감사
―연재야 누나 운다 ㅠㅠㅠㅠㅠ 그래 그 외모로 연기 안 하는 게 더 이상하지 ㅠㅠ 앞구르기 하다 봐도 배우상 아니냐
―동생이 같은 학굨ㅋㅋ 진심? 인증 하나 없는 글을 다들 믿는다고?
―쓴이야…! 혹시 연재 학교에서 보면 어떤 느낌인지 물어봐 줄 수 있을까??
└(ㄱㅆ) 본문에 추가했어.
―연재 여친 유무도 물어봐 줰ㅋㅋㅋㅋ
ㄴ (ㄱㅆ) 본문에 추가했어 2222.
―아니 얘 일반인 아님? 소름 끼친다 미친놈들아 ㅡㅡ 그만해
└그니까 선 제대로 넘음. 초등학생 여친이 있는지 없는지 왜 궁금함? 신고각이다
└걍 재미로 물어본 거지. 왜케 오바임.
└니나 재밌지, 쟤는 소름 끼칠걸. 글쓴이도 뇌 있으면 지워라. 딴 데서 퍼가기 전에.
[제목: .].
―아니 진짜 왜 이렇게 정신 나간 애들이 많음???? 니네가 진짜 그러고도 팬이냐????? 일반인 신상 터니까 좋냐???
└이런 글 쓰는 거 보면 100% 팬 아님. 싸잡아서 욕하지 마.
―PDF 땄다 ㅅㄱ. 연재 소속사 생기면 바로 보낼 거임.
―근데 나만 글쓴이 욕먹는 이유 모르겠나… 보육원 사는 애한테 보육원 산다고 말하는 게 죄임…? 없는 말 지어내는 것도 아니고.
└맥락 못 읽냐. 그 말이 아니잖아.
└일반인 신상 가지고 뭐라도 된 것처럼 인터넷에 글 쓰는 게 한심하니까 그렇지 ㅉㅉ.
└(반복된 신고로 차단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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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내용 지우고 튀었네. 뭔데. 뭔 내용이었음?;; └눈치 챙겨 학생.
* * *
“후.”
고개를 들어 턱에 맺힌 땀을 닦았다.
한여름이라 그런지, 아직 7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쨍쨍한 햇빛이 방을 가득 채웠다.
일어난 후 내내 켜 놓았던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을 끄고 땀에 젖은 티셔츠를 벗었다.
‘학교 끝나고 돌아와서 남은 신 연습하면 되겠다.’
오늘은 여름 방학식이 있다. 그리고 바로 내일 첫 촬영이 있고.
드라마 첫 촬영은 아니고 내가 등장하는 첫 신의 촬영이다.
한세영이나 성이준은 이미 지난주부터 촬영 시작했다고 들었다.
촬영일이 가까워질수록 불안함도 커져서 그냥 새벽에 일찍 일어나 연습하는 걸 택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방 불을 켰다가 이시현 선생님이 토끼 눈으로 문을 두들기는 일이 있어, 그 뒤론 휴대폰 플래시를 사용한다.
[안진배 매니저님: 배우님! 방학식 조심히 다녀오세요. 끼니 거르시면 안 됩니다!]이게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문자를 보내야 할 일인가 싶었지만 얌전히 알겠다고 답장했다.
안진배 매니저는 만나는 날이 아니더라도 항상 아침에 이런 유형의 문자를 보냈다.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안 그러셔도 된다고 말했다가, 짙은 눈썹이 순식간에 처지는 걸 보고 바로 정정한 적이 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면야, 뭐. 문자 받는다고 돈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아, 시계.”
어제 안진배 매니저가 시계 하나는 갖고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포장된 박스를 건네줬다.
나는 휴대폰 쓰면 되니까 당장 환불하시라고 말했고, 안진배 매니저는 비싼 것도 아니니까 그냥 받아 달라고 버텼다.
결국 30분간의 대치 끝에 안진배 매니저가 지친 표정으로 가격을 알려 줬고, 그만큼 돈을 드린 후에야 받아 온 시계다.
지폐를 건네받은 안진배 매니저의 표정이 매우 허망해 보였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다.
애한테 돈을 받는 게 찜찜한 기분인 건 이해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배우가 매니저한테 선물 받는 것도 찜찜한 일 아닌가.
둘 중 선물을 해야 한다면 그건 당연히 내 몫이지.
깔끔한 디자인의 검은색 시계를 왼쪽 손목에 채우려는데, 시야 너머로 투명한 유리병이 보였다.
유려한 필기체로 ‘étranger’라고 적혀 있는 유리병 디자인의 향수였다.
안진배 매니저한테 부탁한 바로 다음 날에 받았다. 뚜껑조차 열어 보지 못했지만.
하, 저걸 어떻게 하지.
‘……일단 학교부터 다녀오고 생각하자.’
간신히 향수에서 시선을 떼어 낸 후 방을 나섰다.
* * *
“어? 연재 시계 샀네? 예쁘다.”
교실 벽에 달린 TV에서는 교장 선생님이 한창 훈화 말씀을 하고 있었다.
물론 집중해서 듣고 있는 애는 없었다. 반쯤 졸고 계신 선생님도 마찬가지였고.
“그래? 고마워.”
“오, 이연재 이제 시계도 사~ 뭔데, 비혁이도 볼래.”
옆자리에 앉은 박하은에게 고맙다고 답하자, 그걸 들은 노비혁이 뒤를 돌아봤다.
그러고선 자기가 진품인지 감정해 주겠다며 시계에 코를 박을 듯이 달라붙길래 그대로 얼굴을 밀었다.
진품은 무슨 진품이야. 3만 원짜린데.
내 말에도 노비혁은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오직 내 손목에 있는 시계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박하은이 옆에서 쟤 눈 돌아갔다고, 저럴 때는 그냥 주는 게 맘 편할 거라고 속삭였다.
예사 고집이 아닌 모습에 결국 시계를 풀어 건네주자, 앞뒤로 돌려 보더니 얼굴에 물음표를 띄웠다.
“이게 3만 원이라고? 어디서 이걸 3만 원에 사.”
“매니저 형이 챙겨 주신 거야.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3만 원이라고… 하시던데, 아니야?”
말하다가 갑자기 싸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내 질문에 노비혁이 잠깐 멈칫하더니 약간의 정적 후 웃음을 헤실헤실 흘렸다.
“아니, 3만 원 맞을걸? 처음 보는 브랜드네. 나 웬만한 건 다 알거든.”
“진짜? 정말 처음 본 브랜드야?”
“그럼~. 와, 매니저 형이 센스가 좋으시네. 나중에 뵈면 어디서 사셨냐고 물어봐야겠다.”
노비혁이 가볍게 웃으며 시계를 돌려줬다.
눈을 바라보니 슬쩍 시선을 피한다.
노비혁의 입가가 미약하게 떨리는 걸 보고 한숨을 삼켰다.
“아니야. 내가 오늘 물어볼게.”
“……그래~, 비혁이 이름은 빼 주고.”
노비혁은 그 말을 끝으로 곧장 등을 돌렸다. 깔끔한 꼬리 자르기였다.
하, 쟤가 저럴 정도면 얼마인 거야.
시계가 비싸면 얼마나 하지? 설마 10만 원은 안 넘겠지?
쉬는 시간이 될 때까지 복잡하게 이어졌던 생각들은 휴대폰 창에 뜬 검색 결과를 보자마자 그대로 멈췄다.
―엇, 네, 배우님! 지금 학교에 계신 거….
“형, 미쳤어요?!”
―……네? 왜, 왜….
“이거 3만 원짜리라면서요! 브랜드 이름 검색해 보니까 가장 저렴한 게 30만 원이던데요!”
―아….
당혹감에 휩싸인 휴대폰 너머 음성을 듣고 심호흡을 했다. 그래, 침착하자. 침착―.
“무슨 시계에 30만 원을 써요? 그것도 초등학생이 찰 시계에! 아무리 제가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이건 아니죠! 어떤 애가 이 정도 선물을 받아요!”
침착은 개뿔. 생각지도 못한 액수에 손이 떨렸다.
내 한 달 용돈으로 지원되는 금액이 3만 원이었다.
30만 원? 10개월을 한 푼도 안 써야 모을 수 있는 돈이었다.
전화를 하러 급하게 급식실 건물 뒤쪽으로 왔는데,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아 주변을 맴돌았다.
―배우님. 일단, 일단 진정하세요.
“어떻게 진정을 해요. 형이 저한테 거짓말하셨는데.”
―…!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거짓말하려던 건 아닌데…, 아니, 핑계는 듣기 싫으시겠죠. 죄송합니다. 다시는….
“한 번만 더 죄송하다고 하시면 전화 끊을 거예요.”
―…….
금방 조용해진 휴대폰을 살짝 내리고 깊게 심호흡을 했다.
이 정도로 감정이 격해진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바탕 쏟아 낸 덕분인지, 격한 감정으로 떨리던 몸이 서서히 잠잠해졌다.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휴대폰을 들었다.
“형 마음은 알겠어요. 감사해요.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이 정도로 비싼 시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하물며 제 돈으로 산 것도 아니고 형한테 받는 건 더더욱 생각해 본 적 없고요.”
―네. 배우님. 죄송, 아니, 네…. 이해했습니다. 곤란하게 만들어서 죄송, 아니.
안진배 매니저가 횡설수설한 어조로 답했다.
당황하게 만들 의도는 전혀 없었고, 그냥 가족끼리 쇼핑하던 도중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한 거라고 했다.
사실 여유롭게 자란 편이라 적정 금액이란 개념이 남들보다 미숙하게 자리 잡혀 있다는 얘기를 하다가, 그렇다고 잘난 척하는 건 아니라며 또 사과를 해 왔다.
그렇게 한참 이어진 말이 끝난 후, 나도 한결 진정한 상태로 답할 수 있었다.
“알겠어요. 감사해요. 제가… 하, 30만 원까지는 없어요. 이건 선물로 감사하게 받을게요. 대신 제가 꼭 나중에 더 좋은 걸로 선물해 드릴게요.”
향수를 사느라 그동안 모았던 용돈 대부분을 거의 다 썼다.
드라마 출연 계약금이 있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은 모두 원장님께 맡긴 상태였다.
원장님은 내 이름으로 만든 통장에 모두 넣을 거라고 설명해 주셨지만, 어차피 나중에 그거 그대로 드릴 거라 나한테 의미 있는 돈은 아니었다.
―네! 감사합니다, 배우님!
“……감사 인사는 그때 가서 해 주셔도 돼요. 그리고 앞으로 돈 문제 관련해서는 거짓말하지 마세요.”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에서 항상 솔직함만 오갈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웬만한 경우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돈 문제는 좀 다르지 않나.
안진배 매니저도 충분히 충격받은 것 같으니 똑같은 일이 반복되진 않을 것 같지만 미리 말은 해 둬야지.
나름대로 정리되어 가는 대화에 서서히 몸에 힘을 풀었다.
그런데 안진배 매니저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였다.
―배우님…, 사실 하나 더 말씀드려야 할 게 있는데….
“뭔데요?”
안진배 매니저는 머뭇거리며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초조함에 잔뜩 흔들리는 음성을 듣고 난 후, 난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 시계…, 30만 원이 아니라 70만 원… 입니다….
“…….”
눈앞이 아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