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actor who brings misfortune RAW novel - Chapter (542)
불행을 몰고 오는 천재 배우 542화(541/571)
불행을 몰고 오는 천재 배우 (542)
[제목: 이연재 진짜 순한 것 같지 않냐]비연인 친구가 옆에서 밤비 밤비 이질알 할 때마다 왜 저래 했거든
근데 이은택이랑 찍은 예능 보고 이번에 미라클 플레이 나온 거 보니까 좀 이해가 된다;;
하 이렇게 입덕이 시작되는 건가…
―근데 애가 진짜 순하긴 함
―내가 아는 남자애들이랑은 결 자체가 다름
└ㅇㅇ 내 동생이랑 동갑인데 본질부터 다른 느낌
―얘는 성인 된 후에도 술이랑 담배 안 할 것 같지 않냐
└뭔가 선비 느낌이라서 더 그런 것 가틈ㅋㅋㅌㅋ
―요즘 이연재 이미지 진짜 극극극극극호감 찍은 듯 원래 연기파 배우로 이미지 확실했는데 예능 나오면서 엄청 말랑이 됨
└말랑이 교환하고 싶다
└이연재랑 교환하려면 말랑이로 성이준 데리고 와야 함
└ㅅ띠바 교환 조건 개빡세네
―우리 부모님도 요즘에 이연재 얘기 꺼내면서 좋아하시더라 걔 같은 친구 사귀라면서ㅋㅋㅋ
―근데 진짜 매니저랑 있을 때도 그렇고 라방 할 때도 그렇고 성격이 순딩순딩해
―파파라치 컷 보면 표정은 무뚝뚝한 것 같으면서도 비연만 보면 헤벌쭉하니까 그게 ㄹㅇ 귀여움ㅜㅠ
└밤비가 정색하는 일이 있긴 할까??
└화내는 방법도 모를 듯ㅜㅠㅜ
* * *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상대방이 큰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의 목소리가 룸을 스치고 지나간 뒤에는 적막이 가득 찼다.
나는 그 모습을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눈썹을 휙 내렸다.
“(아…. 정말 죄송해요. 그게….)”
목소리는 축 처져 보이게 만들고, 눈을 초조한 듯 여러 번 깜박거렸다.
누가 봐도 ‘실수한 애’의 얼굴을 한 채 중얼거렸다.
“(제가 실수했어요. 맞아요. 제가 말을 너무 막 했네요.)”
나는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얼굴을 하며 품 안에서 사진을 꺼냈다.
몇 장의 사진을 꺼내 경영진들이 앉아 있는 책상으로 휙 던졌다.
사진은 여러 사람을 지나쳐, 방금 소리 지른 남자의 앞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남자는….
“(…….)”
방금 전까지 소리 지르던 사람이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보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마사지 숍이라니, 제가 단어를 잘못 선택했어요. 그래도 작년에 아기까지 낳은 사이신데 단순 마사지사라고 말하면 안 되겠죠. 그쵸.)”
“(…….)”
“(어쩐지. 이제야 이해가 돼요. 아기가 있으면 확실히 돈이 많이 들어가죠.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돈을 보내신 거죠?)”
울상을 한 상태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비교적 큰돈이 남자의 계좌에서 주기적으로 빠져나간 기록이 있었다.
‘그렇지.’
양육비라고 생각하면 딱 이해가 되는 금액이었다.
나는 이해가 된다는 얼굴을 했다가 이내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아내분은 알고 계신가요?)”
“(…….)”
“(이제 고등학교 올라가는 아드님은요?)”
남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그 모습을 보며 천천히 표정을 지웠다.
‘한심하네.’
이까짓 사진 몇 장에 깨갱 할 걸 뭘 믿고 덤볐을까.
‘들킬 만한 약점을 만들지 말았어야지.’
그래야 갑질을 하든 말든 할 거 아니야.
난 남자에게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준비해 왔던 서류와 사진들을 꺼냈다.
“(이 서류는 이사님이 주가 조작한 증거 자료고요. 아, 실장님은 횡령을 하셨더라고요? 이거 다른 분들은 알고 계셨나요?)”
내가 입을 한마디 뗄 때마다 방 안의 온도가 더욱 차가워졌다.
주가 조작, 횡령, 부하 직원과의 불륜 등등 케이스 역시 다양했다.
안개 덕분에 오늘 낮까지만 해도 내가 전혀 몰랐던 정보들을 알게 됐다.
‘역시 나의 비밀 병기.’
내가 속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사이, 반대편에서 희미한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이, 이걸 어떻게…. 어떻게 안 거야. 내 비, 비서도 모르는 건데.)”
“(저는 그쪽 비서가 아니니까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지금은 빙산의 일각이에요. 여러분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아낼 방법은 많아요. 그리고 전 그 방법을 잘 알고 있죠.)”
“(…….)”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식으로 굴지 마세요. 전 비쉬르랑 일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요.)”
아시겠어요?
은은하게 던진 내 말에 사람들은 허겁지겁 고개를 끄덕였다.
그 추잡한 꼴이 우스웠으나 티는 내지 않았다.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 줘야지.’
그렇게 자존심이 중요한 사람들 아니던가.
저런 사람들의 마지막 설 자리까지 다 뺏었다간, 나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이참에 알려 주는 거야.’
나는 공격할 사람이 아니라 그냥 얽히지 않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아, 그리고 수석 디자이너 바꾸셔야겠어요.)”
“(뭐?)”
“(알렉스 패터슨. 더 이상 그 사람이랑 일 못 하실걸요.)”
노아 패터슨의 아버지이자 비쉬르의 수석 디자이너.
할리우드에 연줄이 많아 엄청난 영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노아 패터슨도 자신의 아버지만 믿고 그렇게 사고를 치는 거였고.
‘더 이상은 아니지.’
이미 경고 사격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분명 말했고, 일할 생각이 없다고도 말했었다.
‘그런데도 이런 자리를 만들어?’
이건 가볍게 웃고 넘길 자리가 아니었다.
만약 내게 안개라는 비밀 병기가 없었다면, 난 이 자리에서 웃기만 하다 집에 쓸쓸히 돌아갔을 것이다.
정말 운이 안 좋았다면 로타비와의 계약을 무산하고 비쉬르와 계약을 했겠지.
앞으로 이런 비슷한 일이 없게 깔끔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으로 정리하세요. 이건 진심 어린 조언이에요.)”
“(그게 무슨….)”
경영진들의 표정이 어리벙벙해졌다.
갑자기 알렉스 패터슨의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징.
사람들의 휴대폰이 동시에 올리기 시작했다.
‘진배 형이 일을 잘 처리해 줬구나.’
다행이다. 역시 형이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건 정말 운 좋은 일이다.
내가 입꼬리를 올리자,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며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럼 저 갑니다. 다신 볼 일 없도록 하세요.)”
나는 얼른 받아 보라는 손짓을 한 후 등을 돌렸다.
내가 문을 닫고 나오는 그 짧은 사이, 룸 안이 시끌벅적해졌다.
그도 그럴 만했다. 왜냐하면….
[(단독) 비쉬르 美 수석 디자이너, 알렉스 패터슨 인종 차별 발언 논란.] [비쉬르 주가 폭락의 원인은? 수석 디자이너의 개인 녹취록 공개.] [“미국인 아닌 놈들은 다 죽어야 해” 과격한 발언에 놀란 누리꾼들 웅성….]내가 노아 패터슨의 아버지, 알렉스 패터슨이 인종 차별을 하는 영상을 언론사에 뿌려 버렸기 때문이다.
눈을 가로로 찢는 흉내를 하는 사진도 미국에선 엄청나게 치명적인 인종 차별 이슈다.
‘하지만 그 정도면 몇 달 있다가 복귀할 수 있지.’
그러나 사진이 아닌 영상은 어떨까?
알렉스 패터슨은 인종 차별 주의자를 넘어 백인의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같은 백인으로서 창피함을 느낄 만한 그런 유형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패션은 단순히 입는 옷이 아니지.’
로타비 대표가 말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브랜드의 옷을 살 때 단순히 외형만 보고 사지 않는다.
그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와 이미지, 상징성을 사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앞으로 비쉬르 옷을 산다는 것은 백인 우월주의자의 옷을 산다는 것과 같다.
‘앞으로 바빠지겠네.’
이번 일로 비쉬르가 망하진 않을 것이다.
알렉스 패터슨 말고도 훌륭한 디자이너가 많을 테니, 최대한 빨리 문제 원인을 제거하고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겠지.
그러나 패터슨 일가는 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게 적당히 굴었어야지.’
노아 패터슨에게 경고는 충분히 했다.
내가 호구도 아니고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봐줄 이유는 없다.
‘이걸로 끝.’
이제 안개한테 노아 패터슨의 동태를 살펴 달라고 말만 하면 된다.
갑자기 나락으로 빠진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이번 일이 내가 한 거라는 것을 모르게 일 처리를 해 두긴 했다.
하지만 진짜 멍청이가 아닌 이상, 이 모든 일의 배후에 내가 있다는 걸 모를 리가 없지.
최 대리 사건처럼 내게 앙금을 풀고 달려드는 일이 없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했다.
‘만약에 걔 때문에 다치면 진배 형이 걱정할 테니까.’
진배 형뿐만이겠어. 내 모든 가족들이 걱정하겠지.
주기적으로 피를 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괴롭게 만들고 있는데, 여기서 사람들을 더 괴롭힐 순 없었다.
‘룰루.’
아, 개운해.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것을 느끼며 가게를 빠져나왔다.
* * *
[제목: 이번에 비쉬르 디자이너 발언 봤냐]진짜 영상 보는 동안 천박해서 할 말이 안 나옴
어떻게 저런 사람이 비쉬르 수석 디자이너였지
―내 말이;; 발언 하나하나가 레전드더라 진심 역겹던데
―비쉬르에서 바로 잘랐다고는 했는데 영 찝찝함 앞으로 난 비쉬르 소비 안 할 듯
―저 사람 아들도 할리우드에서 되게 유명함
└아 진짜?
└ㅇㅇ 가수나 배우들 뒤풀이 파티 하면 쟤 아들 항상 나오던데
└할리우드 큰손이라고 말 많았음. 쟤랑 친한 애들 다 거르면 될 듯
└아 사진 보니까 누군지 알겠다 얘 릴리 스위티가 엄청 싫어했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맞아 릴리가 토크 쇼 나와서 건방진 금발 머리라고 깐 적 있었음ㅋㅋㅋ
[제목: 로타비 직원들 지금 개큰함성 지르고 있을 듯]비쉬르 망할 것 같은데 대박 아니냐?
로타비 직원들은 저 영상 뿌린 사람들한테 돈 줘야 함ㅋㅋㅋㅋㄱ
―이번에 로타비 론칭하면 확실히 분위기 전환되면서 좋을 듯
―아 벌써 기대된다 이연재랑 컨셉 포토 찍었다는데 공개 언제 되려나
└이번 달 말에 나온대ㅜㅠㅠ 그때까지 숨 참아야 해
* * *
“연재야!”
눈을 뜨자마자 커다란 무언가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더 이상 안아 올릴 수 없는 체격을 가지고 있는 한하람을 마주 안았다.
“안녕, 안개야.”
“히히. 오늘도 멋있었어!”
“다 네 덕분이지.”
녀석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바라보다 부드러운 볼을 쓰다듬었다.
그러곤 진심을 다해 속삭였다.
“너는 내 행운이야.”
“……힛.”
안개가 쑥스럽다는 듯 코를 찡긋하더니 이내 다시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익숙한 온기, 숲속에 들어온 듯한 향기.
‘내 안개.’
코안으로 들어오는 향이 내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줬다.
나의 가족인 진배 형도, 언제나 내 옆에 있는 정현이 형도, 언젠가 같이 살 노비혁도, 애 같으면서도 형 같은 이은택도, 병아리나 참새를 닮은 성이준도, 요즘 갈수록 귀엽게 구는 서지오도.
‘모두 다 좋지만….’
그럼에도 내 본질은 여기에 있었다.
이 검은 공간 속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안개와 함께.
난 웃으며 속삭였다.
“사랑해, 안개야.”
“나도 사랑해!”
곧장 이어지는 웃음소리에 행복한 감정이 넘실거렸다.
나도 그랬다.